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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8
365일 풀빌라에 산다, 이천주택 party&town
단지 내 3가지 타입 중 하나인 풀빌라 스타일로 계획된 주택의 모습서울 도심에서 차로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 부드러운 능선의 산을 끼고 있는 조용한 마을이 나타난다. 작은 숲속에 들어온 듯, 키 큰 나무들이 둘러싸고 있고 좋은 흙내음이 나는 곳.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에 자리 잡은 ‘파티앤타운’은 3가지 각기 다른 테마를 가진 타운하우스로, 입주 대상자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풀빌라 타입, 운동장 공유 타입, 캥거루 타입으로 구성해 총 39세대가 들어서게 될 마을이다.외벽으로 둘러싸인 덕분에 프라이빗한 공간을 완성할 수 있었다. / 단정하게 스터코로 마감한 외관그동안 다양한 주택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주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유타건축사사무소 김창균 소장이 단지 배치부터 도로, 개별 건물의 설계까지 모두 맡아 진행함으로써 여타 타운하우스와는 차별화된 참신하면서도 탄탄한 설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타입별 특화된 설계가 도입된 만큼 각 필지 내에서 입주자의 프라이버시는 존중하되, 서로 공존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며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 배치에 있어 14세대의 운동장 공유 주택으로 마을의 중심을 잡고 이를 기준으로 좌측엔 8세대의 캥거루 주택, 우측엔 17세대의 풀빌라를 앉혔다. 단지 내 도로는 일부를 조경 공간으로 할애하고 보행자 중심의 도로가 될 수 있도록 입주자를 배려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게 했다.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대지면적 : 총 18,774㎡(5,679.13평)건물규모 : 지상 2층(39세대)건축면적 : A 풀빌라 타입 - 57.27㎡(17.32평) / B 운동장 공유 타입 - 77.70㎡(23.50평) / C 캥거루 타입 - 84.96㎡(25.70평)연면적 : A - 108.44㎡(32.80평) / B - 137.10㎡(41.47평) / C - 169.92㎡(51.40평)건폐율 : A - 18.59% / B - 17.90% / C - 19.66%용적률 : A - 35.21% / B - 31.59% / C - 39.33%주차대수 : A - 1대 / B, C - 2대최고높이 : A - 6.95m / B - 9.5m / C - 9.0m공법 : A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철근콘크리트 / B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일반경량목구조 / C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일반경량목구조구조재 : A - 철근콘크리트 / B, C - S.P.F No2. 38×140(벽), 38×286(지붕)지붕마감재 : A - 무근콘크리트, 기계미장 / B, C – 컬러강판단열재 : A - 네오폴 가등급 외단열 단열재 / B, C - 그라스울(R24, R38) 가등급외벽마감재 : A – 스터코 / B, C – 점토벽돌창호재 : 이건 PVC시스템창호, 로이삼중유리단지 기획/풀빌라 운영&마케팅 : 이들만 하우스(edelmann haus)설계 : 유타건축사사무소(김창균) 02-556-6903|www.utaa.co.kr프라이빗한수영장이 있는 수익형 주택풀빌라 타입 단지(17세대)세 가지 타입 중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풀빌라 타입의 모델하우스가 제일 먼저 완성되었다.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휴식과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세컨드하우스로 사용할 수 있고, 임대를 내어준다면 수익까지 얻을 수 있는 주택이다. 이러한 목적에 따라 일반적인 주거의 실 배치보다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평면을 계획했다.폴딩 도어를 열면 내·외부가 하나 된 듯 주변 자연 경관까지도 즐길 수 있는 1층 주방 및 다이닝룸SECTION현관 모습. 좌측에는 창고를 두어 짐을 수납할 수 있도록 했다. / 세컨드하우스의 용도가 큰 만큼 휴식과 여가에 중점을 두고 평면을 계획하였다.PLAN - 1F (52.27㎡) / PLAN - 2F (51.17㎡)외부 시선으로부터 완벽히 차단해 다른 주택과 차별화된 독특한 공간을 체험할 수 있다.내부에는 따뜻한 스파 공간을 두었다.INTERIOR내벽마감재 : 대우 무지 벽지, LG하우시스 벽지바닥재 : 동화자연마루 나투스강 터치, 수입타일욕실 및 주방 타일 : BONO CERA MICA 수입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VANOTECH주방 가구 및 붙박이장 : 희원주방디자인조명 : 대청조명 / 계단재 : 자작나무 합판현관문 : 성우스타게이트 / 폴딩도어 : 이지폴딩방문 : 자작나무 제작 도어 / 데크재 : 방킬라이실링팬 : Artex 캐리어 / 홈네트워크 : 코콤, 게이트맨2층 침실. 세로로 긴 창이 공간의 포인트가 되어준다.한편에 테라스를 놓은 덕분에 자연광을 최대한 유도하고 외부의 바람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 내부는 쾌적한 환경이 구축되었다.계단과 연결된 바닥 단차를 이용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했다. 먼저 1층에는 아일랜드형 주방을 두고 정면에 폴딩 도어를 설치해 외부 수영장과 연계한 동선을 만들었다. 이때 ‘ㄱ’자 형태의 매스는 수영장을 감싸면서 외부의 시선을 온전히 차단한다. 가벽으로 가려진 덕분에 주변을 신경 쓸 필요 없이 편하게 선베드에 누워 풍광을 즐기고, 저녁에는 단차를 이용한 2층 공간에서 영화 감상을 하며 풀빌라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욕실과 별도로 배치한 외부 세면대 / 침실에는 코너창을 내어 채광을 확보했다.