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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0
나만의 삶이 시작되는 집
밝고 모던한 건물에 가까이 다가가자 오렌지빛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퍼즐처럼 서로 다른 내부 구성에서는 건축가의 고민이 전해진다.경사지붕과 평지붕, 솔리드와 보이드, 무채색과 비비드 컬러가 균형을 이루는 외관손잡이가 없는 붙박이장 가구를 TV와 함께 짜넣었다. 벽면과 같은 깨끗한 수납 구성이 돋보인다.20년간 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건축을 가르친 문선욱 교수. 다년간의 실무 경험, 건축·장식미술·도시 설계 등의 전공 학위, 각종 심의위원회 위원 등의 경력이 있지만, 그녀 역시 오랜 기간 남이 지은, 비슷하게 생긴 모양과 평면의 아파트에서 살아왔다.본인은 충남 홍성에 있는 학교로 출강하고, 남편은 출장이 잦았다. 대학에 진학한 자녀들이 학교 근처로 주거지를 옮기면서, 집의 의미가 서서히 달라짐을 체감했고, 변화의 필요성을 느꼈다.그렇게 본인의 집을 짓기로 결심한 문 교수는 10년 넘게 살아온 생활 근거지인 파주 내 택지지구에 땅을 샀다. 온 가족이 함께 모이는 때가 많지 않아 큰 집 대신 노후대책을 겸해 다가구주택으로 방향을 잡았다. 교육자로서 이왕이면 보통의 임차인도 시중에 공급되는 판에 박힌 유형의 집이 아닌 개성 있는 공간을 경험케 하고자 한 바람도 있었다.SECTION①주차장 ②현관 ③주방 ④거실 ⑤방 ⑥파우더룸 ⑦욕실 ⑧다락 ⑨옥상 정원대지는 선형 완충녹지에 인접해 환경과 조망에 유리하다. 도로 건너편으로는 학교가 있어 안전한 한편, 새로이 큰 건물이 들어설 염려가 적고 가족이 주로 머무는 밤이나 주말에는 인적이 드물어 프라이버시를 보장한다.매스는 배면의 경사지 지형을 살려 절토와 성토를 최소화하고 각 실을 스킵플로어로 배치했다. 덕분에 3층에 있는 집도 2층을 오르듯 가뿐하게 진입한다. 제한된 조건 안에서 모든 집이 빛과 바람이 원활하도록, 다른 공간에서 새로운 삶을 계획할 수 있도록 평면은 모두 다르게 구성했다.구조나 단열, 방수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되 창호를 비롯한 내·외장재는 가성비를 1원칙으로 삼아 전 세대에 동일하게 적용했다. 대신 색채에 주목해 전체 외관은 아이보리색이 감도는 미장으로 마감하고, 집의 얼굴이 되는 안쪽 스킨에 오렌지색을 칠해 따뜻한 느낌을 주었다.내부 인테리어는 화이트톤을 주조로 하고, 짙은 빨간색을 칠한 주방 벽면, 청록색의 소파 등으로 컬러 포인트를 주었다.가족이 가장 자주 모이는 다이닝 공간. 아일랜드가 널찍해 주방 일을 도와주는 사람도 마주보며 동선의 꼬임 없이 수월하게 자리 잡을 수 있다.(위, 아래 사진)주방 뒤편으로 계단을 오르면 마주하는 옥상 테라스. 주방과 가까워 야외에서 치르는 손님 맞이에 용이한 동선이다.HOUSE PLAN대지위치▶ 경기도 파주시 |대지면적▶ 267.1㎡(80.79평) |건물규모▶ 지상 3층 + 다락건축면적▶ 157.41㎡(47.61평) |연면적▶ 331.35㎡(100.23평)건폐율▶ 58.93% |용적률▶ 124.05%주차대수▶ 6대 |최고높이▶ 12.8m구조▶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벽, 지붕 : 철근콘크리트단열재▶ 비드법단열재 2종3호 120mm(외단열) + 내단열외부마감재▶ 외벽 – 스터코플렉스 / 지붕 – 컬러강판|담장재▶ 구조목 담장창호재▶ 예림 PVC 이중창호(에너지등급 2등급) |에너지원▶ 도시가스, 태양광전기·기계▶ ㈜지엠엔지니어링구조설계▶ ㈜퀀텀엔지니어링설계▶ 문선욱(청운대학교), 건축사사무소 FM스페이스시공▶ ㈜칸하우스총공사비▶ 7.5억원 (인테리어, 조경 및 토목공사비 포함, 설계비 및 감리비 제외)POINTPOINT 1 - 전면부 보이드와 색채 사용계단실의 채광을 위해 전면부에 보이드를 내고 안쪽엔 채도가 높은 오렌지색으로 마감해 생기 있는 주택의 이미지를 연출했다.POINT 2 - 내외부 넘나드는 순환 동선주방에서 시작되어 두 개층의 테라스를 건너 다락까지 연결되는 순환 동선은 실용적인 동선 활용도를 선사하는 동시에 공간 활용에 재미를 준다.DIAGRAM실내의 불빛이 은은하게 새어나오는 주택의 야경완충 녹지에 면해 있어 택지지구 내 다른 주택에 비해 프라이버시와 환경적인 면에서 유리하다.그러나 시공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깐깐하게 시공팀을 대하기보다 비위를 맞추고, 돈을 제때 안 주면 재료를 누락할까봐 비용을 미리 지불하는 등 선의를 보였지만 돌아온 건 날림 공사와 어긋난 일정이었다. 심지어 계단 높이가 달라도 그냥 넘어가자고 할 정도였다. 결국 처음의 시공사와 타절을 하고 새 시공자를 섭외해 상당 부분을 걷어낸 후 다시 작업해야 했다.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뼈아프게 경험하며 우여곡절 끝에 집을 짓고 난 후 건축가로서도 새로이 마음을 다잡게 되었다는 문선욱 교수. “이사를 오고 난 후 삶의 질이 달라졌다”는 둘째 딸과 “보기 드문 공간 구조라 집에 빨리 오고 싶다”며 만족하는 임대세대의 응원 덕분에 그래도 집짓기 잘했다고 소감을 전한다.이 집을 통해 가족과 임대 세대 모두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녀는 ‘소풍채(소망이 풍성한 집)’라 이름을 붙였다.PLAN①주차장 ②현관 ③주방 ④거실 ⑤방 ⑥파우더룸 ⑦욕실 ⑧다락 ⑨옥상 정원문선욱 교수의 아늑한 서재 공간가중평균 높이를 맞추기 위해 천장이 낮아지는 다락 공간을 세탁실로 요긴하게 쓴다.박공지붕선이 드러나는 둘째 딸의 방. 마찬가지로 천장이 낮은 부분에 붙박이장을 설치해 수납 공간을 확보했다.손님용과 가족용으로 화장실을 구분하고, 통로 공간을 파우더룸으로 활용한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벽 – 벤자민무어 친환경 도장, 신한 실크벽지 / 바닥 – 스타 강마루수전 등 욕실기기▶ 대림바스주방가구·붙박이장▶ 파주 운정 SM싱크조명▶ 파주 운정 더케이조명계단재·난간▶ 평철난간현관문▶ 자체 제작(공용 현관), 금강도어(세대 현관)중문 ·방문▶ 예림 도어 + 필름지 부착주방과 거실을 단차로 구분한 임대세대 101호 내부. 거실의 층고가 높아 특히 인기가 좋았던 세대다.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을 층으로 분리한 201호. 계단 하부 공간을 창고로 쓸 수 있다.건축가 문선욱 _ 청운대학교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대학원 장식미술과에서 환경디자인 전공 미술학석사를,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도시설계 공학박사를 취득하였다. 현재는 청운대학교 공간디자인학과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패시브디자이너로서 에너지 절감을 위한 주거공간과 환경색채디자인 연구에 주력하고 있으며, 국토부 국토정책위원회,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누구나 완성도 높은 디자인 공간을 누릴 수 있도록 사명감을 갖고 건축사사무소 FM스페이스에서 디자인 실무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031-947-2947|fmspace@naver.com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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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2020.04.29
지하서재를 둔 정릉동 협소주택
BEFORE28평 남짓한 대지는 단독주택과 저층 빌라들이 혼재된 동네의 삼거리에 위치하며, 원경으로 북한산의 수려한 풍경이 보이는 곳이었다.SECTIONB1F~1F카페·펍, 주차장 + 마당 + 현관RC기둥, 보구조 + 유리: 구조로부터 자유로운 1층의 벽을 투명하게 계획하여 협소한 카페·펍 공간이 동네를 향해 열려있도록 하고, 보이드 공간을 만들어 지하층과 지상층이 서로 확장될 수 있게 했다.2F~3F본채 주방 + 거실 + 침실 + 안방 + 드레스룸, 별채 현관 + 침실RC벽, 플랫슬래브구조 + 스터코: 외벽인 RC벽이 구조적인 역할을 하므로 주택 내부의 평면을 원하는 대로 구성할 수 있었다. 제한된 높이 안에서 층고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플랫슬래브구조를 택했다.* 플랫슬래브(FLAT SLAB) : 슬래브가 보의 지지 없이 직접 철근콘크리트 기둥에 접하고, 여기에 직결된 2방향 이상의 배근을 갖는(휨에 안전하게) 철근콘크리트 슬래브4F~ATTIC별채 주방 + 욕실, 테라스 + 다락경골목구조, 중목구조 + 목재사이딩: RC구조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상부는 목구조로 시공했다. 목조 벽체 안에 단열재를 포함할 수 있기 때문에, 단열재 두께만큼의 공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열린 평면에서 구조적인 역할까지 하는 중목구조로 자칫 밋밋할 수 있었던 집에 재료적 특성을 부여했다.‘지하서재’에 앉은 아버지와 아들. 카페·펍 인테리어는 아버지를 예전부터 잘 알던 지인이 맡아 가족의 취향을 온전히 담은 공간으로 만들었다. 유명한 예술가가 많이 오갔던 지역인 만큼, 앞으로 이곳에서 일어날 다양한 문화 활동을 구상 중이다.지하층과 1층을 연결하는 보이드 공간+WHERE제한된 예산 범위 내에서 두 가구의 생활공간을 마련하고 카페 등으로 활용이 가능한 최소한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토지 매입 단계에서부터 신중해야 했다. 주거와 카페·펍으로서의 대지의 위치, 건축 가능한 면적, 예상 공사비 등을 건축가와 함께 의논하여 토지 매입을 결정했다. 작지만 ‘삼거리’라는 입지는 동네에서 좋은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컸다. 건축주는 새로운 집이 동네 풍경에 보탬이 되면서 특유의 고유함으로 사랑받는 공간이 되길 바랐다.+WHO아파트에서의 삶에 만족하던 건축주가 집짓기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크게 두 가지였다. 자가(自家)를 보유하지 않은 주거 불안정과, 작은 공간이라도 가족이 함께 운영할 카페·펍을 겸한 문화공간의 마련. 3代가 같이 거주하며 가업을 영위해 나가는 집으로, 근대 이전 주거와 생산이 함께 이루어지던 시절의 ‘거주(居住)의 의미’를 회복하고자 했다. 각각의 생활공간과 일하는 공간을 분리함으로써 세대별 독립성과 휴식공간으로서의 안락함은 유지된다.+HOW협소주택인 만큼 설계단계에서부터 치수를 민감하게 생각했다. ‘협소’주택이지만 협소‘주택’이기 때문에, 생활공간은 ‘주거’로서 온전히 편안함을 느끼는 치수를 확보하려 했다. 따라서 일부 기능적 공간은 최대한 콤팩트하게 해결하고, 1~2cm의 시공 오차도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내벽은 상대적으로 오차가 적은 건식 벽체로 계획했다. 두 가구와 카페·펍, 세 개의 독립된 공간의 특성과 도시의 다원성을 표현하기 위해 장소마다 구조와 재료를 모두 다르게 해석하였다.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5개 층으로 이뤄진 주택. 계단에 대한 부담으로 처음에는 아들 세대가 상층부를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다락과 테라스에 애정이 컸던 부모님의 바람을 수용해 아들 세대가 2~3층, 부모님 세대가 3층 일부와 4층 및 다락을 쓰고 있다.아들 부부의 의견에 따라 계획된 툇마루와 긴 식탁이 있는 거실. 차도 마시고 아이와 책도 읽는 활용도 높은 공간이다. 집을 짓게 된 원동력이 되었던 딸(손녀)은 이사 후 매일 집 그림을 그릴 정도로 이곳을 좋아한다고.HOUSE PLAN대지위치▶ 서울시 성북구 |대지면적▶ 94㎡(28.43평) |건물규모▶ 지하 1층, 지상 4층 + 다락건축면적▶ 56.35㎡(17.04평) |연면적▶ 190.74㎡(57.69평)건폐율▶ 59.92% |용적률▶ 167.93%주차대수▶ 2대 |최고높이▶ 13.79m구조▶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기둥 + 보 구조(B1F~1F), 철근콘크리트 벽식구조(2F~3F), 목구조(4F, 다락, 지붕)단열재▶ 비드법보온판 가등급, 에코필 가등급, 그라스울외부마감재▶ 벽 – 스터코, 무절적삼목 사이딩 / 지붕 – 컬러강판담장재▶ 노출콘크리트, 두라스택 큐블록 Q6창호재▶ 필로브 시스템창호철물하드웨어▶ 심슨스트롱타이, ㈜경민산업 제작 철물 |에너지원▶ 도시가스전기·기계▶ 동호전기, 태성설비 | 토목 ▶ 우리토건구조설계(내진)▶ 모산이엔씨㈜시공▶ 지음재건설설계▶ ㈜솔토지빈건축사사무소 조남호 02-562-7576 www.soltos.kr3층 침실은 단차가 있는 좌식 형태로, 자연스러우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준다.2층과 3층을 연결하는 계단. 작은 창 위 아이 손이 닿을 높이에 책장을 두었다.3년 전만 해도 집을 지어 살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는 가족. 그저 공동주택에서의 삶이 편했고 그곳에서 만족스러운 일상을 보냈다. 그러다 ‘집짓기’라는 큰 사건이 예고도 없이 찾아왔다. 임대 기간에 맞춰 거처를 옮겨야 하는 불안정한 주거에 지쳐갈 때쯤, 부모님도 손녀의 성장을 곁에서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해왔다. 지나가듯 ‘함께 집 지어 살면 다 해결되겠다’고 했던 말이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 된 것도 그때쯤이었다. 익숙한 환경을 떠나는 일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딸아이를 중심으로 변화를 주는 것에 두 가족 모두 동의했다. 서울에서 3代가 살, 가진 예산에 맞는 집. 예상대로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고심 끝에 가족이 내린 결론은 ‘협소주택’이었다. 정보를 모아 몇 달간 여러 동네를 함께 둘러보았고, 그렇게 지금의 집터를 만났다.PLAN3층 아들 세대의 욕실에는 딸과 엄마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2인용 욕조를 설치했다.차분하게 꾸민 3층 부모님 침실부모님이 가장 좋아하시는 다락 테라스에서는 북한산과 동네 전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바라보인다. INTERIOR내부마감재▶ 벽 – 삼화 친환경페인트(뉴월드 2종2급) / 바닥 – LG하우시스 스칸디나비안 그레이 강마루욕실 및 주방 타일▶ 윤현상재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붙박이장▶ 주문 제작 |조명▶ 을지로 조명나라, 을지로 룩스몰계단재·난간▶ 계단 – 10T 철판 위 5T 고무판 위 30T 애쉬 솔리드 집성 / 난간 – 12×12 @140 각봉 위 수성페인트(내부), 10T 강화유리(외부)현관문▶ 필로브 시스템도어 |중문▶ 주문 제작(1.2T 철판 위 수성페인트) |방문▶ 제작 도어데크재▶ 하드우드 남양재 니아또 19×90
전원속의내집
조회 13,060
인기
2020.04.29
판교 햇살 깊은 집
아내의 다실과 남편의 지하 아지트, 마당에서 시작해 다시 마당으로 모이는 입체감 있는 집은 주택 생활의 즐거움을 극대화한다. 여기에 임대 세대도 구성해 수익까지 얻으니, 이 시대 집짓기의 롤모델이 아닐 수 없다.슬라이드 형태의 대문은 목재 문간살로 디자인했다. 주차시 리모컨으로 간편하게 작동하며, 평상시에는 일부만 여닫는 출입문으로 사용한다.거실 상부에는 2층과 연결된 작은 보이드 공간이 있다. 집 안 깊이 빛이 들게 하는 장치로, 밤에는 띠 조명이 밝혀지며 감각적인 분위기를 낸다.한옥의 평면을 변형해 현대적 생활을 담다70평이 채 되지 않는 판교 택지지구 필지는 대부분 마당을 가운데 두고 외곽선을 따라 집을 앉힌다. 담을 만들지 못하는 지역지구 조례에 부합하는 동시에 거주자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한 필연적인 선택이다. 그렇지 않은 집들은 온종일 창가에 커튼을 내리고 살거나 손바닥만 한 마당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초래한다.지난해 말, 판교동에 새로 지어진 ‘햇살 깊은 집’ 역시 가려진 마당을 중심에 두었다. 흔한 중정 형태지만, 건축가는 한옥의 평면을 적극 도입해 그 활용도가 남다르다. 대문을 밀고 들어서면 바로 마당을 만나고, 문간방 같은 다실을 거쳐 거실로 들어선다. 마당 한편에 필로티 주차장이 있고, 지하로 내려가는 별도의 계단이 자리한다. 설계를 맡은 홍만식 건축사는 “과거의 한옥 평면을 변용해, 현대적 삶을 담아내는 진화의 과정”이었다고 그 의도를 전한다.SECTION①방 ②거실 ③창고 ④썬큰 ⑤다락 ⑥욕실 ⑦다용도실 ⑧주방 ⑨옥탑 ⑩드레스룸 ⑪세탁실 ⑫현관 ⑬다실 ⑭주차장현관에 들어서면 바로 마주하는 다실과 복도 공간. 창을 통해 드리우는 대나무 풍경이 다실에 운치를 더한다.마당과 접하는 4개의 입면은 각기 다른 공간의 깊이감을 선사한다.HOUSE PLAN대지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지면적▶ 224.70㎡(68.09평) |건축규모▶ 지하 1층, 지상 2층건축면적▶ 112.32㎡(34.03평) |연면적▶ 320.76㎡(97.2평)건폐율▶ 49.44% |용적률▶ 87.14%주차대수▶ 3대 |최고높이▶ 10m구조▶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단열재▶ 비드법단열재 2종1호, 경질우레탄 2종2호, 수성연질폼외부마감재▶ 벽 - 무절적삼목, 백고파벽, 컬러강판 / 지붕 – 컬러강판창호재▶ 이건창호 알루미늄 시스템(45mm 삼중유리), PVC열회수환기장치▶ 벤츠 TwinFresh Expert RA1-50 | 에너지원 ▶ 도시가스전기·설비▶ ㈜코담기술단구조설계(내진)▶ ㈜은구조기술사사무소설계▶ ㈜리슈건축사사무소 홍만식 02-790-6404 www.richue.com시공▶ 본집 강승훈 010-8998-7689 www.bonzip.co.kr인테리어▶ 라온랩 |감리▶ 신영건축사사무소㈜ 최길찬썬큰 공간의 큰 창 옆에 자유로운 작업 공간을 마련했다.지하층은 하나의 스튜디오 개념으로 다양한 유틸리티 활동을 이끌어낸다.각자의 아지트 공간을 더한 집현관으로 들어서 첫 번째 만나는 공간은 다실이다. 차를 즐기는 안주인의 아지트 같은 곳으로, 손님이 방문했을 때 응접실처럼 쓰기도 한다. 다실 분위기를 한껏 살리는 장치는 창을 통해 보이는 대나무. 푸른 댓잎은 외부의 시선을 막는, 차폐 역할도 겸한다.부부와 9살 아들, 세 식구가 사는 집이라 실내는 거실 겸 주방, 2개의 침실, 2개의 욕실이 전부다. 주방 면적도 욕심내지 않고, 침실도 꼭 필요한 면적만 할애했다. 대신 아내의 다실처럼 남편을 위한 공간이 있다. 탁구대를 중심으로 한 운동실, A/V룸, 스탠드형 작업대가 자유롭게 펼쳐진, 그야말로 다목적 지하층이다. 여기에 마당에서 바로 진입할 수 있는 썬큰 계단을 더해 친구들도 스스럼없이 모이곤 한다. 기획과 마케팅 관련 일을 하는 남편은 이곳에서 아이디어를 짜고, 맥주 파티를 열며 회의를 하기도 한다고.ZOOM IN -온라인 CM 활용해 현장 관리부터 자금 결제까지 한 번에이 집은 국내 최초 온라인 CM 서비스인 ‘하우스플래너’를 통해 지어졌다. 단독주택 같은 소규모 건설 사업의 기획부터 완공까지 건축주 편에서 CM 업무를 대행해 주는 서비스다. 현장 24시간 CCTV는 물론, 일일 작업 보고와 예산 관리 등으로 체계적인 건축 진행이 가능했다. 특히 선공사 후기성의 월납부시스템으로 돈으로 생길 수 있는 분쟁을 예방할 수 있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2층 복도와 아이방 사이의 작은 보이드 공간은 2층에서 마당을 경험하게 하는 효과를 낸다. ©김용순HOUSE POINTPOINT 1 - 옥상 테라스다락에서 이어지는 옥상 테라스는 목재 데크와 자갈로 마감해 옥외 공간으로 활용하기 부족함이 없다.POINT 2 - 벽부형 환기장치벽을 뚫어 설치하는 소형 열교환환기장치로 제품 하나로 급기와 배기를 동시에 한다. 가성비를 고민한 건축주는 고민 끝에 덕트 공사 대신 벽부형으로 선택했다. 개당 95만원 가격에 열회수율은 97% 이상, 단계를 높이면 작은 소음은 있으나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현명한 집짓기란 이런 것영민한 건축주는 기획 단계부터 주거비 부담을 줄이고자 듀플렉스 주택을 계획했다. 건물 외부 주차장 쪽에 현관을 낸 임대 세대가 함께 있다. 또한, 건축 온라인 CM을 통해 집 짓는 과정의 모든 데이터를 축적하고 프로세스를 투명하게 관리했다. 결과적으로 건축주, 설계자, 시공자 모두 손해보지 않는 집짓기를 이뤄냈고, 지금도 셋의 유대는 돈독하다.PLAN①방 ②거실 ③창고 ④썬큰 ⑤다락 ⑥욕실 ⑦다용도실 ⑧주방 ⑨옥탑 ⑩드레스룸 ⑪세탁실 ⑫현관 ⑬다실 ⑭주차장서쪽에 낸 상부창으로 오후 늦은 시간에도 거실과 아이방까지 햇살이 가득 든다.다실에서도 마당으로 큰 창을 내어 외부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복층 형태로 구성해 다락으로 이어지는 자녀방POINT 3 - 무인택 배함 겸 수납장마당 필로티 하부는 철제 캐비닛과 무인택배함을 일체형으로 제작했다. 택배는 집 바깥에서 넣고, 내부에서 꺼낼 수 있다. 캐비닛 안에는 추후 전기차 충전을 위한 전용선도 설치되어 있다.저층부는 수직 문살벽의 시각적인 투과 효과로 마당의 공간감을 길에서 인식하게 한다. ©김용순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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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2020.04.13
