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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7
우리 집에도 '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 설치해볼까?
황사로 인해 환기조차 어려운 요즘. 집 안 공기질을 높이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그 해답을 ‘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에서 찾았다.겨울철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황사의 습격이 시작됐다. 이 시기만 되면 가정에서는 환기를 시키고 싶어도 창문을 열지 못해 실내공기의 질이 최악으로 떨어진다. 전문가들은 집 밖보다 집 안의 공기가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내부의 공기 오염도가 2~5배가량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그렇다면 실내공기의 오염도를 위험수위로 이르게 만드는 원인은 무엇일까.가까이에 있는 적, 시멘트와 라돈 방사능실내공기 오염물질 중에 첫 번째 원인은 건축물의 구조체를 만드는 ‘시멘트’이다. 시멘트 원료 등에 포함된 크로뮴(Cr)이 생성 과정에서 산화돼 유해성이 강한 물질인 6가크롬으로 전환한다. 6가크롬은 발암성과 접촉성 피부염(자극성 알레르기), 2차 환경오염 유발물질이다. 발암물질인 6가크롬의 평균 수치를 보면 국내 시멘트는 13.47ppm, 외국 시멘트는 4.14ppm으로, 국내 시멘트가 3.25배나 높은 수치를 보인다.두 번째 원인인 라돈은 자연 방사성 물질로, 흡연 다음으로 폐암을 유발한다. 토양, 암석 등에 존재하는데, 우리가 쓰는 시멘트, 석고보드, 대리석 등 건축자재의 원료가 땅속에서 채취되기 때문에 라돈이 우리 곁으로 온 것이다. 우리나라는 우라늄 함량이 높은 화강암 지대가 많아 그 방출량이 일본보다 7.8배나 많은 라돈 방사능 적색 국가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실내 기준이 100Bq/㎥인 데 반해, 국내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200Bq/㎥(2019년 6월 30일 이전)~148Bq/㎥(2019년 7월 1일 이후)로 기준도 낮은 편.건축 기술의 발전에는 항상 득과 실이 공존한다. 난방비를 절약하는 데 효과적인 패시브하우스와 저에너지 주택도 마찬가지다.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실내에서 발생된 열을 잘 보관하고 외부로의 열 손실을 줄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열재의 밀도가 높아져야 하고 열 손실이 적은 시스템창호를 써야 하며 건축물에서 열이 빠져나갈 수 있는 틈새를 찾아 꼭꼭 막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건축물은 밀폐 용기나 냉동고처럼 기밀화되어 버렸다. 밀폐된 주택 내부에서 가족들이 숨을 쉬고 가스레인지를 사용하면서 산소는 줄어들고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높아진다. 거기에다 실내에서 발생한 수분과 건물 내외부 온도 차로 인해 생성된 곰팡이가 실내를 떠다닌다. 최고의 기술이 적용된 건축물에서 최악의 공기로 숨을 쉬며 사는 것이다.방사능 마크와 창호 결로, 곰팡이중앙집중식 열교환기 배관 및 기계장치공기청정기가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이제는 많은 국민들이 공기질의 중요성을 인식해 가정마다 거실에 공기청정기 하나씩은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공기청정기로는 앞에서 말한 라돈이나 가스화된 환경호르몬을 제거하기는 불가능하다. 인체에 가장 위험한 라돈과 가스화된 환경호르몬을 제거할 유일한 방법은 환기밖에 없다.정부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환기설비에 대한 규정을 만들었다. 2006년 2월 개정된 ‘건축물의 설비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는 100세대 이상의 신축 또는 리모델링하는 공동주택 및 주상복합 건물은 시간당 0.7회 이상(2013년 0.5회로 하향 조정)의 환기 횟수를 만족해야 하고, 필요할 경우 기계환기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되어있다.하지만 단독주택이나 주택 이외 활동 시설에 관한 강제 규정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법에 준하여 중앙집중식 기계식환기설비를 설치한 건물들이 있지만, 각 방으로 연결된 공기 이동 배관이 곰팡이와 먼지의 오염으로 냄새가 나 대부분 가정이 장치의 가동을 꺼린다.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배관 청소를 하고 싶어도 길이가 길고 주름이 있는 배관이라 청소가 쉽지 않다. 값비싼 장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전문가들은 의학적으로 숨 쉬는 공기는 먹는 음식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한다. 공기는 폐 속에서 혈관으로 섞여 바로 우리 몸의 일부가 된다는 중요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만큼 맑은 공기의 확보는 건강을 위해 시급하고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공기의 질을 위한 대안을 찾다그렇다면 독일이나 일본 등 선진국들은 어떻게 실내공기 오염을 줄이고 신선한 외부 공기를 실내로 끌어들일까? 간단한 장치 하나로 그들은 그 답을 찾았다. 배관의 오염을 막기 위해 건축물의 벽체에 구멍을 뚫어 실내와 연결하는 짧은 배관을 설치하고, 거기에 열회수환기장치를 부착한 것이다. 일명 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 화장실에는 화장실 배기팬이 설치되어 있고 주방 싱크대에는 조리용 후드가 설치되어 있듯, 유럽 등 선진국들의 거실이나 침실에는 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가 설치되어 24시간 365일 가동된다. 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가 선택이 아닌 필수 건축자재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수년 전부터 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를 수입해 유통하기 시작했지만, 유럽에서 들여오기 때문에 비싼 판매가격에 보편화되지 못하고 일부 고급주택에만 적용되고 있다.(위, 아래)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가 설치된 파주주택건축자재 수입사인 아인스홈에서는 2019년 하반기부터 이탈리아 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 ‘아인스 에어 탱크’를 수입·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의 가장 큰 메리트는 가격. 동종의 유럽산, 일본산 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에 비해 월등히 저렴하다. 타 업체의 비슷한 스펙의 제품이 70만~100만원대인데 반해, 아인스 에어 탱크의 경우 건축회사나 건축자재 유통사에 공급하는 가격이 1대당 26만원(소비자가격은 45만원)으로 부담 없이 설치 가능하다. 또한, 유럽 기준을 전부 통과한 제품으로, 성능이나 디자인 면에서도 우수하다. 아인스홈 관계자는 “가격이 비싸면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설치가 쉽지는 않다”며 “화장실에는 환풍기를 달고 주방에는 싱크대 후드를 달아 냄새를 제거하듯 거실과 침실에는 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를 기본으로 설치하는 시대를 열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이제 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로 실내 공기질을 높이자. 저렴한 비용으로 집 안에 좋은 공기를 들이고 가족의 건강을 지킬 때이다.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 내부 구조아인스 에어 탱크 구조. 벽부형 열회수환기장치는 말 그대로 벽면에 설치하기 때문에 배관의 길이가 50cm 미만이고, 열교환소자가 세라믹 소재라 곰팡이가 서식하지 못한다. 또한, 황사로 인해 외부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는 미세먼지 필터를 장착해 늘 맑은 공기를 실내로 공급해준다.대리점 개설 문의_아인스홈 서울시 강동구 양재대로 1355 오스카빌딩 313호 02-486-1259|010-8896-7935| www.einshome.com구성_ 편집부ⓒ 월간 전원속의 내집/Vol.250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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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7
가족의 행복을 기록하는 하얀 집
조용한 주택에 들어선 카메라를 닮은 하얀 집. 세상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담듯 매일 가족의 행복을 담아내는 중이다.화이트 파벽돌의 단정한 바탕에 카메라의 특징을 유치하지 않게 담았다. 도드라진 가운데 큰 스터디룸 창은 렌즈에서, 우측 위 작은 창들은 플래시에서 영감을 얻은 부분. 위에서 내려다 본 주택의 모습. 지상에서보다 카메라의 모습이 짙게 묻어나온다. ⓒGIP“집 모습을 보고 나면 ‘카메라를 좋아하시나 봐요?’라는 질문을 항상 받아요(웃음).”건축주인 김리형, 최영인 씨 부부는 사실 어려서부터 살던 아파트 생활에 익숙했다. 하지만, 은퇴 후 마당 있는 집으로 옮기신 부모님을 찾을 때면 마음이 달라졌다. 시부모님댁에 갈 때마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집을 누비며 노는 것을 보면서, 주택이 주는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졌다고. 택지 구매 후 깔끔한 현장관리와 완성도에 깊은 인상을 받아 ‘GIP’를 파트너로 낙점하고 집짓기 여정을 시작한 가족. 아이들은 놀이로, 부부는 로망으로 집에 생각을 보태나갔다.그렇게 15개월이 지나 작년 5월, 부부와 두 아이, 네 마리 반려동물까지 여덟 식구는 그들의 일상을 담아줄 카메라를 닮은 집을 만났다.임대 세대의 출입구. 통행로에 면해있는 출입구이기에 목재 루버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자 했다. 지붕의 박공에서 시작해 바닥까지 이어지는 블랙 톤의 컬러강판 마감은 도로에서 바라본 주택이 다른 주택과 비교해 지나치게 튀지 않게 다듬으며, 메인뷰 화이트 톤과의 대조에서 균형감을 준다. ⓒGIPSECTION ①현관 ②알파룸 ③마스터룸 ④침실 ⑤거실 ⑥주방 ⑦욕실 ⑧드레스룸 ⑨스터디룸 ⑩다락 임대 세대와 주인 세대가 함께하는 주택을 위해 처음에는 듀플렉스 주택도 고민했다. 하지만, 익숙한 아파트 구조에서의 급격한 변화와 듀플렉스의 수직적인 생활 동선을 원치 않았던 부부는 공간을 수평으로 풀기 위해 층으로 세대를 구별하고자 했다. 이때 자칫 평범한 다세대 빌라처럼 보일 수 있어 외관에 대한 고민이 필요했고, GIP 이장욱 대표의 제안으로 지금의 카메라를 닮은 독특한 입면 계획이 탄생했다.중정과 함께 1층에 배치된 알파룸. 개수대와 화장실을 함께 두어 오랜 시간 손님이 머물러도 편히 지낼 수 있다.택지 지구에서 중정은 가족만의 프라이빗한 녹지가 되어준다.디딤돌과 자갈이 깔린 후면을 따라가면 주인 세대로 진입하는 현관이 나타난다. 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대지면적 ▶ 255.00㎡(77.27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 다락건축면적 ▶ 127.28㎡(38.56평) | 연면적 ▶ 223.23㎡(67.64평)건폐율 ▶ 49.91% | 용적률 ▶ 87.54%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10.02m구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 단열재 ▶ 벽 – 비드법보온판 150T(외단열), 열반사단열재 20T(내단열) / 지붕 – 압출법보온판 220T외부마감재 ▶ 외벽 – 컬러강판, 파벽돌, 스터코 / 지붕 – 컬러강판창호재 ▶ 이건창호 | 에너지원 ▶ 도시가스, 태양광 패널설계 ▶ GIP 건축사사무소시공 ▶ GIP 하우징 031-8020-8800 www.ecocellhome.com현관문과 알파룸, 계단 사이에 위치한 화장실은 외출 후 손 씻기 등의 위생과 손님용 화장실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하지만, 특정 물건의 구체적인 형태를 그대로 따르면 자칫 디자인이 유치해질 수 있었다. 그래서 카메라의 각 요소를 상징화하는 작업을 거쳐 느낌은 취하되 과하지 않도록 조절했다. 외부 시선이 가장 많이 닿는 전면과 좌측면 상부에는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우아한 곡선 디자인을 적용해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상자 같은 느낌을 피해 입체감을 주고자 했다.POINT자연광을 들이는 천창다락과 다락 사이, 거실 바로 위에는 카메라 셔터를 형상화한 천창이 배치되어 있다. 천창은 거실에서 바깥의 날씨나 하늘을 조망할 수 있는 시각적 통로 역할을 하면서, 거실에 빛을 풀어내는 자연조명의 역할도 담당한다.거실 천창은 자연 실내 조명의 역할과 함께 푸른 하늘도 감상할 수 있다. 싱크대 위에는 상부장을 없애고 창을 크게 내어 개방감을 살리고 아이들을 살필 수 있게 한다. 오픈된 천장을 갖는 남서향의 스터디룸DIAGRAM전통적인 내부 공간 배치 방식의 틀을 깨고, 남측부터 4개의 레이어를 나누어 자연광 및 바깥 조망 우선도를 차등적용해 공간을 배치했다. 부족한 자연광은 천창과 테라스 등 다양한 장치로 보강했다.●1st Layer복층 침실 겸 스터디룸, 중정●2nd Layer식당, 거실●3rd Layer주방, 안방, 욕실1, 욕실2●4th Layer계단실, 드레스룸, 다용도실스터디룸에 면한 두 아이 각각의 방은 복층으로 구성돼 넉넉한 개인 공간을 가진다. 외부 시선이 닿지 않는 테라스에서는 티타임을 갖거나 빨래를 건조하기도 한다. 현관문을 통해 들어가면 손님을 맞아 티타임 등을 즐길 수 있는 알파룸과 중정을 만난다. 모던한 스타일의 집이지만, 주 생활 공간에서 분리된 알파룸은 사랑방이라는 한국적인 개념을 재해석한 공간이다.2층은 우선순위와 기능에 따라 아이들 공간, 가족 공간, 프라이버시 및 위생 공간, 작업 공간 등 4개의 레이어로 나눠 남쪽부터 각각을 배치했다. 레이어를 나누긴 했지만, 벽체 대신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4열의 드레스룸부터 1열의 스터디룸까지 동선이 자연스럽게 흐른다.욕실은 성별로 분리했다.모든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드레스룸부터 욕실과 거실을 지나 스터디룸까지 한눈에 닿는다.PLAN ①현관 ②알파룸 ③마스터룸 ④침실 ⑤거실 ⑥주방 ⑦욕실 ⑧드레스룸 ⑨스터디룸 ⑩다락 박공 위에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주택 전력 수요의 일부를 충당한다. 다락 앞 옥상 데크는 올해 여름, 물놀이 공간이 되어 아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어줬다. ⓒGIP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LG하우시스 베스띠 실크벽지 / 바닥 – 윤현상재 1503N 포세린 타일, 구정마루 티크러스틱욕실 및 주방 타일 ▶ 포세린 타일, 폴리싱 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주방 가구 ▶ 한샘 키친바흐 500번 맨하탄 | 조명 ▶ LED 조명 계단재·난간 ▶ 빌드매니아 | 현관문 ▶ 성우스타게이트중문 ▶ 현장 제작 및 도장 | 방문 ▶ 영림도어, 현장 제작 및 도장붙박이장 ▶ 한샘 | 데크재 ▶ 방부목 위 스테인 도장주택의 남동쪽 측면에서 더욱 극적으로 보이는 옥상의 곡선 특히 ‘출입계단-드레스룸-세탁실-욕실-주방’으로 이어지는 동선은 이 주택만의 아이덴티티 중 하나. 또한 각 공간에서 시선과 채광은 필요에 따라 열고 닫으며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설레는 마음을 안고 입주한 지 이제 1년 반. 부부와 아이들은 잊지 못할 순간들을 사진으로 담는 카메라처럼, 오늘도 집 안팎에서 수많은 일상의 인상적인 순간들을 마음속 앨범에 담는 중이다.구성_신기영|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7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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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7
잘 고친 한옥에서의 사계절과 여유