주변 경치에 녹아든 주택. 아직은 모델하우스만 지어진 상태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모든 주택이 완벽하게 자리할 것이다.큰 마당을 가진 주택운동장 공유 타입 단지(14세대)▶ 4~5개의 집들이 서로 둘러앉아 있는 형태로 배치되어, 마당을 모두 모아 300~400평의 운동장과 같은 공간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마당 가운데 큰 나무를 심어 휴게공간을 만들고, 이곳은 이웃끼리 뭉칠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된다.운동장 공유 타입은 이웃들이 서로 각자의 마당을 공유하는 ‘마당 공유형 주택’을 의미한다. 사실 대지 면적이 한정적인 단독주택지 안에 건축면적을 빼고 나면 남는 외부 공간(마당)은 생각만큼 크지 않아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공놀이를 하고, 마음껏 뛰어놀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웃들이 마당을 공유해 같이 사용한다면 작았던 마당은 커다란 하나의 운동장으로 바뀐다. 아이들에겐 친구들과 매일 신나게 놀 수 있는 놀이터가 되어주고, 어른들에겐 이웃과 함께 캠핑이나 운동 등 다양한 공동 활동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장소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PLAN - 1F (74.86㎡) / PLAN - 2F (62.24㎡)내부는 거실이나 식당, 안방 등 주요 실에서 마당을 바라볼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1층은 계단을 중심으로 전면에 거실과 식당을 배치하고, 뒤쪽으로 세탁실, 욕실, 다용도실 등 유틸리티 공간을 두어 실의 구분을 명확히 하였다. 거실과 식당은 시각적으로 연결되어 넓게 트인 공간을 갖고 단차를 이용하여 공간을 나눠주었다. 2층은 부모 영역과 아이들 영역으로 계획되었고, 2층 바닥 일부를 비워내어 1층 거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불편함 없이 함께 사는 주택캥거루 타입 단지(8세대)▶ 큰 집안에 작은 집(약 20평)을 품고 있는 구조로,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총 4가지 실내 구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어미 캥거루와 새끼 캥거루처럼 큰 집이 작은 집을 품고 있는 형태의 주택이다. 치솟는 집값에 떠밀리듯 이사를 가야 하는 자녀세대와 오래된 주택에서 외로운 삶을 사는 부모세대를 한자리에 모아 같이 살면서 서로의 사생활은 보장하되, 주거공간을 공유하는 새로운 형태의 주거 개념이다. 부모와 부부 그리고 미혼자녀 3代가 사는 대가족에게 맞는 타입으로, 입주하는 세대의 특성에 맞춰 가장 적절한 평면을 가질 수 있도록 의도하였다.PLAN - 1F (84.96㎡) / PLAN - 2F (84.96㎡)전체적으로 1층과 2층을 나눠 층별로 세대가 거주하게 되고, 각각 개별적인 주방과 거실, 방이 따로 배치된다. 1층의 경우 필요에 따라 현관을 하나로 합치거나 분리하여 두 세대를 연결하거나 분절시킬 수 있다. 이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자 하는 수요자는 하나의 현관으로 필요시 서로 통할 수 있고, 임대세대 혹은 분리된 세대를 구성하고자 하는 수요자는 현관을 나눠 1, 2층을 더욱 독립적으로 구성할 수 있게 한 것이다. 2층의 방 구성 또한 2개, 3개 중 선택 가능하다.‘파티앤타운’은 강남, 분당, 용인에서 차로 50분 거리, 2017년 말 분당-장호원 자동차 전용도로의 개통으로 분당에서는 30분대에 진입이 가능한 접근성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경강선이 지나는 신둔도예촌역이 차로 10분, 이 역에서 판교역까지 27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폭포가 있는 등산로와 가깝고, 이천산수유마을, 도예촌, 프리미엄아울렛이 지척에 있어 여가를 즐기기에도 좋다. 마을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365일 하루하루가 파티(Party)인 것처럼 즐거운 마음이 되기를 바라는 바람으로 기획한 곳으로, 현재 풀빌라 타입의 모델하우스가 오픈하였고 내년 상반기엔 마을이 완성될 예정이다.문의_이천시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 1577-6942|www.partyntown.com취재_김연정 | 사진_변종석ⓒ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7년 9월호 / Vol.223※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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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6
바다와 나누는 휴식, 제주 하도리 돌집
제주의 자연과 시간을 견디는 돌집. 바다를 보며 여생을 누리고자 하는 건축주 부부의 선택이다.구성 이세정 사진 김종서▲ 제주의 멋진 풍광 속에 자리한 돌집. 옛 사람들이 쌓은 돌담과 새로 만든 돌벽이 나란히 섰다.▲ 동백나무가 있는 집의 후정. 거실창 밖으로 목재를 이용한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차폐 효과를 노렸다.▲ 다이닝룸에서 보는 프라이빗한 앞마당과 너른 앞바다여행사를 운영하며 한 달에도 서너 번씩 해외 출장을 다니는 건축주 부부가 노년에 정착하기 위해 선택한 곳이 제주도였다. 그리고 바다가 흔하지 않은 곳에서 자란 아내는 1년에 걸쳐 바다를 보며 한적한 삶을 보낼 수 있는 곳을 찾았고, 지금 이 곳을 택해 집을 짓고자 했다.설계를 의뢰받고 처음 이 곳을 방문했을 땐 전 주인이 땅에 심어 놓은 당근이 한창 자라나고 있었다. 대지는 자료와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 경사가 급하지 않았다. 북쪽으로는 왕복 1차선 도로를 두고 바다가 있고, 남쪽으로는 완만한 구릉지가 이어져 있었다. 누구나 한 번 쯤 꿈꿔 본 해안가 전원생활을 실현해 줄 수 있는 그런 땅이었다.