가족의 집 그리고 일터
제약이 많았던 땅. 가족은 그곳에 집과 그들의 출판사, 북카페를 담은 건물을 짓길 원했다. 긴 시간, 건축가와 함께 고민한 흔적은 공간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위에서 내려다본 건물 전경. 1층이 개방적이라면 2층은 폐쇄적이고, 1층이 무거운 색상이라면 2층은 밝고 가벼운 색상, 반대로 1층이 벽체로 구성된 투과성이 있는 형태라면 2층은 매스 형태로 하는 등 건물은 주변 여건과 공간 활용에 따른 대립적 요소들이 극적으로 공존하고 있다.헤이리 문화마을에 위치한 이 건물은 출발선상부터 여느 프로젝트들과는 달랐다. ‘버려진 개를 키울 수 있는 독립적 주택’이 건축주가 신축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이자 우리의 작업이 시작된 지점이었다.건축주는 대지 매입부터 건축가와 함께하였다. 주거·업무·상업이 동시에 수용 가능하며 주 업무인 출판업과 부업인 북카페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하였다. 프로젝트에 있어서 주된 요구사항은 주택과 사옥의 절대적 분리, 실용적이고 따뜻하며 이웃과 잘 스며드는 집, 수납은 넉넉하면서 비워낸 듯 단순한 내부 공간 디자인들이 있었다. 이와 동시에 극복해야 할 점으로는 아동 출판사 및 북카페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인한 이웃과의 소음 문제, 출판사 직원의 복지 공간 등이었다.SECTION①정원 ②화장실 ③출판사 ④근생시설(북카페) ⑤미팅룸 ⑥창고 ⑦지원실 ⑧드레스룸 ⑨욕실 ⑩침실 ⑪다용도실 ⑫주방 ⑬거실 ⑭현관 ⑮작업실 ⑯엘리베이터가족이 운영하는 회사인 느림보 출판사 사옥이자 집. 대지가 위치한 헤이리의 까다로운 건축설계지침을 극복하고 만족스러운 건물을 완성했다.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 주택의 안마당뒷마당과 이어지는 아늑한 길헤이리 문화마을은 건축에 있어 마을의 자체 건축설계지침에 의한 형태적 제약이 많은, 까다로운 곳 중 하나다. 본 대지는 <헤이리 건축설계지침>의 총 4가지 건물 유형 규정 중 네 번째인 ‘게이트하우스 유형에 속한다. 말 그대로 개선문과 같이 중간이 뻥 뚫린 게이트 형상의 건물을 지으라는 형태 규정이다. 게다가 건축재료 선택 또한 제약이 있어 흰색 외벽, 벽돌, 담장 등은 사용할 수 없다.이곳에 진행되는 모든 건축계획은 반드시 마을 자체 건축 심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땅 주인이라 하더라도 제약 속에 순응하는 건축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건축주가 이 지역을 선택한 이유는 그들의 사업이 헤이리 문화마을과 잘 부합되고, 이웃과 함께 자연을 더불어 살 수 있는 좋은 환경과 문화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나머지 제약적인 부분들은 건축가와 머리를 맞대어 풀어나가기로 하였다.건물의 1층은, 게이트 형상처럼 좌우 두 개의 별동으로 분리되어야 할 헤이리 건축설계지침과는 반대로, 출판사의 사무공간과 북카페를 한 동으로 배치하여 고용을 줄이면서 관리가 용이하도록 하고, 공간만 분리하여 업무영역과 상업영역, 각각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이용했다.HOUSE PLAN대지위치▶ 경기도 파주시 |대지면적▶ 651.2㎡(196.98평) |건물규모▶ 지상 2층건축면적▶ 317.41㎡(96.01평) |연면적▶ 493.41㎡(149.25평)건폐율▶ 48.74% |용적률▶ 75.77%주차대수▶ 5대 |최고높이▶ 9.3m구조▶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단열재▶ 비드법보온판 2종1호 130, 180, 220mm / 압출법보온판 1호 130, 180mm외부마감재▶ 외벽 – 노출콘크리트 마감, 실리콘페인트(백색) 도장, 콘크리트블록 / 지붕 – 식재담장재▶ 콘크리트 |창호재▶프레임워크 153mm 삼중유리 창호(기밀성등급 1등급)에너지원▶ 도시가스전기·기계·설비▶ 전기 – 대원포비스 / 기계·설비 – HL설비컨설턴트구조설계(내진)▶ 모아구조시공▶ 콘크리트공작소설계담당▶ 염윤지, 이연정, 박혜진설계▶ JMY architects 윤재민북카페가 들어설 1층 공간. 높은 층고로 확보된 메자닌(Mezzanine) 층은 부유하는 계단을 통해 진입할 수 있다.정원을 품은 회의실은 공간의 확장감을 더한다.4m의 높은 천장고는 상업공간 내 화장실 상부를 활용한 중층을 가능하게 하여 보다 다양하면서도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뒷마당 및 뒷산과 시원하게 소통할 수 있는 개방적 공간 구성을 가능케 한다.업무공간은 창고, 사무·창작 공간, 대표실, 주방으로 구성되고, 직원들의 요구에 따라 다소 폐쇄적 공간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건축주의 연령대를 고려하여 1층의 엘리베이터는 2층 주택의 현관과 바로 통할 수 있도록 배치해, 노후생활에도 대비할 수 있게 계획했다.건물의 2층은 도로면 동쪽 방향으로 ‘ㄴ’자 배치를 택하여 도로 면과 접한 시선을 막고, 서쪽 동산 방향의 마당과 함께 최대한 열리도록 하여 자연과 소통할 수 있게 하였다. 외부로부터의 시선 차단과 소통하는 내부 구조를 만들기 위해, 도로면과 북측 이웃집 방향의 열림은 얇은 틈의 형식으로 최소화하고 단순한 벽체를 만들었다. 이는 건축주가 원하는 미니멀한 건축 디자인과도 잘 부합되는 부분이다.단정하게 꾸민 출판사 내부 전경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벽 – 수성페인트(백색), 포세린 타일, 시멘트블록, 콘크리트 면처리, 실리콘페인트 / 바닥 – 포세린 타일, 원목마루, 자기질 타일, 대리석 / 천장 – 수성페인트(백색), 콘크리트 면처리욕실 및 주방 타일▶ 포세린 타일, 자기질 타일, 넥스트 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더죤테크, 조이포라이프 |주방 가구·붙박이장▶ 사재 가구(주문 제작)조명▶ 원룩스 |계단재·난간▶ 계단재 – THK30 애쉬 집성판 위 투명락카 / 난간 – 3mm SSTL. 와이어 난간현관문▶ 단열방화문(주문 제작) |중문▶ T12 강화유리도어(주문 제작)데크재▶ THK22 루나우드 탄화목(클립 시공)거실 창 앞 루버는 외부의 시선을 차단함과 동시에 내부에서는 어떤 방해 없이 외부를 관망할 수 있게 해준다.천창과 전면창 등 적재적소에 창을 둔 덕분에 시간에 따른 빛의 흐름이 집 안 곳곳에 온기를 더한다.동서 방향의 ‘ㄴ’자 배치는 자연스럽게 남향 건물이 되는데, 필요 광량을 자연채광으로 확보하기 위해 천창과 거실, 화장실, 드레스룸의 외벽 사이 틈으로 빛을 들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큰 마당과 작은 마당을 동서 대각선 방향으로 놓고, 중간에 거실과 주방을 두어 주택 내 공유와 사유 영역을 구분하였다. 이는 동선의 분리뿐만 아니라 대각선 끝의 양쪽 마당의 소통이 가능하도록 하는 시각적 중심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이 공간에는 도로 면에 루버창이 있어 유일하게 외부와 소통한다.내실 구성에서 특이한 점은 드레스룸을 통해 각 방과 화장실에 연결되는 것이다. 이런 로터리(Rotary) 구조의 드레스룸은 단지 옷을 보관하는 목적을 넘어 차를 마시면서 자신을 가다듬는 의류 문화의 공간으로 진화가 가능하다.건축계획 과정에서 건축주가 초기에 예상했던 공사비의 두 배가 나왔지만, 건축주는 흔쾌히 이를 수락하였다. 본인들이 원하는 결과를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공사비가 투입된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이다. 하지만, 시공 전 건축주 자제의 결혼이라는 변수가 발생하여 어쩔 수 없이 공사비를 대폭 줄여야 했다. 그런 이유로 부분적인 변경이 생겼고, 마당의 리조트식 외부 라운지는 생략되었다.주방과 거실이 있는 공공 영역과 침실이 있는 사적 영역 사이의 미닫이문은 두 영역을 나누거나, 때로는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작업실은 루버를 통해 막히지 않은 뷰를 제공받으며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PLAN①정원 ②화장실 ③출판사 ④근생시설(북카페) ⑤미팅룸 ⑥창고 ⑦지원실 ⑧드레스룸 ⑨욕실 ⑩침실 ⑪다용도실 ⑫주방 ⑬거실 ⑭현관 ⑮작업실 ⑯엘리베이터낮은 계단으로 주방과 거실 공간을 구분하였다.측면의 막힌 벽과 작은 열림으로 외부의 산란된 빛을 들일 수 있는 욕실이번 헤이리 느림보 출판사 사옥에서도 나타나듯 우리 작업의 지향점은 구조체 자체가 건물이 되는 디자인이다. 즉, 내부 공간 구조체와 재료가 외부로 그대로 드러나 간결한 건축물의 형상을 이루게 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최대한 폐쇄적이면서 개방적인 공간 구조. 즉, 여러 대립적 요소들이 공존하는 구조이다. 전체 공간은 이 두 개념의 충돌과 공존 속에서 조직화된다.1층이 개방적이라면 2층은 폐쇄적이고, 1층이 무거운 색상이라면 2층은 밝고 가벼운 색상, 반대로 1층이 벽체로 구성된 투과성이 있는 형태라면 2층은 매스 형태이고, 매스 형태이면서 자세히 보면 틈들로 구성된 판형 구조체이다.외부에서의 2층은 폐쇄적이지만 내부적으로는 틈과 사이 공간, 천창 등으로 모든 공간이 소통된다. 본 건물은 주변 여건과 공간 활용에 따른 대립적 요소들이 극적으로 공존하고 있는 구조체이다.글 : 윤재민+ DETAIL<figure class="figure_frm colum_fig" dmcf-ptype="figure" dmcf-pid="aShekreuhl" dmcf-class="figure_frm colum_fig" id="I2Vt" style="outline: none; margin: 0px 32px 0px 0px; padding: 0px; displa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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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3
제주 해변, 오래된 돌집 리모델링
제주도가 고향인 부부가 취향을 담아 고친 돌집. 영화와 음악, 한가로운 바다가 있는 이곳엔 켜켜이 쌓인 시간의 멋, 레트로 감성이 진하게 묻어난다.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악과 함께 창밖 마당, 바다와 하늘을 보며 쉴 수 있는 공간. 원형 러그는 아내 김수업 씨가 직접 만든 것이다.곽지해수욕장을 지나 큰 도로에서 골목으로 접어들자마자, 아담한 돌집 한 채가 거짓말처럼 나타난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맞닥뜨린 풍경이 마치 일상 속 갑작스레 찾아온 작은 선물 같다.“평소 시골집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부지런히 다녔어요.미용실 갈 시간은 없어도 부동산은 꼭 들를 만큼 발품을 많이 팔았죠. 마음에 드는 집을 아깝게 놓치는 일도 숱하게 겪었는데,덕분에 재빨리 결정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이 집의 주인인 임정훈, 김수업 씨 부부는 4~5년 전 처음 이곳을 만났다. 집을 판다는 말을 듣고 가격 흥정할 겨를도 없이 바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고.오밀조밀한 공간을 시원하게 튼 내부. 오른쪽에 욕실이 자리하고, 거실 겸 다이닝룸 너머로 주방이 보인다.한동안 비워 두었던 집은 1년 반쯤 전, 부부의 손을 거쳐 독채 펜션 ‘오후만 있던 일요일’로 문을 열었다. 처음엔 인테리어 업체에 리모델링을 완전히 맡겼지만, 마음에 영 들지 않아 공사를 중단했다.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건, 직접 인테리어한 맥주펍 ‘LIFE’를 운영하는 남편 정훈 씨. 1980~90년대 감성의 레트로 스타일, 음악과 영화가 가득한 공간은 오롯이 그의 감각과 취향이다.마당과 건물 외관은 고스란히 살리되, 내부는 완전히 재구성했다. 나지막한 천장을 트자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흙벽과 서까래가 드러났고, 대들보엔 상량문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답답했던 벽을 헐어 구조를 널찍하게 변경하고, 창문도 적당한 위치에 새로 냈다. 대문 위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루프톱은 슬레이트 지붕을 걷어내고 야외가구를 놓아 만든 것이다.“오래된 시골집이 한 채 또 있는데, 철거하면서 나온 고재들로 내부 문과 벽 등을 마감했어요. 도둑이 3번이나 들어서 바닥까지 다 뜯어가는 바람에, 쓸 수 있는 고재가 많지는 않았지만요(웃음).”주방에서 바라본 모습. 고재로 마감한 창고형 미닫이문과 천장 벽이 빈티지한 가구, 복고풍 포스터와 어우러져 개성 강한 공간을 완성한다.시간은 좀 걸렸지만, 욕실 문 손잡이, 주방 가구 손잡이 하나까지 직접 구매해 설치할 만큼 집은 부부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빈티지한 조명과 가구, 소품 등은 대부분 여행길이나 벼룩시장에서 수집한 것들이다. 냉장고, 주방 펜던트 조명, 미닫이문 레일 등은 기존 제품에 외국에서 보내온 우편물에서 떼어서 모아둔 스티커를 붙여 세련된 레트로 스타일로 리폼했다. 할머니께 물려받은 앉은뱅이 찻상에 다리만 새로 달아 재탄생한 침대 협탁도 두 사람의 작품이다.마당과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는 푹신한 소파와 턴테이블을 놓았다. 포인트가 된 네온사인 장식은 존 레논의 IMAGINE 앨범 재킷 사진을 모티프로 주문 제작한 것. 주방 벽에 걸린 철제 선반장은 비싸지 않은 물건이지만 칠이 벗겨진 느낌이 빈티지하게 잘 어우러진다. 그 안에는 영화 <화양연화>에서 배우 장만옥이 쓴 찻잔을 비롯해 수업 씨가 그동안 수집한 예쁜 잔들을 차곡차곡 넣어두었다. 찾아온 손님이 이를 알아봐 주고 잘 써주는 것만큼 기분 좋을 때가 없다고 말하는 그녀다.가장 안쪽에 자리한 침실. 꼭 필요한 가구만으로 아늑하게 꾸몄다.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의 식탁. 창밖으로 보이는 뒷마당에는 필 때를 기다리는 유채꽃이 가득하다.일자로 간소하게 마련한 주방에 서면 청정한 제주 해변이 그림처럼 담긴다.높은 박공지붕 선, 별도의 마감을 하지 않고 그대로 살린 흙벽이 인상적이다. 화창한 날엔 폴딩도어를 활짝 열어 앞마당을 누린다.INTERIOR SOURCELIVING ROOM벽: 던에드워드 페인트 도장, 목재 위 리베론 오일·BIOFA 하드왁스 마감 |바닥: 구정마루 어텀펄시몬 |네온사인: 오름네온 주문 제작 |테이블램프: Kartell |1인용 소파: Art n Craft |턴테이블: Pro–ject Audio |앰프: BOSE spatial reciever |스피커: BOSE 901 Ⅳ |조명 컨트롤: 필립스 Hue 3.0 |TV: 삼성 SERIFKITCHEN주방가구: 리지디자인 |주방후드: 하츠 |냉장고: 대우일렉 구매 후 리폼 |식탁등: 루이스폴센 |타일: 윤&정 타일|식탁·의자: 고트레BEDROOM방문: 자체 제작(고재 마감)|침대·화장대: 고트레|협탁: 리폼 제작|라탄 의자: 세덱 |거울: 고재 자체 제작|펜던트 조명: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센터|테이블램프:필립스OUTDOOR폴딩도어: 폴첸|현관문: 엘네마|야외 테이블·의자: HAY|루프탑 야외가구: 선브렐라 |데크재: 방부목 + 씨라데코 우드 스테인뒷마당으로 나가는 출입구. 오묘한 레트로 감성을 살리는 조명과 화분 커버, 올리브 컬러를 칠해 리폼한 에어컨 등이 감각적이다.이른 봄이면 유채꽃이 만발하는 돌집의 전경. 대문 건물 위에 마련한 루프톱에서 감상하는 노을 진 바다 풍경도 일품이라고.TIP제주도 구옥 찾기 노하우시골 오래된 돌집은 부동산보다는 이장님이나 동네 사람들만 알음알음 아는 경우가 많으니, 마을 구석구석 자주 다녀보고 동네 분들과 친해지세요. 요즘엔 인터넷 부동산 매물 정보도 많이 보지만, 제주도는 오일장신문, 교차로신문이 많이 활성화되어 있어서 이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랍니다.침대 협탁은 할머니가 쓰던 찻상에 다리를 달아 만들었다. 그 위에 놓인 빈티지 조명과 시계가 분위기를 더한다.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정겨운 외관곳곳에 놓인 영화 포스터와 음반 앨범, 이를 비추는 색색의 조명을 보고 있자면, 홍콩영화 속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건 창가에 놓인 1인용 소파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인적 드문 바다를 한없이 바라보는 일. 오후 3시쯤 되면 만조가 되어 바닷물이 방파제 높이까지 가득 차오른다.“<오후만 있던 일요일>은 가수 어떤날의 노래 제목이에요.잔잔한 선율과 한적한 가사를 들으며이 집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죠.”아침이나 볕 좋은 오후엔 바다를 따라 난 산책로를 걷고, 저녁 무렵이면 마당에 모닥불을 피우고 낭만을 즐긴다. 갑자기 다시 추워진 날씨에 볼 수 없어 아쉬웠던 유채꽃은 3월 초쯤이면 화사하게 피어 앞마당, 뒷마당을 가득 메울 것이라고.지금 이대로 시간이 멈추었으면 싶은 마음이 드는 곳. 부부의 돌집에는 언제나 일요일 오후의 시간이 흐른다.오후만 있던 일요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일주서로 5871-2 인스타그램sooupkim취재 _조고은|사진 _변종석ⓒ월간 전원속의 내집/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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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6