오랫동안 귀촌을 준비한 끝에 만난 대나무 숲 속 한옥. 그곳에서 부부는 집을 고쳐 새로운 일상을 준비한다.집 주변을 두르는 대나무 숲은 생동감 넘치는 배경이 되어준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정현종 시인의 시 「방문객」의 구절은 누구에게나 깊은 울림을 준다. 더욱이 도시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귀촌을 결심한 이에겐 더욱 각별하게 들리리라. 충남 서천의 한 농촌 한옥으로 귀촌한 전형진, 이향선 씨 부부의 집 거실 한쪽에도 이 시 구절이 붙어 있다.“계기라 하면 특별한 무언가보다는 오래전부터 가졌던 여유롭고 조용한 농촌 생활을 동경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지친 마음이 들어 ‘이 번잡한 도시를 떠나자’고 결심하게 되었지요.”두 사람의 일생이 가야 하는 귀촌. 비교적 지역 이동이 자유로운 사진작가, 프리랜서로 일하는 부부여도 실행에 옮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4년여간 귀촌 정보를 모으면서 지역은 우선 서천으로 정했다. 연고가 아주 없는 곳 보다는 아내 향선 씨의 고향이 가까워 심리적으로 덜 부담스러웠고, 전북 군산시 시내까지 차로 30분 이내여서 도시 인프라를 누리기도 좋았다. 지역을 정한 후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귀촌학교에 입소해 농촌을 배우고, 귀촌학교 선후배간 네트워크를 만들어 교류하며, 살아갈 마을과 집을 물색하는데 1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그러다 바다가 가깝고 조용한 한 마을에서 이장님을 통해 오래된 한옥을 소개받았다. 백여 년을 견뎌냈다는 고즈넉한 여유로움에 부부는 운명처럼 새 보금자리로 낙점했다.Before - 오래 비워져 있었지만 비교적 온전했던 구옥 본채. 마을 네트워크에서 찾아 구매할 수 있었다.a) 마루와 넓은 창이 확장감을 주는 거실. 식당 출입구 옆은 이전 아궁이 자리로 인해 생긴 공간을 수납장으로 구성했다.b) 구옥에서 주방이었던 곳은 그대로 주방 겸 식당이 되었다. 전면으로 난 큰 창은 카페 분위기를 내고 아궁이 자리는 수납장으로 활용된다. 집을 고쳐나가는 일은 평소 단골 카페에서 교류하며 친분과 의견을 나눠온 디디건축사무소의 이정섭 소장과 의기투합했다. 이 소장은 한옥을 점검하고 선택할 것과 집중할 것을 분류했다. 한옥을 구성하는 네 채 중 구조가 튼튼하게 남아있는 본채를 살리는 데 집중했고, 부속동 두 채는 철거 후 여건이 되면 증축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c) 안방은 나뭇가지가 자라듯 방사형으로 퍼져나가는 서까래와 프라이버시를 위해 한식 창살을 짜넣은 창이 함께 정취를 불어넣는다. d) 세면대와 욕실이 마주보는 이 공간 가운데에 자리한 창은 액자에 넣은 풍경화처럼 늘 푸른 대나무 숲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 중 하나다. HOUSE PLAN대지위치 ▶ 충청남도 서천군대지면적 ▶ 1001.00㎡(303.33평)|건축규모 ▶ 지상 1층(정면 6칸, 측면 3칸)건축면적 ▶ 150.25㎡(45.53평)|연면적 ▶ 147.70㎡(44.75평)건폐율 ▶ 15.01%|용적률 ▶ 14.76%주차대수 ▶ 1대|최고높이 ▶ 4.88m구조 ▶ 한식목구조(기존) + 경량목구조(보강 벽체)|단열재 그라스울 24K 가등급외부마감재 ▶ 벽 - 시멘트보드 위 페인트 마감 / 지붕 - 속기와(기존) 위 방수 페인트내부마감재 ▶ 벽 - 9.5T 일반 석고보드 2겹 위 친환경 페인트 / 바닥 - 구정마루 강마루 허니티크창호재 ▶ LG하우시스 PVC 시스템창호(트라이캐슬 3중 로이유리)|에너지원 ▶ 기름 겸용 보일러욕실 및 주방타일 ▶ 대동타일(포세린 타일, 모자이크 타일)수전 및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금산도기(수입)주방가구 및 붙박이장 ▶ 현장제작(18T 자작나무 위 오일스테인 2회)조명 ▶ 을지로 국제조명(LED 펜던트 등, T5)현관문 ▶ 제작(갈바 위 불소수지도장)|방문 영림도어 ABS도어조경 및 시공 ▶ 건축주 직영공사설계 ▶ DD건축사무소 070-4799-1009 www.archi-dd.come) 벽에는 책장을 만들어 서재처럼 거실을 쓴다. 언제든 옆 창을 통해 마루에 드나들면서 자유롭게 책을 읽는다 큰 창과 테이블, 펜던트 조명을 활용해 카페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 공간을 현대 생활 양식에 맞추기 위해 대청마루가 실내 바닥으로 재구성돼 공간이 배치됐다. COST INFO마루 디딤돌은 오랜 세월 지역을 지켜온 장항제련소에서 채취한 돌로 만들어 정취를 자아낸다. PROCESS일상을 누리기 위해 고쳐야 할 부분이 많았던 집.예산이라는 한계와 보존이라는 희망 사이에서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다.1. 배관/ 실 배치에 맞춰 모든 배관을 새로 시공하면서 공간별로 다른 레벨을 맞췄다.2. 철거/ 단열과 기밀에 취약했던 기존 흙벽을 철거했다.3. 조적/ 공간 배치에 맞춰 벽체를 새로 조적하며 후면 증축부를 보강했다.4. 설비/ 실내 바닥에 난방 XL관을 배관했다.5. 콘크리트/ 레벨에 맞춰 바닥 방통 공사를 했다.6. 목공사/ 철거한 벽체를 대신해 경량목구조에 단열을 보강한 벽체를 세웠다.7. 방수/ 지붕 방수페인트 처리와 함께 벽체에 투습방수지를 시공했다.8. 가구/ 실내 바닥재(마루) 공사와 책장, 창살 등 소목 과정을 진행했다.9. 타일·가구/ 주방 가구를 직접 제작하면서 벽체 및 바닥에 타일을 마감했다.TIP | 건축주 부부가 제안하는 귀촌 학교 팁5 - 대문이 있는 사랑채는 현재 먼저 외부를 손보고, 내부는 천천히 여유가 생기는 대로 고쳐나가기로 했다.“귀농과 귀촌은 구분해서 준비하세요” 흔히 귀농·귀촌이라는 표현으로 묶지만, 사실 이 둘은 겹치기도 하면서 어느 정도 다른 개념이다. 귀농은 농촌 이주와 함께 직업 농업인이 되겠다는 의미고, 귀촌은 주거지만 농촌으로 이동하는 것에 가깝기 때문. 그래서 준비도 다를수 밖에 없다. 상당수 귀촌학교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것(건축주 부부는 서천군 귀촌학교 수료)으로, 기본적인 농촌 사회 분위기나 대처 요령, 처세를 세밀하게 가르쳐주지만, 농업을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다면 무조건 농촌으로 가기보다 오히려 수도권 농업기술센터나 서울, 인천, 경기도에 위치한 농업학교(세부 명칭은 다름)가 더 나을 수 있다.한옥 외관을 유지하면서 가장 크게 손을 본 부분은 바닥과 벽체. 한옥의 특징인 공간별 바닥 레벨 차이를 균형 있게 맞추고, 대청마루가 실내로 바뀌면서 난방 공사가 뒤따랐다. 벽체는 단열재를 강화한 경량목구조로 새로 세웠다. 실내는 주방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거실과 작업실이 자리했고, 안쪽 깊숙한 곳에 두 방과 욕실이 배치됐다. 전반적으로 벽과 기둥, 천장 서까래가 화이트와 우드컬러의 전통적인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뒷마당과 연결된 창은 그 너머 대나무 숲을 액자처럼 비추며 미니멀한 포인트로 기능한다.곧 태어날 예정인 아이와 함께 집에서 만들어나갈 앞으로가 더욱 설렌다는 부부. 그런 부부에게 건축가는 대나무숲이 병풍처럼 지켜주는 이곳에서 가족이 편안한 삶을 누리길 바라며 ‘임안재’라는 집 이름을 선물했다. 두 사람의 일생이 옮겨오고, 또 한 사람의 일생이 새로 시작될 임안재. 그 이름처럼 포근한 농촌 라이프를 이어가길 바라본다.취재_신기영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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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7
벽 너머가 공간이 궁금한 제주 민박집
마을길을 따라 길게 놓인 벽 너머, 제주 속 또 다른 제주가 있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다른 이들과도 나누고 싶어 문을 연 아늑한 민박집이다.도로에서 보이는 건물 전경SECTION ②주방/식당 ③욕실 ⑤거실 ⑦수영장 ⑨방 해외 주재원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남편을 따라 어린 아들을 데리고 바다를 건넜다. 그렇게 시작된 타국에서의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즐겁기보단 서러움이 밀려왔다. 향수병이었다. 더 이상은 견디기 힘들다는 판단 하에 그녀는 한국으로 돌아올 계획을 세웠다. 종착지는 ‘제주’였다.“제주 이민자가 늘고 있다는 소식이 한창이던 즈음, ‘아, 이곳이다’ 싶었어요. 바쁜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은 언젠가 한적한 곳에서 조용하게 살고픈 생각을 한 번쯤 하잖아요.”가족들과 함께 한 제주 여행의 소중하고 즐거웠던 추억은 섬 생활 결심에 힘을 보탰다.넓지 않은 면적이지만, 큰 창을 설치함으로써 개방감을 살렸다.도로와 건물 사이로 긴 벽을 세웠다. 벽 사이 구운 대나무는 집을 시골 풍경 속에 녹아들게 한다. 물론 넓디넓은 제주 땅에서 어디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였다. 고민이 거듭될수록 정보에 대한 한계와 어려움에 부딪혔다. 결국 남편을 뒤로 한 채 그녀는 아이와 제주행 비행기에 무작정 몸을 실었다. 일단 살아봐야 했다. 이미 제주의 땅값과 집값은 오를 대로 오른 상황. 늦은 감은 있었지만, 이왕 왔으니 열심히 발품을 팔았다.돌담과 벽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외부 공간건물의 입면을 다채롭게 해주는 2층 방. 수영장을 굽어보는 삼각형의 창과 하늘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빛을 받는 천창, 그리고 멀리 삼방산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통창이 내부에 숨겨져 있다. “그나마 조금 익숙해진, 처음 정착한 동네 위주로 적당한 땅을 알아보았어요. 그런데 뭐든 다 때가 있다고들 하잖아요. 마침 원하는 면적의 터가 매물로 나왔고, 지인의 소개로 건축가까지 만났죠.”집짓기의 ‘집’자도 모르던 그녀에겐 하나부터 열까지 큰 도전이었다. 이웃과의 소통도, 건축비 외 예상치 못한 만만찮은 비용도 복잡하고 힘들었다. 다행히 주변의 도움이 있어 무사히 공사를 마쳤다.siteHOUSE PLAN대지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대지면적 ▶ 321㎡(97.1평)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80.49㎡(24.35평) │ 연면적 ▶ 88.97㎡(26.91평)건폐율 ▶ 25.70% │ 용적률 ▶ 27.70%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6.3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단열재 ▶ 벽 – 비드법단열재 2종(가등급) 70㎜ / 지붕 – 비드법단열재 2종(가등급) 150㎜외부마감재 ▶ 외벽 – 백색 스터코 위 오염방지코팅, 구운 대나무 / 지붕 – 파쇄석 마감담장재 ▶ 제주자연석 │ 창호재 ▶ 윈센 24㎜ 로이복층유리에너지원 ▶ 기름보일러시공 ▶ 정윤기 │ 설계 ▶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거실에서 본 수영장의 모습 1층 가장 안쪽에 배치된 거실 및 침실은 안정적이면서 프라이버시가 확보된 공간이다. 중간에 놓인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2층 방과 연결된다. 그리고 이곳에 살겠단 처음 계획과 달리 그녀는 민박집 주인이 되었다.“고민했던 집 구조와 공간을 사람들이 좋아하고 이렇게 집을 짓고 싶다는 말을 건네줄 때마다 그간의 고생이 잊힐 만큼 기쁘고 뿌듯했어요. 그래서 많은 이들과 이 공간을 공유하면 어떨까 하고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처음 제주에 왔을 때처럼 지금 선택에 후회는 없다. 그저 현재의 즐거움만 있을 뿐이라고 그녀는 전한다.투명 창은 건물 안과 밖의 구분을 없앴다. 채광 좋은 주방 및 식당 공간 도로와 길게 면하는 대지에 지어진 집도로와 면해 있는 길고 좁은 대지의 특성상 도로와 주택의 관계에 대한 아이디어가 무엇 보다 중요했다. 특히 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음과 가족의 프라이버시 확보는 설계의 관 건이었다. 따라서 단순하게 도로와 건물과의 사이를 벽이라는 가림막으로 막아버리는 일 차원적인 방식보다는, 일종의 ‘켜’를 두고 두 공간이 상호 대응할 수 있는 방향을 찾고자 했다.이곳을 설계한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이성범, 고영성 소장은 긴 벽 사이에 6cm 직경의 구운 대나무를 일정 간격으로 촘촘히 세워 내부를 가려주면서도 작은 바람 길을 열어주 는 방법을 택했다. 이러한 자연 소재의 입면이 벽의 일부를 채움으로써 새롭게 들어선 낯 선 건물은 한가로운 마을 풍경 속에 녹아들었다. 특히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바뀔 대나무의 색감은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새하얀 스터코 입면에 소소한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집 안 어디에서도 마주할 수 있는 수공간. 낮에는 따스한 햇볕이 수면에 일렁이고, 저녁에는 낮게 깔린 간접등으로 분위기를 돋운다. 필요한 가구만으로 깔끔하게 정리된 거실 벽 뒤에 숨겨진 5+1의 공간대부분의 건축주는 주택 계획 시 주거와 외부 공간과의 연결, 그리고 그 활용도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녀 또한 외부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이는 설계 방향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단 건축가는 대지를 나눠 벽이 아닌 ‘공간’과 ‘유리’로 각각을 구분했다. 먼저 입면의 연장선상에 있는 ‘주출입구 마당’은 주차장 혹은 외부 액티비티 공간으로, 포근하게 조성 된 조경수와 벤치의 ‘안마당’은 이웃과 담소를 나누는 장소가 된다. 앞마당과 후정, 수영장에 면한 ‘주방·식당’은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는 가족을 위해 집의 중심에 두 고, 어디서든 바라볼 수 있는 중정에는 ‘수공간’을, 1층 가장 안쪽에는 ‘침실·거실’을 놓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공간인 3평 남짓의 방은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나타나는 독립적인 실로, 이는 이곳만의 특별한 입면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6개의 공간이 집을 가득 채웠다.제주에 온 지도 벌써 4년 차. 원하는 길을 찾을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준 남편의 따뜻한 배려로 그녀는 진정한 행복을 찾았다. 긴 벽 너머 그곳에서 말이다.2F – 9㎡1F – 79.97㎡폴딩도어를 설치하여 내·외부가 긴밀하게 연계될 수 있게 한 식당과 주방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친환경 수성페인트, 도장 / 바닥 – 포세린 타일 | 욕실 및 주방 타일 ▶ 포세린 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배이스노트 | 주방 가구 ▶ 한샘조명 ▶ 라이마스, 을지로 다음조명 | 계단재·난간 ▶ 철제 계단 + 평철 난간현관문 ▶ 윈센 시스템도어 | 방문 ▶ 자작나무 합판 제작 도어 | 데크재 ▶ 방킬라이 15mm건축가_이성범, 고영성[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이성범은 한양대학교대학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공간건축에서 실무를 쌓았다. 조선대학교 건축과 객원교수로 재직 중이며, BF(Barrier Free)인증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영성은 한양대학교대학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솔토건축을 거쳐 2011년 디자인연구소이엑스에이를 개소했다. 이후 2013년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로 상호를 변경해 현재까지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010-8628-7477, 010-3311-3278 |www.formativearchitects.com취재_김연정| 사진_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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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7
현실과 이상을 감안한 30년 된 작은집 리모델링
요즘이라면 협소주택이라고 불릴 정도로 좁고 작은 집이 하얀색 외관과 모던한 인테리어를 입고 재탄생했다. 아파트 대신 월세 받는 집을 택한 현명한 신혼부부의 고민이 담긴 집이다.원래 붉은 벽돌이던 외관은 완전 교체하기 보다 흰색으로 미장만 칠해 새롭게 분위기를 냈다. 이지훈, 진현정 씨 부부에게 2018년은 참으로 뜻깊은 한해로 기억될 것이다. 올해 1월 결혼을 했고, 연말에는 아이가 태어날 예정이며 이들이 함께할 신혼집 마련까지 모두 같은 해에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업무 강도가 높은 직종의 맞벌이 부부인 이들은 출퇴근과 육아를 병행하기 위해 서울에 집을 구해야 했고, 무리해서 아파트를 구입하는 대신 구옥을 사서 리모델링하는 방식을 택했다.BEFORE아직도 흔히 볼 수 있는 80년대 스타일 붉은 벽돌집이었던 이전 모습. 실내 역시 마감재가 오래 되어 교체가 필요했고,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창의 크기도 일부 조정하고 새로 달아야 했다.전체적으로 화이트와 그레이 계열로 꾸민 실내. 우드슬랩 테이블이 공간의 중심을 잡아준다. 물론 이 역시도 대출이 필요했다. 그러나 아파트는 가격이 오른다 하더라도 팔고 나야 결국 수익이 생겨 매달 이자는 월급으로 메워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을 터. 공간 일부를 임대해 발생하는 수익을 대출 이자로 갚고, 부부가 벌어들이는 월급을 저축한다면 생활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으리라 판단했다. 한국에서 집을 마련한다는 것이 단순히 거주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 지 오래된 상황에서 이제 함께 발을 내딛는 부부가 찾은 현실과 이상의 타협점이었던 것이다.현관 옆 작은 공간은 세탁기와 건조기, 청소용품과 다림질 도구 등을 보관한다.길게 구성한 주방. 냉장고는 자주 이용하기 때문에 밖으로 빼고, 조리 공간은 빛이 잘 들도록 ‘ㄱ’자 면을 따라 창을 내었다. 발품을 팔아 겨우 찾은 집은 대지면적 20평, 건축면적 9평의 30년 된 작은 구옥이었다. 처음에는 인테리어 업체에 리모델링을 맡기는 것도 고려했지만 법규, 구조, 내부 수도시설 정비까지 거치며 건축가에게 맡기길 잘했다고 건축주는 말한다.오래되고 다루기 까다로운 집의 재탄생을 도와준 이는 스튜디오 GOTT의 오현일 소장. 오 소장은 “여러 가지 조건상 외관에는 큰 변화를 주기 어려워 내부에 충실한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잡았고, ‘우리가 살고 싶어야지 임차인에게도 매력적일 것’이라는 건축주 뜻에 따라 임대 공간까지 실용적이도록 애썼다”고 소회를 밝혔다.TV가 없는 거실 테이블에 마주 앉은 부부와 반려묘 까뮈 / 필요한 가구만 둔 간소한 부부 침실. 침실을 비롯해 실내 면적이 크지 않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큰 펜던트등 대신 매립형 LED 조명과 선을 강조한 간접 조명을 사용했다.계단실은 기존의 골조를 살려 제작되었고, 데드스페이스가 없도록 아래 공간엔 창고와 책장을 짜넣었다. 계단실 도어 하부에는 캣도어를 달아 반려묘 까뮈가 이동하기 편하다. HOUSE PLAN대지위치 ▶ 서울시 성동구 | 대지면적 ▶ 68.40㎡(20.69평)건축면적 ▶ 31.68㎡(9.58평) | 연면적 ▶ 93.18㎡(28.19평)건폐율 ▶ 46.31% | 용적률 ▶ 84.47% | 최고높이 ▶ 10.59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벽 : 연와조, 지붕 : 철근콘크리트 + 샌드위치 패널단열재 ▶ 벽 - 수성연질폼 50mm(내단열) , 압출법보온판 특호 20mm외부마감재 ▶ 외벽 - 기존 적벽돌 위 비닐계 페인트(백색)창호재 ▶ PVC 단열이중창호 | 에너지원 ▶ 도시가스 보일러총공사비 ▶ 1억 120만원 (설계비 및 부가세 미포함)시공 ▶ 어울림 인테리어 이영창설계 ▶ Studio-GOTT 오현일계단 개구부 주변은 난간 대신 삼각형 모양으로 타공된 스테인리스 스틸 판을 배치했다. / 한쪽 면 전체를 거울로 마감해 더욱 넓어 보이는 욕실은 집 규모에 비해서도 꽤 큰 편이다. 타원형 욕조와 비정형의 천장 조명, 삼각형 세면대가 인상적이다.마당이 없는 대신 옥상 정원이 외부 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어닝 아래 나란히 배치한 캠핑 의자, 쌈채소를 심은 선반형 텃밭, 귤나무가 심긴 화분 등이 거주자의 삶을 상상케 한다. 저층부 2세대는 임대를 주고 건축주는 상층부를 쓰기로 했다. 작은 거실과 주방, 세탁실과 침실을 콤팩트하게 배치한 아래층, 서재와 함께 집의 규모에 비해 과감히 투자한 욕실로 채운 위층으로 구성되었다. 욕실은 퇴근 후나 주말에도 업무를 보는 남편을 위한 아내의 특별한 선물이다.그러나 번듯하고 아늑한 공간 뒤에는 녹록지 않았던 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어 있다. 아파트에 비해 단독주택은 은행 대출도 잘 나오지 않는 편인 데다 정부 지원정책도 아파트 위주였던 것. 그뿐만 아니라 지적 상황과 현황의 차이에서 오는 이웃과의 갈등, 시공상의 민원 등 예상하지 못한 변수들이 복병처럼 숨어 있어 마음고생도 적지 않았다. 