전체적으로는 삼각형 대지에 북쪽으로는 바다 조망, 남쪽으로는 채광을 유지하려고 했다. 안방에서 거실로 이어지는 건물의 축을 꺾어 안방의 프라이버시와 조망을 확보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외부 마당을 세 영역으로 분리하는 역할도 했다. 착공 시점에 옆 대지에 펜션이 지어져 건물의 전체 축을 조정해야 했던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SECTION▲ 매트한 1층 구조벽과 2층의 제주 돌벽이 이질감 없이 어울린다.건축주 부부는 1층을 주생활공간으로 쓰고, 2층은 가족과 손님을 위한 게스트룸으로 사용하길 원했다. 바다를 조망하는 넓은 창이 있는 거실, 안방에 딸린 큰 욕실, 마당에는 작은 텃밭과 수영장, 2층에는 별도의 거실과 손님을 위한 두 개의 세면대가 있는 욕실을 부탁했다. 요구사항 대부분은 수용하는 데 무리가 없었으나, 암반으로 이루어진 제주도 특성상 수영장 공사를 위한 토목공사는 의외의 복병이었다.90평의 2층 주택이라는 작지 않은 규모를 방만하지 않게 만들고 수평적인 주변 지형에 순응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를 위해 2층 매스가 1층 매스와 겹치게 만들어 높이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1층에는 3개의 서로 다른 층고의 공간을 만들어 이어진 공간 안에서 높이에 따라 다른 경험을 하게 하고, 평면상으로도 완급을 조절할 수 있는 내부 중정을 배치함으로써 공간의 방만함을 해소하고자 했다. House Plan대지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150㎡(45.37평)연면적 : 388㎡(117.37평)건폐율 : 20%(법정 20% 이하)용적률 : 60%(법정 20~80% 이하)주차대수 : 2대(법정 2대) / 최고높이 : 9m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철근콘크리트구조재 : 벽 - 철근콘크리트 /지붕 - 철근콘크리트, 침투성방수, 시트방수지붕마감재 : 제주 현무암 쌓기, 노출콘크리트, 외단열시스템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3호 120㎜외벽마감재 : 제주 현무암 쌓기, STO 외단열시스템 창호재 : 24㎜ 복층유리 시스템창호설계 : ZL 건축사사무소 시공 : KR 디자인▲ 1층 옥상은 테라스로 활용해 제주의 멋진 조망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2층은 게스트를 위한 공간으로 독립적으로 구성했다.PLAN – 1F / PLAN - 2F▲ 모던하고 자유롭게 인테리어한 거실. 자연스러운 휴식을 위해 과하지 않게 연출했다.제주의 지역적 특성인 돌과 바람은 중요한 고려 대상이었다. 특히 제주 돌(화산 현무암)은 제주의 풍경을 만드는 주요한 요소로, 단순히 많다는 것 이상을 고민해야 했다. 초기 답사 때 주변을 둘러보니 현대식 재료로 지은 건물은 제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페인트, 알루미늄패널, 스테인리스 스틸 등은 하나같이 심하게 손상되어 있었다. 제주의 혹독한 자연을 견디기에는 인공 재료들은 너무나 나약했던 것이다. 굳건히 유지되고 있는 재료는 단연 자연 상태에 가장 가까운, 덜 가공된 자연 그대로의 재료였다. 그래서 최대한 자연 그대로의 재료들을 사용하기로 하고, 현지에서 건물 마감재로 쓰이는 제주 돌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제주에는 돌을 활용한 여러 가지 구조물이 많았다. 자세히 보니 저마다 돌의 종류와 쌓기 방식이 달랐다. 잘 다듬어 놓은 담이 있는가 하면, 아주 거칠게 쌓아둔 담도 있었다. 게다가 제주에서도 지역마다 돌의 크기와 두께도 다르다고 했다. 제주에서 돌을 쓰는 데는 그 나름의 ‘세계’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돌을 정하려면 돌의 종류, 쌓기 방식, 만들고자 하는 패턴까지 결정해야 했다. 너무 다듬어진 돌은 자연스럽지 않고, 반대로 너무 거친 돌은 건축 재료로 적합하지 않았다. 그래서 중간 정도에 해당하는 돌과 패턴으로 결정했다.Interior Source내벽 마감재 : DID 실크벽지 바닥재 : 강화마루(파워데코 코리아)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입 포쉐린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계림, 로얄토토 주방 가구 : 주문 제작 조명 : 와우조명 등 계단재 : 자작나무 합판현관문 : 모말린 데크판 마감방문 : 자작나무합판아트월 : 3T 구로철판 벽난로붙박이장 : 하이그로시데크재 : 방부목 위 오일스테인◀ 출입구 곁으로 중정을 두어 주방 겸 다이닝실과 분리했다. 집으로 들어와도 자연 속을 걷는 것 같다. ▶ 최소한의 면적으로 꾸민 침실. 단출한 창의 프레임을 통해 풍경을 만끽하면 충분하다. ▲ 자연채광을 한껏 들인 욕실. 창을 전부 열어 노천탕 같은 분위기를 낼 수 있다. ▲ 1층에 자리한 마스터침실. 정갈한 목재가구와 넓은 창으로 휴양지 느낌이 가득하다.이 집에 쓰인 돌의 구법은 제주에서도 협재 일대에서 나는 각석으로만 가능한 방식이다. 협재의 각석은 두께가 30㎝ 정도여서 많이 다듬지 않고 건물 외벽에 붙일 수 있다. 현지에서 돌의 특성을 잘 아는 장인을 섭외하는 데도 정성을 많이 들였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돌 쌓는 장인이 가지고 온 돌담 사진들에 적혀 있는 가격이었다.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패턴이 제일 비싸서 내심 안도했다.땅속에서 캐낸 현무암은 처음에는 검은색을 띠지 않는다. 제주의 비바람을 맞고 견디면서 점점 우리가 아는 검은 빛 돌이 되어간다. 이제 갓 태어난 이 집도 부디 제주의 자연과 시간을 오롯이 견뎌내 온전히 이 땅의 일부로 적응해가길 바란다. 글·김종서건축가 김종서 울산대학교 건축학과와 동대학원에서 건축설계를 전공하였다. 매스스터디스, 원오원디자인, ㈜해안건축을 거치며 경험을 쌓았고, 2012년 ZL(Zero Limits) 건축디자인 사무소를 설립하여 건축과 디자인의 가치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한계와 경계 탐구를 지향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경주 손곡동 근린주택, 일산 정발산 다가구주택, 울산 삼산동 다가구주택 등이 있으며 일장 장항동 주택, 용산 후암동 다가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010-4595-2749, www.ZLarchitecture.co.kr※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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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30