3개의 키워드로 알아보는 요즘 현관 스타일
현관은 손님이 최초로 접하는 주거공간으로, 집의 첫인상을 좌우한다. 출입 동선의 일부로만 여겨져 온 현관이 최근 변하기 시작했다. 세면대를 두거나 수납 공간을 확대하는 등 단독주택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요즘 현관을 소개한다.STYLE 1 외출 후 집에 돌아오면 손부터 씻는 습관미세먼지가 심한 요즘, 오염된 공기와 위생에 특히 더 신경이 쓰인다. 현관 내 또는 가까이에 세면대를 포함한 화장실을 두는 건 어떨까?벽부형 신발장에서 코트룸, 벤치로 연결되는 곡선의 자연스러운 유도 동선이 세면대까지 이어진다.로우크리에이터스바닥부터 천장까지 콤팩트하게 짠 일체형 수납장 사이에 세면대를 두었다. 문을 열자마자 바로 보여 자연스레 손 씻는 습관이 생긴다.B.U.S Architectureⓒ노경현실적으로 시도해볼 만한 방법으로 공간 한켠에 설치한 미니 세면대. 욕실용 제품 말고 초소형 세면대도 많다.TIP외출 직전 현관문 도어로 용모 체크!실내에서는 거울이, 밖에서는 유리처럼 보이는 투과율 0%의 골드사틴 유리를 적용한 현관문STYLE 2 자전거 보관도 문제없는 짱짱한 수납력라이프스타일이 진화하면서 가족의 취미 생활도 다양해졌다. 여러 가지 장비나 기구 보관은 물론 우산, 모자 등을 거는 수납 공간도 필요하다. 가족의 신발 켤레 수를 미리 체크하는 건 기본.2층으로 바로 가는 계단이 있는 전실형 현관. 자전거를 세울 수 있을 정도로 널찍하고 계단 하부에는 수납형 창고를 두었다.로터스건축(좌) │ 워크 인 클로짓(Walk in Closet)으로 활용해도 좋을 만큼 넉넉한 수납장을 현관 내부에 배치했다.써미트힐(우)농사를 짓는 부부가 사용하는 농기구 등 물품을 보관할 수 있도록 현관을 나서자마자 마주하는 외부에 창고를 놓았다.바나나안바나나TIP부피 큰 물건도 실내로 가뿐하게현관 안에 충분히 수납 공간을 마련할 수 없어 실내로 들여야 한다면 중문의 개폐 방식도 고민해야 한다. 스윙도어(좌)나 접이식 중문(우)이 공간 활용도가 좋다.STYLE 3 장화·등산화도 신기 편하도록 세심하게 배려한 현관뭐니 뭐니 해도 현관의 용도에 가장 충실한 건 신발을 벗고 신기 편한 것. 이에 최적화된 공간 계획과 설비, 벤치나 디딤판같은 디테일에 주목하자.신발 신기 편한 벤치와 수납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이고 콤팩트한 방법. 벤치 하부 공간까지 알뜰하게 수납한다.마고퍼스건축그룹현관문을 틀어 배치해 밖에서 실내가 바로 보이지 않는다. 덕분에 생긴 각진 공간을 벤치로 활용하고 같은 방식으로 포치에도 미니 평상을 두었다.홈스타일토토신었던 신발을 신발장에 넣고 나면 맨바닥을 밟아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신발장 곁에 디딤판을 깔아 실내와 같은 레벨로 연결하면 깨끗하게 들어갈 수 있다.하우스컬처TIP허공에 손 흔들지 않아도 돼대부분의 현관 센서등은 조명 일체형이라 층고가 높거나 면적이 큰 현관에서는 금방 꺼지기 일쑤. 신발장을 띄우고 하부에 센서등을 설치하면 어린 아이가 있는 집도 조명 제어가 편하다. ⓒ단감건축구성 _ 조성일 사진 _ 주택문화사DBⓒ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9년 /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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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6
고집 있는 건축주의 '색(色)'다른 집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눈에 끌어당기는 주택.건축주의 뚝심과 전문가의 재치가 만나 외부부터 실내까지 유쾌함이 가득하다.마당쪽으로 떨어지는 편경사 지붕을 적용해 도로에서는 사각의 모던한 인상을 줬다.파란 포인트 외벽이 눈길을 사로잡는 집, ‘장한채’에서 만난 건축주는 “집짓기는 어쩌면 이미 정해진 순리였을지도 모른다”며 이야기를 풀었다. 어릴적 주택 생활의 향수를 가지고 있던 건축주는 세 마리 고양이, 두 마리 개와 살며 주택에 대한 필요가 커지던 중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아산 지역에서 활동하는 ‘휴먼홈’의 최통일 대표가 지은 집들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집짓기에 나섰다. 주택의 장점만큼이나 겪었던 단점도 컸기에 망설이기도 했지만, 최 대표의 ‘요즘 주택’은 단열이나 기밀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바로 공사에 들어간 건 아니었고 2년 정도 의견을 나누며 목표를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돌이켜보면 고객이 될 지 안될지도 모르는 예비 건축주를 꾸준히 도와준 것도 참 고마운 일이었네요.”한편, 평생 한 번 있을지 모르는 집짓기이기에 건축주는 좀 더 재밌게 지어보고 싶었다. 남들같은 식상한 집 대신 취향과 아이덴티티가 담뿍 담긴 집을 원했다. 그렇게 둘은 집이라는 목표에 의기투합했다.2층 안방에 배치된 창문은 거실을 조망하며 서로 소통하는 통로로 기능한다.‘독특한 디자인’이란 목표로 시작했지만, 예산이라는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건축주와 최 대표가 머리를 맞댄 차별화 포인트는 고급 소재 대신 ‘컬러’였다. 처음에 건축주가 자유롭게 컬러를 제안했을 때 최 대표는 만류했지만, 건축주의 의지는 강했다.“타성에 젖어 무난한 디자인을 먼저 제안했던 것도 사실이었지만, 건축주와 함께 하면서 잠시 잊고 있던 도전의식이 살아나더군요.”그 결과 장한채는 오렌지, 블루 등 공간에 맞춘 각각의 아이덴티티 컬러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SECTION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겸 식당 ④팬트리 ⑤방 ⑥세탁실 ⑦반려동물실 ⑧욕실 ⑨안방 ⑩드레스룸 ⑪다락세탁실, 식당과 바로 접하는 데크는 전동 루프 어닝과 결합해 편의성과 활용도를 크게 높혔다.손님방과 식당 겸 주방으로 구성된 단층 매스는 파란색 스터코를 적용해 뚜렷한 구분감을 준다.외관의 발랄한 분위기는 하늘색 중문을 통해 안으로도 이어진다.출입문 앞은 캔틸레버를 적용해 포치처럼 바깥과 실내의 전환을 편리하게 한다.독특한 컬러와 마당의 녹음이 포인트인 식당. 가족 전용 카페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HOUSE PLAN대지위치▶ 충청남도 아산시 |대지면적▶ 286.1m2(86.69평) |건물규모▶ 지상 2층 + 다락건축면적▶ 95.49m2(28.93평) |연면적▶ 130.37m2(39.50평)건폐율▶ 33.38% |용적률▶ 45.57%주차대수▶ 1대 |최고높이▶ 8.59m구조▶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1,150mm(동결심도 700mm) / 지상 - 벽 : 경량목구조 2×6 J-Grade 구조목 / 장선 - 2×12 S.P.F 구조목 / 지붕 - 2×8 J-Grade 구조목 + 레인스크린 이중지붕단열재▶ 기초 - 네오폴 단열재 나등급 120mm + 비드법단열재 2종1호 50mm / 외벽 - 그라스울 R21 + 비드법단열재 2종3호 50mm / 지붕 - 그라스울 R32 + 열반사단열재 6T, 비드법단열재외부마감재▶ 외벽 - 무절적삼목, 외단열 스터코 마감 / 지붕 – 이중그림자싱글 창호재 ▶ 삼익산업 INOUTIC 3중유리 독일식 시스템창호철물하드웨어▶ 심슨스트롱타이, 홀다운, 메가타이에너지원▶ 도시가스 |조경석▶ 현무암 판석 + 고흥석 판석전기·기계▶ ㈜다보이엔지 |설비▶ 설비장이실시설계▶ 천우인종합건축사사무소계획설계 및 시공▶ 휴먼홈 1811-7995 https://cafe.naver.com/no1tongil공간 배치에서도 최 대표는 몇 가지 모험을 제안했다. 남향에 침실이나 가족실을 주로 배치하는 것과 달리 세탁실에 남향을 전적으로 양보한 것. 덕분에 빨래 동선 효율이 높아져 건축주의 만족도가 특히 컸다. 또한, 주방 겸 식당은 거실과 분리해 공간이 달라지며 펼쳐지는 극적인 분위기 반전과 함께 별채나 카페 같은 독립 공간의 느낌을 줄 수 있었다. 반려동물 전용 공간은 위생관리가 쉬운 타일로 바닥 마감했고, 1층 욕실로 바로 이어지는 출입문을 추가로 놓아 동선을 효율적으로 구성했다.한편, 주택에 모든 면에는 크고 작은 창을 배치했다. 시야의 갑갑함을 피하고자 했던 건축주의 의도가 작용한 결과였는데, 덕분에 사면에서 풍경과 햇빛을 받아 들여 밝은 분위기를 연출한다.측면이 아닌 집 한가운데 계단을 배치해 현관으로부터의 동선 효율화, 실내 입체감을 둘 다 잡았다.그레이 컬러로 차분한 분위기를 내는 안방. 화장대와 서랍장은 거실 쪽으로 살짝 빼 생긴 자리에 배치했다.시선이 어디에 닿든 그 곳에 창문이 있다. 프라이버시를 조금 희생해도 채광과 풍경을 최대한 담고자 했던 건축주의 의지였다.PLAN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겸 식당 ④팬트리 ⑤방 ⑥세탁실 ⑦반려동물실 ⑧욕실 ⑨안방 ⑩드레스룸 ⑪다락 1F – 90㎡ /2F - 40.37㎡ /ATTIC – 24.63㎡최 대표는 준공 후 감상에 대해 묻자 건축주를 보며 “어려운 건축주였고, 쉽지 않은 프로젝트였다”고 웃으며 이야기했다. 쉽지 않은 도전 과제를 연이어 던져주는 통에 건축적인 현실과 만족스런 답, 건축 전문가로서의 이상 사이에 절충을 제시하는 데 진땀을 뺐다는 것. 건축주도 머릿속에서 상상하던 집을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형태로 만나 누릴 수 있어 충분히 재밌었다고 전했다.어려운 퀴즈를 풀고 집이라는 만족스러운 답을 받아 든 건축주는 봄이 오면 따뜻한 마당에서 이런저런 소품을 DIY로 만들고, 조그만 텃밭에선 채소를 길러볼 구상으로 가득했다. 그렇게 장한채는 오늘도 마을에서 독특한 존재감을 뽐내며 가족들의 일상을 유쾌하게 풀어낸다.세탁실은 햇살 좋은 곳에 자리해 빨래 후 짧은 동선으로 그 자리에서 일광 건조가 가능하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벽 - 개나리 실크벽지, 탄성코트 도장 / 바닥 – 한솔강마루, 수입타일욕실 및 주방 타일▶ 종합타일 수입타일, 국산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에넥스 대전 대덕점조명▶ 비츠조명, 공간조명 |계단재·난간▶ 집성보드 + 평철금속현관문 및 중문▶ 금속스윙도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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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8
고양이와 함께 사는 미아동 협소주택
+WHERE재개발이 멈춰버린 구도심 주거밀집지역 중 하나인 서울시 강북구 미아동. 주변으로는 단층집, 다세대·다가구주택이 즐비했지만, 아직 협소주택은 생소한 동네였다. 대지는 좁고 긴 형태의 20평 정도의 땅으로, 다른 곳보다 저렴했던 만큼 토지 형상도, 도로 상황에도 문제가 있어 어려운 여건을 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렇게 지어진 집은 동네의 랜드마크가 되었다.BEFORE › 오랜 시간 공실로 방치된 단층 구옥이 있던 자리였다. 철거 후 건축을 해야 했기에 처음부터 계획된 금액과 맞는 지역에서 빈터 또는 저층 구조의 건물을 찾았고, 현재의 대지를 구할 수 있었다. SECTION측면에서 보면 대지 형상을 따라 앉힌 협소주택의 모습이 더욱 잘 드러난다. 좁은 골목 주변 건물로부터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기 위해 창호 계획에도 신경 썼다.정면 주출입구. 문을 열면 좌측에 2층으로 향하는 계단실이 있다. 타일로 만든 바닥의 ‘HI’라는 글자 패턴이 마치 작은 갤러리에 온 듯한 인상을 준다. /3층에서 4층으로 오르는 계단실에는 그린 컬러로 포인트를 주어 활기를 불어넣었다. 또한, 발길 닿는 곳에 센서등을 설치해 거주자의 편의를 고려했다.+WHO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커플과 반려묘 한 마리가 함께 사는 집이다. 이전에 살았던 아파트나 오피스텔의 답답함과 층간소음으로 이사를 고민하던 중, 아파트 구입 비용 대비 효과적인 방안으로 작은 땅 위 협소주택을 계획하게 되었다. 위층을 주거 공간으로 두고, 본업인 인테리어 사무실을 건물에 함께 배치함으로써 어차피 지출했을 사무실 임대료도 절약할 수 있었다.인테리어 포인트 01공간 활용이 핵심인 협소주택의 특성상 실내 분위기를 좌우할 가구 선택도 신중을 기했다. 소파가 공간을 풍성하게 만드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해 2층에는 과하지 않은 톤 다운된 그린 색의 소파를 두어 활력을 주기로 하고, 프리미엄 컨템포러리 소파 브랜드 알로소의 ‘오르덴’을 배치했다. 심플하고 균형 잡힌 쉐입과 더불어 편안한 착좌감을 가진 ‘오르덴’은 모던한 집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다. 특히, 부드러운 곡선형의 팔걸이와 견고하지만 슬림한 원목 다리는 소파와 조화를 이루며 깔끔한 디자인을 극대화한다.공간이 작고 제한적인 만큼 주방은 실용성에 주안점을 두고, 동선과 수납 등을 생각해 짜임새 있게 주방 가구를 제작하였다. 인테리어 사무실을 겸하는 3층. 아기자기한 바닥 타일과 합판으로 만든 가구가 노출콘크리트 마감과 조화롭게 매치되었다. HOUSE PLAN대지위치서울시 강북구대지면적69m2(20.87평) |건물규모지상 5층건축면적31.86m2(9.63평) |연면적108.88m2(32.93평)건폐율58.20% |용적률198.90%주차대수1대 |최고높이13.76m구조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구조 |단열재THK150 압출법보온판 가등급외부마감재벽 – 적벽돌 위 발수코팅, 테라코 랜덤 / 지붕 – 유로징크패널담장재적벽돌 위 발수코팅창호재KCC 이중창호 |에너지원도시가스시공건축주 직영 |실시설계조율건축사사무소기획설계엠닷 스튜디오 명노훈, 바나나안바나나 배주희070-7621-3475 www.graybanana.co.kr+HOW버려지는 공간이 없도록 최대한 대지에 맞춘 디자인을 고려했다. 외장재 역시 주변 건물과의 조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할 주택의 모습을 떠올리며 ‘벽돌’을 선택했다. 내부는 노출콘크리트와 타일, 원목을 기준으로 ‘최소의 마감과 색상’을 인테리어 콘셉트로 삼았다. 면적이 작으므로 허용되는 한 층고를 높이고, 실을 나누기보다 가급적 오픈형으로 설계해 공간이 넓어 보일 수 있게 했다.계단 아래 공간을 활용해 반려묘 나나의 새 보금자리를 만들어주었다.가장 꼭대기 층에 마련된 침실. 침대에 누워 보이는 코너창 너머로 북한산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미아동 협소주택은 지난여름 61일간의 공사를 마치고 완성된 작은 집이다. 대출 이자 때문에 은행에 매달 월세를 내는 형국이긴 하나 우리 집을, 우리 손으로 지었다는 것만으로도 두 사람에겐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좁고 긴 대지 위 협소주택은 총 5개의 층으로 이뤄졌다. 내부는 투박한 노출콘크리트 마감 속에서도 따뜻함이 느껴진다. 이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커플의 손길이 닿은 만큼, 콘크리트의 긍정적인 포인트를 잘 집어낸 결과이다. 일반적으로 천장에 설치하는 직접 조명 방식이 아닌 간접 조명을 택해 공간에 은은한 불빛을 더하고, 동선에 맞춘 센서 조명으로 발길 닿는 곳마다 환한 빛을 밝혀주었다.4층은 사적인 공간으로 욕실과 드레스룸, 다용도실이 오밀조밀 모여있다. INTERIOR내부마감재벽 – 콘크리트 면처리 후 발수코팅 및 부분 도장, 석고보드 위 도장, 타일 / 바닥 – 에폭시, 모자이크타일, 강마루욕실 및 주방 타일을지로 대일도기사 | 수전 등 욕실기기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제작 가구(협정Y.M) |조명제작 조명, 을지로 니오조명계단재·난간계단 – 노출콘크리트 위 표면 에폭시 코팅 / 난간 – 원목 |현관문제작 금속도어방문제작 도어 |붙박이장현장 제작가구를 짜 넣어 공간의 효율성을 높인 드레스룸과 같은 동선상에 배치한 욕실 및 세탁실. 세면대를 중심으로 샤워실과 세탁실이 분리된다.인테리어 포인트 02 5층 침실 모습. 침대 옆에는 프리미엄 소파 브랜드 알로소의 아이코닉 모델 ‘사티’ 컬렉션 1인 소파를 배치해 아늑한 느낌을 주었다. 넉넉한 팔걸이와 등받이가 몸을 감싸주는 쉐입으로, 정제된 디자인에 풍성한 쿠션이 더해져 스타일은 물론 편안함까지 선사한다.PLAN계단 오르내리기가 힘들었던 것도 잠시. 이제는 협소주택의 이점을 최대한 느끼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중이다.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최초 계획 때부터 화장실과 샤워실의 분리 구성, 드레스룸과 세탁실의 연결성 등 소소한 부분까지 설계에 반영해준 덕분에 생활의 불편함은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공사를 하며 겪은 예기치 못한 상황, 이해할 수 없는 악성 민원과 부딪힐 때만 해도 지금의 행복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30년 이상 이곳에 거주하셨던 분들이 ‘예쁜 집이 생겨 동네 분위기가 좋아졌다’ 해주시니 그간의 고생도 눈 녹듯 사라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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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0
어른과 아이가 행복한 곳_ 평창동 벽돌집