이 과정 자체를 일종의 인생 공부라고 여기고 함께 의지하며 헤쳐나간 두 사람의 긍정적인 에너지가 없었다면 집을 완성하기 훨씬 어려웠을 거라 전했다.업무가 많은 남편을 위한 서재. 오디오 장비와 빔 프로젝터를 두어 취미 공간 및 아지트로 쓰인다. 오 소장은 “규모만 두고 보면 작은 프로젝트이지만, 현재의 사회적 상황, 도시재생과 재개발 이슈 등이 얽힌 조건 속에서 개인이 내놓을 수 있는 작은 단위의 개성 있는 해결책으로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였다”고 덧붙였다.건축주 부부 역시 크게 신경 쓸 것이 없는 아파트와 달리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주택은 마냥 낭만적이건 아니라고 보탰다.2F – 26.10㎡ / ATTIC – 21.32㎡ 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욕실 ⑤방 ⑥세탁실 ⑦계단실 ⑧서재 ⑨옥상 테라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수성페인트, 실크벽지 / 바닥 – 윤현상재 수입타일, 구정마루, KCC 강화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Granite Grosseto |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주방가구 ▶ 건축주 지정 주방가구 | 조명 ▶ 린노, 휴빛조명, 비츠조명 계단재·난간 ▶ 스테인리스 스틸 타공판 3T, 스틸플레이트 난간 8T 현관문 ▶ 갈바 현관문 위 비닐페인트 도장(진회색) 방문 ▶ 예림도어 | 붙박이장 ▶ 현장 제작콘크리트 계단 바닥과 난간벽만 색을 달리해 입체감이 느껴진다. 각 세대의 현관문도 그레이톤으로 통일했다. “집이 크진 않지만 작은 대로 맞춰서 살게 되는 것 같아요. 공간이 협소한 만큼 자연스레 물건을 덜 사게 되고,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하던 남편은 옥상을 꾸민 뒤로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 텃밭에 물을 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요.”부부와 반려묘 까뮈, 이제 얼마 안 있으면 태어날 아이까지 품을 보금자리가 보는 관점에 따라 그리 크지 않아 보일 순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놓치지 않으면서 가족의 라이프스타일까지 알뜰히 담은 이 집에, 규모의 크고 작음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해 보인다.건축가_오현일[스튜디오 GOTT]고려대학교와 뉴욕 컬럼비아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건축을 수학했다. 유럽의 OMA와 UNStudio에서 실무를 시작하였으며, 현재 Studio GOTT의 대표이자 이화여자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UIA(국제건축가협회) 국제공모전 대상, 미국건축가협회 주관 TOGS 국제공모전 등에서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제주 오조리 주택, 갤러리 주택, 세종 신사재, SD 다세대 주택작업과 HB 상업시설 등의 건축 및 전시작업이 있다.02-2043-9077 | www.studio-gott.com취재_조성일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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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0
평범하지만 흔치 않은 모악호수 쌍둥이집
단순한 외관의 하얀 집. 집의 진가는 가까이 다가갔을 때 온전히 드러난다. 대지 위 꼭 닮은 두 채의 건물 속에서 쌍둥이 남매의 웃음소리가 오늘도 맑게 퍼져나간다.전라북도 완주군 구이면에 자리 잡은 모악호수마을에 은은한 회백색 빛을 품은 단정한 집이 지어졌다. 직장의 이전으로 서울에서 전주로 내려온 젊은 부부는 평소 꿈꾸던 전원생활을 실현하기 위해 17년간 유럽에서 활동한 건축가에게 평범하지만 흔치 않은 집을 요청하였다.건축가는 건축주와 처음 대지를 방문했을 때 주택 단지 남서쪽 끝자락에 자리하고 지대가 높은 곳임을 확인한 후, 주택 2층에서 서측 모악산과 동측 구이저수지를 바라보는 모습을 그렸다.SECTION ③손님방 ④거실 ⑤다이닝룸 ⑧보일러실 ⑪주차장 ⑬드레스룸 ⑭아이 방 ⑰다락 정남향 정원으로 이어지는 주택 전면과 데크 / 이웃과 동측 소로로부터의 프라이버시 확보를 고려해 조경을 배치했다. 주거동과 이의 1/3로 축소된 주차동은 각각 알루미늄 골판, 폴리카보네이트 골판 마감으로 형태와 질감의 일체감을 주었다.건축주 또한 40평대의 소규모 단독주택이지만 단층보다 복층에 대한 로망이 있던 터였다. 지붕이 있는 주차장을 위해 건물은 주거동과 주차동으로 나뉘었고, 건물 배치는 순리대로 이루어졌다. 대지 북측에 접한 막다른 진입도로로 주차동에 들어서면 주거동과의 좁은 사이공간, ‘골목’이 나타난다. 주거동 전면에는 남측과 서측의 경관녹지까지 연속된 정남향의 푸른 정원이 펼쳐진다. 정남향으로 면이 긴 직사각형 모양의 주거동은 넓은 정원을 통해 얻은 채광을 최대로 끌어들이고 있다.HOUSE PLAN대지위치 ▶ 전라북도 완주군대지면적 ▶ 571.70㎡(172.94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 다락건축면적 ▶ 112.03㎡(37.75평) | 연면적 ▶ 157.43㎡(47.62평)건폐율 ▶ 19.60% | 용적률 ▶ 27.53%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8.44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일본 중목구조(프리컷 철물구조)단열재 ▶ 외벽 – 에코필 105mm / 지붕 – 수성연질폼 300mm 발포외부마감재 ▶ 외벽, 지붕 – 알루미늄 골판(회백색 분체도장)창호재 ▶ 삼익 Inoutic 43mm PVC 로이삼중유리(에너지등급 1등급) | 에너지원 ▶ LPG기계·전기·설비·통신 ▶ ㈜태인엠이씨총공사비 ▶ 4억5천만원(설계비, 인테리어, 조경 제외)시공 ▶ 디자인 아프리카설계 ▶ ㈜후소 파트너스(HUSO+Partners)외부 조명으로 집의 선이 더욱 뚜렷하게 살아나는 모악호수 쌍둥이집자연 친화적인 주택을 희망한 건축주의 요구에 따라 내진설계가 적용된 일본 중목(프리컷 공법)을 구조재로 하고, 최근 주택 시공에 주로 사용되는 컬러강판 지붕과 스터코 외벽을 피하고자 알루미늄 골판을 외장재로 선택하였다.목조의 친근함과 골판의 볼륨 있는 질서로 단순하면서도 입체감 있는, 모던하면서도 클래식한 정서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 심플함과 깔끔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붕과 외벽을 회백색으로 도장 처리된 알루미늄 골판으로 일체화하고 재료의 겹침선이 없도록 최대 길이 8.2m의 알루미늄 골판을 원피스(one-piece)로 제작·시공했다.1층 거실에서 즐기는 대나무 숲 다락방과 아이방에는 여닫이 나무 창문이 있어 다이닝룸을 중심으로 소통할 수 있다. 주차장 또한 목구조이면서 야간에 불을 켰을 때 주차동 전체가 하나의 조명기구처럼 보이도록 구조체가 실루엣으로 드러나는 반투명 폴리카보네이트를 외장재로 사용하였고 주거동과 같은 결이 되게끔 폴리카보네이트 골판을 선택했다. 북측 현관을 통해 실내로 들어서서 성문 같은 대형 목재 중문을 열면 자연을 한층 끌어들인 대나무 숲과 마주하게 된다.이 대나무 숲은 모든 실과 소통하게 계획되어 집 안 어디에서든 바라볼 수 있다. 백색 친환경페인트로 도장된 실내 벽, 자작나무 천장, 그리고 노출된 중목기둥들은 서로 조화를 이루며 그 자체로 인테리어 효과를 가진다. 내부 마감이 모두 자작나무 합판으로 된 아이 방은 특별히 지붕 아래 또 다른 박공지붕 모양의 천장을 만들어 공간적 아늑함을 주었다. 각각의 실마다 바닥 레벨 차이를 두거나 천장고의 변화를 통해 공간적 다채로움을 더했다.노출된 중목구조의 원목 기둥과 또 하나의 박공지붕 천장으로 다채로운 2층 공간이 완성되었다. 평상 느낌의 툇마루가 있는 손님방. 바닥을 열어 평상 밑 공간에 수납이 가능하다. / 2층 가족실의 수납 의자에 앉아 창밖 모악산의 풍경을 바라보는 모녀 이 집은 현관 외에는 신발 신을 일이 없다는 것이 특징인데, 특히 화장실이 있는 욕실은 단차 없이 건식 바닥으로 시공되어 거실처럼 맨발 출입이 가능하고, 바닥 난방이 들어와 또 하나의 확장된 거실이 된다. 또한 방 창문마다 커튼 대신 미닫이 덧문을 달아 채광을 조절할 수 있어 관리가 용이하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강남제비스코 프리미엄 친환경 도장, 자작 합판 / 천장 – 자작 합판 / 바닥 – LG하우시스 강마루, 에폭시 도장, 포세린 타일욕실 및 주방 타일 ▶ 국제 포세린 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바인도기주방 가구 ▶ 한샘 + 현장 제작 | 조명 ▶ 태광조명붙박이장 및 가구 ▶ 현장 제작 | 계단재·난간 ▶ 자작 합판 + 평철 난간(백색 분체 도장)데크재 ▶ 합성목재 | 현관문 ▶ 대성 방화단열도어중문 ▶ 자작 합판 현장 제작 | 방문 ▶ 영림도어1F – 69.35㎡ / 2F - 57.14㎡ PLAN ①현관 ②욕실 ③손님방 ④거실 ⑤다이닝룸 ⑥주방 ⑦다용도실 ⑧보일러실 ⑨데크 ⑩정원 ⑪주차장 ⑫안방 ⑬드레스룸 ⑭아이 방 ⑮가족실 ⑯베란다 ⑰다락아늑한 아이방은 박공지붕 모양의 천장과 자작나무 합판 마감으로 동화 속 오두막을 떠올리게 한다. 침실과 복도, 드레스룸의 레벨 차이로 공간을 구분하고, 특히 침실은 원목 기둥을 일렬로 배열하여 채광 조절과 시선 차단 효과를 주었다.DETAIL 두 개의 닮은 건물동으로 계획되어 집 이름으로 ‘쌍둥이집’이 어떨까 했었는데, 설계 진행 중 건축주의 쌍둥이 임신 소식이 전해지면서 자연스레 이 집은 ‘모악호수 쌍둥이집’으로 불리게 되었다. 주거동과 주차동의 사이 공간을 통해 생겨난 ‘골목’은 앞으로 우리들의 오랜 추억을 간직할 곳이 되어줄 것이다. 넓은 정원과 골목 사이에서 신나게 뛰어놀 쌍둥이 남매를 상상하면 저절로 미소가 머금어진다. <글_ 현철우 >건축가_현철우[㈜후소 파트너스]오스트리아 빈 국립공대(TU WIEN)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유럽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져아키텍텐(Moserarchitekten)과 로렌츠 아틀리에스(Lorenz Ateliers)에서 실무를 익혔다. 현재 스위스건축사협회(SIA)등록 건축사이며, ㈜후소 파트너스(HUSO+Partners) 대표와 경남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051-808-3313 | www.huso.at취재_김연정 | 사진_윤준환ⓒ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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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0
지하층 채광과 환기를 해결하는 썬큰 활용법
아무리 환한 조명도 자연광에 비할 수 없고, 강제 환기장치도 자연 환기 와는 결이 다르다. 소위 ‘드라이 에어리어(Dry Area)’라고도 하는 썬큰을 그냥 비워두지 않고 다양하게 활용한 사례를 모았다.지하실 한가운데에 썬큰 공간을 두어 작은 정원을 꾸몄다. 건축주의 목공예 작품이 곳곳에 놓여 전시 공간의 역할도 겸한다.유하우스모든 실에 빛이 환히 들도록 목련 꽃잎을 형상화한 주택. 지하로 내려가는 통로를 내면서 계단식 조경과 함께 자연스레 썬큰을 내었다.GIP도심 속 주택이라면 지하에 썬큰 마당을 만들고 지상엔 생울타리로 둘러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방법도 있다.세담건축사사무소아치창과 인더스트리얼 스타일 인테리어로 꾸민 지하층은 썬큰 덕분에 음습하지 않고 따뜻한 공간으로 완성되었다.스페이스목금토건축사사무소 ©이남선TIP | 지하 썬큰 공간, 이것만은 알고 준비하세요▶ 지하층은 연면적에는 들어가지만 용적률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건폐율 때문에 사용하지 못하는 대지 내에 지하를 만들고 썬큰을 낼 수 있지만, 그만큼 지상 마당 면적이 줄어드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지하층은 터파기나 골조공사 등 지상층보다 공사비용이 약 30% 더 소요된다. 대지가 암반 지역은 아닌지, 물이 많지는 않은지 등 사전 조사 후 득과 실을 비교해 진행해야 한다.▶ 지하층 거실 바닥면적이 50m2 이상이라면 직통 계단 외에 피난층 또는 지상으로 통하는 비상 탈출구 및 환기통을 설치해야 한다. 직통 계단이 2개 이상이라면 하지 않아도 된다.건물 중심부의 보이드는 중정이면서 지하에서는 썬큰 역할을 한다. 마당과 건물을 연결하는 브리지가 이 공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다.스튜디오 꾸씨노 ©이재성당구실, 홈바, A/V룸으로 쓰는 남편의 지하 취미 공간. 어두운 조명이 제법 어울리는 곳이지만, 썬큰은 환기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리슈건축 ©임재철사우나 시설과 욕실과 면해 마련한 썬큰에 미니 정원과 함께 입욕 시설을 두었다. 마 치 리조트에 온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SG건설구성_조성일 | 사진_주택문화사DBⓒ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5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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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0
작은 행복이 소복이 쌓이는 세종 소복소복 하우스
‘기본’에 충실해 더욱 든든한 목조주택. 이곳에서 가족의 새로운 일상엔 매일 소소한 기쁨이 따스하게 스민다.해가 잘 드는 마당을 향해 열린 ‘ㄱ’자로 앉힌 집. 데크 공간은 외장재 컬러를 달리해 포인트를 주었다.마당에서 배드민턴을 치며 즐거운 휴일을 보내고 있는 가족의 모습 우연히 ‘소하건축사사무소’를 만난 건축주 이기풍, 이잔디 씨 부부는 심플하면서도 전형적이지 않은 주택 포트폴리오가 참 좋았고, 그길로 건축가와 연을 맺었다. 그리고 남은 건 적당한 시공사를 찾는 일. 마음에 드는 집의 주인에게 조언을 구하는 등 사전 조사까지 꼼꼼하게 마친 부부는 ‘HNH건설’과의 첫 미팅 자리에서 계약을 확정했다. 선배 건축주의 생생한 후기도 결정적이었지만 HNH건설 김대영 대표의 진심 어린 태도 또한 믿음직스러웠다는 후문. 세종시 소복소복 하우스는 집짓기의 모든 과정을 블로그에 기록할 만큼 애정이 남달랐던 건축주와 설계자, 시공자의 소통과 합이 이루어낸 근사한 삼중주다.SECTION 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식당 ⑩창고 ⑪데크 ⑮서재 ⑯안방 ⑰아이방 주차장 블록 시공부터 조경까지 모두 건축주 이기풍 씨가 손수 작업했다. / 창을 최소화해 프라이버시를 확보한 주택 측면 기본과 원칙만 잘 지켜도 튼튼하고 좋은 집을 지을 수 있지만, 이는 많은 건축 현장에서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곤 한다. 소하건축사사무소 최성호 소장, HNH건설 김대영 대표는 ㈔한국목조건축협회에서 시행하는 ‘5-STAR 인증제도’의 인증 위원이기도 하다. 5-STAR 인증제도란 목조주택 시공의 전 과정을 8개 항목 69개 검사 절차를 통해 검증하는 감리제도. 소복소복 하우스는 목구조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설계 도면을 토대로, 원칙에 입각한 시공이 철저하게 이루어진 목조주택 건축의 정석인 셈이다.HOUSE PLAN대지위치 ▶ 세종특별자치시 고운동 │ 대지면적 ▶ 323㎡(97.71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101㎡(30.55평) │ 연면적 ▶ 168.55㎡(50.99평)건폐율 ▶ 31.27% │ 용적률 ▶ 52.18%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8.74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경량목구조 외벽 : 2×6 구조목, 내벽 : S.P.F 구조목 / 지붕 - 2×10 구조목 |단열재 ▶ 그라스울 25K(에너지세이버)외부마감재 ▶ 외벽 – 케뮤 세라믹사이딩, 이낙스 호소와리보더, 루나우드 / 지붕 - 컬러강판 창호재 ▶ 알파칸 70mm PVC 3중유리 시스템창호(에너지등급 1등급)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타이 │ 에너지원 ▶ 도시가스조경석 ▶ 데카스톤(주차장) │ 조경 ▶ 건축주 직영 │ 구조설계 ▶ 위너스BDG설계 ▶ 소하건축사사무소 www.sohaa.co.kr시공 ▶ HNH건설 1522-3723 https://cafe.naver.com/withhnh현관을 지나 복도 끝 주방을 향해 바라본 모습 / 계단 아래 아지트 같은 미니 드레스룸 벽면 가득 자작나무로 책장을 짜 넣은 다실 내부 현관 앞 바로 이어지는 세면대와 세탁실, 화장실 “전체 공사 금액 견적을 받고 계약하는 기존의 ‘턴키 방식(일괄수주계약)’이 아닌 ‘실비 정산 시스템’인 점도 좋았어요. 자재 변경도 자유롭고, 들어간 비용만큼 집의 품질이 높아지는 방식이라 합리적이고 투명한 예산 운용이 가능했거든요.”건축주 이기풍 씨는 봉투에 잘 정리된 영수증을 처음 받았을 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전했다.POINT 1 - 탄탄한 기초 공사벽체가 서는 기초의 수평을 완벽하게 맞추기 위해 두 개의 레이저를 동시에 가동하여 레벨을 세심하게 체크하고, 부족한 부분은 그라인더로 다듬어 오차를 최소화했다.POINT 2 - 기본에 충실한 골조안전하고 튼튼한 집을 위해 원칙 엄수는 기본. 골조 간격을 철저하게 지키고, 하중이 집중된 부분에 공학목재와 보강철물을 정확하게 적용하여 구조적으로 안전을 기했다.오픈 천장으로 시원한 공간감을 자랑하는 1층 거실. 적절한 위치의 개구부와 실 배치로 가족의 소통을 위한 열린 공간을 완성했다.주방 및 식당에서 계단실을 향해 바라본 모습. 1층 아늑한 평상에는 형 준서가, 계단참의 오픈 서재에는 동생 준후가 책을 읽고 있다. 1층 평상 아래에는 수납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렇게 완성된 집은 ‘ㄱ’자 형태로 마당을 감싸 앉는다. 하자를 최소화하고 관리의 수고를 덜기 위해 경사지붕의 단순한 형태로 디자인하고, 외장재 역시 오염이 적은 세라믹 사이딩과 타일을 선택했다.집 안으로 들어서면 복도 끝에 주방이 자리하고, 싱크대 앞에 서면 창 너머로 다실, 거실과 오픈 서재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외출 후 동선을 고려하여 현관에서 욕실, 세탁실, 계단실 아래 드레스룸을 이어지게 배치하고, 독서를 즐기는 가족을 위한 공간도 잊지 않았다. 계단참을 활용한 중층 개념의 오픈 서재, 벽면에 책장이 가득한 다실, 오픈 서재 아래 평상, 2층 복도의 창가 벤치 등 집 안 곳곳에서 가족은 매일 나만의 꿈을 키운다.집 안의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주방은 다용도실을 과감하게 없애고 간소하게 구성했다.폴딩도어를 여닫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데크 공간. 평소 건축주 부부가 차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2F – 67.55㎡ / 1F – 101㎡ PLAN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식당 ⑤복도 ⑥화장실 ⑦다실 ⑧세면실 ⑨세탁실 ⑩창고 ⑪데크 ⑫마당 ⑬드레스룸 ⑭파우더룸 ⑮서재 ⑯안방 ⑰아이방아이와 부모가 자유롭게 소통하고 사계절 변화를 느낄 수 있기를 원했던 건축주 부부의 바람을 담아, 집은 수직·수평 모두 열린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다실-거실-데크 공간-마당’으로 이어지는 수평적 연결에서 지붕과 폴딩도어가 있는 데크는 주택 내·외부를 잇는 핵심 공간. 필요에 따라 거실을 확장한 실내 공간이, 마당을 확장한 야외 공간이 되기도 한다. 수직으로는 계단참의 서재가 공용공간 중심의 1층과 사적 공간 중심의 2층을 매개하는 역할을 하며, 시원하게 열린 거실에 공간적 재미를 더한다.1층과 중층 서재, 2층까지 공간의 수직적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시각적으로 확장되는 효과를 낸다. 2층의 긴 복도에는 원래 있던 가구의 사이즈에 맞추어 창가 벤치를 계획했다. 복도 끝에는 안방이 자리한다.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LG하우시스 벽지 / 바닥 – LG하우시스 강마루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영세라믹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 ▶ 리바트키친 3100G 루가노 │ 조명 ▶ 공간조명계단재·난간 ▶ 자작나무 + 평철난간 │ 현관문 ▶ 성우 스타게이트 단열도어중문 ▶ 영림임업 도어 + 망입유리 │ 방문 ▶ 영림임업 ABS도어데크재 ▶ 고흥석 버닝처리안방 역시 화이트 컬러와 자작나무가 조화를 이룬 인테리어 콘셉트를 그대로 적용해 편안하게 연출했다. / 높은 박공지붕 천장의 아이방. 건축주 부부가 직접 디자인, 제작한 벙커 침대가 놓였다.“준서·준후도, 동네 아이들도 제집 드나들 듯 자연스럽게 이웃집을 오가요. 어른보다 아이들 적응 속도가 훨씬 빠르더라고요.”마침 마당에 모인 아이들은 이름 모를 새 한 마리를 발견하곤 신이 나 있었다. 순진무구한 환호성에 부부의 얼굴에도 흐뭇한 미소가 서린다. 답답한 아파트 대신 마당 있는 집에서 유년 시절의 즐거운 기억을 선물해주고 싶었다던 두 사람의 소망이 이제 막 실현되고 있다.* 소복소복 하우스 건축일기https://blog.naver.com/love2u0취재_조고은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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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0