도심 속 구옥 리모델링
대구 도심의 오래된 주택가, 똑같은 지붕의 집들이 촘촘히 모여 있다. 그곳만의 모습을 그대로 지켜주고 싶었던 가족은 신축 대신 고치고 사는 법을 택했다.취재 김연정 사진 황효철▲ 같은 형태의 지붕이 형형색색 모여 있다. 마을 초입 첫 번째 회색 지붕집이 가족의 보금자리다. ▲ 주택에 이사 온 이후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는 부부의 보물인 세 아이들House Plan대지위치 : 대구광역시 수성구 대지면적 : 203.0㎡(61.40평)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1층 + 다락건축면적 : 110.4㎡(33.39평) 연면적 : 110.4㎡(33.39평) 건폐율 : 54.4%용적률 : 54.4% 최고높이 : 7.2m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옹벽기초 / 지상 - 시멘트벽돌조 + H-Bim 철골구조 보강구조재 : 벽 - 외벽 : 시멘트벽돌조 + 내벽 : 2×6 or 2×4 SPF 구조목, 조적벽 지붕 - 2×12 SPF 구조목 + 우레탄폼 + OSB 합판 + 방수시트 + 멤브레인지붕마감재 : 컬러강판단열재: 벽 - 140㎜ 우레탄폼 + 100㎜ 비드법보온판 지붕 - 240㎜ 우레탄폼 단열외벽마감재 : 파렉스 아쿠아솔(흰색), 커튼월창호재 : 베카(VEKA) 유럽식 시스템창호(에너지등급 2등급) 시공 : 위빌시티(We Build City)설계 : JYA-RCHITECTS 070-8658-9912, http://jyarchitects.com지난가을, 대구에 위치한 오래되고 낡은 주택을 리모델링하고 싶다는 부부를 만났다. 주택에 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오랜 기간 발품을 팔다가 이 구옥을 발견한 그들은, 본래 살고 있던 집주인을 설득해 이 집을 구입하게 되었다. 집은 대구의 주택가, 그 중에서도 어린이회관 주변 공원을 바라보고 위치해 있는 주택단지의 첫 번째 집이다. 이 집의 가장 큰 장점은 남향이면서 동시에 남쪽으로 숲을 바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단지의 첫 번째 집이기 때문에 지하(이면서 동시에 1층이기도 한)에 주차장 공간을 갖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다.사실 건축주는 이 땅에 새로이 집을 짓고자 하였다. 30년 이상 된 집이라 오랫동안 관리가 잘 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덕분에 많이 낡고 부서져 고치고 산다는 것이 당최 쉽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부수고 새로 짓자니 도로에 면한 땅을 꽤나 많이 내줘야 하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거기다 건축주는 오랜 시간 동안 유지되어 온 같은 형태의 주택들이 모여 만든 이 마을의 통일감을 가급적 지켜주고도 싶었다. 이런 이유들로 부부는 결국 리모델링을 하기로 결정했다.◀ 새 옷을 입기 전 예전 주택의 모습 ▶ 기존 동네의 모습을 지키고 싶었던 건축주는 신축 대신 가족에게 맞춰 집을 고치는 방안을 택했다.Interior Source내벽 마감재 : 던에드워드 친환경 도장바닥재 : 원목마루욕실 및 주방 타일 : 벽 - 포세린타일 커팅시공(화장실, 한양타일) 바닥 - 이립(ileap) 수제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대림바스 주방 가구 : 자작나무합판 + 인조대리석(싱크싱크(지역싱크업체))조명 : 라이마스(T5 LED, LED 매입등, LED 벽부등, LED 레일등)계단재 : 자작나무합판현관문 : 단열방화도어방문 : 자작나무도어 + 던에드워드 친환경 도장데크재 : 천연하드우드(모말라)▲ 거실에서 바라본 주방 모습. 단 차이를 두어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SECTION리모델링을 시작할 때는 우선 고칠 집이 가진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집의 단점은 딱히 나열할 필요도 없을 만큼 총체적이었다. 단열, 설비, 거기다 구조 역시도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집은 주차장으로 쓰이던 지하공간, 지상 1층, 그리고 여기에 다락높이 밖에 안 되는 2층이 있었다. 특히 지하는 너무 습해 오랫동안 비워져 있었고, 덥고 추워서 2층 역시 사용이 쉽지 않아 보였다. 또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지붕에선 비가 샌 흔적도 있었다. 따라서 온전히 쓸 수 있는 공간은 1층뿐인데, 그마저도 공간구조가 효율적이지 못했고 1층의 절반은 난방도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거실 앞 전면창을 통해 작은 마당이 한눈에 들어온다. ▲ 2층에 마련된 아이들의 공간. 아이를 위해 제작한 2층 침대가 눈길을 끈다.▲ 주방과 이어진 테라스 공간. 이곳에서는 풍경 좋은 공원을 더 가까이 마주하게 된다.우리는 우선 쓸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지하주차장(도로에서는 바로 진입할 수 있는 1층 레벨)에 현관을 두기로 결정했다. 지하 전체를 내부에서 우레탄으로 단열을 하고 그 다음 이중벽을 쌓아 습한 벽에서 나오는 물을 처리하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현관은 충분히 여유로운 공간이 되었고, 다양한 놀이와 취미활동을 위한 짐을 둘 창고도 생겼다. 현관을 지나 계단을 따라 올라오면 1층에는 주방과 다이닝, 거실, 욕실과 안방이 있다. 여기서 우리는 주방과 다이닝에서 이어지는 외부 테라스공간을 커튼월을 이용해 만들었다. 이곳은 난방이 되지 않는 내부공간이며, 형태적으로는 집의 전면에 위치해 집 앞의 공원을 더욱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장소이다. 