건물의 둥근 모서리가 오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춰 세운다. 막연히 떠오르는 집의 이미지를 탈피한, 조금 남다른 주택을 만났다.가로변 북쪽(정면) 입면. 단순한 매스에서 벽과 테라스의 깊이감을 곡면과 경사면으로 표현했다. 남쪽의 온실은 3면이 개방되어 다용도 공간으로 활용된다.부부와 아이 2명이 사는 집. 보통 ‘아이들이 사는 집’, ‘평창동 주택’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 평창동 벽돌집은 일단 그 두 가지 이미지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다. 어린아이가 좋아할 만한, 뛰며 자라날 수 있는 장소와 동선을 만들면서도 어른들도 함께 사는 곳임을 잊지 않았다. 부모가 행복한 것을 보면서 자녀도 그런 어른으로 자랄 수 있는 집을 바랐다. 아이들을 위한 배려, 예를 들어 낮은 창대와 세면대, 넓은 욕조, 순환하는 재미있는 동선, 천장과 바닥의 높이 변화 등이 곳곳에 있으면서도 어른들이 사는 세상 속 품위가 있고 편리한 집을 만들려 했다.SECTION ②거실 ③주방/식당 ④다용도실 ⑦화장실 ⑩침실 ⑪발코니사선과 곡면으로 만들어진 매스는 보는 각도에 따라 얇고 부드럽게 느껴지기도, 두껍고 강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테라스는 사적인 거주 공간과 공적인 도로 사이에서 전이 공간으로 작용한다.HOUSE PLAN대지위치 ▶ 서울시 종로구 평창동 | 대지면적 ▶ 314㎡(94.98평)건물규모 ▶ 지상 3층건축면적 ▶ 111.2㎡(33.63평) | 연면적 ▶ 275.77㎡(83.42평)건폐율 ▶ 35.41% | 용적률 ▶ 87.82%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11.60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1호 200mm(외벽), 비드법단열재 1종1호외부마감재 ▶ 외벽 – 백고벽돌 / 지붕 – 컬러강판담장재 ▶ 백고벽돌(불식쌓기) | 창호재 ▶ 이건 알루미늄 시스템창호 43mm 삼중이면로이유리, KCC PVC 시스템창호 삼중이면로이유리에너지원 ▶ 도시가스 | 전기·기계·설비 ▶ 승진설비토목 ▶ 현준토목 구조기술사사무소 | 구조설계(내진) ▶ 김앤이구조컨설턴트시공 ▶ 이노 앤 테크 이원우 010-2030-6693총공사비 ▶ 6억7천만원(설계비 및 가구 제외)설계 ▶ 준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김현석직사각형만으로 구성된 정원 쪽(남측) 입면은 기능적이면서 안정적이다. 데크는 거실과 연계되어 실내·외 생활을 이어준다.세 가지 다른 느낌의 외관이 주택만의 특징 중 하나는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른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중심 잡힌 다양한 선들과 예각, 둔각, 원, 대각선이 이어져 만들어지는 건물 매스(Mass)의 묵직함은 보는 이에게 고요함과 동시에 역동감을 준다. 두 길이 만나는 입구 쪽의 곡선으로 크게 떨어지는 부드럽고 둥근 모서리는 반대쪽 각진 입면과 대조되어, 다른 방향의 길에서 각기 다른 느낌을 들게 한다. 둥근 모서리를 향해 흘러내리는 듯한 박공 형태의 지붕은 차분했던 건물 전체에 리듬감을 더해준다.2층 홀. 축의 엇갈림은 단순한 통로에 풍성한 공간감을 만든다. 아이방의 문은 수납장과 같은 재질로 제작해 평소에는 깔끔한 벽면으로 보인다.바닥에서 조금 내려간 거실은 아늑하고 개방적인 분위기를 동시에 주며, 같은 높이의 외부 데크로 연속된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친환경수성페인트(뿜칠) / 바닥 – 온돌마루(이건), 모자이크타일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수입타일(이탈리아)수전 등 욕실기기 ▶ CRESTIAL(독일), 대림바스주방 가구·붙박이장 ▶ 렉스가구 강채중조명 ▶ 국제조명계단재·난간 ▶ 화이트오크 원목현관문 및 방문 ▶ 제작데크재 ▶ 울린 방부목아일랜드식의 11자 주방과 식당. 식당의 창은 윈도우시트(Window Seat)로 사용된다.남쪽의 창과 동쪽의 테라스를 가진 안방. 테라스는 모서리 영롱쌓기로 다각의 빛이 벽돌 사이를 투과하여 내부까지 자연스레 스며든다.PLAN ①현관 ②거실 ③주방/식당 ④다용도실 ⑤주차장 ⑥온실 ⑦화장실 ⑧데크 ⑨드레스룸 ⑩침실 ⑪발코니 천장고 3.2m의 드레스룸은 많은 수납이 가능하다.온 가족이 함께 목욕할 수 있는 커다란 욕조가 있는 2층 욕실. 아이를 위해 낮은 높이의 세면대를 두었고, 세면대와 파우더 공간을 일체화시켜 깔끔하다. 작은 외부 공간방마다 있는 발코니들은 안팎을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동시에, 외부를 오가는 사람들과 사생활 침해 없는 소극적 교감을 만들어 낸다. 다양한 모양과 형태의 많은 창들은 자칫 답답할 뻔 했던 건물 전체에 해방감을 준다. 그와 더불어 때로는 둔각으로, 때로는 원으로 다양하게 꺾이는 창틀은 리듬감을 자아내는 동시에 사람들의 시선을 안으로 끌어들인다. < 글 :김현석>욕실과 공유하는 3층 작은 테라스는 외부와 내부를 연결한다.곡면과 사선으로 만들어지는 침실의 공간감이 테라스와 함께 특별한 느낌을 준다.1층 북쪽 테라스는 거실과 연계해 아이들의 실내놀이를 바깥으로 연장시킨다.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마당이 된다.건축가_김현석[준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파리 라빌레트 국립고등건축학교에서 건축 및 도시설계를 전공하고 프랑스건축사(DPLG)와 한국건축사를 취득했다. 프랑스의 아뜰리에 리옹 파리본사와 서울지사에서 실무를 했으며, 2012년부터 준 아키텍츠 건축사사무소 대표, 연세대학교의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서울시공공건축가로 활동했고, 현재 구로구 디자인심의위원, 서울시교육청심사위원이다. 2016 젊은건축가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과 건축평단에서 주관하는 2018 ACA Award Young Architect를 수상했다.02-3144-0895|www.junearchitects.net취재_김연정 | 사진_신경섭ⓒ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40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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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0
40년 된 집을 허물고 새로 지은 조각케이크 하우스
논두렁 곁의 벽돌집은 40년이 흘러 오거리 한복판, 복잡한 동네 속에 남겨졌다. 조각케이크 모양의 이 땅에, 가족은 새집을 짓기로 결심한다.오거리의 랜드마크가 된 새집. 벽체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후레싱에 신경 쓰고, 건물 하단부는 세라믹 타일을 적용했다.노모는 아들네 가족의 제안에 처음엔 생경한 표정을 지었다. 40년 전, 논밭이 있던 마을에 유일하게 지어졌던 벽돌집. 이곳에서 태어난 아들이 결혼하고 가정을 이루자, 손주까지 3대가 함께 살 새집을 짓자고 나선 것이다. 가족의 희노애락을 함께 한 구옥은 세월과 함께 많이 변해 왔다. 사방이 고즈넉하게 트였던 집 가까이 도로들이 생기고, 주변엔 건물이 빼곡히 들어섰다. 마당 양쪽이 개발에 수용되고 가족에게 남은 건 조각케이크 모양의 땅뿐. 집은 졸지에 어수선한 오거리의 랜드마크가 되어 현재를 버티고 있었다.BEFORE - 차량통행이 제법 많은 오거리에 고목들에 덮여 있던 구옥의 모습 / 구옥도 대문 방향은 비교적 통행이 적은 이면도로 쪽이었다. SECTION비좁은 땅일수록 수직적인 입체감이 공간을 풍요롭게 한다.설계 의뢰를 받고 현장을 방문한 홈스타일토토 임병훈 소장이 처음 뱉은 말이다. 삼각형 대지이면서 꼭짓점을 중심으로 무려 다섯 방향으로 길이 갈라진 땅. 배치에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자칫 제대로 된 공간을 건지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수차례의 설계 미팅이 이어졌다. 예각이 되는 모서리 부분은 계단, 거실 등 공적 공간으로 두고 반듯하게 정리될 수 있는 부분은 개인 방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인접 도로로부터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것도 매우 중요했다.HOUSE PLAN대지위치 ▶ 충청북도 청주시대지면적 ▶ 157.06㎡(47.59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92.86㎡(28.13평) │ 연면적 ▶ 167.52㎡(50.76평)건폐율 ▶ 59.12% │ 용적률 ▶ 106.66%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8.2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 지상 – 벽 : 2×6 구조목, 지붕 : 2×10 구조목단열재 ▶ 벽 - 그라스울 140T, 비드법 50T 1종3호 / 지붕 - 수성연질폼 가등급 235T외부마감재 ▶ 외벽 - 단토타일 데미룬(에프엘홈퍼니), 스터코플렉스 / 지붕 – 컬러강판담장재 ▶ U블록 쌓기 │ 창호재 ▶ 살라만더 독일식 시스템창호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타이 │ 열회수환기장치 ▶ 셀파씨앤씨에너지원 ▶ 도시가스 │ 조경석 ▶ 현무암판석인허가 ▶ TOTO건축사사무소디자인 ▶ 홈스타일토토 02-720-6959 www.homestyletoto.com시공 ▶ JCON 032-567-1610 www.jconhousing.com프라이버시에 신경 쓴 입면 구성. 마당과 동선이 연결된 지점에 출입이 원활하도록 대문을 추가했다.소소한 미니 중정. 이 공간을 통해 집의 각 부분에 채광이 주로 이루어진다. / 이면도로 쪽 메인 현관. 출입 시 프라이버시를 위해 오목하게 들이고 담장을 둘렀다.구옥은 여느 집이 그렇듯 대지 경계선을 따라 담이 있고, 담과 거리를 두고 건물이 놓여 있었다. 작은 마당에는 나무와 화분들이 늘어서 대문에서 집 안으로 들어가는 동선을 방해하고, 실내에서 마당에 쉽게 접근하지도 못해 왔다. 새 집 역시 앞마당을 둔다면 3代가 함께 살만 한 실내 공간은 확보하기 어려웠다. 임소장은 마당은 포기하되 작은 중정과 실내 공간에 투자하는 과감한 선택을 하고, 건축주를 설득했다. “밖으로 떨어져 나간 마당보다 작지만 안으로 품는 마당과 재미난 실내 공간으로 주택의 장점을 더 부각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았어요. 처음엔 어머니가 마당이 없어져 아쉬워하셨지만, 설계안을 보고 마음을 놓으셔서 다행이었지요.”집은 담과 건물을 일체화해 최대한 대지 경계까지 덩어리를 팽창시켰다. 일조권으로 이격하는 북쪽 구간에 주차장을 두고, 남동쪽으로 미니 중정을 내어 거실 어디서든 마당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동네를 밝히는 조각케이크 집의 해 질 녁 모습ZOOM IN외장재로 쓴 세라믹 타일, 이렇게 선택했어요!최근 집의 유지 관리를 걱정하는 건축주들 사이에서 세라믹 소재의 패널이나 타일이 인기가 높다. 청주집은 비용 문제로 사람 손이 닿기 쉬운 부분 위주로 세라믹 타일을 택하고, 상부는 스터코플렉스를 조합했다. 타일 색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화이트하우스’냐 ‘블랙하우스’냐 기로에 서기도 했는데, 건축가는 각각의 타일을 적용한 주택의 모델링 이미지를 제안해 건축주의 결정을 도왔다.계단은 개방적으로 구성해, 2층 내부까지 깊숙이 시선이 트인다.2층 난간부에서 내려다본 계단실. 입체감 있게 구성한 툇마루에서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진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신한벽지 자연림 / 바닥 - LG하우시스 지아사랑애욕실 및 주방 타일 ▶ 민바스수전 등 욕실기기 ▶ 세비앙, 대림바스, 새턴바스 외주방 가구 ▶ 한샘 │ 조명 ▶ 비츠조명, 공간조명계단재·난간 ▶ 스프러스, 환봉 난간 │ 현관문 ▶ 성우 스타게이트중문 ▶ 우딘도어 글라스도어, 철 망입 3연동방문 ▶ 우딘도어거닐며 눈 둘 곳이 많은 2층 레이아웃. 상부 구조목이 다채로운 선을 만든다. 화장실은 면적이 넓지 않아 길고 슬림한 상하부장을 두었다.주택 입면 일부와 하단은 세라믹 타일로 마감했는데, 패턴과 색상을 고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후문이다. 덕분에 과하지 않은 산뜻한 컬러와 단단해 보이는 질감이 집의 인상을 돋보이게 한다.각 층 거실이 중정을 향해 열려 있어 채광과 탁 트인 시선을 확보한 것이 최대 장점이다. 3代가 함께 사는 만큼, 외부 프라이버시는 물론 가족 간의 독립성도 해결 과제였다. 알뜰한 실 배치와 동선 계획으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가족 맞춤형 집은 그렇게 탄생했다.중정을 통해 환한 빛이 들어오는 거실POINT 1 - 숨은 세탁실세탁실은 건조기를 두는 집이 많아지면서 실내로 들어왔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접이식 도어를 닫아 숨겨 놓는다.POINT 2 - 슬라이딩 대문대문은 철제로 제작하고 분체도장했다.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다소 과장된 사이즈로 주문하고 열고 닫는 데 무리가 없도록 슬라이딩으로 만들었다.침상과 생활 공간을 분리한 부부 침실. 침상 하부 수납 서랍을 두고 책상도 맞춤형으로 제작했다. 안방과 같이 침상과 책상을 제작해 넣은 아이방 PLAN 1F – 95.38㎡ / 2F – 72.14㎡ 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및 식당 ④방 ⑤응접실 ⑥화장실 ⑦보일러실 ⑧다용도실 ⑨팬트리 ⑩툇마루 ⑪테라스 ⑫중정2층을 위한 간이주방. 공간을 많이 차지할 필요는 없어서 복도 자투리 공간에 배치했다.아이가 장난감을 펼쳐두고 마음껏 놀 수 있는 2층 툇마루. 촘촘히 제작한 목재 파티션이 장식장 역할도 겸한다.1층 실내는 거실을 중정에 연결하고 천장고를 한껏 높였다. 모서리에 위치한 계단실은 널찍한 참을 두어 툇마루이자 평상, 작은 가족실로 쓴다. 계단 하부는 책장을 짜 넣고 벤치까지 제작해 서재 역할도 겸한다. 2층은 소거실과 각자의 방, 미니 주방을 배치해 꼼꼼히 활용했다.어머니의 우려와 아들 가족의 도전으로 시작했지만, 이젠 모두의 마음을 흡족시킨 새집. 손주 세대까지 오래오래 이어갈 가족의 새 역사로 자리매김했다.<p dmcf-ptype="general" dmcf-pid="aad1eKilHX" id="ouXZ" style="margin-bottom: 18px; outline: none; color: rgb(51, 51, 51); font-family: "Noto Sans light", "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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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10
빌딩 속 숨은 주택, 신양 운정(芸正) 안뜰집
한적한 시골 마을, 비어 있던 3층 건물에 빛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다시 불을 밝힌 이는, 긴 시간 이 마을을 지켜온 부부였다.거실에서 바라본 안뜰. 안뜰을 통해 집 안에 햇살과 바람이 넘나들고, 자연스러운 시각적·공간적 확장이 이뤄졌다.충청남도 예산군 신양면 신양리. 남들 눈엔 그저 평범한 시골 마을이지만, 이곳에서 나고 자란 건축주에겐 의미가 남다른 곳이다. 젊은 시절, 아내와 두 아이를 키우며 고된 농장 일도 마다하지 않고 버텼던 날들. 그때마다 그에게 고향 땅은 존재만으로 큰 위로가 되어주었다. 부부는 그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다 했다. 농장 옆 추운 집을 벗어나 따스한 공간을 자신들에게 선물하기로 한 건 그에 대한 보상이었다고. 그렇게 평생을 바라온 집 지을 꿈에 부풀어 있던 즈음, 예정에도 없던 마을 속 한 건물이 자꾸 눈에 밟혔다.SECTION ⑤주방 ⑬사랑채 ⑮안뜰(중정)집의 현관 입구. 둥근 벽이 주생활 공간으로의 자연스러운 진입을 유도한다. ©건축사사무소 d.o.m.a HOUSE PLAN대지위치 ▶ 충청남도 예산군 신양면대지면적 ▶ 777㎡(235.04평)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3층(3층 리모델링 및 엘리베이터 증축)건축면적 ▶ 295.07㎡(89.25평) | 연면적 ▶ 1,092.47㎡(330.47평) / 3층 – 257.53㎡(77.9평)건폐율 ▶ 37.98% │ 용적률 ▶ 105.85%주차대수 ▶ 4대 │ 최고높이 ▶ 17.7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벽 : 철근콘크리트구조단열재 ▶ 기존 : 외벽 비드법단열재 2종3호 50㎜ + 신설 : 내벽 비드법단열재 2종3호 80㎜외부마감재 ▶ 기존 : 화강석(포천석 + 문경석) 버너구이 마감 / 신설 : 엘리베이터 – 문양거푸집 위 노출콘크리트, 발수코팅창호재 ▶ 이건창호 PVC 3중창호(에너지등급 1등급) + 알루미늄 단열바 3중창호에너지원 ▶ 기름보일러 + 전기온수기구조 ▶ ㈜은구조기술사사무소 │ 시공 ▶ MK디자인설계 ▶ 건축사사무소 d.o.m.a 김성준 010-5323-9808 www.archilab-doma.com주변에 흔치 않은 화강석 옷을 입고 있지만, 90년대 초 은행으로 사용되었던 과거의 화려함은 온데간데없이 방치된 3층 건물. “마을 중심에 자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텅 빈 채 서 있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어요. 결국 아내와 긴 논의 끝에 우리가 이 건물을 살려보기로 했죠.”마을 속 흉물이 될까 노심초사했던 이웃들도 부부의 어려운 결정에 응원의 말을 건넸다. 하지만, 건물을 고치는 건 의욕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공사의 첫 단추인 리모델링해줄 이를 찾는 것조차 난관으로 다가왔다. 섣부른 판단이었을까 후회도 되었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었다.BEFORE : 공사 전 건물 전경과 내부. 90년대 초에 완공된 은행 건물로, 기둥 간격이 넓고 층고가 높은 편이었다. 외부 석재 마감과 콘크리트 벽체 사이에 50㎜ 단열재가 있었지만 매우 열악한 상태였고, 기존 기둥과 창호의 위치 변경은 불가능했다.거실 모습. 안뜰과 사랑채가 한눈에 들어온다.남서향에 위치한 주방은 해가 잘 든다. 주방의 수납 벽은 기존 기둥을 감싼 채 천장까지는 닿지 않게 하여 답답함을 없앴다. 그러다 우연히 들린 한 건축박람회에서 부부는 희망을 품었다. 건물에 새 생명을 불어줄 건축가를 만난 것이다. 두 사람이 원하는 최소한의 요구사항을 이야기하고 나머지는 건축가의 의견에 귀 기울였다.“일단 거주할 3층만 고치기로 하고 앞으로 그곳에 살아가게 될, 두 분이 생각하는 집에 관한 소망과 일상을 듣고 싶어 설계 전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집을 천천히 그려나갔죠.”안주인의 작업 공간인 사랑채. 안뜰의 풍경이 시야에 고스란히 담긴다.채광 좋은 다이닝 공간 건축사사무소 d.o.m.a 김성준 소장은 처음 집을 짓고 싶었던 부부의 마음을 담아 건물 속 한 층이지만, 집 안 곳곳에 햇살과 바람이 통하도록 그 중심에 안뜰을 놓았다. 이후 ‘ㅁ’자 평면을 따라 현관, 거실, 식당, 주방 및 보조주방, 부부침실, 게스트룸, 창고 등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모든 공간이 복도를 통해 순환적 이동이 가능하도록 사용자를 배려한 동선을 계획했다.주방은 복도와 영역을 구분한 수납 벽을 설계하되, 천장까지 벽이 닿지 않게 만들어 사랑채와 안뜰로부터의 시각적 연속성을 확보했다. 특히 현관 입구에는 부부의 바람 중 하나였던 화장실과 욕실, 세탁 공간을 두고 복도 벽을 라운드(Round)형으로 디자인한 덕분에 주생활 공간으로의 유입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었다.POINT 1 - 엘리베이터 수평 증축 3층에 위치하는 주거 공간과 부부의 나이를 고려해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외부는 별도의 공사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외장재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증축 부분을 노출콘크리트로 마감했다. POINT 2 - ‘ㅁ’자형 열린 안뜰 옥상에서 슬래브를 커팅(오픈)해 안뜰을 완성했다. 덕분에 집 안 모든 공간에 빛이 스며들고 바람이 잘 통할 수 있게 되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안이 찾아온다고. POINT 3 - 다용도 사랑채 안뜰과 맞닿은 면에 툇마루를 둔 사랑채를 계획했다. 손님과 담소를 나눌 수 있는 다실, 그림과 서예를 즐기는 안주인의 취미 공간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부부 침실. TV 옆 문을 열면 서재와 연결된다.사랑채의 양쪽 문을 모두 개방하면 한옥의 대청(大廳) 같은 시원한 공간감이 느껴진다.복도를 따라 들어가면 거실이 나타난다. ©건축사사무소 d.o.m.a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티쿠릴라 친환경 도장, 일부 벽(주방 뒷벽) : 유로타일(VIVA) 수입타일 / 바닥 – 포보코리아㈜ 천연바닥재(마모륨–슬레이트)욕실 및 주방 타일 ▶ 유로타일(VIVA) 수입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세비앙,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및 붙박이장 ▶ 플랜디자인조명 ▶ 테크노조명현관문 ▶ LG하우시스 알루미늄 시스템도어방문 및 중문 ▶ 자작나무합판 도어부부가 농장 일을 마치고 집에 왔을 때 바로 씻을 수 있도록 세면실과 욕실, 세탁실을 현관 옆에 배치했다. / ‘ㅁ’자 순환형 복도와 연결된 공간들리모델링이라는 특수성과 기존 공간의 형태적 제약으로 인해 일반적인 주거 공간보다 단순하지 않은 평면이 구성됨으로써, 인테리어 콘셉트는 ‘담백함’과 ‘간결함’으로 정했다. 전체적으로 진회색과 흰색 바탕에 원목과 라임 계열의 대리석 타일을 더해 포인트를 주었고, 손님방만큼은 붉은 색상의 천연 바닥재를 적용하여 다른 실과 다른 강렬함을 담아냈다.PLAN ①현관 ②욕실 ③거실 ④다이닝룸 ⑤주방 ⑥팬트리/보조주방 ⑦안방 ⑧서재 ⑨아틀리에 ⑩게스트룸 ⑪창고 ⑫방 ⑬사랑채 ⑭복도 ⑮안뜰(중정) 16 발코니 깔끔하게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와 별도의 화장실까지 갖춘 손님방. 아래사진_©건축사사무소 d.o.m.a김소장은 “집이 우리에게 위로와 포근함으로 인식되는 이유는 그 공간에 삶의 시간이 쌓여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이곳 역시 지금 이 순간이 아닌, 시간이 지난 후에 삶의 흔적이 보일 수 있도록 최대한 장식을 배제하고 면과 면만으로 간결한 공간을 만들었다”고 집에 관해 설명했다.어느 날 아침, 안뜰로 들어오는 햇살이 어깨 위에 내려앉았을 때 부부는 집을 고치는 동안의 수고와 한평생 추억 같은 고생들이 눈 녹듯 사라지는 것 같았다고 한다. “불을 밝혀줘서 고맙다”는 이웃들의 따뜻한 말을 가슴 깊이 되새기며, 오늘도 부부의 집은 마을 속에서 빛난다.취재_김연정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40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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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5