지형 레벨에 맞춰 6개 외부 공간을 풀어낸 벽돌집
김포 한강신도시 끝자락 낮은 언덕에 자리 잡은 집 한 채. 꿈을 쌓아 올려 완성한 벽돌집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족을 행복하게 한다.©류인근주택 생활은 오성수 씨의 오랜 꿈이었다. 어릴 적 뛰놀던 좁은 골목길, 이웃들과 어울리던 작은 마당. 언젠가 두 아이에게도 이런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누리게 해주고 싶었다. 때문에 신혼 초 아담한 아파트를 제외하곤 집을 사는 것조차 차일피일해온 그였다.SECTION 1. 주차장 / 2. 작업실 / 3. 작업실 뒷마당 / 4. 안마당 / 5. 포치 / 6. 현관 / 7. 거실 / 8. 주방 및 식당 / 9. 화장실 / 10. 서재 / 11. 주방 뒷마당 / 12. 계단실 / 13. 침실 / 14. 드레스룸 / 15. 욕실 / 16. 가족실 / 17. 테라스 / 18. 잔디마당 / 19. 옥상 테라스 / 20. 다락 주택의 정면. 주차장 쪽 가늘게 보이는 디자인 기둥은 매스가 떠 있는 느낌을 강조해준다 잔디마당에서 바라본 건물. 작은 신전과 같은 분위기가 신비롭다. 늘 바랐지만, 집짓기의 시작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네 식구에게 적당한 땅을 찾는 것도, 아이들의 통학과 교육 문제 등으로 반대하는 아내를 설득하는 것도 그가 떠안은 숙제였다. 그러다 한참 만에 한 대지와 마주했다.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아내가 걱정하던 부분까지 말끔히 해결해준 고마운 곳이었다. 이후 지인의 소개를 받아 건축가를 만났고 지난해 11월, 그토록 고대하던 내 집을 완성했다.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김포시 │ 대지면적 ▶ 446㎡(134.91평)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 다락건축면적 ▶ 88.65㎡(26.81평) │ 연면적 ▶ 200.36㎡(60.61평)건폐율 ▶ 19.88% │ 용적률 ▶ 36.57%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9.39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비드법보온판 2종1호외부마감재 ▶ 외벽 저층부 – 콘크리트벽돌(두라스택 S390 베이직그레이) / 외벽 상층부, 지붕 – 점토벽돌(삼한C1 고토미S)담장재 ▶ 노출콘크리트, 스틸파이프 │ 창호재 ▶ 이건 알루미늄창호 (투명로이 3중유리)전기·기계·설비 ▶ 정연엔지니어링 │ 토목 ▶ 한터이엔씨구조설계(내진) ▶ 용우엔지니어링 │ 시공 ▶ 건축주(오성수) + 티에스건설(유원상)설계·조경 ▶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계단을 올라 집과 안마당으로 이어진다. ©류인근 서로 다른 레벨과 바닥 마감을 가진 잔디마당과 안마당“지금은 4층까지로 변경되었는데, 설계 당시 2층 이하 층수 및 건폐율 제한으로 원했던 바를 모두 담아내기엔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밖으로는 그리 화려하지 않아도 되니 내실 있는 집을 만들어 달라 부탁드렸죠.”설계는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에서 맡았다. 신현보 소장은 “가족이 요구사항과 제약적인 부분을 신중히 검토하고 적극적인 외부 공간을 계획함으로써 법규로 인한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노출 천장으로 단순하게 마감한 거실. 큰 창을 통해 바깥의 마당과 하나의 공간이 된다. 상부장 없이 깔끔한 주방 SPACE POINT20% 내부, 80% 외부 공간수도권 외곽 민간개발 교외 주택지는 주로 임야를 개발해 조성된다. 원활한 분양과 적절한 가격 형성을 위해 보통 100~200평 사이 규모로 분할한다. 이런 필지들은 법적으로 보전관리지역이나 녹지지역인 경우가 많아 대개 20% 건폐율 제한을 받는다. 즉, 대지의 크기를 따져보면 20~40평 정도의 건축면적을 갖게 되는 셈이다. 얼핏 생각하면 별로 좁지 않을 것 같지만, 아파트를 벗어나 주택에서 꿈꾸는 개방감과 자연과의 교류, 특별한 취미실, 창고 등을 고려했을 땐 상상 이상 높은 밀도의 공간일 수밖에 없다. 이 집 역시 밀도 높은 20% 내부 공간과 남겨진 80%의 외부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건물을 놓고 외부 공간을 여러 개로 나눠, 배치하고 남는 공간이 아닌 의도적 분할로 각각 고유한 성격을 갖게 했다. 제일 아래 진입공간부터 가장 위쪽 옥상정원까지, 서로 다른 크기와 둘러싸임, 위계를 가진 6개의 외부 공간이 만들어졌다.1. 진입마당넓은 폭의 계단과 벽과 같은 느낌의 대문이 있는 담장, 상부에 떠 있는 매스에 의해 완성된 진입마당. 대문을 밀고 들어가면 계단을 따라 현관 앞 포치까지 이어진다.2. 안마당진입 계단, 인접 대지, 잔디 마당과 단차를 이루면서 주 생활공간인 거실 및 주방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주 외장재를 연장해 벽돌 포장한 바닥은 다양한 야외 활동을 가능케 한다.3. 잔디마당안마당의 벽돌 포장과 대비되는 잔디와 나무, 펜스로 마감했다. 2층 가족실과 기단 위 테라스를 통해 이어지도록 하고, 이는 건물과 외부 사이 배경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4. 주방뒷마당 대지의 북측에 위치한 주방과 맞닿은 1층 뒷마당은 보조주방으로 기능하면서 잔디마당에서 출입할 수 있는 지름길로도 사용된다.5. 작업실 뒷마당 작업실과 연계된 지하 뒷마당은 실외기, 가스, 정화조 등 각종 설비 장치가 모이고 시작되는 곳이자 작업실의 채광과 환기를 함께 담당한다.6. 옥상 테라스 다락에서 이어지는, 유일하게 집 안에서 접근하는 외부 공간이다. 건물을 둘러싼 외부 공간과 달리 동선의 끝자락에서 온전한 휴식의 장소가 된다.계단실과 현관. 현관 옆으로 따뜻한 볕 아래 걸터앉을 수 있는 창턱을 두었다. 1층 서재의 모습 ©류인근 외장재는 건축가와의 긴 논의 끝에 지층은 노출콘크리트면과 시멘트벽돌을, 1층부터 지붕까지는 붉은 점토벽돌을 택했다. 무표정한 느낌의 진입층과는 대조적으로, 주생활공간인 상부는 밝고 경쾌한 느낌과 진중한 무게감을 동시에 갖게 하기 위함이었다. 결과적으로 붉은 벽돌의 묵직한 건물은 대지 가운데 떠 있는 듯한 형상을 띠게 되었다. ‘비행선’을 뜻하는 집의 이름 ‘제플린(Zeppelin)’도 무거운 건물의 덩어리가 긴장감 있게 들린 모습에서 따온 것이다.PLAN1. 주차장 / 2. 작업실 / 3. 작업실 뒷마당 / 4. 안마당 / 5. 포치 / 6. 현관 / 7. 거실 / 8. 주방 및 식당 / 9. 화장실 / 10. 서재 / 11. 주방 뒷마당 / 12. 계단실 / 13. 침실 / 14. 드레스룸 / 15. 욕실 / 16. 가족실 / 17. 테라스 / 18. 잔디마당 / 19. 옥상 테라스 / 20. 다락 2층의 복도는 폭을 넓혀 가족실의 역할을 하도록 하였다. 우측에는 아이들의 방과 다락으로 오르는 계단을 나란히 배치했다. ©류인근 다락은 2층의 가족실과 시각적으로 통한다. 이곳에서 옥상 테라스와도 연결된다. ©류인근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페인트(벤자민무어 친환경 도장) / 바닥 – 포세린 타일(한브라벳 수입타일), 원목마루(삼익산업 Parky Lounge)욕실 및 주방 타일 ▶ 포세린 타일(한브라벳 수입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 및 붙박이장 ▶ 제작(bins70)조명 ▶ 모던라이팅 | 계단재·난간 ▶ 원목마루(삼익산업 Parky Lounge) 합판 제작 난간현관문 ▶ 금만기업 베네판도어 | 방문 ▶ 제작 도어(벤자민무어 페인트 도장)마당 벽돌 포장 ▶ 점토벽돌(삼한C1 유럽수퍼토담)드레스룸과 욕실까지 적재적소에 둔 높은 천장고의 안방. 사적인 공간의 2층은 1층과 달리 화이트 컬러 도장과 나무 바닥재로 마감했다. (12 ©류인근) 주택으로 이사 온 후 웃을 일이 많아진 가족의 단란한 모습 내부는 마감재로 공유 공간과 사적 공간을 철저히 구분했다. 거실과 주방, 서재가 자리한 1층은 노출콘크리트 천장에 이를 또렷이 반사하는 유광 포세린 타일 바닥, 백색 벽체로 마감해 가족의 온기로 따뜻함이 채워질 수 있도록 하고, 침실과 가족실이 있는 2층은 짙은 원목마루를 놓아 여유와 차분함이 그대로 밴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했다.눈이 내려도, 비가 와도, 햇살에 눈 부셔도 좋은 마당의 풍경. 지극히 당연했던 창밖 모습도 이곳에선 괜스레 달리 보인다. 그저 마음 깊숙이 묻어두었던 아빠의 꿈, 주택 생활이 이젠 가족 모두가 함께 누리는 즐거운 일상이 되었다.건축가_신현보, 류인근, 김도란[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div class="pretip_frm" id="GXa4" style='margin: 40px 0px 36px; padding: 14px 14px 13px; border: 1px solid rgb(229, 229, 229); color: rgb(51, 51, 51); text-transform: none; line-height: 1.68; text-indent: 0px; letter-spacing: normal; overflow: hidden; font-family: "Noto Sans light", "Malgun gothic", "맑은 고딕", AppleSDGothicNeo-Light, sans-serif-light, serif; font-size: 17px; font-style: normal; font-weight: 400; word-spacing: 0px; white-space: normal; orphans: 2; widows: 2;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 font-variant-ligatures: normal; font-variant-caps: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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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3
비 오는 날, 제주 친봉산장에서의 하루
그가 만든 아이리시 커피 한잔이면 쌀쌀한 바람에 움츠렸던 몸도, 마음도 어느새 훈훈한 온기가 돈다. 제주 송당마을, 무심한 듯 다정한 산장지기의 초대.장대비가 무섭게 쏟아지는 날이었다. 보통이라면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집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을 그런 날씨. 하지만 목적지가 ‘친봉산장’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흐린 하늘과 빗줄기가 오히려 정취를 더하는 곳. 제주 구좌읍 송당마을, 돌담 사이 이어진 골목 안 커다란 산장 한 채가 어슴푸레 불을 밝혀 손님을 맞았다.깊은 산속은 아니지만 이보다 더 산장다운 곳도 없으리란 생각이 절로 드는 곳이다. 나무문을 밀고 들어가자 초에 불을 붙이던 산장지기가 눈인사를 건넨다. 김현철 씨가 하던 일을 접고 제주도로 내려온 건 3년 전. 화려한 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더는 없었고, 반복되는 일에도 지쳐 갔다.비에 젖은 외벽과 바닥, 풀과 나무가 오히려 운치 있게 느껴지는 친봉산장 전경 맑은 날에는 야외 공간에 둘러앉아 캠핑을 즐길 수 있다. / 산장지기 현철 씨와 친봉산장의 마스코트 래미 그림은 손님들의 선물 자연 가까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자 제주행을 택했다. 10년 이상의 캠핑 경력에, 산과 계곡을 좋아하는 그는 중산간 지대인 이곳 송당마을에 자리 잡았다. 처음 6개월은 오랜 로망을 펼칠 공간을 찾아, 또다시 6개월은 산장을 고치느라 쉬는 날도 없이 고군분투했다.서부영화 속 근사한 통나무집을 떠올리게 하는 친봉산장은 50년도 더 된 건물이다. 마구간으로 쓰던 곳인데, 내부 철거에만 꼬박 한 달이 걸렸다. 기초를 새로 다지고 바닥을 깔고 화장실 배관공사까지, 전기공사처럼 전문기술자가 필요한 부분이 아니면 웬만한 건 직접 해결했다.나무를 깎으며 시간을 보내는 현철 씨 곁에는 늘 래미가 함께한다. 나지막한 천장의 다락은 현철 씨가 실제 생활하던 곳이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펼쳐지는 친봉산장의 내부. 거친 나무 질감과 빈티지한 가구와 소품 등이 어우러져 서부영화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온 듯하다.오름이 많은 송당마을은 말을 방목해서 키우던 곳이라 먹이로 쓰던 억새가 많다. 이를 엮어 의자, 테이블로 만들어 놓았는데, 인더스트리얼 소품들과도 멋스럽게 어우러진다. / 친봉산장은 사슴을 테마로 한 공간이기도 하다. 사슴 장식과 직접 만든 사슴뿔 공예품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공구에 손가락이 끼여 절단되는 부상도 겪었다. 심각한 표정으로 손가락의 안부를 묻자, 그는 멀쩡해진 손을 펴 보이며 “이런 에피소드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호탕하게 웃는다.원래는 뒷마당에 있던 세 그루의 큰 나무에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보며 구상해두었던 트리하우스도 만들 생각이었다. 비록 공사 중 찾아온 태풍 때문에 없던 일이 되었지만, 지금의 모습으로도 충분히 친봉산장은 <톰 소여의 모험>에 등장할 법한 공간이다. 7년간의 연구 끝에 손수 만든 벽난로에선 장작이 붉게 타오르고, 그가 수집해온 빈티지 의자와 테이블, 바이크, 기타, 캠핑용품 등이 곳곳에 자리한다.한쪽 벽에 전시된 기타들과 빈티지 바이크 오랜 독학 끝에 만든 벽난로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공간이에요. 제가 사는 집이라 생각하며 만들었고, 산장을 찾아주는 분들도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은 기분을 느꼈으면 했죠. 실제로 1년 반 동안은 제가 이곳 다락에서 잠을 자며 살기도 했고요.”친봉산장은 산장지기 현철 씨와 반려견 래미가 연중무휴 자리를 지킨다. 커피 메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직접 배워와 내리는 아이리시 커피, 단 하나다. 그 외에는 한라봉 주스, 다양한 맥주 등을 판매한다. 바비큐나 가칭 ‘가가멜 스튜’ 같은 식사 메뉴도 준비 중이라고. 물은 서비스하는 대신 생수로 판매하는데, 1년간 모인 수익금은 5살 유기견으로 처음 만났던 래미의 생일날, 유기견 단체에 기부하고 있다.아이리시 커피를 만드는 현철 씨. 달콤한 크림 뒤로 어우러지는 커피와 위스키 향이 일품이다. 사슴뿔로 핸들을 만든 커트러리들 / 뒷마당을 향한 문을 열면 싱그러운 초록이 쏟아져 들어온다. 한쪽 마당에 있는 별채 창고와 친봉산장 너머로 푸른 제주 풍경이 펼쳐진다.현철 씨에겐 제주도에 와서 생긴 변화가 두 가지 있다. 어떤 거짓말도 할 일이 없게 된 것, 그리고 거울을 잘 안 보게 된 것.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고 그저 나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제주의 삶은 도시의 것과는 참 다르다.그는 언젠가 커다란 산 하나를 온전히 지키는 진짜 산장지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창틈으로 새는 비를 막을 생각도 없이, 무심하게 받쳐둔 양철 그릇에 떨어지는 빗방울조차 감미로운 풍경이 되는 곳. 비가 개고 난 밤이면 자욱한 비안개 사이로 친봉산장 마당의 모닥불이, 벽난로 굴뚝의 연기가 느긋하게 피어오를 것이다.*친봉산장_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중산간동로 2281-3 인스타그램 @jeju_deerlodge취재_조고은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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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3
작은 행복이 소복이 쌓이는 세종 소복소복 하우스