또한 필요에 따라 외부로부터의 시선을 차단하고, 동시에 집에 새로운 표정을 만들어 넣기 위해 패브릭(Fabric)을 이용한 패턴을 커튼월 뒤에 설치했다. ▲ 지하 1층과 연결된 계단실▲ 커튼월 뒤에 설치한 화려한 패턴의 패브릭은 테라스에 새로운 표정을 만들어 낸다.안방에는 예전 집의 천장을 뜯어내면서 생긴 높은 층고를 활용해 건축주의 개인공간인 다락을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밝은 거실공간을 원했던 가족을 위해 천장엔 2층을 관통해 지붕 밖으로 이어지는 천창을 내어 집 안으로 하늘을 끌어들였다.여기서 한 층 더 올라가면 세 자녀들의 공간이 나타난다. 우리는 일단 지붕 전체를 걷어내고 단열과 방수가 제대로 된 지붕을 다시 만들어주기로 했다. 기존 지붕을 철거한 후 여기에 새로 목구조를 짜고 우레탄으로 지붕 전체를 단열하였다. 외부는 징크를 사용해 지붕의 외피를 만들었다. 그리곤 2층의 내벽을 다 없애 하나의 공간으로 사용하고자 했다. 대신 구조의 역할을 겸하는 2층 침대를 만들어주었고, 이 과정에서 지하부터 2층까지, 필요한 위치에 구조보강을 위한 철골빔 작업이 이뤄졌다. 건축가의 입장에서 리모델링은 난감하지만 또한 즐거운 작업이다. 난감함의 이유는 수많은 돌발 상황들에 의해 공사가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이고, 즐거움의 이유는 오래된 집이 새롭게 바뀌어 가는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매우 놀라운 경험이기 때문이다. 처음 집과 건축주를 만나고, 시간이 지나 그 집이 새롭게 바뀌어 가족들이 즐겁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 이 두 감정들이 교차되며 새삼 감사함을 깨닫게 된다.집은 사람이 살고, 관심으로 자꾸 어루만져야 낡아도 낡은 것이 아니며, 오래되어도 좋은 것이 되는 듯하다. 이 집도 앞으로 가족들에 의해 새로운 시간이 더해지겠지만,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더 좋은 집으로 남아있길 바라본다. 글 ·원유민(JYA-RCHITECTS 대표)※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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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3
편백나무숲을 품은 집
아이의 건강과 교육을 위해 서울을 떠나 양평으로 이사 온 부부는 각 방을 편백으로 마감한 목조주택을 지었다. 몸도 마음도 한층 건강해진 이들의 삶엔 하루하루 여유와 즐거움이 넘친다.취재 조고은 사진 변종석▲ 편백나무로 마감한 큰아들 방. 야구광인 아들을 위해 설계 단계부터 피규어 진열을 위한 벽장을 계획했다.▲ 건축주가 직접 꾸민 정원과 주택의 전경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지평면대지면적 : 496㎡(150.04평)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90.96㎡(27.52평)연면적 : 156.26㎡(47.27평)건폐율 : 18.34%용적률 : 31.50%주차대수 : 2대최고높이 : 6.85m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조, 지상 – 경골목구조구조재 : 벽 - 2×6 구조목, 지붕 - 2×10 구조목지붕마감재 : 컬러강판단열재 : 그라스울 단열재(ECO BATT), 비드법2종 50㎜외벽마감재 : 스터코, 고벽돌창호재 : PVC 삼익창호(에너지등급 2등급), 폴딩도어 – 이건창호설계 : 유타건축 + 코비건축시공 : 메종드포레 031-772-3305 http://cafe.naver.com/ypjpforesthill건축주 부부가 양평으로 온 지 벌써 2년 반이 지났다. 서울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던 건 큰아이 때문이었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큰아들은 비염 때문에 공부에 집중이 안 돼 힘들어했고, 수천만 원을 들인 대수술에도 쉬이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를 다녀오는 아이의 표정 없는 얼굴에 ‘과연 이대로 사는 것이 맞는 일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길로 부부는 전국 각지의 혁신학교를 찾아 나섰다고 했다. 그러다 자리 잡게 된 곳이 바로 경기도 양평이다. 서울에 직장이 있는 남편이 출퇴근하기에도 적당한 위치였다. 처음 2년은 전세살이를 했는데, 이는 본격적인 전원생활의 예행연습이나 다름없었다. 틈틈이 주변을 둘러보며 좋은 땅을 찾아가던 어느 날, 이곳 곡수리 살구마을에 전원주택단지가 계획되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 남향으로 온종일 해가 잘 들고, 길 건너 초등학교가 바로 내려다보이는 한적한 동네였다. 편의시설도 멀지 않았고, 두 아들이 걸어서 등하교할 수 있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그렇게 부부는 이 단지의 첫 번째 입주자가 됐다.▲ 단순한 선이 강조된 박스 형태의 매스가 돋보이는 주택 정면▲ 주출입구인 현관이 있는 주택 측면▲ 거실의 대청마루는 폴딩도어를 열면 툇마루, 마당으로 확장된다.PLAN – 1F / PLAN - 2F“집을 짓기 전에 꼭 근처 동네에서 먼저 살아보라고 하고 싶어요. 새로 지을 집에 대해 우리 가족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되는 과정이기도 하거든요.”부부가 새집에 원하는 바는 명확했다. 아내는 한옥의 대청, 툇마루 같은 공간과 작은아들이 좋아하는 책과 장난감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했다. 마당을 향해 시원하게 열린 대청마루는 식당공간과도 연결되어 여러 명의 손님을 한 번에 대접해야 할 때도 유용하다. 벽과 계단 수납을 활용해 서재처럼 꾸민 1층 계단실은 아이들의 작은 놀이 공간이다.열혈 야구팬인 남편이 요청한 것은 ‘때로는 하나로, 때로는 분리된 두 개의 공간으로 쓸 수 있는 거실’이었다. 전망 좋은 거실에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스포츠 중계를 볼 수 있기를 꿈꿨다. 이는 단을 높인 대청마루와 소파와 벽난로가 있는 작은 거실 사이에 매립형 미닫이문을 설치해 필요에 따라 여닫을 수 있는 공간으로 실현했다. 