삶을 공유하는 농가주택, HOUSE M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가족, 마을, 집이 무엇인지 건축가는 묻고 고민한다. 평범한 외관에 담긴 그러나 결코 평범하지 않은, 3세대를 위한 세 겹의 공간.남쪽에서 본 모습. 넓은 밭 가운데에서 눈 쌓인 원두막과 같은 풍경 여름에는 밭의 한가운데에서 농사를 돕는 원두막과 같은 존재가 된다. 다시 만들어진 대가족이 집은 도시에서 각기 따로 살던 건축주 부부와 그 아이들, 그리고 그들의 부모님을 포함한 3세대의 시골 이주 계획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함께 모여 살 수 있는 집’이다. 가족이라는 ‘공동체’라고 할지라도 이미 긴 시간 따로 살아왔고 각기 전혀 다른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즉, 이 3세대의 동거는 많은 시간과 공간을 공유해왔던 과거의 대가족과는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현대 사회형 대가족의 살아가는 방식으로서의 집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자 했다.STRUCTURE눈이 많이 오는 날, 주변의 산과 이웃의 집들이 함께 만드는 풍경. 기초 위의 본집, 곁집, 작은 집이 결합된 하나의 ‘세 집’.외부에서 바라본 주택의 야경 3세대의 공유주택이 집은 단독주택, 세컨드하우스, 혹은 공동주택, 셰어하우스 등 어느 쪽이라고 확실히 말하기가 어렵다. 우리도 아직 어떤 종류의 주택인지 명확히 말할 수 없지만, 그런 면에서 앞으로의 새로운 주택의 종을 발견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공간을 나누어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나누어 공유하는, 마치 가족 간의 에어비앤비적인 공유방식이다.건축주의 부모님은 도시에 집을 유지하면서 2거점으로서 이 집을 생각한다. 농번기에만 체류 예정으로, 이 집이 농사를 지지하는 원두막이 되기를 기대한다. 건축주 부부는 여행을 좋아해서 많은 시간 집을 떠나있다. 집이 마치 여행의 준비를 위한 베이스 캠프이자 여행의 일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방학에 놀러 오는 새로운 고향집이 생겼다.키친, 응접실, 파우더 등 물 쓰는 공간이 하나의 가구로 연결되어 있다. MODEL● 곁집(食屋) : 자급자족의 과정이 있는 밭의 집밭(생산)부터 식탁(소비)까지의 과정이 그대로 집이 되는 것을 생각했다. 기초의 콘크리트가 그대로 연장된 발코니는 농작물을 다듬는 공간. 지붕에서 떨어진 빗물을 모으는 우물과 수전을 이용해서 씻거나 처마 밑의 건조대에서 채소를 말린다. 데크와 이어진 응접실은 수확된 농작물을 이웃과 함께 소비하고 다음의 생산을 준비하는 곳.● 본집(母屋) : 가족들의 집회소가족들이 항상 거주하는 것이 아니라 임시적으로 모이는 장소로서의 집을 생각했다. 농사를 지을 때, 여행에서 돌아와서, 여름방학에, 가족들이 각자 돌아오는 때에 대응할 수 있는 장소로서의 역할을 가진, 이른바 「가족의 집회소」로서의 집.● 작은 집(小屋) : 여름의 집 두 집의 위에 얹혀 있는 독립된 공간이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먼산이 잘 보이며 다른 세계로 전환되는 것 같은 감각을 가진 마음의 안식처같은 공간.응접실의 복도는 창을 열면 걸터앉을 수 있는 툇마루가 된다. 가벼운 존재감의 사다리를 통해 다른 세계로 전환되는 것 같은 감각으로 작은집에 올라간다. 데크와 툇마루, 빗물받이 등이 구조적으로도 일체성을 가진다. 농업 - 농가주택 - 농촌마을이 마을은 농업이 마을 전체의 모습을 만들고 있다. 자연환경과 지리적 조건이 농업과 이어져 풍요로운 자연과의 유기적인 관계 속에 삶의 모습이 만들어지고 있다. 농업과 긴밀한 관계를 맺는 집, 농사 자체가 건축을 결정하는 하나의 요소가 되는 방식을 생각한다. 또한 이곳은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마을이기 때문에 공공을 위한 시설이 부족하다. 개인의 집이 마을의 ‘공’과 가족의 ‘사’가 조화롭게 섞여 있는 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주변 사람들과 교류하고 협동을 통해 이루어지는 농업 방식과 문화를 지지할 수 있도록, 주변에 열린 관계성을 만들고 계절에 따른 농업의 변화에 대응하는 건축의 방식이 요구된다.본집과 곁집의 연결부 진입 공간의 모습. 깊은 처마가 있어서 이웃들이 모이기 좋은 장소가 된다. HOUSE PLAN대지위치 ▶ 충청남도 천안시대지면적 ▶ 775㎡(234.43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77.71㎡(23.50평) | 연면적 ▶ 84.38㎡(25.52평)건폐율 ▶ 10% | 용적률 ▶ 40%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5.9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벽 : 경량목구조 2×6 구조목, 지붕 : 2×10 구조목단열재 ▶ 그라스울, 비드법단열재 2종1호외부마감재 ▶ 외벽 - 사이딩보드 위 외부용 수성페인트, 지붕 – 아스팔트싱글 위 외부용 수성페인트창호재 ▶ 알루미늄 시스템창호 THK42 로이삼중유리 | 에너지원 ▶ LPG시공 ▶ 태경건설설계 ▶ 오헤제 건축설계사무소 http://o-heje.com집과 계절봄 - 농사준비의 시작. 실내와 완만히 이어진 데크에서, 느긋하게 숲과 밭의 풍경을 즐긴다.여름 - 응접실의 시원한 처마밑은 옥수수등의 작물을 나누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가을 - 추수와 김장의 시기. 데크, 거실에서 작물을 다듬고, 처마 밑에는 야채등을 말린다.겨울 - 난로를 놓고 둘러 앉아 이야기하거나, 데크에서는 눈사람을 만들기도 한다.집 모양의 평면두 개의 사각형 모양의 집이 겹쳐서 만들어진 듯한 ‘집 모양’의 평면이다. 두 집은 각각 마을과 밭으로 대응하는 배치가 되었다. 곁집은 삼각형의 공간으로, 길과 평행하게 배치되어 도로와 밭을 향해 열려 있고 응접실과 물 쓰는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본집의 외벽에 붙어있어 외장재가 안쪽까지 이어지는 경계면으로 인해, 응접실의 공간이 본집보다 비교적 외부적인 중간영역으로 느껴진다. 때문에 안쪽의 프라이버시 공간은 지켜주면서, 주변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공간이다.본집은 밭과 산을 향해서 열려있는 사각형의 공간이다. 3세대가 함께 사는 시간은 확실히 나뉘어져 있기보다는 느슨하게 겹쳐있다. 이런 현상에 대응할 수 있는 형태를 만들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원룸적인 형식이 3R(Room)으로 변경되도록 하였다. 상황에 따라 거실과 방의 영역을 조절할 수 있는 구조이다.로프트(작은집)는 아래의 공간으로 빛과 바람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며, 적당히 독립성을 가지는 아늑한 공간이다.방의 좌식 테이블로부터 이어진 외부 테이블 PLAN(1F - 77.71㎡ / 2F – 6.67㎡) ①현관 ②파우더 ③응접실 ④거실 ⑤키친 ⑥방 ⑦화장실 ⑧보일러실 ⑨데크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도장 / 바닥- 구정강마루 / 천장- 라왕합판 위 오일스테인욕실타일 ▶ 백색 원형 모자이크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 ▶ 제작(라왕합판 + 인조 대리석 + 호마이카)조명 ▶ 제작 + 모던라이팅 난간 ▶ 금속환봉 위 도장현관문 ▶ 알루미늄 시스템도어방문 ▶ 제작(라왕합판 위 오스모 왁스, 백색 도장)본집은 구조적 중심이 되고, 그 옆에 곁집이 붙고 작은 집이 올라타는 형태이다. 3면으로 이어진 오프닝을 위해서 곁집에 일부 가구식 구조가 섞여 있다.세(三) 집집에 대한 3세대 각각의 생각과 태도가 모여서, 가족들이 모이고 마을 사람과 만나는 장으로서 하나의 집을 만들어간다. 자신이 먹을 것의 생산으로부터 소비 및 주변과 나누는 과정이 쉽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공간에 의해, 결과적으로는 가족도 이 집도 마을의 풍경의 일부가 되기를 바란다.< 글 : 오헤제 건축 >구성_조성일 | 사진_진효숙ⓒ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40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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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5
일상 여백 찾기_ 강릉 교동주택
고향에서의 여유로운 삶을 꿈꾸던 부부가 오래된 단층집을 고쳤다. 교토 여행에서 만났던 고즈넉한 정취를 단정하게 담아낸 주말주택이다.거실 창 앞에 마주선 성명수, 김현경 씨 부부. 옛 구조를 살리되 필요한 곳에 H빔 보강을 하고, 불필요하게 많았던 창은 완전히 막거나 크기를 조정해 원목창을 직접 디자인, 제작했다.인연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다.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언젠가 고향에 내려가 사는 게 일생의 꿈이었던 성명수 씨. 그저 막연히 ‘터라도 있으면 조금이라도 더 빨리 실현되지 않을까’ 생각했고, 아내 김현경 씨와 나들잇길에 들른 부동산에서 급매로 나온 이 집을 만났다. 첫눈에 반한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바로 매입 계약을 마쳤다. 그게 작년 3월이었다.“일단 사람을 불러 철거부터 했어요. 그 후 아내와 함께 여행 다니며 참고할 만한 것들을 체크하고 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했죠.”문 너머 보이는 다실. 수납 가능한 평상을 제작하고, 다다미를 구입해 평상 모양에 맞게 수선했다. 거실 장식장에는 파리 벼룩시장에서 산 그림, 맥주병을 활용한 소품 등으로 연출했다. 원목 제작한 가구와 선반, 은은한 조명이 돋보이는 주방. 유난히 두꺼운 벽체가 눈에 띈다.나지막한 천장을 뜯어내자 오래된 서까래와 보, 그리고 상량문이 드러났다. 강원도 강릉, 이제는 구도심이 된 교동에 자리한 단층집은 1975년 지어진 곳. 낡은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임시로 달아낸 곳에 현관 및 신발장이 있었고, 군데군데 깨어진 시멘트 바닥의 마당이 그간의 세월을 실감케 했다. 특히 열악했던 화장실은 부부의 말을 빌리자면 ‘스릴러 영화의 배경으로 나올 법한 공간’이었다고.리모델링은 평소 집 꾸미기에 관심이 많았던 명수 씨의 주도로, 현경 씨와의 깊은 대화를 통해 진행됐다. 대략적인 콘셉트를 구상하고 마땅한 시공 팀을 찾지 못하던 중, 인테리어 일을 하는 지인으로부터 ‘두경건설’이라는 곳을 추천받았다.“직접 만든 콘셉트 보드를 들고 찾아갔죠. 준비를 너무 열심히 한 탓에 까다로워 보였는지 처음엔 못하겠다고 하셨는데, 결국 속초에서 강릉을 오가며 꼼꼼하게 작업해주셨어요(웃음).”현관에서 바라본 집. 외벽 발치에 가로창을 내어 답답함을 덜어냈다. / 나란히 서서 차를 준비하는 부부의 모습. 천장은 기존 집의 지붕 형태를 살려 서까래를 노출하고 목재로 말끔하게 마감했다. 주방 안 왼쪽에 자리한 욕실. 내추럴한 질감과 톤의 석재 타일, 목재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주말에는 명수 씨가 현장에서 직접 그림을 보여주며 작업했고, 그럴 수 없는 평일에는 현장 확인이 중요하지 않은 작업 위주로 이루어졌다. 갑자기 처리해야 할 일이 생기면, 서울에서 강릉으로 출퇴근하는 강행군도 마다하지 않았다. 먼 거리이기도 했지만, 전문가가 아닌지라 부분부분 맞춰가면서 작업하다 보니 진척이 꽤 더뎠다. 4월 공사를 시작하고, 추석이 지나고서야 사람이 지낼 만한 집이 됐다. 꼬박 7개월에 걸친 긴 여정이었다.침대와 책상 하나씩만 두어 간소하게 꾸민 침실. 진정한 휴식을 위한 공간이다. INTERIOR SOURCEENTRANCE 현관문 : 원목 제작(나왕)|중문 : 창호지 문|바닥 : 석재타일 LIVING ROOM 벽 : 삼화페인트|바닥 : 폴리싱 타일|조명 : T5 간접등|창호 : 원목 제작(나왕)|장식장 : 오투가구|스위치 : 융(JUNG) KITCHEN 주방가구 : 원목 제작(멀바우)|싱크볼 : 이케아 HÄLLVIKEN|수전 : 이케아 BOSJÖN 냉장고 : 벨(Belle) 레트로 냉장고|조명 : 조지넬슨 버블램프 BEDROOM침대 : 원목 제작(미송, 두경건설)|조명 : 벽 조명 – 루이스폴센 / 테이블 램프 – 플로스 그림 : OFR Paris(Sereda Taras)|책상 : 오투가구 TEA ROOM 조명 : 이케아|평상 : 원목 제작(미송, 두경건설) BATHROOM 타일 : 석재타일|천장 마감재 : 미송|세면대장 : 원목 제작(멀바우)|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현관 옆의 서재는 부부의 취향과 삶을 담은 공간. 테이블은 개당 2,500원짜리 시멘트 블록과 유리 상판을 사다가 손수 만들었다.자갈과 디딤석을 깔고 오죽을 심은 산책로간결한 선과 깨끗한 흰 바탕, 따스한 질감의 목재가 어우러진 집은 머무는 이의 마음을 차분하게 다독인다. 부부가 가장 많은 영감을 받은 곳은 400년 넘게 일본의 수도로 자리했던 ‘교토’. 유서 깊은 전통을 잘 보존해온 집과 마을 모습이 인상적인 도시로, 그 고즈넉한 분위기를 세련된 감각으로 재해석해 집 안팎에 담아냈다. 외벽의 목재 세로 슬릿(Slit), 나무 미닫이문과 창호 등이 무심한 듯 온기를 불어넣고, 뒷마당으로 향하는 산책로에는 강릉에서 잘 자라기로 유명한 ‘오죽(烏竹)’을 심어 의미를 더했다.침실 옆 다실에는 하부에 수납이 가능한 평상을 제작했다. 여름에는 창문을 바깥으로 활짝 열고 앉아 풍경과 바람을 누리며 차를 마시고, 손님이 오면 이불을 깔아 침대로 활용할 생각이다.서재 테이블 아래 장식한 꽃 그림. 유리 테이블 아래 잡지를 연출한 외국 쇼룸에서 영감을 받았는데, 정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잡지나 꽃 대신 교토에서 사 온 그림을 놓게 되었다고. 새 주인을 만나 말끔해졌지만, 여전히 옛 모습을 간직한 주택 외관. 달아내어 쓰던 현관은 제대로 벽을 세워 안으로 들였다.아파트에서만 살아온 터라 걱정이 많았던 현경 씨는 휴식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침실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한다. 명수 씨는 옛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완전히 변신한 욕실을 볼 때마다 감동이라고.동서양의 절묘한 조화가 느껴지는 서재 공간은 부부가 모두 좋아하는 곳이다. 아치 창 아래 선반엔 부부가 소장한 책을 분기별로 달리 진열할 생각인데, 그 첫 번째 테마는 ‘여행’이다.“집에 손님을 초대하는 걸 정말 좋아하는데, 지인의 SNS에서 교동주택을 본 분들이 생각지도 못하게 문의를 많이 주시더라고요. 주말에는 대부분 저희가 머물지만, 그렇지 못할 때나 평일에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이 도시민박업을 맡아 집을 빌려드리려고 해요.”두 사람은 앞으로의 즐거운 계획을 들뜬 목소리로 전했다. 날이 좀 더 따뜻해지면 서핑 후 돌아와 마당에서 바로 씻을 수 있도록 수도를 만들고, 뒷마당엔 바비큐 파티를 위한 장비도 제대로 갖추고 싶다. 젊은 세대가 모이기 시작한 이 골목에서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면 어떨까도 상상해본다. 어디 하나 정성과 추억이 담기지 않은 곳이 없어 애정이 남다른 집. 이제 더 많은 추억과 시간이 쌓일 일만 남았다.교동주택 인스타그램_kyodonginn취재_조고은 | 사진_김진솔ⓒ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40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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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5
중목구조 협소주택, 정릉동 책_놀이집