‘기본’에 충실해 더욱 든든한 목조주택. 이곳에서 가족의 새로운 일상엔 매일 소소한 기쁨이 따스하게 스민다.해가 잘 드는 마당을 향해 열린 ‘ㄱ’자로 앉힌 집. 데크 공간은 외장재 컬러를 달리해 포인트를 주었다.마당에서 배드민턴을 치며 즐거운 휴일을 보내고 있는 가족의 모습 우연히 ‘소하건축사사무소’를 만난 건축주 이기풍, 이잔디 씨 부부는 심플하면서도 전형적이지 않은 주택 포트폴리오가 참 좋았고, 그길로 건축가와 연을 맺었다. 그리고 남은 건 적당한 시공사를 찾는 일. 마음에 드는 집의 주인에게 조언을 구하는 등 사전 조사까지 꼼꼼하게 마친 부부는 ‘HNH건설’과의 첫 미팅 자리에서 계약을 확정했다. 선배 건축주의 생생한 후기도 결정적이었지만 HNH건설 김대영 대표의 진심 어린 태도 또한 믿음직스러웠다는 후문. 세종시 소복소복 하우스는 집짓기의 모든 과정을 블로그에 기록할 만큼 애정이 남달랐던 건축주와 설계자, 시공자의 소통과 합이 이루어낸 근사한 삼중주다.SECTION 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식당 ⑩창고 ⑪데크 ⑮서재 ⑯안방 ⑰아이방 주차장 블록 시공부터 조경까지 모두 건축주 이기풍 씨가 손수 작업했다. / 창을 최소화해 프라이버시를 확보한 주택 측면 기본과 원칙만 잘 지켜도 튼튼하고 좋은 집을 지을 수 있지만, 이는 많은 건축 현장에서 대수롭지 않게 여겨지곤 한다. 소하건축사사무소 최성호 소장, HNH건설 김대영 대표는 ㈔한국목조건축협회에서 시행하는 ‘5-STAR 인증제도’의 인증 위원이기도 하다. 5-STAR 인증제도란 목조주택 시공의 전 과정을 8개 항목 69개 검사 절차를 통해 검증하는 감리제도. 소복소복 하우스는 목구조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설계 도면을 토대로, 원칙에 입각한 시공이 철저하게 이루어진 목조주택 건축의 정석인 셈이다.HOUSE PLAN대지위치 ▶ 세종특별자치시 고운동 │ 대지면적 ▶ 323㎡(97.71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101㎡(30.55평) │ 연면적 ▶ 168.55㎡(50.99평)건폐율 ▶ 31.27% │ 용적률 ▶ 52.18%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8.74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경량목구조 외벽 : 2×6 구조목, 내벽 : S.P.F 구조목 / 지붕 - 2×10 구조목 |단열재 ▶ 그라스울 25K(에너지세이버)외부마감재 ▶ 외벽 – 케뮤 세라믹사이딩, 이낙스 호소와리보더, 루나우드 / 지붕 - 컬러강판 창호재 ▶ 알파칸 70mm PVC 3중유리 시스템창호(에너지등급 1등급)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타이 │ 에너지원 ▶ 도시가스조경석 ▶ 데카스톤(주차장) │ 조경 ▶ 건축주 직영 │ 구조설계 ▶ 위너스BDG설계 ▶ 소하건축사사무소 www.sohaa.co.kr시공 ▶ HNH건설 1522-3723 https://cafe.naver.com/withhnh현관을 지나 복도 끝 주방을 향해 바라본 모습 / 계단 아래 아지트 같은 미니 드레스룸 벽면 가득 자작나무로 책장을 짜 넣은 다실 내부 현관 앞 바로 이어지는 세면대와 세탁실, 화장실 “전체 공사 금액 견적을 받고 계약하는 기존의 ‘턴키 방식(일괄수주계약)’이 아닌 ‘실비 정산 시스템’인 점도 좋았어요. 자재 변경도 자유롭고, 들어간 비용만큼 집의 품질이 높아지는 방식이라 합리적이고 투명한 예산 운용이 가능했거든요.”건축주 이기풍 씨는 봉투에 잘 정리된 영수증을 처음 받았을 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전했다.POINT 1 - 탄탄한 기초 공사벽체가 서는 기초의 수평을 완벽하게 맞추기 위해 두 개의 레이저를 동시에 가동하여 레벨을 세심하게 체크하고, 부족한 부분은 그라인더로 다듬어 오차를 최소화했다.POINT 2 - 기본에 충실한 골조안전하고 튼튼한 집을 위해 원칙 엄수는 기본. 골조 간격을 철저하게 지키고, 하중이 집중된 부분에 공학목재와 보강철물을 정확하게 적용하여 구조적으로 안전을 기했다.오픈 천장으로 시원한 공간감을 자랑하는 1층 거실. 적절한 위치의 개구부와 실 배치로 가족의 소통을 위한 열린 공간을 완성했다.주방 및 식당에서 계단실을 향해 바라본 모습. 1층 아늑한 평상에는 형 준서가, 계단참의 오픈 서재에는 동생 준후가 책을 읽고 있다. 1층 평상 아래에는 수납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렇게 완성된 집은 ‘ㄱ’자 형태로 마당을 감싸 앉는다. 하자를 최소화하고 관리의 수고를 덜기 위해 경사지붕의 단순한 형태로 디자인하고, 외장재 역시 오염이 적은 세라믹 사이딩과 타일을 선택했다.집 안으로 들어서면 복도 끝에 주방이 자리하고, 싱크대 앞에 서면 창 너머로 다실, 거실과 오픈 서재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외출 후 동선을 고려하여 현관에서 욕실, 세탁실, 계단실 아래 드레스룸을 이어지게 배치하고, 독서를 즐기는 가족을 위한 공간도 잊지 않았다. 계단참을 활용한 중층 개념의 오픈 서재, 벽면에 책장이 가득한 다실, 오픈 서재 아래 평상, 2층 복도의 창가 벤치 등 집 안 곳곳에서 가족은 매일 나만의 꿈을 키운다.집 안의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주방은 다용도실을 과감하게 없애고 간소하게 구성했다.폴딩도어를 여닫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데크 공간. 평소 건축주 부부가 차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2F – 67.55㎡ / 1F – 101㎡ PLAN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식당 ⑤복도 ⑥화장실 ⑦다실 ⑧세면실 ⑨세탁실 ⑩창고 ⑪데크 ⑫마당 ⑬드레스룸 ⑭파우더룸 ⑮서재 ⑯안방 ⑰아이방아이와 부모가 자유롭게 소통하고 사계절 변화를 느낄 수 있기를 원했던 건축주 부부의 바람을 담아, 집은 수직·수평 모두 열린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다실-거실-데크 공간-마당’으로 이어지는 수평적 연결에서 지붕과 폴딩도어가 있는 데크는 주택 내·외부를 잇는 핵심 공간. 필요에 따라 거실을 확장한 실내 공간이, 마당을 확장한 야외 공간이 되기도 한다. 수직으로는 계단참의 서재가 공용공간 중심의 1층과 사적 공간 중심의 2층을 매개하는 역할을 하며, 시원하게 열린 거실에 공간적 재미를 더한다.1층과 중층 서재, 2층까지 공간의 수직적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시각적으로 확장되는 효과를 낸다. 2층의 긴 복도에는 원래 있던 가구의 사이즈에 맞추어 창가 벤치를 계획했다. 복도 끝에는 안방이 자리한다.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LG하우시스 벽지 / 바닥 – LG하우시스 강마루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영세라믹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 ▶ 리바트키친 3100G 루가노 │ 조명 ▶ 공간조명계단재·난간 ▶ 자작나무 + 평철난간 │ 현관문 ▶ 성우 스타게이트 단열도어중문 ▶ 영림임업 도어 + 망입유리 │ 방문 ▶ 영림임업 ABS도어데크재 ▶ 고흥석 버닝처리안방 역시 화이트 컬러와 자작나무가 조화를 이룬 인테리어 콘셉트를 그대로 적용해 편안하게 연출했다. / 높은 박공지붕 천장의 아이방. 건축주 부부가 직접 디자인, 제작한 벙커 침대가 놓였다.“준서·준후도, 동네 아이들도 제집 드나들 듯 자연스럽게 이웃집을 오가요. 어른보다 아이들 적응 속도가 훨씬 빠르더라고요.”마침 마당에 모인 아이들은 이름 모를 새 한 마리를 발견하곤 신이 나 있었다. 순진무구한 환호성에 부부의 얼굴에도 흐뭇한 미소가 서린다. 답답한 아파트 대신 마당 있는 집에서 유년 시절의 즐거운 기억을 선물해주고 싶었다던 두 사람의 소망이 이제 막 실현되고 있다.* 소복소복 하우스 건축일기https://blog.naver.com/love2u0취재_조고은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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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3
부모님의 새 보금자리, 괴산 참 고마운 집
평소와 같이 눈을 떴음에도 왠지 특별한 하루가 시작될 것 같은 기분. 지난여름 시골에서 시작된 삶은 그저 딸이 지어준 집에 있는 것만으로도 부부를 미소 짓게 한다.전원생활은 아버지의 오랜 꿈이었다. 더 늦기 전 그 바람을 이루고 싶다며 부모님은 은퇴가 다가올 무렵부터 집 지을 땅을 찾아 전국을 다니셨다. 그렇게 꼬박 2년의 시간이 흘렀다. 연고도 없던 충청북도 괴산에서 지금의 땅과 마주하기까지.자연을 가까이 둔 공기 좋은 마을, 그야말로 사람 사는 곳 같았다고 한다. 당시 인삼밭으로 쓰고 있어 재배까지 또 한 번의 긴 기다림이 필요했지만, 원하는 것을 만나게 될 순간을 떠올리며 부모님은 그조차 설레하셨다.대지 경사로 출입구에 계단이 생겼는데, 보통 계단 높이보다 낮게 해 오르내리기 편리하도록 했다. / 깔끔하게 단장된 거실 복도 공간 주변 산과 어우러진 주택의 외관. 대지 특성상 집은 남서향으로 앉혔다. 샌드위치 패널 사이에 경량철골기둥을 세워 공기층을 형성하고, 각 접합부위를 밀실하게 처리하여 단열 효과를 높였다. 몇 번의 계절이 바뀌고 따스한 봄바람이 불던 무렵, 첫 삽을 떴다. 딸이 짓는 집인 만큼 믿음과 걱정이 동시에 교차했지만, 막상 공사가 시작되고 나선 모든 게 기우였음을 금세 깨달았다고. 딸은 부모님이 원하는 바를 집 곳곳에 담았고,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하지 않은 두 분의 새 보금자리를 차곡차곡 완성해갔다.HOUSE PLAN대지위치 : 충청북도 괴산군 대지면적 : 714m2(215.98평)|건축규모 : 지상 1층 건축면적 : 121.64m2(36.79평)|연면적 : 121.64m2(36.79평) 건폐율 : 17.03%|용적률 : 17.03%주차대수 : 1대|최고높이 : 4.9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 지상 – 경량철골조 단열재 : 비드법단열재|외부마감재 : 벽 – 적벽돌 위 발수코팅 / 지붕 – 컬러강판 내부마감재 : 벽 – 던에드워드 도장 / 바닥 – 동화자연마루 강마우(신성데코) 창호재 : LG하우시스 시스템창호, PVC 이중창|에너지원 : 기름보일러 욕실 및 주방타일 : 대일도기|수전 및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TOTO(욕조) 주방가구 및 붙박이장 : 제작 가구(협정 Y.M)|조명 : 니오조명 현관문·중문 : 엘도어|방문 : 예림도어 시공 : 바나나안바나나, ㈜어울림건설산업 설계 : 바나나안바나나 배주희, 명노훈 070-7621-3475 www.graybanana.co.kra) 붙박이장을 제작해 넓게 구성한 현관. 현관문 맞은편에는 시골 생활로 인해 생긴 여러 가지 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를 두어 편의를 도모했다. b) 깔끔한 다이닝룸과 주방. 보통 주택 내부에 있는 창문이나 천장 몰딩, 걸레받이 등이 도드라지지 않게 정리만 되어도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인테리어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붉은 벽돌의 담백한 단층집. 외형적으로 화려하기보단 부모님에게 딱 맞는, 내실 있는 공간 구성에 특별히 신경 썼다. 그동안 불편함을 감수하며 살아온 획일화된 아파트 평면에서 벗어나 요리를 즐기는 어머니를 위해 주방과 다이닝 공간을 가능한 한 넓게 구성하고, 대신 거실과 침실 등은 갖춰야 할 요소만을 채워 공간에 대한 욕심을 비워냈다.c) 드레스룸과 욕실을 갖춘 안방. 남향이라 언제나 따뜻한 볕이 든다. 창마다 방범방충망으로 보안에도 신경 썼다. d) 안방과 같은 동선상에 놓인 욕실. 욕조 옆에는 안전바를 설치하여 연로한 부모님이 미끄러지거나 넘어질 위험에 대비했다.e) 어머니의 모든 로망이 이뤄지는 주방은 이 집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한다. 주방 안쪽 다용도실 뒷문으로 나가면 수돗가, 가마솥, 텃밭과 연결된다.작은 치수 하나까지 고민해 각 실을 나누고 배치한 덕분에 불필요한 면적으로 혹여 생길 관리의 어려움은 미리 방지할 수 있었다. 주방이 어머니의 공간이라면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거실. 널찍한 창으로 둘러싸인 거실은 변하는 계절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래서인지 볕이며 빗줄기며, 땅거미 지는 하늘의 색감도 늘 집 안으로 살며시 녹아든다.모든 창문과 방문의 높이를 통일하고, 문이 없는 개구부는 인방 높이를 동일하게 하여 수평을 맞추었다. / 밖에서 들어와 바로 손을 닦을 수 있도록 세면대는 욕실 밖으로 내었다. 거실은 외부와 연계된 큰 창으로 작지만, 개방감이 든다. 실링팬은 높은 천장고로 인해 열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한다.ZOOM IN _ 냉난방비 절감의 일등공신,LG하우시스 지인 ‘유로시스템9’ 창호부모님집 창호는 가장 고민이 되었던 부분. 이 집은 PVC소재의 LG하우시스의 유로시스템 창호를 선택해 냉난방비 절감은 물론, 작동 편의성을 높였다. 시스템창호는 단창으로 창틀 폭을 최소화해 슬림하고 세련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고, 원하는 사용 방식에 따라 미서기(Lift&Slide)와 여닫이(Tilt&Turn) 개폐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다. 유리는 초고단열 슈퍼로이유리가 적용되었다.COST INFO* 모든 비용은 공사가 시작된 2018년 4월 기준PROCESS‘땅의 모양에 맞춰 집을 어떻게 앉혀야 할까’가 설계상 풀어야 할 이 집의 가장 큰 숙제였고, 구조는 비용 한계로 인해 경량철골조로 선택했다.1.공사 전 대지 / 좋은 경치를 가졌지만, 좁고 긴 대지의 모양이 고민이었다.2.바닥 / 터파기 후 버림 콘크리트, 줄기초 작업 등 바닥기초공사가 진행되었다.3.골조 / 경량 철골 기둥을 설치한 다음 내벽 패널을 시공하였다.4.벽체 / 벽과 천장 등 패널이 만나는 모든 부위에 우레탄 폼을 충진했다.5.창호 / 창호 설치 후 구조재와 창호 프레임 사이 실란트 시공을 한다.6.외벽 / 외부 벽돌 조적과 줄눈 공사 후 발수코팅 작업을 했다.7.내벽 / 석고보드 2P를 기본으로, 보강이 필요한 곳은 합판 마감 후 석고보드 시공8.타일 / 욕실은 방수 석고 위 액체 방수, 우레탄 실란트·방수 후 타일 마감을 했다.9.도장 / 올 퍼티 후 도장 공사를 하였다. 이후 조명 및 강마루 공사가 이뤄졌다.TIP | 디자이너가 알려주는 시골집 필수요건“무조건 수납공간을 늘리세요!” 아무래도 시골은 생필품을 사러 나가는 것이 도시에 비해 쉽지 않아 기회가 닿을 때 한 번에 많은 물품을 사서 집 안에 구비하게 된다. 게다가 텃밭에서 키운 채소, 이웃들과 나눠 먹는 농작물 등 집에 저장하고 보관해야 할 것이 생각보다 많다. 그래서 시골집의 경우 수납공간을 많이 늘림에도 불구하고 이 또한 살다 보면 부족해진다. 자주 사용하지 않게 되는 게스트룸, 서재 등을 두어 결국 창고가 되게 하지 말고, 처음부터 체계적인 수납이 가능한 넓은 팬트리룸(Pantry Room)을 만들어 편하게 각종 물건을 정리하도록 한다.시골에 온 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텃밭. 일은 고되지만, 배찬호, 사춘옥 씨 부부의 얼굴엔 웃음꽃이 핀다.뒷마당에는 매일 들여다보게 되는 밭이 생겼다. 다행히 땅은 너그러웠다. 텃밭 초보인 부모님에게도 싹이 트고 잎이 커지고 열매가 주렁주렁 달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말이다. 허리 굽혀 땀 흘려야 하는 노동이 뒤따라도 내 손으로 가족이 먹을 것을 기른다는 건, 비할 데 없이 큰 기쁨과 자부심을 품게 했다. 피곤할 법도 한데, 시골에서의 일들은 이상하리만치 부모님께 행복한 노동으로 다가올 뿐이다.갑갑한 아파트 안에선 표정이 굳어있던 아버지가 “집이 너무 좋아서 오래 살아야겠다”며 호탕하게 웃으신다. 그저 툭 뱉으신 한마디가 왠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그렇게 시골집은 부모님과 딸에게 고마운 존재가 되어주었다.“무조건 수납공간을 늘리세요!” 아무래도 시골은 생필품을 사러 나가는 것이 도시에 비해 쉽지 않아 기회가 닿을 때 한 번에 많은 물품을 사서 집 안에 구비하게 된다. 게다가 텃밭에서 키운 채소, 이웃들과 나눠 먹는 농작물 등 집에 저장하고 보관해야 할 것이 생각보다 많다. 그래서 시골집의 경우 수납공간을 많이 늘림에도 불구하고 이 또한 살다 보면 부족해진다. 자주 사용하지 않게 되는 게스트룸, 서재 등을 두어 결국 창고가 되게 하지 말고, 처음부터 체계적인 수납이 가능한 넓은 팬트리룸(Pantry Room)을 만들어 편하게 각종 물건을 정리하도록 한다.취재_김연정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a href="http://w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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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3
여행 같은 삶을 꿈꾸며, 제주 애월 중목구조 주택
비바람이 센 제주 환경에 꼭 맞춰 지은 집 한 채를 만났다. 중목구조의 시원한 공간감을 자랑하는 붉은 벽돌집은 쉼표 같은 일상을 선물한다.두 개의 박공지붕 매스가 대칭을 이루는 주택의 정면. 마치 고풍스러운 성에 방문한 듯 느껴진다. 제주 애월읍 초입에 위치한 하귀리. 조용한 골목 안쪽에 마당 넓은 벽돌집 한 채가 새로 자리 잡았다. 연세 지긋한 어머니와 건축주 부부, 터울이 있는 세 남매까지 3대가 함께 사는 중목구조 주택이다.남북으로 긴 형태의 대지는 제주시에서는 드물게 안정적인 남향 배치가 가능한 조건이었다. 단을 높여 앉힌 집은 양쪽으로 높이 솟은 박공지붕, 붉은 벽돌이 어우러져 고대의 클래식한 성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남쪽으로 주차장이 있는 너른 잔디마당이 펼쳐지고, 오솔길처럼 이어진 디딤석을 따라 현관에 다다르면 작은 중정이 기다린다. 현관문을 열면 맞은편 창 너머로 보이는 후정의 야외 욕조에 이르기까지. 제주의 자연을 내 집에서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마당 공간을 풍성하게 꾸렸다.SECTION ⑦욕실 ⑧방 ⑫놀이공간 주택은 마당보다 대지 레벨을 높여 앉혀 조망을 확보하고 웅장한 느낌을 살렸다. 거실과 다이닝룸에서 주방, 세탁실, 현관, 어머니 방까지 파노라마처럼 길게 이어지는 동선이 한눈에 들어온다.제주 환경에 꼭 맞춘 집짓기제주에서 집을 지을 때는 지역적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설계·시공자를 만나는 일이 우선이다. 필요한 시공 방식이나 디테일이 육지와는 다를 수 있기 때문. 제주에 기반을 두고 오래 활동해온 설계·시공자의 손에 맡겨진 이 주택은 일본식 중목구조로 지어졌다. 경량목구조보다 구조재가 두꺼워 안정성이 높고, 프리컷 구조재를 현장에서 조립하게 되므로 시공 기간이 짧아 비가 잦고 바람이 거센 기후 여건에 적합하다는 판단이었다.가족의 작은 쉼터가 되어주는 중정 / 후정에 프라이빗하게 자리한 야외 욕조 노출된 구조재가 따스함을 더하는 거실 시공을 맡은 ㈜JD홈플랜 오권만 대표는 “제주 환경에 맞는 고성능·고기밀 경제 주택이 필요하다”면서 “풍압이 강한 제주도에서는 단열보다 기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단열은 벽체와 지붕에 직접 분사하는 스프레이 방식의 친환경 수성연질폼을 밀도 높게 시공했다. 외장재 시공 시에는 철물 보강으로 벽돌이 비바람에 탈락하지 않도록 고정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HOUSE PLAN대지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대지면적 ▶ 894㎡(270.44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118.93㎡(35.98평) | 연면적 ▶ 197.72㎡(59.81평)건폐율 ▶ 13.30% | 용적률 ▶ 22.12%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8.65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일본식 중목구조, 내·외벽 : 105×105 구조목, 지붕 : 2×10 구조목단열재 ▶ 벽, 지붕 - 수성연질폼 / 바닥 – 비드법보온판 2종외부마감재 ▶ 외벽 – 고벽돌 / 지붕 – 컬러강판 | 담장재 ▶ 제주 돌담, 목재 펜스창호재 ▶ 이노틱 76mm(독일식 시스템창호) 로이2중유리 | 에너지원 ▶ LPG조경 ▶ 대방조경설계 ▶ ㈜JD건축사사무소 이은미시공 ▶ ㈜JD홈플랜 오권만(김종선 소장) 064-747-2178 www.jdhomeplan.com집의 중심을 차지하는 주방에서는 안팎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계단 하부 창가에는 마당을 내다볼 수 있는 작은 서재를 마련했다. POINT 1 | 기밀한 단열 시공기온은 따뜻한 편이지만 바람이 강한 제주 기후를 고려하여 벽체와 지붕 단열은 모두 수성연질폼으로 시공해 기밀성을 높였다.POINT 2 | 조적 철물 보강풍압 지대인 제주 특성상 조적 공사에서 철물 보강은 필수. 