덕분에 TV가 있는 거실은 문을 닫으면 오직 남편만의 공간이 된다.▲ 거실은 대청마루와 단차를 두고 미닫이문을 설치하여 필요에 따라 공간을 열고 닫을 수 있게 했다. ◀ 대청마루는 바로 식당과 연결된다. 마루에 좌식 테이블을 놓으면 손님 열 명도 거뜬하다. ▶ 1층 계단은 스탠드형 책장으로 계획하고, 계단을 수납공간으로 활용했다.▲ 주방 및 식당과 거실, 계단실, 현관은 하나의 동선으로 이어진다. 특히 주방에서는 개수대 앞의 벽에 낸 창을 통해 계단 도서관에서 놀고 있는 아이를 살필 수 있다.누가 뭐라 해도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모든 침실의 벽면을 ‘편백나무’로 마감한 것이다. 비염이 있는 큰아들을 생각해 집을 짓는 데 쓰인 모든 자재는 최대한 친환경으로 하고, 편백으로 마감한 벽에는 어떤 도료도 바르지 않았다. 그 덕분인지, 산세 좋고 공기 좋은 곳의 전셋집에서도 나아지지 않았던 아들의 비염이 이제는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못할 정도로 호전되었다. Interior Source내벽 마감재 : 벽지, 편백나무, 미송바닥재 : 이건마루 강마루, 멀바우 집성목(대청마루)욕실 및 주방 타일 : 을지로 우일상사 수입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대림바스주방 가구 : THE DIY 원목가구(www.thediy.co.kr)조명 : 을지로 모던라이팅계단재 : 자작나무 합판현관문 : 코렐도어방문 : 자작나무 합판 현장제작붙박이장 : 자작나무 합판 현장제작데크재 : 멀바우 데크목◀ 남쪽으로 창을 크게 내어 채광이 좋은 작은아들 방. 역시 편백나무로 마감했다. 겨울철에는 편백나무 위에 분무기로 물을 뿌려두면 천연 가습기가 되어준다. ▶ 초등학생인 작은아들 방은 오픈천장 너머의 안방과 마주하고 있다. 아직 혼자 지내기 무서워하는 아이를 위해, 안방 내벽에 작은 창을 내고 아들 방 문의 폭을 넓게 내어 언제든 서로 소통할 수 있게 했다.“이곳에 온 후, ‘엄마한테 참 고맙다’는 큰아이의 말이 정말 감동이었어요.”가족이 집을 짓고 얻은 건 건강뿐만 아니라 마음의 여유와 삶의 즐거움이다. 과묵하고 내성적이었던 아이는 표정이 한결 편안해지고 성격도 유들유들해졌다. 남편은 마당에 손수 수돗가를 만들고 자갈을 깔고, 야구를 좋아하는 아들을 위한 스트라이크존도 마련했다. 아내는 마당 한편의 작은 텃밭에서 소일거리를 하고 좋아하는 꽃을 사다 심는다. 주방에서 바로 연결되는 벽돌 바닥의 테이블 공간에서는 조만간 바비큐 파티를 열 생각이다. 자작나무숲에서 책을 읽고, 편백나무숲에서 잠을 자고, 대청과 툇마루에서 차를 마시는 집. 부부는 이 집을 ‘나무 향 가득한 집’이라고 부른다. 숲을 닮은 집에서 가족들의 행복도 나무처럼 매일 조금씩 자라난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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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2
두 친구의 행복한 집짓기
색이 있지만 과하지 않고 향기가 있지만 자극적이지 않다. 오랜 세월 쌓아온 두 사람의 우정으로 지은, 두 집의 첫인상이다.취재 김연정 사진 변종석▲ 같은 듯 다른 펜션과 카페가 나란히 한 대지 위에 놓였다.▲ 함께한 긴 시간만큼이나 서로를 닮은 두 친구 문장열(좌), 장은심(우) 씨 House Plan대지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선교로 대지면적 : 아꼬떼 - 778㎡(235.34평) / 나뛰르 - 777㎡(235.04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아꼬떼 - 78.90㎡(23.86평) / 나뛰르 - 79.38㎡(24.01평) 연면적 : 아꼬떼 - 137.51㎡(41.59평) / 나뛰르 - 137.91㎡(41.71평) 건폐율 : 20% 용적률 : 80% 주차대수 : 각 1대 최고높이 : 8.8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 지상 - 경량목구조 구조재 : 벽 - 외벽 2×6 구조목 + 내벽 SPF 구조목 / 지붕 - 2×10 구조목 지붕마감재 : 테릴기와 단열재 : R30 그라스울, 비드법단열재 1종3호 외벽마감재 : 스터코 창호재 : 사이먼톤 설계 : 베른하우스 디자인사업본부 & 삼우건축사사무소 시공 : 베른하우스 031-8003-4150 www.bernhaus.co.kr살랑거리는 바람을 타고 전해오는 자연의 향기가 코끝을 자극하는 제주에, 지어진 집만큼이나 꼭 닮은 두 친구가 나란히 둥지를 틀었다. 오십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 두 사람 모두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세월이었다. 삶 속에서 얻어진 성과들이 아무리 좋아 보여도 잃어버린 자아를 대신 채워줄 수는 없었다. 두 사람이 집짓기를 결심하게 된 건, 훗날 문득 뒤돌아보았을 때 소중한 기억을 마주할 바탕이 되어주리란 마음에서였다.장은심 씨의 나뛰르“젊은 시절 직장 생활을 20년 정도, 어린이집 운영을 10년 정도 했어요. 어느 날 친구랑 이야기하다 ‘노후를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빨리 준비해 보자’고 했죠. 그동안 막연하게 나이가 들면 공기 좋고 경치 좋은 전원에서 지내고 싶다 생각했어요. 널찍한 잔디마당에 한편에는 유실수와 정원수를 심고 또 일부에는 야채를 가꿀 수 있는 조그만 텃밭이 있는. 어릴 적 시골생활을 해본 적이 있어 막상 준비를 하면서 더 기대가 되었죠.”▲ 펜션의 거실 전경. 친환경적인 자재를 사용하고, 자연의 색과 어울리는 소품으로 곳곳을 꾸몄다.▲ 잔디와 어우러진 간결한 외관은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이 아름다울 것이다.◀ 아치형 현관을 통해 바라본 모습.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오름의 풍광은 시선을 압도한다. ▶ 2층과 다락을 이어주는 계단실에도 아늑함이 느껴진다.복잡한 도시생활을 접고 작년, 이곳에서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은심 씨는 사실 택지구입부터 업체 선정까지 모두 이 생활을 함께 결심해준 친구 장열 씨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늘 흙집이나 목조주택을 짓고 싶다 말했던 작은 바람대로, 이 집 역시 목조주택으로 지어졌다. 