과감한 청록색 외관과 비정형 창문에 놀라긴 이르다. 실내로 들어서는 순간, 작은 집에 꽂힌 수많은 책과 장쾌한 실내 구조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외관은 날렵한 각도의 창과 과감한 색상의 청록색 도료로 미장 마감해 강렬한 인상이다. SECTION ①현관 ②거실 겸 주방 ③화장실 ④방 ⑤계단실 ⑦다락 ⑧원룸 ⑨데크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가르치는 건축주는 건축가를 만나자마자 책이 많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 해외 단독주택에서 13년 정도 살다가 2005년 귀국했고, 서울 성북구에 소재한 아파트에서 다시 13년을 아내, 아들, 딸과 살다 보니 다시 단독주택 생활이 그리워지던 터. 거주하던 동네는 포기하고 싶지 않아 건축가와 함께 인근을 돌아봤고, 면적은 크지 않아도 필지가 반듯한 지금의 땅을 만났다.현관문을 열고 나서 15분 걸으면 도착하는 북한산 입구, 매일 산책해도 지겹지 않은 정릉천, 옛 정취가 그윽하게 남은 시장과 천변의 풍경 등 동네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문제는 작은 땅에 네 식구와 많은 양의 책을 수용할 집을 짓는 것이었다.집의 중심 공간인 2층 가족실. 한쪽 벽면을 채운 가족서가는 구조목으로 제작해 많은 책의 무게도 끄떡없다.1층은 콘크리트조, 2, 3층은 목조주택임을 서로 다른 외장재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HOUSE PLAN대지위치 ▶ 서울시 성북구대지면적 ▶ 83.29㎡(25.19평) │ 건물규모 ▶ 지상 3층 + 다락건축면적 ▶ 48.98㎡(14.81평) │ 연면적 ▶ 122.71㎡(37.11평)건폐율 ▶ 58.81% │ 용적률 ▶ 147.33%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9.77m구조 ▶ 철근콘크리트구조(1층) + 중목구조(2, 3층)단열재 ▶ 기초 및 1층 배면 – 압출법보온판 / 1층 외벽 - 비드법보온판 / 2,3층 외벽 및 지붕 – 그라스울외부마감재 ▶ 벽 - 파렉스 외단열 미장 마감, 벽돌타일 / 지붕 – 컬러강판창호재 ▶ 이노틱 PVC 시스템창호 + THK24 로이복층유리, VELUX GPL+ THK24 로이복층유리, 이건 AL 창호 + THK24 로이복층유리, THK27.76 접합로이복층유리에너지원 ▶ 도시가스 │ 전기 ▶ 거산ENG 김기표기계·설비 ▶ 유영설비기술연구소 김성률구조설계(내진) ▶ ㈜허브구조 김형만 구조기술사설계 ▶ ㈜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 이재혁시공 ▶ ㈜수피아건축3층 침실에서 바라본 모습. 박력 있는 구조의 미학이 실내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2층에서 3층 올라가는 계단실 옆의 오목한 공간. 직장 가까이에 있다는 이유로 처음 찾은 건축가는 ㈜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 이재혁 소장이었고, 그는 서류에 이름을 남긴 마지막 건축가가 되었다. 그 역시 가족과 함께 사는 집을 협소주택으로 짓고, 집에는 계단실을 수직으로 가로지르는 서가가 있다(본지 2017년 5월호). 운명이라고 해도 좋을 첫 만남에 설계가 시작되었다.땅은 남북방향으로 1.8m 높이의 경사를 가지고 있는 좁은 골목 사이에 위치한다. 건축가는 이웃에게 피해를 덜 주기 위해 목구조를 이용한 빠른 공사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공장에서 재단한 프리컷 (Precut) 부재를 현장 조립만 하면 되는 중목구조 방식이 집의 메인 구조로 결정되었다. 건축주 역시 해외에서 목조주택에 거주한 경험이 있던 바였다.둘째 아이의 3층 방에 낸 창과 연결돼 재미를 더한다. 1층과 2층 사이의 현관부 계단실. 보일러, 전기분배기를 포함한 각종 수납 공간은 현관 주변 벽을 활용했다. / 집 안 어디에서도 보이는 가족 서가 그러나 이미 장성한 자녀와 부부가 쓰기에는 면적이 충분하지 않았다. 취직한 큰아이가 출가를 한다면, 여기서 신혼생활을 시작할 수 있을 정도의 공간도 마련해주고 싶었다. 그리하여 1층은 철근콘크리트조의 별도 세대로 꾸미고, 2층과 3층, 다락은 중목구조로 지어 남은 세 식구가 거주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주택으로 방향이 잡혀 나갔다.평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고, 가족이 함께 카페 투어도 다닐 만큼 오붓한 터라 2층은 과감하게 한층 전체를 주방 겸 거실로 계획했다. TV와 소파를 중심으로 한 전형적인 거실 대신 가족서가(家族書架)와 큰 테이블이 있는 구성으로 완성되었는데, 이 공간이 생기고 나니 함께 보내는 절대적인 시간의 양은 물론 질도 높아졌다고 건축주는 전한다.대지의 경사가 있어 2층 주방에서 바로 실외로 연결된다.첫째가 혼자 쓰는 1층 원룸. 추후 신혼집으로 쓰기 위해 동선과 층을 구분했다.외관은 주변 건물로부터의 시선을 고려했을 때 남쪽에 크게 창을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대신, 계단실이 있는 동쪽과 공적영역에 속하는 남서쪽 모서리에 임팩트 있게 계획되었다. 힘이 흐르는 방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중목구조의 역동적인 선을 따라 창의 프레임을 겹쳐 시공한 것. 이는 외부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스펙터클한 경관을 만들며 집의 아이덴티티가 되어 준다.집의 또 다른 중심 공간인 서가 역시 남서쪽의 창과 함께 저층에서 다락까지 이어져 모든 공간을 하나로 엮는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한다. 특히 계단실의 오목한 알코브는 아늑한 독서 공간으로 꾸며져 가족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되었다.3F – 33.1㎡ / ATTIC – 11.72㎡1F – 48.64㎡ / 2F – 40.97㎡PLAN①현관 ②거실 겸 주방 ③화장실 ④방 ⑤계단실 ⑥드레스룸 ⑦다락 ⑧원룸 ⑨데크 ⑩주차장PROCESS01(좌) 3D 모델링으로 시뮬레이션_ 평범한 생김새와 구조가 아닌 만큼 사전에 3D 프로그램을 통한 시뮬레이션과 공간감 확인이 필수였다. / 02(우) 집성목 프리컷 가공_ 국내 유일 1.2m폭 집성목 가공이 가능한 업체를 섭외해 프리컷 가공을 진행했다. 꺾인 부분이 많아 숙련된 기술이 필요했다.03(좌) 1층 콘크리트 위 중목구조_ 경사진 대지 탓에 목구조를 땅에 묻히게 할 수 없어 1층은 콘크리트 구조, 2, 3층은 중목구조를 적용했다. / 04(우) 연결 철물 설치_ 중목구조의 접합부 형태가 특이해 사용한 연결철물이 10여 가지 이상에 달할 정도로 다양했다.05(좌) 목구조 완료_ 중목이 수직하중을, 경골목이 수평하중을 담당한다. 프리컷 부재를 현장에 들이고 약 3주 만에 골조가 전부 세워진 셈이다. / 06(우) 창호 설치_ 모든 창호는 1등급 PVC 시스템창호를 설치했지만, 최상부는 특수한 각도로 인해 알루미늄 창호로 일부 대체했다.내부마감재 ▶ 벽,천장 – 벤자민무어 친환경 수성페인트, 적삼목 루버 + 투명 스테인 / 바닥 - 동화자연마루, 폴리싱 타일욕실 및 주방 타일 ▶ 세라믹 타일, 무광 자기질 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대림바스주방 가구 ▶ 우림퍼니처 │ 조명 ▶ 라이마스 팬던트등계단재·난간 ▶ THK30 애쉬 집성목 + 투명 스테인, 평철 난간중문 ▶ 빌드매니아 │ 데크재 ▶ THK14 루나우드조각난 창을 통해 실내의 빛이 새어 나오는 주택의 야경건축가_이재혁[㈜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공간종합 건축사사무소, ㈜케이씨 건축사사무소를 거쳐 ㈜에이디모베 건축사사무소 대표로 재직 중이다.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한국목조건축협회의 5-star 품질인증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2004년 신인건축가상, 2017년 우장산공원 힐링센터로 목조건축대전에서 특선을 수상하였다. ‘놀이터 같은 집’을 모토로 삼는 건축가이자 재미있는 공간이 삶을 풍요롭게 한다고 믿는다. 서울시 명륜동에 자신의 집인 ‘달_놀이집’을 지어 살고 있다. 02-511-5854, www.admobe.co.kr취재_조성일| 사진_Jung Songⓒ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9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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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31
7개의 실험적인 공간_ 물 위의 방
7개의 건물이 물 위로 내려앉았다. 주거의 기본적인 기능은 담되, 가변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가족의 새 공간이다.건축가 세 명의 공동 프로젝트 중 한 채인 물 위의 방. 멀리 저수지의 풍경을 주택 속에 고스란히 담아냈다.SITE땅과 가족의 인연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건축주의 부모님은 젊은 시절, 언젠가 나이 들면 자연과 어우러진 곳에 집 짓고 살고 싶단 꿈 하나로 이 부지를 마련하셨다고 한다. 사실 땅을 사고도 꿈의 실현까지는 기약 없는 긴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컨테이너 박스를 임시거처 삼아 그곳에 살았던 기억은 그에게 여전히 어릴 적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어느 날, 농업용수 확보라는 명목으로 부모님 땅 근처에 저수지가 조성되고 이후 사람의 손길이 더해져 길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 길을 따라 교외에서 마주했던 익숙한 개발 풍경이 이곳까지 닿았다. 그대로 두기 아까워 땅의 쓰임에 대해 고민하던 그는, 지인의 소개로 건축가를 만났다.주변 자연과 어우러진 수(水)공간높낮이에 변화를 주어 건물에 리듬감을 부여했다.SECTION ①방(Undefined Area) ③가변 수영장(Bath Pool)“얼마 전 안타깝게 고인이 되신 故정효원 소장님께서 제 이야기를 듣고 현장에 와주셨어요. 땅을 천천히 둘러보시곤 ‘마음을 휴식하게 해줄 수 있는 곳’이라며 흔쾌히 설계를 맡아주시기로 했죠.”땅의 규모를 생각해 펜션의 용도를 포함한 3채의 건물을 의뢰했던 그에게 정효원 소장은 여러 명의 건축가가 함께 대지를 채워나간 작업을 보여주며 공동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한 사람이 했을 때보다 더 창의적이고 한계를 넘나드는 재미있는 결과물이 나올 거라는 기대와 설렘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렇게 정효원, 정영한, 김희준 3명의 건축가가 설계를 맡은, 각각의 개성을 더한 공사가 시작되었다.그중 ‘물 위의 방’은 정영한 소장이 계획한 실험적 공간이다. 저수지라는 인공호의 풍경을 적극적으로 빌어 대지 안에 물을 담고, 그 물을 통해 사용자들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했다.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봤을 멋진 공간이지만, 사실 실현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사용자가 쓰임에 맞게 가변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내부 모습. 연면적이 30평 이하로 크지 않은 공간이다.HOUSE PLAN대지위치 ▶ 충청북도 청주시대지면적 ▶ 402㎡(121.60평) | 건물규모 ▶ 지상 1층건축면적 ▶ 80.26㎡(24.27평) | 연면적 ▶ 80.26㎡(24.27평)건폐율 ▶ 19.97% | 용적률 ▶ 19.97%주차대수 ▶ 1대최고높이 ▶ 4.10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 지상 – 철골조 + 경량목구조 하이브리드 결합방식(벽, 지붕 : 경량목구조)외부마감재 ▶ 알루미늄 절곡 가공 패널 | 창호재 ▶ 시스템창호에너지원 ▶ 기름보일러조경 ▶ 건축주 직영시공 ▶ 드웰링 파트너즈(이계준 소장)설계 ▶ 정영한 아키텍츠 02-762-9621 www.archiholic.com집 안에서 바라본 수공간. 예상대로 현실적인 관리는 매우 까다롭지만, 이 또한 주택 생활의 일부분이라 생각하고 재미난 여름을 보냈다고 건축주는 전한다. “세 건물 동시 진행에서 부딪힌 자금 압박과 관리에 대한 부담으로 ‘수(水)공간’을 흔쾌히 받아들이긴 힘들었어요. 그렇지만 공사를 하며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이 ‘내 생각보다는 건축가의 의견을 따르자’였기 때문에 이것저것 고려해 다시금 용기를 냈죠.”고민했던 시간이 아까우리만큼 결과물은 만족스러웠다. 낮은 산과 저수지의 풍경이 전부였던 이곳에 3×3 큐브 형태로 연결된 구조와 높낮이에 변화를 준 공간감, 집 어느 곳과도 마주하는 수공간의 조화는 마치 액자처럼 곳곳의 풍경을 담아 시각적 재미까지 품어냈다.3×3의 매스로 둘러싸인 반사 중정(Reflective Courtyard)적당한 크기의 창을 곳곳에 내어 다양한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각적 재미를 품었다.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도장 / 바닥 – 에폭시 콩자갈욕실 및 주방 타일 ▶ 을지로 백송세라믹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 ▶ 현장 제작(자작 합판 + 스테인리스 헤어라인 절곡)조명 ▶ 을지로 모던라이팅 | 현관문·붙박이장 ▶ 현장 제작계단재·난간 ▶ 현장 제작(스테인리스 체크 플레이트 + 금속 평철 및 환봉 난간)PLAN (1F - 80.26㎡) ①방(Undefined Area) ②주방/식당 ③가변 수영장(Bath Pool) ④반사 못(Reflective Pond) ⑤반사 중정(Reflective Courtyard) ⑥반사 수영장(Reflective Pool) *상기 방들의 기능은 사용자가 정의한다.“자식들 밥 굶기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일만 해 오셨던 부모님의 마음과 삶을 비출 수 있는 건물을 살아계실 때 지어 보여드리고픈 소망이 있었어요. 부모님이 돌아가시더라도 남은 건물을 통해 두 분의 뜻을 바라보고 느끼고 살아가고 싶습니다.”물이 비워진 기간 ‘물 위의 방’에는 건축주와 부모님이 함께 머무르고 있다. 휴식과 치유의 공간이 되기를 희망했던 초심처럼, 이곳에서 가족은 첫 번째 겨울을 맞이한다.7개의 매스로 연결된 주택어둠이 내려앉은 시간, 환하게 불을 밝힌 물 위의 방 전경“집을 짓는 것은 매우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일입니다. 완벽한 집은 없어요. 그저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인지를 집짓기를 통해 알아갈 뿐이죠. 최소한 ‘아, 이만하면 되었다’ 싶은 정도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7개의 공간, 물 위의 방은 그렇게 가족에게 ‘성공적인 집짓기’라는 즐거운 경험을 안겨주었다.ARCHITECT’S SAY건축가_정영한“땅과 건축, 건축과 건축의 관계” 저수지를 향해 있는 이 장소는 시간이 갈수록 원시적 경관을 회복하며 자연호(湖)를 닮아 가려했다. 비탈진 지형을 따라 자연스레 물과 맞닿아 있었을 이 장소엔 새로운 관계가 요구되었다. 건축가 3인에게 주어진 각 필지는 맞물려 있으나 서로 다른 위계로 인해 선명한 경계만 남았을 뿐, 지형의 고유성은 이미 사라져 버렸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경계에 건축을 대응하기 위한 배치는 무의미하며, 새로운 배치에 의한 질서를 통해 그 경계를 지워내야 했다. 또한, 주변에 펼쳐진 물의 경관이 시각적 경험으로 그치지 않고 다양한 행위를 통한 또 다른 매개로서 물을 담고자 했다. 그 물은 하늘의 구름과 주변 소나무를 반사해 오래전 이 장소가 품어왔던 원시성의 환영(幻影)을 통해 마치 나르키소스의 신화적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물 위에 흩어진 3×3의 7개 단위 영역은 고정된 기능을 지시하지 않는다. 이는 일시적으로 점유하여 사용자에 의해 자유로이 정의되며 보편적 거주행위를 위한 시퀀스와는 다르다. 서로 다른 높이와 각도에 의해 맞물린 단면과 다양한 바닥 레벨에 의해 마치 원지형(原地形)을 거닐 듯 내·외부를 가로지른다. 그동안 천창으로 드리운 빛과 최소의 개구부를 통해 물 위에 반사된 산란한 빛은 내부로 스미어 땅과의 경계, 물과의 경계가 동시에 흐려진다.취재_김연정 | 사진_윤준환ⓒ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9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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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31
호젓함이 머무는 곳_ 제주 호근동 주택
바빴던 그간을 정리하고 제주로 내려온 부부. 이곳에 집을 지은 후 생긴 작은 기대들이 별일 없는 일상까지 즐겁게 한다.“전원을 즐길 수 있는 건강하고 소박한 집이었으면 좋겠습니다.”그동안 서울에서 숨 가쁘게 살아온 부부는 고되었던 지난 삶을 모두 내려놓고 제주행을 결심했다. 정원도 가꾸고 주변 오름도 오르는 건강한 노후를 꿈꾸며, 그들에게 딱 맞는 집을 만나고자 다양한 건축 서적을 챙겨보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집 짓는 게 쉽지 않다는 얘길 듣고 이미 완공된 주택을 살까 발품도 많이 팔아보았지만, 정작 마음에 드는 집을 찾기가 더 어려웠다. 결국 그냥 ‘집을 짓자’란 결심이 선 것도 그때쯤이었다.SECTION ⑤손님방 ⑧거실 및 식당 ⑨테라스 ⑩드레스룸 ⑪안방 ⑮서재 집은 너른 과수원을 200여 평으로 분할한 대지 위에 자리하고 있다.건물을 대지 전면으로 배치하고, 건물과 일체화된 담을 쌓아 대문간을 만들었다. 그 결과 내밀하면서도 활발하게 쓰이는 ‘가운데 마당(중정)’을 둘 수 있게 되었다. 먼저 부부는 터를 골랐다. 두 사람이 고민 끝에 구매한 땅은 북쪽으로는 한라산이, 남쪽으로는 서귀포 바다가 멀리 보이는 한적한 대지였다. 3,000여 평의 큰 귤 밭을 12개의 필지로 나눠, 이미 몇 채의 집이 듬성듬성 들어선 작은 마을 같은 곳. 이곳에 자리할 집의 설계는 제주에서 여러 차례 건축 경험이 있는 에이루트 강정윤, 이창규 소장이 맡았다.“이웃한 집들을 보니 대부분 분할된 택지 가운데 건물을 배치하고 담장을 둘렀더라고요. 외부에서 가족들의 공간이 훤히 들여다보여서인지 집마다 커튼을 치고 마당을 즐기지 않는 듯 했죠. 안타깝게도 200평의 땅을 사서 1/5 정도의 공간만 누리는 느낌이었어요.”중정은 언제나 드나들며 만나는 편안한 마당이다. 제주 곶자왈을 형상화한 조경으로 꾸며 집 안에서도 제주를 느낄 수 있다.HOUSE PLAN대지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대지면적 ▶ 660㎡(199.65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130.71㎡(39.54평) | 연면적 ▶ 145.49㎡(44.01평)건폐율 ▶ 19.80% | 용적률 ▶ 22.04%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6.45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 경량목구조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3호 100mm 외단열, 크나우드 그라스울 에코베트 가등급외부마감재 ▶ 스토(STO) 마감, 모노롱 타일, 제주석, 갈바륨 징크 및 일부 알루미늄 징크 지붕담장재 ▶ 콘크리트 및 제주석창호재 ▶ LG하우시스 PVC 시스템창호 및 이건 알루미늄 창호, 로이 복층 유리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 타이, 허리케인 타이총공사비 ▶ 3억3천만원(설계, 감리비 및 조경 제외)시공 ▶ 건축주 직영설계 ▶ 에이루트(A root architecture) 강정윤, 이창규 064-721-1210 www.arootarchitecture.com2층 테라스 하부 공간을 활용한 근사한 대문간. 앞쪽으로는 아기자기한 화단을 조성하여 화사한 골목 분위기를 더하고자 노력했다. 최소한 땅 위에 그저 우두커니 서 있는 집은 되지 않게 하자는 데 뜻을 모아 건축가는 중정을 둔, 모든 실에서 마당을 접할 수 있는 집을 구상했다. 