벽체에 외장 벽돌을 단단하게 고정해 내진, 내풍에 도움이 된다.거실에서 바라본 다이닝룸. 단차를 두어 공간의 경계를 구분했다. 고급스러운 아트페인팅으로 포인트를 준 다이닝룸. 입주 전 오픈 하우스 기간에는 던에드워드·포스터 페인트가 시공된 공간을 직접 경험하는 쇼케이스와 포스터 페인팅 교육 수료식이 열리기도 했다. / ‘11’자로 구성한 주방은 다이닝룸과 연결된다.POINT 3 | 계단 하부 개집계단 아래 데드스페이스를 활용해 반려견을 위한 아늑한 집을 만들어주었다. 필요에 따라 수납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POINT 4 | 계단을 활용한 수납아이들을 위한 작은 아지트의 계단에도 서랍이 숨어 있다. 장난감이나 평소 좋아하는 물건을 숨겨두기도 좋은, 재치 있는 아이디어다.POINT 5 | 포터스 페인팅다이닝룸의 아트월은 호주 브랜드 포터스의 아트페인팅 기법인 ‘프렌치 워시’를 적용한 것으로, 앤티크한 질감이 특징이다.높은 박공지붕 천장과 샹들리에 조명이 고풍스러움을 더하는 안방 PLAN ①현관 ②알파룸 ③거실 ④주방 ⑤식당 ⑥세탁실 ⑦욕실 ⑧방 ⑨안방 ⑩드레스룸 ⑪발코니 ⑫놀이공간 ⑬보일러실 자연과 사람이 소통하는 열린 집실내는 현관 및 복도를 가운데 두고 양쪽으로 각 공간이 독립적으로 자리한다. 손님을 초대해 홈 파티를 열곤 하는 건축주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집의 중심에 주방이 자리 잡았다. 사방으로 열린 주방에 서면 마당, 현관, 계단실 등 집 안팎의 모든 공간에 구석구석 시선이 닿는다. 주방을 기준으로 한쪽엔 다이닝룸과 단을 낮추어 아늑하게 연출한 거실을, 다른 한쪽 끝에는 욕실과 편백으로 마감한 어머니 방을 두었다.안방 욕실에는 자연스러운 나무 질감의 타일을 깔고, 욕조 옆 눈높이에 맞춰 바다 조망의 창을 냈다.2층으로 올라가면 밖으로 드러난 기둥과 보의 구조미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던에드워드 친환경페인트, 포터스 페인트 / 바닥 – 수입 타일(LES DALLES NOIR), 구정마루 강마루 맥스차콜욕실 및 주방 타일 ▶ 국산 및 수입 (흥도건재)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 ▶ 에넥스 | 조명 ▶ 평화조명계단재·난간 ▶ 레드파인 집성재, 유리 난간 | 데크재 ▶ 방부목현관문 ▶ 코렐도어 | 방문 ▶ 홍송도어 + 페인트놀이 공간에서 복도를 향해 바라본 모습. 가족이 소통할 수 있는 작은 창을 내고 거울을 겸하는 벽 조명을 달았다. 욕실을 지나면 마주하게 되는 2층 놀이 공간의 입구. 나만의 아지트 같은 곳으로,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 채광 좋은 남향 창에 벤치를 둔 2층 딸아이 방 2층은 안방과 세 아이의 방, 작은 놀이 공간, 욕실 등으로 구성했다. 안방은 남향으로 낸 발코니를 통해 종일 환한 햇볕이 들어오고, 욕실 코너 창 너머 제주 바다를 벗 삼아 욕조에 몸을 담글 수 있다. 안방을 나와 긴 복도를 지나면 욕실과 나지막한 다락 같은 놀이 공간과 2개의 방이 나타난다. 큰딸의 방에는 사춘기 소녀의 감수성에 맞게 마당을 향해 돌출창을 내고 벤치를 제작해주었다. 창으로 바다가 보이는 넓은 방은 어린 두 아들을 위한 방이다. 아이들의 아지트가 되어줄 놀이 공간은 1층이 내려다보이는 작은 창을 곳곳에 내어 언제든 식구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취재_조고은|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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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7
꽃 만지는 엔지니어의 작업실
모바일 회사에서 19년간 엔지니어로 일했던 독특한 이력의 플로리스트 김혜진 씨. 서울 망원동, 그녀가 꽃과 함께 숨 쉬고 생활하는 작업실엔 오후쯤이면 맑은 햇살이 깊숙이 드리운다.넓게 하나로 이어진 공간의 작업실은 가장 안쪽에 아늑한 휴식 공간을, 가운데에 넓은 테이블이 있는 작업 공간을 두었다. 안쪽 왼편에는 빈티지 문짝을 파티션 삼아 각종 재료와 도구를 수납한다. 사람 냄새 나는 동네, 꽃향기 가득한 작업실유년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읍내 같은 동네 분위기와 사람 사는 냄새가 좋아서 왔다는 서울 망원동. 이곳 오래된 건물 2층에 플로리스트 김혜진 씨의 작업실 ‘브론즈블루’가 있다. 개인 작업실인 동시에 클래스, 주문 제작, 웨딩 작업 등이 이루어지는 플라워 스튜디오이자 꽃을 만나러 오는 이들이 쉬어가는 작은 휴식처다.“혹독한 겨울이었어요. 난방 시설을 설치하기 전에 바닥 공사부터 해야 했는데, 너무 추워서 건조하는 데만 한 달 가까이 걸렸죠. 거의 절반은 셀프 인테리어로 진행하면서 맹추위에 이게 무슨 고생인가 싶어 약간 서러웠던 기억도 나네요(웃음).”빈티지 오디오와 타자기가 창으로 들어오는 은은한 빛과 어우러져 분위기를 더한다. 자연 그대로의 선을 살린 플라워 어레인지먼트ⓒ김혜진 / 잘 말린 소재와 열매들이 가을 느낌을 물씬 풍긴다. 따스한 햇볕에 작업실 곳곳 가로수 잎 그림자가 아른아른 비칠 때. 혜진 씨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다. 비록 얼마 전 생긴 아파트 단지가 시야를 가로막아 아쉽게 되었지만.무려 19년간 몸담은 일이었다. 이제 추억이 된 SKY 핸드폰을 만들던 팬택의 엔지니어로 살았고, 틈틈이 꽃과 사진을 배웠다. 퇴직금을 털어 정식 작업실을 열기로 결정했을 때 두렵지는 않았다. 10년 이상 준비해온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눈여겨봤던 빈티지 가구와 오디오까지 가득 채워 넣고, 마침내 오랜 꿈이 현실이 되던 순간. 작년 4월 1일, 드디어 스튜디오가 정식 오픈했고, 어느새 그녀는 플로리스트 2년 차에 접어들었다.여름 정원을 떠올리게 하는 내추럴한 플라워 센터피스그토록 갖고 싶었던 빈티지 오디오와 꾸준히 모아온 아라비아핀란드 커피잔들 / 은은한 색감과 곡선이 사랑스러운 튤립. 꽃은 있는 모습 그대로도 늘 빛난다. 모던 빈티지 스타일의 웨딩 아치. 환경과 인체에 해롭다는 플로랄폼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스러움을 살려 표현해 더욱 아름다운 작업이다.들에 핀 야생화를 보며 꿈을 키우던 소녀“어떤 플로리스트의 디자인 양식을 따르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저는 ‘전남 화순 스타일’이라고 대답해요(하하). 작업할 땐 하늘도 보고 땅도 보고 가끔은 옆으로 눕기도 하며 꽃과 풀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꽃밭’에서 주로 영감을 받죠.”김혜진 씨는 시골에서 자랐다. 또래 친구들이 우르르 놀러 다니기 바쁠 때 그녀는 산과 들로 야생화를 찾아 쏘다녔다. 하지만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했던 소녀는 이과에 진학해 한창 붐이 일던 이동통신 분야에서 바쁘게, 꽤 오래 일했다. 일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열정이 스멀스멀 피어났다. 시간 날 때마다 꽃 수업을 받았고, 좋아하는 외국 플로리스트의 워크숍 소식이 들리면 여행 겸 가서 배우곤 했다.작업에 필요한 각종 도구를 수납하는 빈티지 서랍장 위에도 소품이 가득하다.작업실에 홀로 있는 시간. 그녀는 쏟아지는 햇살과 빈티지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를 온전히 느끼는 이 순간을 늘 상상해왔다고.“회사를 그만두면 여유로워질 줄 알았는데 웬걸, 매일 24시간 업무 중인 것 같네요.”수업과 촬영을 위한 두 번째 작업실 준비가 한창인 그녀의 투정 어린 말에서 즐거운 웃음기가 배어난다. 공간이 하나 더 생기면 망원동 첫 작업실은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할 예정이라고. 이렇게 소녀의 꿈은 조금씩,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취재협조_브론즈블루 | 서울시 마포구 희우정로 86 2층 www.instagram.com/bronzeblue_취재_조고은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Vol.235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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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7
튼튼하지만 예쁘게도 리모델링된 인천 배다리주택
바닷물이 드나드는 큰 개울과 배를 대는 다리가 있던 동네. 인천 배다리마을은 근대의 흔적을 여전히 간직한 채 기억을 두드린다. 그곳에, 멈춘 듯한 시간을 다시 흐르게 하는 집 한 채가 있다.오래된 벽돌과 깨끗한 화이트 컬러가 조화를 이루는 외관. 창 아래 흰 벽은 크기만 컸던 예전 창문의 흔적이다. 주방에서 바라본 거실. 따스한 카페 같은 느낌으로, 건축주 부부의 취향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라디오 PD와 작가로 만나 결혼한 지 7년. 전세 계약이 끝날 때마다 아파트를 전전하는 것도 이제는 지겨웠다. 인천을 테마로 한 음반을 기획·제작할 정도로 나고 자란 곳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남편은 아내와 함께 다시 이사할 집을 찾기 시작했다. 이번엔 역사 깊은 동네의 아주 오래된 단독주택으로.“건너편 초등학교는 100년도 더 됐대요. 사실 저 학교 건물처럼 근대풍의 빨간 벽돌집을 찾아다녔는데 결국 구하지 못했죠. 아쉽긴 하지만, 이 낡은 벽돌집도 나름의 멋이 있답니다.”ELEVATION 예전 집의 모습. 층별로 세대가 분리되어 외부 계단을 통해 2층 출입이 가능했다. 옛 모습을 최대한 살리는 데 집중한 배다리 주택의 외관. 벽돌과 타일의 감각적인 매치에서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듯하다.근대와 현대가 맞물린 묘한 매력의 동네. 배다리마을의 골목골목엔 아직 1960~70년대 풍경이 남아있다. 북적이는 인파에 활기를 띠던 시절은 옛말. 한때 유명했던 헌책방 거리도 이 집에서 지척인데, 지금은 겨우 서너 곳 정도만 남아 한산하다. 그래도 배다리마을은 각종 문화예술 공간과 벽화 거리 등 이곳을 사랑하는 이들의 노력으로 조금씩 되살아나는 중이다. 부부 역시 동네에 켜켜이 쌓인 세월을 익히 알고 있었고, 이왕이면 집을 잘 고쳐 남은 이야기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었다.HOUSE PLAN대지위치 ▶ 인천광역시 동구 | 대지면적 ▶ 85.6㎡(25.9평)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건축면적 ▶ 48.47㎡(14.7평) | 연면적 ▶ 87.49㎡(26.5평)건폐율 ▶ 56.6% | 용적률 ▶ 102.2%최고높이 ▶ 5.4m | 구조 ▶ 연와조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 외부마감재 ▶ 벽돌, 타일담장재 ▶ 메탈라스망 담장창호재 ▶ KCC PVC 이중창에너지원 ▶ 도시가스설계 및 시공 ▶ AAPA건축사사무소02-557-2011 www.aapa.co.kr1층 내부 전경. 주방과 거실, 서재 등 공용공간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지하층의 외부 출입문 / AAPA건축사사무소에서 선물한 집의 명판 막막했던 두 사람은 AAPA건축사사무소를 만나 리모델링을 의뢰했다. ‘튼튼한 집’과 ‘예쁜 집’ 둘 중 하나만 고르라면 어떤 것을 선택하겠느냐는 건축가의 말에 ‘10년 이상 거주할 튼튼한 집’이라고 못 박았다. 꿈에 부풀어 뭣 모르고 잡았던 예산은 막상 실전에 뛰어들고 보니 턱없이 부족했다. 구조 보강, 단열 공사, 내부 계단 설치 등 예상보다 손볼 곳이 꽤 되었다. 원하는 걸 얼마든지 펼칠 수 있을 줄 알았던 금액이건만, 예산은 말 그대로 예산일 뿐이었다. 그렇다고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는 없었다. 오래오래 살 집이었기에 기본에 충실해야 했다.거실에서 바라본 계단실 POINT 1 - 현관 난간 디자인 |주 출입구의 현관이 외부 시선에 적나라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폴리카보네이트 패널을 이용해 적절히 가려주고 개방감도 유지했다. POINT 2 - 지하실 덮개문 |1층에서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실은 평상시 공간을 분리해 쓸 수 있도록 문을 달았다. 마치 비밀스러운 벙커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POINT 3 - 두 개의 방, 하나의 문 |2층 방과 드레스룸은 기존 집에서 나온 문을 살려 하나의 미닫이문을 공유하도록 했다. 좁은 면적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아이디어다.거실에서 바라본 주방. 1층 창문은 경사진 도로에서 내부가 고스란히 노출될 정도로 컸는데, 이를 수정하여 프라이버시를 확보했다. 주택은 기존 건물의 골조와 외장을 최대한 살려 집과 골목, 동네가 가진 맥락을 그대로 잇는다. 소통과 조화를 우선한 외관에는 세월 담긴 벽돌이 여전히 자리하고, 외부 시선 차단과 생활 편의를 고려하여 창문을 줄이고 남은 자리엔 흰색 벽이 채워졌다. 여기에 화이트 타일이 더해지며 한층 밝고 정리된 느낌을 준다.프리랜서 작가인 아내가 주로 쓰는 1층 서재. 벽장엔 라디오 PD인 남편이 모은 음반이 가득하다. 가로창에는 이웃집 기와지붕과 하늘이 그림처럼 담긴다. PLAN 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서재 ⑤다용도실 ⑥홀 ⑦방 ⑧욕실 ⑨드레스룸 ⑩세탁실 ⑪발코니 외부는 옛 모습을 유지하는 데 공들였지만, 내부는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추어 완전히 개조했다. 바닥 면적 15평도 채 안 되는 작은 집이라 효율적인 동선과 공간 배치가 관건이었다. 층별로 세대가 분리되어 외부 계단으로만 출입할 수 있었기에, 우선 내부 계단을 새로 만들어 공간을 수직으로 이어주었다. 1층은 거실 및 주방, 다용도실, 서재 등 공용공간으로 구성하고, 2층에는 침실과 드레스룸, 욕실 등의 사적인 공간을 배치했다. 협소한 주방과 2개의 방이 있던 1층은 벽을 철거하고 구조 보강이 필요한 곳에 H빔을 세워 거실과 주방을 하나로 넓게 구성했다.2층 침실은 최소한의 가구만 두어 간소하게 꾸리고, 좁은 마당을 대신할 발코니는 부엌이 있던 자리를 터서 확장했다. 발코니는 드레스룸, 세탁실과도 바로 연결되어 빨래 널기에도 편리하다.실내 계단은 오픈형으로 제작해 공간이 답답하지 않게 신경 썼다.아내가 꼭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던 2층 발코니. 폴딩도어를 설치해 필요에 따라 공간을 여닫을 수 있다. “처음엔 담을 완전히 없애려고 했어요. 이 동네의 구심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AAPA건축사사무소에서 제안해준 이름도 ‘문턱 없는 집’이었죠. 그래도 우리의 ‘집’이란 생각에 낮은 담을 두르고 아내가 ‘오붓’이란 이름을 다시 붙였지만, 처음 그 생각은 변함없어요.”2층 복도와 계단실 모습. 맞은편 출입문은 외부 계단과 연결된다. / 드레스룸은 세탁실, 발코니와 바로 연결되는 동선으로 편의성을 더했다.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실크벽지, 포세린 타일 / 바닥 – 구정 강마루(내추럴 오크)욕실 및 주방 타일 ▶ 동서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 도비도스주방가구 ▶ ㈜지원아르코 | 조명 ▶ 이케아계단재·난간 ▶ 멀바우 집성목 + 스틸파이프 난간 중문 ▶ 엣지게이트(양개도어, 고시형, 목단조 격자무늬)방문 ▶ 예림도어붙박이장 ▶ 오크 집성목 제작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의 카페 분위기가 나는 지하층. 부부는 이곳에 팟캐스트 녹음을 위한 공간을 준비하고 있다.오래 비어있던 지하 공간은 거친 질감을 살려 인더스트리얼 분위기로 최소한의 정리만 했다. 작년 가을 입주 후 찬찬히 채워가고 있는데, 지인들과 팟캐스트 녹음을 위한 공간을 한창 만드는 중이다.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인천 그리고 배다리마을에 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가득 담기지 않을까 싶다고 말하는 부부.그 설렘 가득한 목소리에 몇 달, 1년 후 배다리마을과 이 집의 모습이 사뭇 궁금해진다.취재_조고은|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Vol.235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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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3
꿈이 이뤄진 공간, 이루카 그리고 이루가