천천히 주택살이를 준비하며 ‘내가 시골에 살면서 소일거리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우연히 떠오른 건 ‘가족펜션’이다. 오가는 이들이 모두 편안하게 힐링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소품 하나하나까지도 공을 들여 자연에 가까운 것으로 준비했다. 원래 1층은 펜션으로, 2층은 그녀만의 보금자리로 계획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찾는 손님이 늘어 지금은 독채펜션으로 내어주고, 그녀가 살 공간은 펜션 바로 뒤편에 작은 편백나무 집을 짓고 있는 중이다.이곳에 와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바로 주변 자연 경관. 병풍처럼 사방이 모두 오름이고, 바로 앞은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이 위풍당당 자리한다. 넓은 창을 통해 들어오는 아름다운 흔적들은 매일 보아도 새롭기만 하다. 여기서 지내며 그녀의 삶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중 눈에 띄는 건 다시 찾은 건강과 한동안 잊고 있던 환한 웃음. 펜션을 시작한 이후엔 마당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작은 소리마저도 그녀에게는 소소한 즐거움이고 기쁨이 되었다.▲ 빈티지한 느낌의 가구와 소품을 한데 모아 오래된 유럽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채광이 좋은 다락 공간Interior Source내벽 마감재 : 친환경도장마감바닥재 : 구정마루 LG 강마루욕실 및 주방 타일 : 이태리 수입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 : 원목 제작조명 : 매입등, 샹들리에, 펜던트계단재 : 레드파인현관문 : 로얄도어방문 : 원목도어붙박이장 : 원목 제작데크재 :고벽돌▲ 원목가구와 난로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집주인의 취향이 잘 반영된 내부공간▲ 톤 다운된 파스텔 컬러 가구와 나무 프레임이 은근한 존재감을 발한다.문장열 씨의 아꼬떼“어느덧 우리 부부는 오십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었고 직장 생활을 한 지도 30년이란 시간이 흘렀죠. 가끔씩, 아니 더 자주 나이를 깨닫게 될 때쯤, 새삼 가슴을 쓸어내리며 그동안을 돌이켜 보았어요. 두 딸은 이제 우리 손이 닿을 수 없는 곳에서 각자의 자리를 잡아 굳이 부모라 나서야 할 이유도 점점 줄어들었어요. 이 말은 곧, 시골살이 결정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죠.”▲ 1층은 카페로, 2층은 살림집으로 꾸민 주택의 외관 모습▲ 카페에서 주거공간으로 연결되는 문▲ 목재와 철재를 소재로 한 가구와 마감재로 따뜻한 분위기의 카페가 완성되었다. 집짓기를 결심한 후 택지를 마련하는 게 제일 어려웠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결국은 마음에 꼭 드는 곳을 찾았다. 더욱이 시부모님과 친정 부모님이 계신 곳 중간쯤에 자리를 잡아 더욱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그녀다.작년 1월, 남편이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그녀 또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다. 집을 짓는 건 처음이라, 건축회사를 두루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과정을 몇 달간 거친 후 어렵게 지금의 업체를 만날 수 있었다. 이후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보금자리가 들어설 현장을 오가며, 마치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집을 짓듯 뿌듯한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회상한다. 1층에는 카페와 남편 사무실이 있고, 2층은 안방과 서재, 주방으로 이루어진 살림집이다. 그 위에 놓인 다락은 아이들이 오면 편히 기분 좋게 지내다 가는 장소가 되어준다. 연고도 없는 이곳이 처음엔 낯설기도 했지만 그것도 잠시, 바로 옆에 든든한 친구가 있으니 그저 행복할 따름이다. 오름이 바라보이는 자리에 앉아 그동안 못 읽었던 책들을 폭식하듯 읽고 또 읽는 것도 큰 기쁨으로 다가온다. 앞으로의 삶의 계획도 지금과 변함없을 것이다. 욕심 없이 살아가는 삶, 이것이 그녀가 꿈꾸는 삶이다. ◀ 유럽의 가정집에 온 듯, 이국적인 느낌으로 물들인 공간 ▶ 카페 한쪽에 마련된 그녀의 공간.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지내는 삶이 마냥 즐겁다.나뛰르와 아꼬떼 펜션 & 카페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에 위치한 독채펜션 나뛰르와 카페 아꼬떼는 친구인 두 사람이 한 대지 위에 나란히 문을 연 곳이다. 거문오름과 마주한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커피와 함께 편안한 휴식을 생각하는 여행객이라면 꼭 한 번 들려보길 권한다. www.naturejejuhouse.com | http://acotejeju.blog.me※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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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1
양평 숲길에서 발견한 작은 흙집