그리곤 건물 자체가 담장이 되는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들고 날 때 언제나 마주하고 대문을 열면 골목과 이어지는 길의 연장선이 되는 마당, 내부 실과 각기 다른 성격으로 접하는 마당이 자연스레 대지 가운데 놓이도록 했다.안방 쪽 안마당은 담장을 사이에 두고 골목과 만난다.뒷마당은 둔덕을 그대로 살려 원래 땅이 가지고 있는 안정감을 유지해주었다.“건물로 담을 만들어 대문간을 두니 골목에서 한 번 멈춰 설 수 있는 근사한 대문과 처마가 생겼어요. 덕분에 비를 맞지 않고 현관까지 갈 수 있는 대우받는 공간도 가지게 되었죠.”배치가 풀리니 다른 평면들은 자연스레 부부의 삶을 담을 수 있게 되었다. 두 사람이 생활할 안방과 독립한 자녀들이 놀러와 머물 수 있는 손님방을 1층에 만들고, 2층에 서재 겸 다실을 두었다. 특히 1층에는 거실과 주방을 함께 배치해 부부 둘만 있어도 적적하지 않게 배려하고, 2층의 서재는 높은 마루와 그와 이어진 테라스를 만들어 2층임에도 마치 1층 같이 느껴지는 공간을 완성했다. 더불어 목구조가 가진 따뜻함에 한식창호를 더하니, 익숙하고 마음 편한 집이 갖춰졌다.부부가 적적하지 않도록 주로 생활하는 식당과 거실을 함께 두었다.공간을 서쪽으로 배치한 덕분에 따뜻한 오후의 빛이 깊게 들어 온다.“조경은 기존에 있던 서쪽의 둔덕을 그대로 살릴 것을 부부에게 제안했어요. 원래 땅이 가진 분위기가 새로 들어선 집에 안정과 무게를 줄 것이라는 판단했죠.”안방의 작은 마당과 대문 앞 화단에는 돌담을 적절하게 올리고 대나무와 남천 등으로 아늑하게 연출하되, 골목의 풍경을 고려했다. 그리고 중정은 부부의 의견에 따라 소철을 더해 제주 곶자왈과 같은 풍경을 만드는 데 힘썼다.PLAN ①대문간 ②가운데 마당(중정) ③현관 ④창고 ⑤손님방 ⑥주방 ⑦보조주방 ⑧거실 및 식당 ⑨테라스 ⑩드레스룸 ⑪안방 ⑫화장실 ⑬뒷마당 ⑭안마당 ⑮서재 안방은 아늑하게 구성하고 가운데로 열리는 큰 창을 놓아 마당과 가까운 집을 만들었다. 골목 쪽으로는 담을 비교적 높게 세워 사생활을 보호하면서도 여러 수종의 나무를 심어 마주한 길이 삭막하지 않도록 보완하였다. 1층 화장실은 큰 창과 개폐가 가능한 천창을 설치해 밝고 쾌적한 공간이 되었다.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노출콘크리트 위 발수코팅, 석고보드 위 페인트(삼화 아이사랑 수성페인트) / 천장 – 미송 위 오일스테인 / 바닥 – 구정 원목마루(티크) 및 브러쉬마루(오크)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 ▶ 한샘 | 계단재·난간 ▶ 오크 집성목조명 ▶ 국내(라이마스, 이케아) 및 해외 조명 직구(Noguchi, Muuto, Herstal, Lucci air)현관문 ▶ 이건창호 | 방문 ▶ 한식창호새하얀 공간이 다소 차가워 보일 수 있어 한식 창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2층이면서 1층 같은 공간이다.2층은 높은 마루를 가진 서재와 그에 면한 테라스, 바닥까지 내려온 창을 두었다. “이 집은 다양한 형상의 마당 있는 집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한 작업이었어요. 그와 더불어 건축가란 그저 대지 안에 건물을 세우는 사람이 아닌, 주어진 땅에 있는 모든 것을 고려하며 책임을 가지고 섬세하게 매만져야 한다는 초심을 일깨워 준 프로젝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자신의 삶을 오랫동안 꾸려온 중년 부부라 라이프스타일이 확실하게 정해져 있었고, 그랬기에 건축가는 두 사람이 원하는 것, 불필요한 것들을 쉬이 가려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섬으로 오기 전 부부의 바람이 고스란히 담긴 곳. 집을 통해 가족은 그동안 꿈꿔왔던 일들을 하나둘 실현하고 있다.취재_김연정 | 사진_이상훈ⓒ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39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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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31
가족 최초의 집, 위례 듀플렉스 하우스
새집 건축이 한창인 위례신도시에 둥지를 틀고 가족의 이름으로 최초의 집을 지은 이들. 이곳에서 두근두근 단독주택 라이프가 시작된다.1층 좌측은 창고인 동시에 게이트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임대 세대와의 주차 및 동선을 분리하는 역할을 겸한다. 최초의 집은 한 가지로 정의하기 어렵다. 누군가는 태어난 집을 생각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기억이 시작된 공간이라 여긴다. 처음마련한 집을 떠올릴 수도 있겠다. 노동 강도가 높기로 소문난 IT업계에 종사하는 젊은 부부는 퇴근 후 아파트 문을 열어 집 안으로 들어가면 마치 허공에 뜬 기분이 들었다. 때마침 생긴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고민했고, 가족 최초의 집을 짓기로 결심했다.SECTION ①현관 ②주방/식당 ③거실 ④화장실 ⑤창고 ⑥다용도실 ⑦방 ⑧발코니 ⑨다락 ⑪주차장 1, 2층과 다락까지 오픈해 한 공간처럼 느껴지도록 단면을 구성했다. 면적도 줄고 공사도 복잡해져 끝까지 고민이었지만, 높은 층고로 인해 답답하지 않고 가족이 어디에 있든 연결된 느낌이 든다. 작업이 마음에 들어 만난 로우크리에이터스는 젊은 건축가 그룹답게 의욕이 넘쳤다고 두 사람은 회고한다. 주택 설계에 대한 열망이 가득했던 건축가와 정해진 예산 안에서 최대한 신경 써 줄 사람을 원했던 건축주, 서로의 필요가 잘 맞은 것이다. 이들의 계획을 구체화할 시공은 17년 경력의 베테랑 빌더홈 신민철 소장이 맡았다. 복잡한 설계를 구현하려면 신뢰할 수 있는 시공자가 절실했고, 마침 옆집의 시공을 책임지고 있던 그의 꼼꼼함과 완성도에 반해 건축주가 요청한 것. 그가 위례신도시에 지은 집은 모두 건축주 입소문만으로 의뢰받아 지었다는 후문이다.외부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만 창을 낸 대신 백고벽돌 타일로 마감해 무거워 보이지 않게 톤을 조율했다. (위, 아래) 실내로 들어왔을 때 처음 마주하는 공간인 현관은 수납 겸 벤치, 조약돌 조경, 천창 등 각별히 공을 들인 공간이다. 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대지면적 ▶ 260㎡(78.65평)건물규모 ▶ 지상 2층 + 다락건축면적 ▶ 129.72㎡(39.24평) | 연면적 ▶ 218.69㎡(66.15평)건폐율 ▶ 49.89%(법정 50%이하) | 용적률 ▶ 84.05%(법정 100%이하)주차대수 ▶ 3대 | 최고높이 ▶ 9.02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벽 : 경량목구조 외벽 2×6 구조목 + 바닥 2×12 구조목, 지붕 : 2×10 구조목단열재 ▶ 외벽 및 지붕 – 이중단열(셀룰로오스 + 비드법보온판) / 내벽 및 층간 – 그라스울외부마감재 ▶ 외벽 – 백고벽돌타일 / 지붕 – 컬러강판창호재 ▶ 공간시스템창호 단열 AL 시스템창호 35㎜ 로이삼중유리열회수환기장치 ▶ 정우에이앤씨 | 에너지원 ▶ 도시가스, 태양광설계 ▶ 로우크리에이터스 양인성, 권재돈시공 ▶ 빌더홈 신민철 070-8232-1375,www.builderhome.co.kr사생활은 보장받고 싶지만열린 마당도 갖고 싶어맞벌이를 한다 해도 젊은 부부가 온전히 집 한 채를 갖는 것은 무리인 시대. 듀플렉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이었다. 대신 각 세대의 주차장과 출입 동선을 완전히 분리하고 소음 차단을 위해 배치와 시공 모두 각별히 신경 써달라 주문했다. 한편, 모퉁이에 위치한 택지 특성상 외부로 노출되는 면이 많았고, 방범과 사생활 보호를 위한 대책도 필요했다. 건축주는 단독주택의 장점인 열린 마당도 누리고 싶어 했는데, 이 요청을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고자 ‘ㄷ’자 형태의 중정 배치와 필로티로 공간을 풀어냈다. 그 결과 단순하고 조형적인 매스로 동네에 차분한 인상을 남기되 사생활과 안전은 보장받고, 거실과 연결된 가족만을 위한 마당도 가질 수 있게 되었다.프라이버시와 마당 모두 놓치지 않은 중정 주택. 창을 최소화한 외부 입면과 달리 채광을 위해 열린 구성이다. POINT 1 - 기밀 시공 위한 셀룰로오스셀룰로오스의 최대 장점은 보이지 않는 곳까지 밀실하게 주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계로 주입함으로써 고품질의 단열·흡음·축열 성능을 확보했다.POINT 2 - 열교 잡는 이중 단열 지붕스카이텍이 처마를 감싸고 내려와 외벽단열재와 만나도록 계획했다. 이로써 벽체와 지붕 연결 부분에서 생기는 열교 현상을 줄일 수 있었다.POINT 3 - 필로티 상부에도 꼼꼼한 단열바닥면이 노출되는 필로티 상부에 셀룰로오스 285T를 충진하고, 네오폴 120T도 부착했다. 여기에 설비 배관의 동결을 방지하기 위한 보온도 잊지 않았다.현관에서 안쪽을 바라본 모습. 왼쪽으로 세면대가 분리된 화장실을 두었다. 손을 씻고 아치 개구부를 통해 진입하는 과정이 퇴근 후 지친 마음을 리프레시해주는 것 같다는 건축주 다양한 요구사항 꾹꾹 눌러 담은종합선물세트 같은 집현관문을 열면 실내가 한번에 보이는 아파트 평면과 달리 이 집의 현관은 오솔길을 지나는 느낌을 준다. 코트룸에서 벤치, 세면대까지 이어지는 곡선이 자연스러운 진입을 유도하고 벽면 아래 조약돌과 천창에서 쏟아지는 자연광은 포켓 정원을 연상케 한다.현관을 지나 아치 개구부를 통과해 마주하는 거실은 탁 트인 시야와 단차 있는 바닥에 우선 눈길이 간다. 취미로 클라리넷을 하는 남편과 피아노와 기타를 치는 아내는 ‘가족음악회를 열 수 있는 공간’을 원했는데, 거실과 계단 연결부를 무대처럼 구성한 것이다. 집은 1층부터 다락까지 시각·청각적으로 연결된다. 서로 소통하며 살겠다는 자세가 공간에 반영된 것이리라. 서툴지만 따뜻한 마음이 꾹꾹 담긴 집. 겨울을 나고 봄이 오면 아이와 함께 마당에 심을 첫 번째 나무를 고르느라 부부는 벌써부터 바쁘다.옥상 정원으로 통하는 다락. 집 안 곳곳에 쓰인 곡선은 디자인 요소이자 동선을 부드럽게 이어주는데 요긴하게 쓰인다.외부에서 봤을 때 가장 눈에 띄는 아치창이계단실의 채광을 돕는다. / 2층 가족실에서 바라본 모습. 1층과 게스트룸, 다락까지 서로 연결된 집의 단면 개념이 한눈에 들어온다.이 집에 적용된시공 포인트 5I 튼튼한 기초는 집의 생명땅의 지내력을 실험하기 위해 소규모 주택에서는 보통 하지 않는 평판 재하시험을 진행했다. 평판에 하중을 가해 그 침하량으로 지반의 내력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시험 결과 설계하중의 약 3.2배인 48.0ton/㎡을 극한하중으로 산정하였을 때 재하과정에서 항복하중이나 극한하중이 발생하지 않아 안전성을 확인했다.II 코너 창을 살리는 구조 보강도로에 면한 창이 많지 않기 때문에 창 하나를 내더라도 확실하게 내는 것이 중요했다. 옥상 정원을 위한 평지붕 구조를 위해 천장에는 공학 목재를 사용하고, 안방의 창호 프레임이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며, 코너부로 하중이 실리지 않도록 철골 빔을 상부에 보강했다.III 듀플렉스는 세대 간 소음 차단이 핵심층이 겹치는 부분에는 흡음 기능도 있는 셀룰로오스를 시공하고 180mm 네오폴로 방통단열했다. 주인 세대 주방과 임대 세대 주방이 서로 면하는데, 벽과 벽 사이에는 기본 벽체 구성에 소음 채널과 석고보드 2겹 외에도 방음실에서 쓰는 차음판 4T와 합판 5mm까지 덧대어 세대 간에 소리가 전해지지 않도록 최대한 신경 썼다.IV 목조주택 평지붕을 위한 방수 계획상대적으로 작은 마당의 크기를 보완하기 위해 건축주는 옥상 정원을 요청했다. 목조주택의 평지붕이라 방수에 특히 더 신경 썼다. 방수는 물이 고이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바닥 구조체를 배수구 방향으로 경사를 주고 FRP 방수처리했다.V 열회수환기장치설치를 위한 층고 확보저에너지 주택이나 패시브하우스를 목표로 하진 않았어도 실내 공기질을 위해 열회수환기장치는 설계 당시부터 꼭 요청했던 건축주. 배관이 지나가는 통로를 확보하면서 높은 층고를 확보하기 위해 시공 전부터 설계자와 긴밀하게 협의해 높이를 정하고 작업에 착수했다.PLAN ①현관 ②주방/식당 ③거실 ④화장실 ⑤창고 ⑥다용도실 ⑦방 ⑧발코니 ⑨다락 ⑩옥상 ⑪주차장 ⑫데크 ⓒ조형진(위, 아래) 정해진 사용자가 있는 주인 세대와 달리 임대 세대는 최대한 보편적이면서도 취향을 타지 않도록 담백하고 콤팩트하게 구성했다. ©조형진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벤자민무어 친환경 도장, 벽지 / 바닥 – 동화 원목마루, 포세린 타일욕실 및 주방 타일 ▶ 신기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 ▶ Classis cucina조명 ▶ 중앙조명계단재, 난간 ▶ 자작나무합판 위 투명 스테인 도장현관문 ▶ YKK도어중문 및 방문 ▶ 영림 ABS도어실링팬 ▶ 하이쿠데크재 ▶ 방킬라이 19㎜단차와 재료로 위계를 달리 준 이 집의 중심, 무대 공간과 서로를 바라보는 부부 건축가_권재돈, 양인성[로우크리에이터스]새로운 일상을 만드는 일상제작소 로우크리에이터스(LOW CREATORs)는 건축을 통해 일상 속에서 공간이 주는 행복을 찾고, 건축의 일상성과 삶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소규모 건축가 그룹.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보다는 삶의 작은 틈 속에서 새로운 일상을 찾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070-4130-3162 | www.lowcreators.com취재_조성일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9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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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31
가족의 평생 캠핑장을 짓다
안동 시내와 지척이지만, 평온한 시골 동네. 부부는 첫 아이 출산에 맞춰 집짓기라는 큰 과제에 도전했다. 가족의 애정이 듬뿍 담긴 이 집에서 아이는 첫 걸음마를 뗀다.땅의 모양에 자연스럽게 올라타고 있는 주택의 외관. 한적한 동네에 자리한 대지는 진입 도로에서 산 쪽으로 깊고 경사진 형태다.“첫 아이가 걷기 전에, 우리 꼭 집을 짓자.”박동철, 김현하 씨 부부는 바람대로 아이를 낳고 백일이 될 때쯤, 새집에 입주했다. 아이의 태명 ‘혜(慧 : 슬기로울 혜)’에서 따, 집의 이름도 ‘혜유가(慧遊家)’로 지었다. 설계에만 꼬박 1년, 시공에도 7개월을 쏟은 즐겁고도 지난했던 시간은, 평생을 함께할 가족의 보금자리로 돌아왔다. 이 모든 건 꼼꼼하고 계획적인 부부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SECTION ②거실 ③주방 ⑤안방 ⑦드레스룸 ⑪차고 ⑫다락 1층 차고 위에 거실이 앉혀진 경사 주택은 콘크리트와 경량목구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공법을 적용했다. 경북 안동에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일하는 동철 씨와 심리상담가인 아내 현하 씨는 집터를 알아볼 때부터 신중했다. 지역 정보지를 들춰보며 출퇴근 길목으로 땅을 알아보러 다니다 마침내 초등학교 운동장이 훤히 보이는 전망 좋은 대지를 발견했다. 모양이 반듯하지 않고, 경사진 땅이라 쉽게 주인을 만나지 못한 곳이었다.“누군가는 악조건이라 할 수 있지만, 설계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건축가와 함께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배치와 디자인을 논의하기 시작했지요.”산과 들을 낀 한적한 동네는 새집 소식에 조금씩 부산해져 갔다.식사하며 감상할 수 있는 창밖 전경. 옆산을 빼곡하게 채운 소나무는 한겨울에도 푸르다. 돌출 부위의 벽체 컬러와 조화를 이룬 현관부. 처마를 길게 빼 통행의 불편함을 덜었다. / 높은 층고로 밝게 연출한 현관 내부. 왼쪽으로 공용 공간, 오른쪽으로 사적 공간이 이어진다.HOUSE PLAN대지위치 ▶ 경상북도 안동시대지면적 ▶ 649㎡(196.66평) |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1층 + 다락건축면적 ▶ 112.40㎡(34.06평) | 연면적 ▶ 139.68㎡(42.32평)건폐율 ▶ 17.32% | 용적률 ▶ 16.59%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8.56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줄기초 / 지상 - 벽체 : S.P.F. 2×6 + 11T OSB 합판 / 지붕 : S.P.F. 2×12 + 11T OSB 합판단열재 ▶ 수성연질폼 | 외부마감재 ▶ 벽 - 테라코코리아 스터코 / 지붕 - 녹스탑 징크그레이 0.5T창호재 ▶ 삼익산업 이노틱 시스템창호, 프레스티지 3중 유리 1등급, 스윙 플러스 3중 유리 1등급철물하드웨어 ▶ Simpson Strong Tie, LSTA30 Strap Ties, 홀다운에너지원 ▶ 기름보일러(경동나비엔) | 전기·기계·설비 ▶ ㈜대림엠이씨설계 ▶ 건축사사무소 KDDH 시공 ▶ 망치소리, 동화하우징대지 형태를 그대로 딴 경사진 일자집동철 씨는 세차와 정비 등 차 만지는 일을 즐기며, 현하 씨는 독서와 뜨개질 등 정적인 취미를 가졌다. 이런 둘의 공통된 관심사는 캠핑. 주말이면 동철 씨의 손때 묻은 차를 타고 자연 속으로 나가 조용한 시간을 보내던 부부에게, 아파트는 정말 맞지 않는 옷이었다. 부부는 새집에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고스란히 담기로 했다. 사랑방같이 쓸 차고와 다소 독립적인 마당, 넓고 쾌적한 욕실과 최소 면적의 침실이 쌓이고 이어지며 평면을 만들었다. 전면에 차고를 배치하고, 실제 주거 공간은 그 위로 올려 전망을 즐길 수 있는 형태다. 외장재는 한정된 예산을 고려,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스터코와 컬러강판이 사용되었다. 건축가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길쭉한 매스의 돌출된 면에 색상을 입히는 것으로 분절감을 주는 아이디어를 더했다.전면 차고는 정비를 좋아하는 남편을 위한 작업실 겸 취미 공간이다. /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매스는 처마 아래 타프를 위한 철물 장치만 넣고 따로 창을 내지 않았다. 마당 캠핑장에서 영화를 볼 스크린이자 외벽이다.POINT 1 - 밤에도 한낮처럼, LED 투광등전면 마당을 비추는 레드밴스 LED 투광등을 전면창 좌우에 설치했다. 50W 방수 LED로 30,000시간 수명이다. 상업시설에 주로 쓰여 왔지만, 어두운 전원주택의 밤 시간을 낮처럼 환하게 밝힐 수 있어 요긴하다.POINT 2 - 차고용 하부레일 폴딩도어차고용 폴딩도어로 고강도하부레일이 적용된 모델을 골랐다. 레일 상부가 넓게 설계되어 자동차가 지나갈 때 하중이 충분히 분산되어 변경이 생기지 않는다. 이지폴딩의 자동차 전용 베이직폴딩도어(FD-54) 제품이다.POINT 3 - 녹슬지 않는 컬러강판합리적인 가격과 가공성이 장점이지만, 부식에 취약한 컬러강판. 아연+마그네슘+알루미늄의 합금도금으로 녹이 번지는 현상을 막아주는 녹스탑 컬러강판을 택했다. 기존 아연도금 컬러강판에 비해 3~5배 내구성이 높다.높은 층고의 박공 지붕을 활용한 다락을 만들었다. 작은 창으로 거실과도 소통한다.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과감하고 유연한 실 배치현관을 들어서면 공간은 좌우로 극명하게 나뉜다. 