갓 구운 빵 내음이 골목길을 가득 채운다. 일주일 중 나흘. 정성스레 만든 빵을 진열하며 손님을 기다리는 일도, 꿈을 찾은 그녀에겐 그저 행복으로 다가온다.예전부터 건축주가 생각해뒀다는 가게 이름 ‘이루카(いるか)’는 일본어로 돌고래를 뜻한다. 건축가가 이에 맞춰 집의 이름을 비슷한 음절의 ‘이루가(怡婁家)’라 지어주었다. 새집, 새 직업. 만족하는 삶에 대하여“남편의 학업 때문에 일본 교토에서 살 기회가 있었어요. 거기서 오래되었지만 잘 관리된 작은 단독주택들을 만났고, 아기자기하게 늘어선 정감 있는 동네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었죠. 특히 주거와 상업공간이 어우러져 있는 건축 형태가 꽤 많이 보였어요. 나도 저런 집에 살며 일하고 싶단 생각이 든 것도 그때쯤이었던 것 같아요.”취미로 시작한 베이킹은 공무원이었던 그녀에게 ‘파티시에(Patissier)’라는 새 직업을 안겨주었다. 오랜 기간 준비해온 바람이 이뤄지던 순간. 마지막 꿈의 종착역으로 조그마한 주택과 함께 나만의 베이커리를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미 아파트라는 주거 환경에 큰 회의감이 밀려오던 찰나, 내 소유의 집에 일터를 마련하는 건 어쩌면 그녀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었다. 임대료 부담에서 벗어나야 했고 주거와 일 사이의 시간적·공간적 효율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EXTERIOR - 반지하에 가깝게 땅속으로 내린 1층은 건축주의 베이커리, 2층부터 테라스가 있는 4층까지 부부의 집이다. 남쪽, 동쪽으로 접한 도로 덕분에 채광 조건이 좋은 대지였다. 주어진 예산 한도 내 가능한 지역을 중심으로 발품을 팔았다. 정말 ‘맨땅에 헤딩’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싶을 만큼 주변엔 집짓기 경험자도, 건축 관련 지인도 하나 있지 않았다. 키보드만 몇 번 두드려도 나오는 수백 수천 페이지의 정보와 검색어에 의지해 얻은 내용을 지푸라기 삼아 몇몇 설계사무실의 문을 두드렸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마음 맞는 건축가를 만났고, 이는 그녀가 꿈을 향해 한 발짝 더 다가서는 계기가 되었다.건물의 단면. 협소한 공간이지만, 부부에게 불편함 없이 각 실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었다. 선택한 땅은 작았지만, 동서로 긴 형태였기에 1층의 레벨을 반지하에 가깝게 내리고 최상부에서의 일조권 사선제한을 피해 최소 규모의 4층 면적을 확보했다. 그리고 별도의 마당을 만들 수 없는 협소한 부지라 꼭대기에 부부만의 아담한 테라스를 놓았다. 남측도로에 면한 곳은 그녀의 작업실이자 일터인 베이커리로 내려가는 계단을, 북측 통로 쪽에는 주거공간으로 오르기 위한 계단을 배치했다.“집에서 내려와 건물을 한 바퀴 휙 돌아 베이커리로 가는 짧은 출근길이 너무 즐거워요. 만약 내부에서 두 공간이 연결되었다면 몸은 편했겠지만, 이웃들과 인사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소소한 기쁨은 느낄 수 없었겠죠.”파란 공간 속으로 몇 계단 내려가면 주인을 닮은 아담한 가게와 마주한다. 못 하나 마음대로 박을 수 없던 불안한 임차인의 입장에서 내 집을 갖게 되니 집이라는 물리적인 공간이 행복한 가정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가를 깨달았다는 그녀. 무언가를 꿈꾸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낸다는 건 참으로 보람된 일이다. 그런 만큼 주인을 닮은 그녀의 베이커리 이루카가 이 작은 동네 속에 오래 머물러주길.1F BAKERY지면보다 아래에 있는 가게라 도로를 굽이 돌면서 내부가 잘 보일 수 있도록 길게 펼쳐진 창을 두었다. 특히 눈높이가 낮은 동네 어린아이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자주 눈인사를 건넨다. ⓒ이강석깔끔한 가게 내부. 우측 창으로 집으로 들어가는 길목이 보인다. ⓒ이강석이렇게 짓자! | 일터와 주거 공간을 명확하게 구분하세요일터와 주거가 함께 있음으로 해서 얻을 수 있는 효율성 못지않게 둘 사이의 분리도 중요하다. 자칫하면 일과 가정 또는 사생활이 뒤범벅되어 버릴 수도 있으니, 두 공간이 가까울수록 오히려 더 명확하게 구분해야 쉼표가 있는 삶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오랜 꿈을 이룬 건축주. 일주일에 세 번 가게 문을 열고 빵과 과자를 굽는다. 당장 수익에 욕심을 내기보단 혼자서도 오래 일할 수 있는 평생 일터가 필요했기에 지금 이 작은 가게와 이 순간이 그녀에겐 너무나 소중하다.2,3F MINI HOUSE채광은 살리되, 프라이버시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큰 창은 대지가 접해있는 두 개의 도로 사이 먼 곳을 향하도록 건물의 코너에 두었다.현관에서 바라본 부부, 두 사람의 주거 공간. 좌측으로 욕실과 드레스룸, 침실을 차례로 배치했다. 오른쪽 사진 ⓒ이강석HOUSE PLAN대지위치 ▶ 서울시 성북구 | 대지면적 ▶ 63㎡(19.05평)건물규모 ▶ 지상 4층 | 건축면적 ▶ 27.19㎡(8.22평) | 연면적 ▶ 72.69㎡(21.98평)건폐율 ▶ 57.12% | 용적률 ▶ 152.71%최고높이 ▶ 9.6m |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단열재 ▶ 압출법보온판 가등급 125㎜, 150㎜ / 경질우레탄폼 보온판 2종2호 90㎜, 120㎜외부마감재 ▶ 벽 – TERRACO社 플렉시텍스 / 지붕 – 컬러강판 돌출이음창호재 ▶ 공간시스템창호 | 에너지원 ▶ 도시가스전기·기계 ▶ 세원엔지니어링 | 구조설계 ▶ 아크필구조내부마감재 ▶ 벽 – 친환경 페인트 / 바닥 – 강마루(스타강마루), 수입 타일(중국산)담장재 ▶ 일본 미야자키산 적삼목 본덱스 오일스테인 2회욕실 및 주방타일 ▶ 수입 타일(중국산) |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조명 ▶ 공간조명 외 | 계단재·난간 ▶ 애쉬집성목 무광투명락카 2회, 평철난간 소부도장현관문 ▶ 단열스틸도어(제작) | 내부 목문 ▶ 영림도어데크재 ▶ 방부목 데크재 본덱스 오일스테인 2회시공 ▶ 인터플랜설계팀 ▶ 이경훈설계 ▶ 건축사사무소 오파드건축 연구소(OpAD) 오문석 070-8600-0463, https://blog.naver.com/opad_oms해 잘 드는 3층은 주방과 거실이 위치한다. 한 개 층에서 누릴 수 있는 층별 면적이 크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벽체 구획을 하지 않았다. ⓒ이강석집은 쉼의 장소이다. 거실에서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4층 전실을 통하면 테라스와 만나게 된다. 넓진 않지만, 부부만의 오붓한 야외 공간이 되어준다. 오른쪽 사진 ⓒ이강석대지위치 ▶ 서울시 성북구 | 대지면적 ▶ 63㎡(19.05평) 건물규모 ▶ 지상 4층 | 건축면적 ▶ 27.19㎡(8.22평) | 연면적 ▶ 72.69㎡(21.98평) 건폐율 ▶ 57.12% | 용적률 ▶ 152.71% 최고높이 ▶ 9.6m |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압출법보온판 가등급 125㎜, 150㎜ / 경질우레탄폼 보온판 2종2호 90㎜, 120㎜ 외부마감재 ▶ 벽 – TERRACO社 플렉시텍스 / 지붕 – 컬러강판 돌출이음 창호재 ▶ 공간시스템창호 | 에너지원 ▶ 도시가스 전기·기계 ▶ 세원엔지니어링 | 구조설계 ▶ 아크필구조 내부마감재 ▶ 벽 – 친환경 페인트 / 바닥 – 강마루(스타강마루), 수입 타일(중국산) 담장재 ▶ 일본 미야자키산 적삼목 본덱스 오일스테인 2회 욕실 및 주방타일 ▶ 수입 타일(중국산) |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조명 ▶ 공간조명 외 | 계단재·난간 ▶ 애쉬집성목 무광투명락카 2회, 평철난간 소부도장 현관문 ▶ 단열스틸도어(제작) | 내부 목문 ▶ 영림도어 데크재 ▶ 방부목 데크재 본덱스 오일스테인 2회 시공 ▶ 인터플랜 설계팀 ▶ 이경훈 설계 ▶ 건축사사무소 오파드건축 연구소(OpAD) 오문석 070-8600-0463 https://blog.naver.com/opad_oms취재_김연정 | 사진_변종석, 이강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5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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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23
단열⋅방음⋅편의성, 정통 한옥의 한계를 넘다
원형은 최대한 유지하며 성능과 디테일에 집중한 함경루는 정통 한옥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주거 모델을 제시한다.한옥의 다양한 변주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서울 은평 한옥마을. 주거는 물론 상업 시설까지 한옥으로 지어져, 답사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한옥은 짜맞춤 방식의 기본 골격과 나무라는 소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어쩌면 마당과 실의 배치부터 자연과 마주하는 방식에 더 큰 의의를 둘 수 있다. 그런 점에서 70평 내외의 택지지구 필지에 한옥의 개념을 담아내기는 버거울 수 있기에 모든 건축물마다 설계자의 고뇌가 엿보인다. 특히 대부분 주택은 돌담에 둘러싼 형태로 작은 안마당이나 중정을 갖고, 2층이나 다락을 올려 좁은 실 면적을 보완하고 있는 모습이다.기와를 얹은 돌담과 솟을대문 안으로 안정적인 구도의 2층 한옥이 펼쳐진다. ELEVATIONHOUSE PLAN대지위치 ▶ 서울시 은평구 | 대지면적 ▶ 248.7㎡(75.36평)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 건축면적 ▶ 103.9㎡(31.48평) | 연면적 ▶ 197.3㎡(59.78평)건폐율 ▶ 41.77% | 용적률 ▶ 61.37%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8.4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한식목구조단열재 ▶ 수성연질폼 90㎜ | 외부마감재 ▶ 외벽 – 회벽 마감 / 지붕 – 한식기와담장재 ▶ 사고석 한식 담장 | 창호재 ▶ 첨단한옥창호 85mm 나무 + 알루미늄에너지원 ▶ 도시가스 | 조경석 ▶ 화강석 도드락 마감전기·기계 ▶ 새서울기술단 | 설비 ▶ 세연이엠씨구조설계 ▶ 이든구조컨설팅시공 ▶ ㈜고진티앤시설계 ▶ 오드건축사사무소안마당을 가운데 두고 실을 분리해 채광과 환기를 좋게 했다. 외기와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정통 한옥의 개념을 따랐다. 길게 뺀 처마 아래로 한옥의 상징적 요소인 툇마루도 빼놓지 않았다. 단과 마루, 실을 넘나들며 옛 선인의 주거 동선을 재현하게 했다.‘工’자 형 평면 배치의 매력함경루 역시 건축가에게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3代가 사는 집이라 절대적으로 필요한 방 개수가 많았다. 다행히 건축주가 필지를 일찍 구매해 주변보다 다소 큰 80평 규모의 대지를 갖고 있었지만, 한옥에 많은 방을 넣는 것은 큰 숙제였다. 겹집으로 복도를 내면 공간 효율이 떨어지고 마당과의 관계도 약해지며 집이 커져 결과적으로 한옥에서 가장 중요한 비례감을 잃을 수 있었다.건축가는 열매가 많은 ‘工’자 배치를 택했다. 필지가 도로에 맞닿는 코너에 위치해 이 방식을 적용하기에도 적합한 상황이었다. 외부와 소통하기 좋은 공간을 사방 끝에 여럿 만들 수 있고, 화장실이나 주방 같은 공용 서비스 공간은 접점 부위에 위치시켰다. 공간마다 채광과 환기가 좋아 주거의 질도 전반적으로 높일 수 있는 선택이었다.한식 시스템창호와 미닫이를 적절히 조화시켜 단열과 기밀을 잡은 현대식 한옥 내부우물마루가 깔린 방에는 들어열개문을 달아 전면개폐가 가능하도록 했다. ‘工’자 배치는 외부 공간도 더 풍요롭게 만든다. 대문과 주차 위치를 분리시키고, 안정감 있는 마당도 얻었다. 지하에는 넓지 않은 공간을 두어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측면에 썬큰을 두어 습기를 예방하고 채광이 좋도록 한 점도 돋보인다.적정한 크기의 한옥 찾아가기건축주는 변형이 많이 되고 요소가 더해진 한옥보다, 한옥 그 자체가 가진 미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집을 원했다. 건축가와 한옥의 기본 디자인을 최대한 유지하기로 합을 맞추고, 현대적 기능을 더하는 방법에 주로 집중했다. 비례감을 최우선에 둔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이다. 다만, 현대 한옥의 기능적 변화를 융통성 있게 수용했다.정통 한옥에 비해 높은 층고로 더욱 비례감이 좋아진 실내와 차경. 한지를 통과한 빛이 안에 적절히 머금는다. / 정갈한 디딤돌이 놓여진 현관부. 한옥은 창이 있는 곳이면 어디로든 출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현관부 면적은 그리 크지 않다.현대 한옥은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다. 복층이 보편화되면서 구조재 사이즈가 커지고, 한식 시스템창호의 적용으로 창의 면적도 넓어졌다. 실내 반자 높이도 넓어져 전통 한옥에 비해 건물 높이도 약간 높은 편이다.PLAN ①방 ②가족실 ③화장실 ④대청마루 ⑤현관 ⑥작업실 ⑦주방 ⑧식당 ⑨안마당 ⑩후정 ⑪주차장 ⑫다목적실 ⑬썬큰 치밀하고 섬세하게 기획한 창의 크기와 배치. 2층에서는 북한산의 다채로운 풍경을 액자처럼 담는다. 건축가는 “기존 한옥이 갖고 있던 전통 한옥의 치수로는 개방감이 풍부하고 비례가 좋은 공간을 창출하기 어렵다”며 건축주와 함께 이런 현실을 인식하고 여러 차례 한옥 답사를 행했다. 좀 더 안정감 있는 비례를 가진 창호와 공간을 찾고자 유사 사례를 분석하고, 깊은 논의 과정을 거쳐 실의 치수를 신중하게 결정했다. 그렇게 함경루는 좁은 한옥이 아닌, 적정한 면적의 한옥으로 탄생하게 되었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친환경 도장, 한식 벽지 / 바닥 – 지복득 마루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수입 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남우주방 가구 ▶ 리바트 | 조명 ▶ 을지로 대도조명현관문 ▶ 첨단한옥창호 시스템 도어방문 ▶ 첨단한옥창호 주문 제작주변 한옥마을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모습 / 2층은 거실과 두 개의 방, 욕실을 마련해 필요한 실의 개수를 충족했다. 현대 한옥을 위한 꾸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통과 현대 건축의 장점을 접목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한옥의 정취는 물론이고 단열, 방음, 보안 등 생활의 편의성은 높인 함경루. 건축주의 의지와 설계자의 기민함으로 지어진 집은 이 시대 현대 한옥의 거취를 여실히 보여준다. 건축주는 오랜 노력 끝에 돌담이 있는 마당에서 아침을 맞는, 한옥의 일상을 누리고 있다.건축가_최재복[오드건축사사무소]단국대학교를 졸업하고 SKM건축사사무소와 황두진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경험했다. 2014년 오드건축사사무소를 개설하였으며, 현재 명지대학교에서 현대한옥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W HOUSE, 심락재, 아우름포레 등이 있다.02-2202-3008|www.odearch.com구성_이세정 | 사진_박영채ⓒ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5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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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0
땅과 사람을 포근하게 품은 곤지암 주택
오랜 고민 끝에 실행에 옮겼지만, 곧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모든 것을 포기하려다 마음 맞는 건축가를 만나 이를 극복하기까지. 그 힘들었던 1여 년의 집짓기 과정이 궁금하다.©홍석규집을 짓겠노라고 찾아온 건축주는 비교적 일찍 출가한 두 아들을 둔 50대 중후반의 부부였다. 이들은 당시 아파트에 살고 있었지만, 남은 생애는 서울 근교에 집을 지어 출퇴근에 무리 없고 도시 생활에도 불편함 없는 전원 속의 삶을 즐기고자 했다. 그렇게 집짓기 도전이 시작되었고, 우연히 이 땅을 찾았다.건축주와의 첫 번째 상담 후 다음 만남은 집이 들어설 대지에서 이루어졌다. 땅은 경사 도로인 진입 레벨에 맞춰 지반이 형성되어 있었다. 흙을 성토하여 가둔 석축은 어설프게 쌓여 있고, 돌들이 이리저리 굴러다녔다. 사연인즉슨 이러했다.집이 마당을 감싸 안음으로써 가족만의 공간이 완성되었다.경사 도로에서 바라본 집의 모습 / 작은 텃밭을 둔 뒷마당 ©홍석규처음 부부는 설계와 시공을 함께 해주는 업체를 통해 집을 지으려 했고, 몇 군데 알아보다 한 업체와 서둘러 계약했다. 도심지와 달리 전원에 집을 지을 땐 대부분 전용허가와 개발행위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허가들은 건축신고 및 허가와 동시에 접수되므로 일단 아무 집이나 앉힌 상태로 허가를 득하고 추후에 설계 변경을 하려 했다고 한다. 어차피 대지가 조성되려면 토목공사가 선행되어야 하니 건물의 설계는 좀 미뤄도 된다 생각했던 모양이다. 한데, 믿었던 업체는 상당 금액의 공사비를 이미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설계 협의 없이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짜깁기한 도면을 내놓았다. 그러다 언제부턴가 연락마저 끊겼다.대지 위 넓게 펼쳐진 건물이 주변 산세 풍경과 하나인 듯 잘 어우러진다. ELEVATION 토목공사는 하다만 듯 널브러진 채로. 어렵게 결심한 집짓기는 시작하자마자 난관에 부딪혔다. 금전적인 손실뿐만 아니라 사교적이고 사람을 좋아하는 부부의 마음에 큰 상처로 남았다. 결국 공사가 중단되고 다 포기하려던 순간, 지인의 소개를 받아 우리 사무소와 연이 닿았다. 다시 설계부터 차근차근 시작해야 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두 사람의 다친 상처를 보듬어주고 싶었다.입구 쪽에 마련된 게스트룸. 전통미가 느껴지는 미닫이문이 인상적이다. 현관 중문 옆 수납장과 정원 풍경과 맞닿은 긴 복도 공간 ©홍석규대지는 진입로에 들어서는 동안 ‘이런 곳에도 집을 짓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산기슭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곳에 있다. 주변에는 신경 써서 지은 집들이 군데군데 놓여 있고, 집이 세워질 장소는 도로가 북측에 면해 있는 비교적 넓은 땅이었다. 반대쪽 땅 끝자락에는 낮은 야산이 땅을 에워싸고 있어 건물의 배치에 따라 외부 공간은 주위에 과시할 만한 마당이 될 수도 있고, 집주인만이 누릴 수 있는 사적인 공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도심지나 주택단지로 조성된 택지와는 달리 이런 땅들은 흙의 성토나 절토를 통해 땅을 만질 기회가 있는데, 기존 땅에서 읽히는 잠재성 같은 것을 최대한 끌어내다 보면 집의 배치와 모양이 결정된다.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광주시 | 대지면적 ▶ 977.0㎡(295.54평)건물규모 ▶ 지상 1층 | 건축면적 ▶ 188.98㎡(57.16평) | 연면적 ▶ 188.98㎡(57.16평)건폐율 ▶ 19.34%(법정 40% 이하) | 용적률 ▶ 14.33%(법정 100% 이하)주차대수 ▶ 2대(법정 1대 이상) | 최고높이 ▶ 5.55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줄기초 / 지상 – 내·외벽 : 경골목구조, 2×6 S.P.F 구조목, 지붕 : 2×10 구조목 / 주차장 – 벽 : 경골목구조 2×6 S.P.F 구조목 + 철골 H-150×150×6×9 4본, 지붕 : 구조목 2×12 + 철골 H-150×150×6×9단열재 ▶ 외벽 – 중단열 수성연질폼 140mm 발포 + 외단열 비드법단열재 2종3호 60mm(네오폴) / 내벽 – 그라스울 24K / 지붕 – 수성연질폼 240mm 발포외부마감재 ▶ 외벽 – STO 외단열시스템 등 / 지붕 – 컬러강판창호재 ▶ 이건창호 70mm,185mm PVC 시스템창호 35mm 삼중 양면 강화로이유리(아르곤가스 충전)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타이 | 에너지원 ▶ LPG조경석 ▶ 현무암 판석, 차돌, 청고벽돌 | 조경 ▶ 그린조경토목 ▶ 진성토목 | 구조설계 ▶ 두항구조 엔지니어링총공사비 ▶ 3억원(설계 및 감리비용, 가구, 조경공사 제외)시공 ▶ 케이에스하우징설계 ▶ ㈜건축사사무소 더함대지의 단차가 내부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홍석규한 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잘 견뎌낸 덕분에 지금의 집을 만날 수 있었다며 웃어 보이는 건축주 부부 경사 도로면을 따라 바로 진입할 수 있는 마당과 내부에서 바로 마주할 수 있는 마당으로 나눠 단차를 두면 넓은 외부 공간을 유용하게 쓸 수 있고, 인접한 토지와 옹벽의 높이차를 낮출 수 있을 듯했다. 마당의 단차는 자연스레 집 내부에도 만들어져 공간의 변화와 개방감을 확보하고, 벽으로 나누어지지 않았지만 공간의 성격 또한 구분된다. 현관으로 들어와 긴 복도를 따라가다 보면 남쪽의 큰 창을 통해 안마당과 주변 풍경을 바라볼 수 있어 집 안의 산책로로 손색없다. 눈에 보이는 풍광은 자연이 집을 품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주방과 다이닝 공간의 아래쪽으로 배치된 거실주방에는 상부장 대신 선반을 설치해 답답함을 줄이고, 별도의 다용도실을 두어 수납을 해결했다.집은 두 팔 벌려 마당을 감싸 안은 모습이다. 도로를 따라 오르면서 보이는 집은 뒷모습이기에 단층으로 펼쳐진 집이 마당을 보여주지 않는다. 얼굴이 궁금하면 안으로 들어와서 보라는 것 같다. 