책장을 둔 왼쪽 복도를 걸으면 전면창이 있는 거실과 만난다. 오픈 형태의 주방이 함께 있고, 그 뒤로 널찍한 보조 주방이 딸렸다.거실은 적재적소 창의 위치가 무릎을 치게 만든다. 식탁 자리에서는 소나무 산이 가로 그림으로 펼쳐지고, 소파에 앉으면 산과 하늘이 만들어내는 멋진 경치가 사각 액자에 담긴다. 전면창 앞으로는 발코니를 만들어, 안에서도 밖에서도 동네 풍경을 사계절 즐기게 된다. 현관에서 오른쪽으로 돌면 작은 계단을 통해 사적 공간으로 닿는다. 복도를 따라 자녀방-욕실-세탁실-드레스룸-안방이 일렬로 배치되어 있다. 건축주는 활기찬 하루를 위해 욕실 공간을 최우선에 두고 침실보다 더 큰 면적을 할애했다. 또한, 자녀방은 둘째가 태어날 것을 대비해 벽 대신 미닫이문을 두어 유연하게 대응했다.경사진 땅의 흐름이 그대로 나타나는 실내 동선. 낮은 계단을 오르면 침실로 향한다. 다락 계단 아래로는 수납 공간을 두었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지 - LG하우시스 휘앙세와이드 / 바닥 - 구정마루 브러쉬골드 오크클래식욕실 및 주방 타일 ▶ 한브라벳 수입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주방 가구 및 붙박이장, 책장, 수납장 ▶ 빈스70 조명 ▶ 레드밴스 | 계단재 ▶ 오크집성목(현장시공), 평철 난간 현관문 ▶ 금만기업 | 중문 ▶ 소소리도어방문 ▶ 예림 ABS | 폴딩도어 ▶ 이지폴딩시선이 닿는 곳마다 좋은 뷰의 창을 내어 풍경 속에 공간이 오롯이 담긴다. 콤팩트한 크기의 일자형 주방. 안쪽에는 다용도실을 두어 식자재나 기구를 보관하고 냄새가 많이 나는 음식을 조리할 수 있게 배려했다. / 주차장 공간 ⓒ레드밴스코리아POINT 4,5,6 - 심플한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조명 선택 군더더기 없는 인테리어를 위해 길게 내려오는 펜던트 형식이나 돌출 디자인의 조명은 최대한 배제했다. 대신 실내 공간은 필요한 조도에 맞춰 LED 다운라이트를 주등으로 하고, 차고에는 T8 바텐을 시공해 깔끔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목재 루버에는 400lm의 LED 스트랩을 필요한 길이만큼 직접 잘라 편하게 시공했다. LED 스트랩은 건축주가 특별히 추천하는 자재이다. 레드밴스 www.ledvance.co.kr1인용 소파 2개로 단출하게 꾸민 거실. 주방과는 목재 루버를 파티션 삼아 분리한다. 자녀방은 추후 생길 둘째를 대비해 미닫이문으로 가벽을 대신했다. 정갈하고 목가적인 인테리어인테리어는 목조주택의 자연스러움을 강조해 흰 배경에 나무로만 포인트를 줬다. 구조부재를 노출시키고, 자칫 밋밋할 수 있는 면은 루버로 채운 식이다. 주방 가구를 포함해 붙박이장, 책장 등 모든 가구는 하드우드로 주문 제작한 덕에, 집의 모든 면에 맞아떨어진다.“긴 시간 설계에 집중한 덕분에 시공 중 변경도 거의 없고, 도면대로 작업 되는지만 살피면 됐어요. 공사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 길어졌지만, 그만큼 애정을 쏟아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의 날, 우린 집을 어떻게 더 즐길지만 고민할 거예요.”PLAN 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방 ⑤안방 ⑥화장실 ⑦드레스룸 ⑧보일러실 ⑨세탁실 ⑩다용도실 ⑪차고 ⑫다락 세탁실과 화장대, 욕실 등 유틸리티 공간을 한 곳에 집중해 동선이 짧다. / 천장의 경사각과 구조목이 극적으로 강조되는 심플한 부부 침실 안마당에 타프 치고 365일 캠핑하기, 외벽을 스크린 삼아 영화 감상하기, 차고 겸 작업실에서 빈티지카 손보기 등등 이들의 플랜은 무궁무진하다. 아장아장 걷는 아이 손을 잡고, 집 안팎을 누빌 가족의 모습이 절로 그려진다.취재_이세정 | 사진_최지현ⓒ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8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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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31
강릉 한옥에서 자연과 여유를 팝니다
고이 간직한 250년 세월이 손녀의 손길에 반짝이며 되살아난다. 농부가 되어 소박한 삶을 나누고자 고향으로 돌아온 송지혜 씨의 이야기.스위스, 프랑스, 멕시코, 태국, 베트남 등 10년 가까이 세계 각국의 호텔에서 일했다. 4년여 전, 한국으로 돌아와 호텔리어의 삶을 이어나가면서도 송지혜 씨는 늘 새로운 꿈을 꿨다. 2개 국어로 행사를 진행하는 국제 MC를 준비해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게 된 것도, 집안 대대로 내려온 고택을 고쳐 농업회사법인 ‘르꼬따쥬(Le Cottage)’를 만든 것도 누군가에겐 그저 무모한 도전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녀에겐 설렘이었고, 삶의 또 다른 발견이었다.“지난봄, 새로운 일 몇 가지를 한꺼번에 시작하게 됐어요. 국제 MC로서는 콘퍼런스나 방송 제작 발표회 등을 진행하고, 르꼬따쥬 대표로서는 250년 넘은 이 한옥과 자연 속에서 소박한 삶의 방식을 공유해요. 극명하게 다른 두 개의 삶을 오가며 살고 있죠. 그래서 요즘 사는 재미는 있어요(웃음).”폴딩도어를 활짝 열어두면 주변 풍경이 안으로 한가득 담긴다. 현관문과 폴딩도어는 모두 직접 디자인을 구상해 원목으로 제작한 것. 조명까지 하나하나 세심하게 고르고 신경 썼다. 안쪽 공간에 어릴 때 치던 피아노를 가져다 두고, 화분과 아버지의 LP판을 올려 장식했다.가족이 함께 차린 농업회사 르꼬따쥬를 이끄는 송지혜 대표(오른쪽)와 동생 송은혜 이사(왼쪽)‘ㄱ’자 구조의 한옥 본채는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살고 계신 집으로, 아직 옛 모습 그대로다. 르꼬따쥬를 꾸린 곳은 마구간으로 쓰였다던 별채. 뒷마당으로 확장한 건물까지 합쳐야 11평 남짓 되는 작은 공간이다. 맏딸인 지혜 씨를 필두로 결혼한 두 동생 내외까지 다섯 식구가 모여 법인회사를 설립하고,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푹푹 찌는 더위를 이겨내며 직접 발품을 팔아 직영으로 공사했다. 기둥 하나하나, 격자무늬 원목 창문까지 손수 다듬었고, 정원에 잔디를 깔고 꽃을 심고 수돗가와 모래놀이터, 모닥불 화로도 만들었다. 가끔 힘에 부칠 때면, 감히 값어치를 따질 수 없는 유산을 운 좋게 누린단 생각을 하며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았다. 바로 옆 대지에는 목조주택 골조가 한창 올라가고 있었는데, 완공되면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지혜 씨가 들어가 살면서 본채도 조금씩 손볼 계획이다.안으로 들어가면 옛 구조를 살린 공간과 빈티지 가구, 소품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나지막한 테이블은 할머니의 떡판으로 만든 것이다. 오후 3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 시간. 스페인에서 건너온 빈티지 램프는 그녀가 아끼는 물건 중 하나.정성스럽게 매만진 르꼬따쥬에는 가족의 역사가 곳곳에 자리 잡았다. 시집온 지 60년이 넘으신 할머니의 떡판은 티테이블이 되었고, 그 역사를 가늠하기조차 어려운 맷돌은 화분 받침이 되어 정겹게 자리한다. 아버지와 외삼촌이 수집한 LP판들도 선반 위 멋스럽게 진열해 그 시절 감성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었다.“라이프스타일 팜(Lifestyle Farm)이라고 하면, 도대체 뭐 하는 곳이냐고들 물어보세요. 사실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려운 공간이죠. 아이들이 씨앗을 심어 열매가 달리기까지 모든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체험 농장이기도 하고, 화분과 식물, 다양한 리빙 아이템을 판매하는 편집숍이자 각종 모임이 열리는 문화 살롱이기도 하니까요.”선반에 진열된 각종 소품과 화분, 음반들르꼬따쥬를 지키는 ‘꼬따(Cotta)’와 지혜 씨. 유기견 센터로 보내질 뻔한 꼬따는 지난여름, 인연을 맺게 되었다.이 안에서의 콘텐츠는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나가고 싶다는 지혜 씨. 10월 말 르꼬따쥬를 임시 오픈하고 가든마켓과 플라워 클래스를 성공적으로 마친 참이다. 정식 오픈은 돌아오는 봄에 할 예정. 날씨가 따뜻해지면 정원도 더 풍성하게 가꾸고, 주변 부지에 본격적으로 농장을 조성하려고 한다. 온실도 지어 직접 키운 식물을 판매하고, 마당에는 선베드와 테이블 등을 놓아 차나 샴페인을 즐길 수 있게 할 생각이다. 작은 결혼식이나 파티 공간 등 더 다양한 방식으로 자연을 누리고 쉼을 얻을 수 있는 공간을 선물하고 싶다.뒷마당에서 바라본 외관. 한쪽 벽에 각종 정원용품과 오래된 나무문을 기대어 두었다. / 손님을 반기는 입간판의 작은 화분과 수도꼭지 디테일이 앙증맞다. 자매는 어릴 적 기억이 담긴 할머니 집 마당에서 자연과 여유를 마음껏 누린다.볕 좋은 가을날, 지혜 씨는 장독에 포도주를 담갔다. 이런 아날로그적인 일상이 너무 좋다며, 맨손으로 벌레를 잡아 문밖에 놓아주는 털털한 그녀. 오늘도 이 오래된 한옥에는 손녀의 맑은 음성이 잔잔히 흩어지고, 찬바람과 함께 포도주도 시간도 향긋하게 익어간다. 따뜻한 이들의 소중한 순간이 하나둘 더해지길 기다리면서.취재협조_르꼬따쥬 | 강원도 강릉시 한밭골길 50-11, 인스타그램 : lecottage_lifestylefarm취재_조고은 | 사진_홍덕선ⓒ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8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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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9
맞벌이 부부가 찾은 힐링의 공간, 정원
또래에 비해 식물 가꾸기를 좋아하고 토분도 수집하던 젊은 안주인은, 주택 생활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가드닝에 빠졌다. 남편 역시 퇴근 후 잡초를 뽑으며 하루의 고단함을 씻어내는 법을 깨달았다. 부부는 그렇게 같은 취미를 가진, 정원생활자가 되었다.중앙정원에는 마사토로 가장자리를 높여 정원에 입체감을 주고 배수를 원활하게 했다. 프라이빗한 마당은 가족 전용 놀이터이다. 스트레스 없는 삶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 스트레스를 일상에서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약사 부부인 박형규, 백성하 씨는 직업 특성상 아픈 사람들을 대하다 보니, 기분이 가라앉는 날이 많았다. 온전히 집에서 얻는 휴식이 간절했다. 그렇게 마당이 딸린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하고 1년의 시간을 보냈다.“퇴근 후 잡초를 뽑다 보니 모든 잡념이 사라지더라고요. 둘 다 가드닝이라는 새로운 취미에 빠진 거죠. 한창 뛰어놀 나이의 아들 지원이도 여행보다 집을 더 좋아해요(하하).”블루세이지와 꼬리풀 등으로 풍성하게 식재한 메인 정원원형 엣지 안에 황금세덤, 블루버드, 은쑥 등을 심고 오브제처럼 감상한다.주택은 7년 전 지어진 도심 단독주택 단지에 위치한다. 바둑판 모양의 필지에 코너 땅으로, 집을 도로 쪽에 붙여 안마당이 넉넉하다. 쑥쑥 자란 스카이로켓 향나무가 건물 주변을 빽빽이 채우고, 일부 벽은 담쟁이가 타고 올라가 세월의 멋을 더한다.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좋아, 부부는 이 집으로 이사를 왔다. 실내는 조금 손보는 대신, 선룸을 확장하고 울타리와 대문을 더하는 등 한 차례의 굵직한 공사를 단행했다. 그리고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선룸에 앉아 정원을 마주하는 날이 늘면서, 다른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이웃에게도 열린 정원을 꿈꾸다성하 씨는 여행지에서 보던 자연스러운 코티지 가든을 원했지만, 현실은 소나무와 메타세쿼이아로 빽빽한 정원과 잔디마당. 좋아하는 식물을 구해 심어도 봤지만, 기존 바위와 수목들과 좀처럼 어울리지 않았다. 봄이면 잠깐 꽃이 피고, 나머지 계절은 심심한 정원인 것도 불만이었다. 결국 부부는 전문가에게 SOS를 청하고, 대대적인 정원 리모델링을 감행한다.다양한 정원 요소와 어울리면서 한적한 교외의 공원을 연상케한다.작업을 맡은 ‘엘리 그린앤플랜트’의 김원희 정원 디자이너는 사계절을 즐길 수 있는 유럽풍 정원을 주제로 잡았다. 디자인에 앞서 기존의 키 큰 나무들을 그대로 둘까, 제거할까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계획 없이 심은 나무들이라 시간이 흘러 애매한 상태가 된 것들이 많았다. 그래도 이들은 이웃집과의 시선을 차단하는 역할도 하고 있어, 건축주의 결단이 필요했다.“이전에는 안마당이 안 보이게 가리는 데만 신경 썼는데, 주택에 1년 살고 나니 이웃과 자연스럽게 교류하며 지내는 열린 정원이 좋을 거라 판단했어요.”(위에서부터 우측 순으로) 좁은 폭에 잎이 무성한 기존 정원 / 나무 제거 후 곡선 엣지 설치 / 메인 수목 식재 모습 / 공사 후 항공 촬영 컷Gardener's Tip | 겨울의 눈 덮인 풍경도 즐길 줄 알아야● 잡초 제거가 어려울 땐 밀식도 방법이다 정원에서는 잡초 뽑는 일이 늘 곤혹이다. 처음 식재를 할 때 밀식을 하면 잡초 씨앗이 땅에 떨어지는 일이 적고, 떨어져도 그늘이 져서 생육을 못 한다. 한 해가 지나 정원이 너무 풍성해지면 포기나누기를 해서 옮겨 심는다. ● 그라스나 야생화의 겨울 풍경을 즐겨보자 야생화나 그라스는 늦가을 이후에도 마른 잎의 텍스처를 즐길 수 있다. 말랐다고 자르지 말고, 겨우내 눈 덮인 풍경을 즐긴다. 이후, 2월 말경에 잘라 새순을 돋게 하면 된다.● 장미라고 무조건 어려워 말자 장미를 좋아하지만,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2~3년 된 묘목보다는 6~7년 이상 된 묘목을 심으면 실패할 확률이 적다. 퇴비를 넉넉하게 주고, 통풍 관리를 잘하는 것이 관건. 또한 전정 방법을 정확히 배워 키우면 풍성한 장미 정원을 누릴 수 있다.파라솔 벽돌 바닥은 장미 정원에 쌓은 고벽돌로 재시공해 통일감을 주었다.안방 앞의 메타세쿼이아를 제거하니, 집의 모양이 잘 보이고 그늘이 없어져 마당이 환해졌다. 이 자리에는 라인이 멋스러운 라일락 나무를 심어 안방에서 꽃과 향기를 즐긴다. 현관 입구를 덮었던 소나무를 없애고 나니 흰 벽과 목재 현관문의 어울리는 집의 표정이 살아났다. 울타리를 따라 실루엣이 좋은 석류나무와 배롱나무, 라일락 나무를 심고, 안주인의 취향을 반영한 소프트한 컬러의 계절감 있는 초화류를 채웠다. 추명국, 숙근샐비어 외에 내년 봄을 위해 아스틸베, 모닝라이트, 암소니아, 벱티시아, 안젤로니아 등을 심고 그라스를 더했다.메인 정원은 선룸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위치로, 스틸로 만든 엣지(테두리)를 곡선으로 설치해 폭을 넓히고 그라스와 키 큰 계절 꽃으로 풍성함을 담았다. 뒷부분 흙을 돋워 정원이 한층 넓어 보이는 효과까지 얻었다. 이 정원이 가장 아름다울 시간은 이른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때다.선룸 데크는 겨울 정원을 위한 에메랄드그린을 배경으로 토분으로 장식했다. 대부분의 식물이 숙근초라 정원관리가 수월하다. / 현관 앞에는 앤틱한 새장 오브제에 세덤류를 심어 두었다.부부가 입을 모아 자랑하는 곳은 바로, 아내를 위해 남편이 특별히 주문한 장미 정원. 다른 공간과 차별화하고자 양측에 고벽돌로 계단식 담을 쌓고, 철제 아치를 설치한 후 데이비드 오스틴, 스탠다드 장미, 하이브리드 장미 등을 심었다. 연한 핑크와 오렌지, 크림색 장미가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대문에서 정원으로 가는 통로는 160cm 키의 자엽서양 국수나무를 심어 차폐 효과를 더하고, 녹색이 주를 이루는 정원에 자색을 대비시켜 정원의 첫인상에 모던함을 준다. 아래는 사계절 잎 색을 유지하는 청사초와 휴케라를 배치해 텍스처와 컬러를 살렸다. 김원희 디자이너는 “식물을 사랑하는 좋은 정원주를 만나 시공하는 내내 즐거웠다. 그러나 작업이 끝났다고 다가 아니다. 우리에겐 식물 관리 등에 대해 묻고 답하며 소통해야 하는, 더 행복한 시간이 남아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선룸 내부는 부부가 그간 모은 화분과 가드닝 용품 등이 한가득이다.한겨울 온실 역할도 톡톡히 하는 벽난로 풍경유려한 곡선을 따라 초가을 풍성한 꽃을 보여주는 메인 정원. 바람이 부는 날, 줄기와 잎이 흔들리는 모습을 감상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다. 건축주 인터뷰_“집이 바뀌면 라이프스타일이 바뀐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어요.”이미 있는 정원을 리모델링하는 대공사를 결정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우리도 고민이 많았다. ‘차를 바꿀까, 정원을 리모델링할까’ 생각하면서 어디에 더 가치를 둘 것인지 계속 대화를 나눴다. 아무리 둘이 노력해 정원을 꾸며도 1%는 부족할 거란 결론에 닿아 전문가를 찾게 되었다.원하는 정원을 구현하는 데 디자이너와의 소통 과정은 어땠나이웃이나 지인들이 우리 집 스카이로켓 향나무만 보면 전정 좀 하라고 성화였다. 우린 그대로 모습이 좋아서 내버려 두고 있는데, 김원희 선생님도 단번에 그 멋을 알아줬다. 대문 정면에 새로 심은 홍가시나무나 라일락 나무 등 제안한 식재마다 수형과 잎 모두 마음에 들었다. 감동하는 부분이 같다 보니 소통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정원을 바꾸고 나서 달라진 점은아직은 둘 다 초보자라 늘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특히 장미 정원에는 모래가 필요한지, 물이 필요한지, 햇빛이 좋은지, 그늘이 좋은지, 끊임없이 신경을 써야 한다. 여행을 갈 때도 정원 물주기 때문에 일정이 괜찮을까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그럼에도 우리는 행복하다. 아들은 진짜 집돌이가 되었고, 남편은 얼마 전 평생교육원의 가드닝 심화과정까지 등록했다(하하). 집이 바뀌면 라이프스타일이 바뀐다는 말을 진짜 실감하고 있다.다른 정원주들에게 전하고픈 팁이 있다면봄은 꽃이 많아 어느 정원이나 예쁘다. 사계절을 위한 정원을 꿈꾼다면 가을 계절을 테마로 꾸며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도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계절에 정원 공사를 한 덕분에 가을꽃의 아름다움을 맘껏 즐기고 있다.가든 스타일리스트_김원희[엘리 그린앤플랜트 대표]개인 정원을 비롯해 패션쇼, 카페, 테라스, 매장 등 다양한 공간을 식물로 디자인한다. 2016년 경기정원박람회 ‘나도 정원해 볼까’ 정원 설치, 2017년 ‘경복궁 민속박물관 서울컬렉션 패션쇼’ 식물 무대 디자인, 2018년 일본 World Garden Flower Show 최우수디자인상을 받은 바 있다. 다수의 가드닝 강의를 진행하며 최근 첼시 작가들의 대표작을 엮은 『세계의 정원 디자인』을 출간했다.http://instagram.com/wonheekim33취재_이세정 | 사진_최지현ⓒ 월간 <전원속의 내집>Vol.237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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