주차장으로 진입했을 때 마당이 드러나고 야산이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는 모습은 방문객의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집 뒤쪽 먼 원경에는 산들이 있지만, 지붕의 선이 산의 선을 거스르지 않는다.겨울 추위가 매섭고 습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성토량을 늘려서라도 땅의 지반을 높였다. 단열이 우수하고 기밀한 창호 시공이 용이한 경골목구조로 택하고, 벽체의 중단열을 수성연질폼으로 촘촘하게, 외부는 네오폴 비드법단열재를 추가로 설치한 뒤 스토(STO)로 마감했다. 입자의 굵기가 굵어 외관은 콘크리트 주택처럼 보이기도 한다.가장 안쪽에 놓인 부부 침실과 파우더룸 및 욕실. 모두 하나의 동선 위에 놓여 이동의 편의를 도모했다. PLAN(1F - 188.98㎡) ①현관 ②복도 ③게스트룸 ④화장실 ⑤주방/식당 ⑥거실 ⑦서재 ⑧안방 ⑨파우더룸 ⑩드레스룸 ⑪테라스 ⑫욕실 ⑬다용도실/세탁실 ⑭창고/보일러실 ⑮주차장 ⑯외부 데크 ⑰툇마루 ⑱아랫마당 ⑲윗마당 부부의 단란한 모습. 집을 짓고 매일 할 일은 많아졌지만, 웃음만큼은 더 늘었다. 공사가 마무리될 무렵, 건축주에게 즐거운 숙제를 주었다. 내부 마감재에 대한 기준과 스펙 북을 제공하고 가이드라인에 따라 부부가 각 공간에 들어갈 자재를 직접 쇼핑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부부는 집이 지어지는 내내 기대감과 즐거움을 내비쳤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천장 – 신한벽지(실크) / 바닥 – 동남마루 제누스원목마루 | 욕실 및 주방 타일 ▶ 새론바스 수입 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더존테크 수입 수전, 새턴바스 욕조, 아메리칸스탠다드 도기 | 주방 가구 및 붙박이장 ▶ 마비 가구연구소조명 ▶ 유로세라믹 비타조명, 을지로 프라하라이팅계단재 ▶ 오크 계단 집성목 | 데크재 ▶ 방킬라이현관문 ▶ 성우스타게이트 LSFD-8500중문·방문 ▶ 예림도어 YSL-100, 예림도어 YG-111(완자살), 예림 ABS도어, 자작문커튼 ▶ INT(아이앤티) 패브릭DETAIL 집을 짓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고 상처도 받은 두 사람. 집을 짓지 못할 뻔도 했지만, 그 상처를 치유하려면 오히려 다시 도전해 결실을 보는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건축가와 나눈 집에 대한 이야기와 시공자와의 소통, 집을 짓는 과정을 통해 모든 것이 아물었다. 이름처럼 따뜻하게 보듬어줄 수 있는 어머니의 ‘품’ 같은 집에서 부부가 계획했던 은퇴 이후의 새로운 삶이 풍요롭게 시작될 것 같다.건축가_조한준[㈜건축사사무소 더함]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종합건축사사무소 고우건축과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 등에서 실무경험을 쌓았다. 2013년 건축사사무소 더함(ThEPluS Architects)을 설립하고, 제34회 서울시 건축상 우수상과 신진건축사 대상 최우수상, 포항시건축문화 최우수상 등을 수상하였다. 02-733-3824|http://the-plus.net글_조한준 | 취재_김연정| 사진_<strong style='font-family: "Noto Sans regular", "Malgun gothic", "맑은 고딕", AppleSDGothicNeo-Light, sans-serif-light, ser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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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0
독립과 연결, 다가구주택의 현대적인 제안
하남 미사신도시 택지지구에서 유독 하얀 자태를 뽐내며 동네를 밝히는 코너집. 언뜻 심플한 단독주택처럼 보이지만, 네 가족의 보금자리가 될 다가구주택이다.임대 세대와 주인 세대의 출입을 분리한 계단 배치. 주차 공간 역시 집 앞뒤로 2대씩 각각 두었다. 후면을 바라본 모습 / 임대 세대에는 마당 대신 활용할 외부 공간으로 옥상 테라스와 지하 썬큰 정원이 주어진다.다가구주택이라 하면 선입견이 따른다. 임대 수익 때문에 최대 용적률만 고려한 계획, 동네 풍경은 생각하지 않는 뚱뚱한 외관 등 부정적인 시선이 주를 이룬다. 경제성과 미관, 임대 세대에 대한 배려는 양립할 수 없는 조건일까? 건축주를 잘 만난 덕분이라는 세담건축사사무소 송원흠 소장은 말이 아닌 건축으로 다가구에 대한 선입견을 풀었다.“건축주는 단독주택 같은 다가구를 원했습니다. 땅값이 비싼 택지지구라 밀도 있게 짓는 것은 기본으로 하되, 대지 조건을 반영한 디자인과 주인·임대 세대의 명확한 동선 분리를 통해 집의 특징을 살렸습니다.”각이 있는 대지 조건과 세대 간 매스의 볼륨을 강조한 디자인 덕분에 어디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는 입면 외관을 흰색으로 미장 마감하고 저층 현관부만 진회색 계열의 세라믹 타일로 안정감을 더했다.집은 건축주 부부와 어머니가 각각 2층과 1층을 쓰는 매스와 임대 세대가 위아래 각각을 사용하는 매스로 구분된다. 주차 공간마저도 분리되어 건축주와 임대 세대는 선택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 세련된 외관과 기능적인 설계 덕분인지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았고 주변 집들에 비해 임대 세대도 빨리 정해졌다는 후문을 전했다.SECTION ①현관 ②거실 ④방 ⑧다락 ⑨데크 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하남시 │ 대지면적 ▶ 262㎡(79.25평)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 다락건축면적 ▶ 129.28㎡(39.10평) │ 연면적 ▶ 282.20㎡(85.36평)건폐율 ▶ 49.91% │ 용적률 ▶ 73.92%주차대수 ▶ 4대 │ 최고높이 ▶ 9.8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3호 120mm외부마감재 ▶ 외벽 - 외단열시스템 백색 스터코플렉스 / 지붕 – 컬러강판창호재 ▶ LG하우시스 E9-TT150 │ 열회수환기장치 ▶ 센도리에너지원 ▶ 도시가스 │ 전기·기계 ▶ 코담기술단구조설계 ▶ 미도구조 │ 시공 ▶ ㈜경진종합건설 031-757-2795설계담당 ▶ 이경준, 성동욱, 김영필설계 ▶ 세담 건축사사무소 031-795-3733~4높은 층고의 거실은 다락과 시각적으로 연결된다. 충분한 채광의 거실과 문턱 없이 슬라이딩 도어로 연결되는 안방입주한 뒤 수동적으로 TV를 보는 생활 대신 테이블에 앉아 대화하는 시간이 늘었다는 가족 / 아이들의 손씻기 습관을 위해 현관에 미니 세면대를 마련했다. 공간 낭비 없이 알뜰하게 구성한 주인 세대연로하신 어머니의 집은 1층에, 다락과 옥상 테라스가 있는 2층은 건축주 가족의 공간으로 배치되었다. 건축주는 이전에 살았던 북향 아파트는 채광의 아쉬웠던지라 새로 짓는 집은 빛이 충분히 들어올 것을 요청했고, 다각형 대지의 특징을 살려 적재적소에 창을 내었다. 마당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옥상 테라스가 외부 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계단실 복도에 마련한 미니 도서관, 회유 동선으로 연결되는 욕실 등 낭비 없는 콤팩트한 설계에 건축주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층간소음 걱정 없이 뛰어다니는 두 아들을 보며 더 일찍 지을 걸 하는 마음도 든다고.POINT 1 - 세대 분리 우체통 현관문과 주차 공간뿐만 아니라 우체통도 각각 설치했다. 건축주 부부와 어머니가 쓰는 1호 라인과, 임대 세대가 나눠 쓰는 2호 라인으로 구분해 출입 동선 가까이에 두었다. POINT 2 - 계단실 미니 도서관 2층에서 다락으로 올라가기 전 공간을 복도형 도서관으로 만들어 한쪽 벽면은 책장으로 채우고 벽돌로 인테리어 해 따뜻한 분위기의 장소로 연출했다.데크와 연결된 아이의 다락 놀이방 안방과 거실에서 각각 접근이 가능한 2층 욕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노루페인트 키즈아이, LG하우시스 실크벽지 / 바닥 - 동화자연마루 강마루 원목마루, 복합대리석 타일욕실 및 주방 타일 ▶ 대보타일, 아쿠아마리나 엔틱스페셜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 주방 가구 ▶ 한샘, 하츠(후드)조명 ▶ 필립스라이팅, 중앙조명(거실 펜던트) │ 계단재 ▶ 메이플 하드우드 집성목 30T현관문 ▶ 성우 스타게이트 단열도어 │ 방문 ▶ 자작나무 원목도어, PSL 레일도어천창 ▶ 한샘 │ 데크재 ▶ 방킬라이동선 분리로 벽간 소음 해결과 사생활 보장1층 어머니 집의 거실 겸 주방.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도록 조리대 맞은 편에 개구부를 내었다. 열린 벽과 창 사이로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놓았다. 아침마다 마주치는 게 나쁜 일은 아니지만, 단독주택의 요소는 아니라고 판단한 건축주는 그 생각을 건축가에게 전했다. 송 소장은 일반적으로 다가구주택 중앙이나 끝에 자리하며 이동 통로 그 이상의 역할을 하지 않는 계단실 대신 사생활을 보장하는 분리된 계단실을 만들고 이를 세대 벽이 마주하는 곳에 배치해 벽간 소음 문제까지 해결했다.오픈형 계단실을 통해 지하에 채광을 보탰다. 가족과 친척들이 방문했을 때 다용도로 쓸 수 있도록 폴딩도어를 달았다. 2F - 94.23㎡ / ATTIC - 85.30㎡ B1F - 103.69㎡ / 1F - 87.28㎡ PLAN 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방 ⑤화장실 ⑥보조주방 ⑦미니 도서관 ⑧다락 ⑨데크 ⑩임대 세대거실 및 주방이 있는 각 임대 세대의 메인 층은 누가 살더라도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넓고 단순하게 구성했다.지하층은 채광과 환기를 위한 썬큰을 설치해 전용 데크 마당처럼 쓸 수 있다.데크 테라스에서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가족 1층 집은 썬큰 공간이 딸린 지하층으로, 2층 집은 옥상 미니 데크가 포함된 다락으로 부족한 공간을 벌충했다. 특히 임대 세대는 누구나 들어와도 살 수 있도록 보편적인 구조를 기본으로 하되 이 집만의 특성이 드러나도록 외부 공간과의 연결에 신경 썼다.“정형화된 매스, 수익에 맞춘 공간 구성을 원했다면 이 프로젝트는 실패했을 겁니다.” 정주성이 아닌 부동산으로서의 의미가 더 높아진 요즘, 집의 본질과 거주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하면서 현실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은 다가구주택은 그래서 더 반갑다.건축가_송원흠[세담 건축사사무소]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2004년부터 세담건축사사무소 대표로 재직 중이다. 단국대학교, 동서울대학교 등에서 설계, 건축계획, 건축법규 등을 가르쳤다. 가평 사룡리주택, 강원 고성주택, 파주 동패동주택, 미사지구 주택, 제주 봉개동주택 등의 단독주택을 설계했으며, 국내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시설환경개선사업을 목재문화진흥회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양평에서 일반인 대상 집짓기 세미나를 위한 한옥 북카페(공간산책)도 운영하고 있다.031-795-3733~4 | wheum915@hanmail.net취재_조성일|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Vol.235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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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05
천연 박판 슬레이트로 시선을 휘어잡는 블랙하우스
비슷한 형태의 집이 즐비한 신도시 주택가. 그곳에서 조용한 존재감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독특한 검은 집을 만났다.집짓기에서 새로운 시도는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특별한 집을 원하지만, 새로운 재료와 공법, 구조를 ‘시험 삼아’ 해보기엔 그 기회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디자인 주택’이라는 곳들 중, ‘여기서 본 스타일, 저기서 본 자재’가 많은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일지 모른다.SECTION ①현관 ②주방 ⑧욕실 ⑨테라스어머니와 네 살 터울 남매, 그리고 부부. 다섯 식구인 건축주는 세종시의 한 단독주택 필지를 들고 건축가를 찾아갔다. 가족의 가장 큰 바람은 곳곳을 아이들 중심으로 구성하는 것. 간단해 보이는 요구지만, 오히려 건축가 재량이 커진 만큼 고민도 컸다. 아이를 위한 공간을 만들면서 어떻게 흔하지 않은 ‘가족만의 집’을 끌어낼 수 있을까. 건축가는 치열하게 고민한 답을 제시했다. 수개월 후. 문제를 던져준 가족은 단정하면서도 특별한, 또 즐거움 가득한 지금의 집을 만났다.천연 박판 슬레이트를 바탕으로 목재 외장재로 포인트를 줘 단조로움을 피했다.가족의 미션을 받아든 홈스타일토토의 임병훈 소장은 차별화 요소를 소재에서 찾았다.“신도시 주택 필지이기에 기존에 흔히 사용되어온 스터코나 사이딩류의 외장재를 지양하고 싶었습니다. 또 세종시의 천연 소재 사용 권장과 색채 심의도 염두에 두어야 했지요.”고민 끝에 선택한 것은 스페인산 천연 박판 슬레이트. 유럽에서는 외장재로 오랫동안 검증됐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소재였다. 건식 시공하는 것도 국내 최초 사례여서 코너나 밑단 처리 디테일을 찾아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극복해가며 시공한 천연 박판 슬레이트는 특유의 질감과 컬러로 주택의 담백한 건축선, 목재 포인트와 어우러져 외관 디자인의 아이덴티티로 자리잡는 데 성공했다.단차가 적당히 있는 큰 도로 쪽은 시선이 닿지 않아 마당을 열어둘 수 있었다. / 갑갑할 수 있는 2층에 개방감을 주는 테라스티타임, 마당에서 노는 아이들의 휴식 등 다양한 용도로 내·외부 활동을 함께 즐기는 선룸 또 하나 신경 쓴 부분은 마당 프라이버시 문제였다. 이웃집과의 간격은 여유로운 편이었지만, 담장을 만들 수 없어 한계가 있었다. 이는 선룸을 앞으로 빼 주택을 ㄱ자 형태로 만드는 방법으로, 맞닿은 도로에서의 시선을 차단하여 아늑하고 프라이빗한 마당을 만들 수 있었다.HOUSE PLAN대지위치 ▶ 세종특별자치시 고운동 │ 대지면적 ▶ 392㎡(118.78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94.5㎡(28.63평) │ 연면적 ▶ 156.96㎡(47.56평) 건폐율 ▶ 24.11% │ 용적률 ▶ 40.04% 주차대수 ▶ 자주식 2대 │ 최고높이 ▶ 7.9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 지상 – 외벽 : 2×6 S.P.F.구조목, 지붕 : 2×8 S.P.F.구조목 │ 단열재 ▶ 외벽 - JMB R23(외단열 T8 스카이텍 추가) / 지붕 - T185 가등급 수성연질폼 외부마감재 ▶ 외벽 – 슬레이트코리아 천연 박판 슬레이트(스페인산 CUPA) / 지붕 – 광장건업 컬러강판 │ 담장재 ▶ 생울타리 담장 창호재 ▶ 엔썸 독일식 PVC T46 3중유리 시스템창호 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타이 │ 열회수환기장치 ▶ 셀파씨앤씨 에너지원 ▶ 도시가스 + 태양광전기 설계 ▶ 홈스타일토토 02-720-6959 www.homestyletoto.com 시공 ▶ JCON 032-567-1610 www.jconhousing.comPOINT 1 - 천연 박판 슬레이트 독특한 질감, 간편한 관리, 천연 소재라는 조건을 충족하는 재료로 스페인에서 온 천연 박판 슬레이트를 적용했다. 우리나라에서 건식 시공은 처음이어서 디테일 처리가 쉽지 않았다고. POINT 2 - 선룸 안마당을 도로 쪽 시선으로부터 보호하면서 다양한 실내·외 활동을 누릴 수 있게 하는 선룸. 주방과 연결되는 통로를 통해 동선상 편리함까지 더했다.현관에서 바로 닿는 시선을 적당히 거르면서도 완전히 막지 않아 갑갑하지 않다. 주방 너머로는 선룸과 이어지는 문이 설치되어있다. 거실은 천장을 오픈해 볼륨감을 살렸다. 북쪽으로 난 현관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서면 화이트와 우드가 실내의 전반적인 색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가장 먼저 누다락을 만나게 된다. 주방과 맞닿은 경계에 단차를 주고 수납 선반을 배치해 분리감을 준 공간이다.거실을 사이에 두고 어머님을 위한 침실이 놓였고, 계단을 오르면 부부와 아이의 휴식 공간들이 배치되어 있다. 긴 복도를 두고 두 아이의 방과 부부 침실이 자리 잡았는데, 가구와 벽을 이용해 외부 시선을 한 번 끊어주는 방식으로 가족 간에도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게 배려했다.현관의 중문과 루버 마감, 선반 식물, 목재 벤치로 목가적인 분위기를 냈다. / 단을 높여 만든 마루는 아이들 방에서 수납 공간 역할을 하면서 벤치겸 또 침대가 되어주기도 한다. 웨인스코팅 벽과 펜던트 조명이 아늑함을 더하는 부부 침실 POINT 3 - 그물망 2층 아이들 방 앞에는 그물망이 있는 놀이 공간을 두었다. 바로 아래는 누다락이 자리해 집 안 소통의 역할도 겸한다. POINT 4 - 복도 중앙 수전 다섯 가족이 준비하는 아침은 분주하기 마련. 구성원 중 넷이 지내는 2층 복도 중앙에 수전을 설치해 아침 준비가 혼잡하지 않도록 했다.2F – 62.46㎡ 1F - 94.50㎡PLAN ①현관 ②주방 ③선룸 ④거실 ⑤침실 ⑥다용도실 ⑦드레스룸 ⑧욕실 ⑨테라스계단 옆 미끄럼틀은 아이들이 마음껏 낙서할 수 있는 칠판, 누워 놀 수 있는 그물망 등과 함께 아이들의 소소한 즐길거리 중 하나다.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신한벽지, KD프라임우드 인테리어 루버 / 바닥 - LG하우시스 소리잠 | 욕실 및 주방 타일 ▶ 민바스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일신스파 | 주방 가구 ▶ 한샘 조명 ▶ 공간조명, 비츠조명 | 계단재·난간 ▶ 오크 집성목, 유리 난간 현관문 ▶ 성우스타게이트 | 중문 ▶ 우딘도어 AL싱글레일 방문 ▶ 우딘도어 | 붙박이장 ▶ 한샘 | 데크재 ▶ 방킬라이 19mm2층 복도의 보이드 공간 쪽은 난간이 아닌 벽체로 구성되어 자칫 갑갑해질 수 있었는데, 중간에 개구부를 만들고 식물을 둬 시선에 변화를 주고 숨을 틔웠다.여기에 계단 옆 미끄럼틀, 그물망 공간, 칠판 등이 더해져 한창 자라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집을 즐겁게 한다. 다섯 식구가 누릴 많은 즐거움을 곳곳에 품은 집. 독특한 자재로 표현된 ‘검정’이 매력적인 이 집에서 건축가는 자연스럽게 ‘락현재(樂玄齋)’라는 이름을 떠올렸다고.흰색은 다른 곳에서 주어지는 모든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우리 눈에 하얗게 보이고, 검은색은 반대로 모든 빛을 그 자리에서 품기에 검게 보인다고 한다. 가족들의 행복을 꼭 품고 있는 락현재는 그래서 보이는 만큼, 더 따뜻한 블랙이다.취재_신기영|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5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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