‘아무 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 것도 안 하고 싶다’는 유행어가 인기다. 정말 아무 것도 안 해도 심심하지 않은 집. 무료하기는커녕 꽉 찬 행복감을 준다는 양평 시골집을 찾았다.취재 이세정 사진 변종석▲ 용문산 자락부터 이어지는 봉미산 중턱에 자리한 흙집. 흙과 나무, 돌과 같은 천연재료로 지어져 주변 환경에 이질감 없이 스며든다. 양평에서 비포장도로를 만나더니, 게다가 베테랑 취재진이 길을 잃고 헤매다니. 이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곳은 양평 단월면에서도 한참 들어간 산음리 숲속이었다. 핸드폰도 안 터지는 산중에 있으니 이곳이 강원도인지 경기도인지 헛갈리는 찰나, 멀리서 우리를 부르는 반가운 목소리가 들린다. 소리를 따라 발길이 멈춘 곳은 생각지도 못한 넓은 터. 주변 산세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땅에 작은 흙집이 모습을 드러낸다. 안주인 김경민 씨도 수줍은 얼굴로 인사를 건넨다.“양평에서도 외진 곳이라 오는 길이 쉽진 않죠. 제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땐, 지금보다 훨씬 더 오지였어요(호호).”지금으로부터 6년 전, 경민 씨는 친구 따라 나선 길에 무엇에 홀린 듯 이 땅을 계약했다. 단지 자연이 좋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돌산 한가운데 임야를 덥석 산 것이다. 주변의 걱정과 만류 속에서 부부는 주말이면 산속에 들어와 차근차근 땅을 일궜다. 몇 차례 토목 공사를 통해 큰 나무와 돌을 정리하고 보니, 휑한 황무지가 부부 앞에 섰다. 돌을 나르고 풀을 뽑아 작은 텃밭을 만들고, 텐트 하나 오롯이 놓일 그늘도 얻었다. “찾아오는 친구들이 컨테이너 한 채라도 두라고 성화였는데, 산골 정취를 깰까 봐 극구 사양했어요. 대신 물가 주변으로 소박한 평상 몇 개만 두고 친구들과 휴일을 보내곤 했죠.”▲ 6년간 가꾼 정원은 자연석과 야생초들이 어우러져 예스런 정취를 풍긴다. 그러는 사이 아들딸은 사회인이 되었고, 부부는 그제야 집짓기를 결심했다. 텐트 생활을 한 지 2년 만이었다. 최대한 주변 환경을 해치지 않는 집으로 의견이 모아졌고, 결론은 흙집에 닿았다. 20평 남짓한 규모에 방과 거실은 하나씩, 여기에 구들까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었다. 전통 방식 그대로의 흙벽돌을 찾다가 인토문화연구소에 설계·시공을 맡겼고, 집은 목수들의 땀방울로 3개월간 지어졌다. 별도의 구조재 없이 흙벽돌로 벽체를 쌓은 뒤, 여기에 보와 도리를 올리고 국산 낙엽송으로 서까래를 삼았다. 손으로 치대 만든 벽돌이라 일정하지 않기에 줄눈을 넣는 데도 많은 노하우가 필요했다. 그 덕에 목수들의 노고가 곳곳에 묻어난다. 지붕은 단열재와 지붕 전용 황토벽돌을 넣고 굴참나무 너와로 덮었다. 자연 소재로 지었기 때문인지 오래 가꾼 땅에 새집이 들어섰음에도 이질감 없이 조화롭다. “집을 짓기 전에, 다른 집들을 많이 보면서 머릿속으로 수없이 내 집을 짓고 부쉈어요. 오래 생각하고 결정한 집이기에 충분히 만족스럽고, 반년이 지난 지금 보니 살수록 더 좋은 집이에요.” ▲ 건축 면적은 30평이 안 되지만, 데크 면적을 규모있게 만들어 전체적으로 안정감 있는 모습이다. 데크 위에는 2인용, 8인용 테이블과 파라솔이 다 들어가도 넉넉하다.▲ 실내는 작은 주방과 거실, 구들이 있는 방 한 칸이 전부지만 손님들이 와도 즐기기 부족함이 없다. ▲ 너른 마당을 앞에 둔 주택 정면. 긴 처마 덕분에 집은 실제 면적에 비해 훨씬 커 보인다.1지붕은 서까래 루버 - 타이벡 - 테크론 10T - 지붕용 황토벽돌(100×300×300㎜) - 테크론 10T - OSB합판 - 방수시트 2겹 - 굴참나무 너와 순으로 올렸다. 21,200㎜ 길이까지 낸 처마는 더운 날, 실내에 쏟아지는 햇빛을 막고, 비바람으로부터 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3마당에는 평소 벌목한 나무들을 구해 겨울철 땔감을 수시로 만들어 둔다.4 구들방과 아궁이한 칸의 방은 구들이 깔려 있다. 집 뒤편에는 아궁이가 있는 별도의 공간이 있는데, 목재를 이용해 비가림막을 만들어 오붓하게 활용한다.아궁이는 불길이 고래로 바로 들어가는 형식으로 한 번 불을 때면 하루 종일 방바닥이 식지 않는다. 이 구들방과 거실의 벽난로로 겨울을 난다.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대지면적 : 825㎡(250평)건물규모 : 지상 1층건축면적 : 85㎡(26평)연면적 : 153㎡(46.58평)건폐율 : 19.32%용적률 : 35.16%최고높이 : 4m공법 : 기초 - 줄기초, 통방석 / 지상 - 황토벽돌 쌓기구조재 : 벽 - 황토벽돌 이중쌓기 / 지붕 - 더글라스퍼, 낙엽송지붕마감재 : 굴참나무 너와창호재 : 이건창호설계 및 시공 : 인토문화연구소, 031-886-7806 www.intocom.kr총 건축비 : 1억3천5백만원(가구 및 조명 등 모두 포함)가족은 이 집에서 보내는 가장 행복한 때를 ‘멍 때리는 시간’이라고 표현한다. 그래서 눈이 듬뿍 와서 고립되는 날은 더 신이 나기도 한다고.“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도 전혀 심심하지 않은 기분, 그게 은근 중독성이 있어요. 그래서 저흰 아직도 이 집에 오는 길이면 가슴이 뛰어요.”처음 심었을 때 젓가락만 했다던 소나무 모종이 이젠 제법 조경수 같아졌다. 그동안 부부의 행복도 그만큼 커지고, 마음은 더 넉넉해졌다. 시골집 마당에서 수확한 먹거리들은 도시의 이웃들에까지 전해지며, 그렇게 행복도 전파된다. ▲ 오래 가꾼 마당과 어우러진 흙집 전경 ◀ 친구와 한때를 보내는 건축주 김경민 씨 ▶ 남편은 가끔 이불 빨래도 직접 한다. ▲ 육중한 들보가 매력적인 흙집 내부. 거실에서는 큰 창을 통해 마당 전경과 너머의 산세까지 한 번에 즐길 수 있다.1짜맞춤 결구 방식으로 시공한 보와 도리는 더글라스퍼 수종이다. 흙벽돌을 이중으로 쌓은 벽체는 이들을 모두 지지할 만큼 견고하다.2국내산 낙엽송으로 만든 서까래와 루버. 옹이가 아름답다.3일정하지 않은 손벽돌의 단면들이 자연스럽다. 분홍색 줄눈 역시 접착제 없이 황토로 만든 천연 재료다. 4더글라스퍼로 창틀을 짜고 시스템창호를 설치해 단열에 신경 썼다.59배 콩물한지로 마감한 바닥. 한여름에도 끈적임 없이 보송보송하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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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1
부모님을 위해 지은 집 / BLACK BRICK HOUSE
아늑한 모악호수마을에 검정색 벽돌로 치장한 주택 한 채가 들어섰다. 전원생활을 택한 부모님을 위해 디자이너 아들이 양팔을 걷어붙이고 만든 집이다.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집은 다양한 지붕선과 벽돌 질감 덕에 각도와 볕에 따라 다른 모양으로 보인다.크고 작은 집이 호수 주위로 옹기종기 모여 앉은 땅. 요즘 전라북도에서 가장 인기 좋다는 완주 모악호수마을은 조용하지만 천천히, 새집들이 들어서고 있다. 기와, 벽돌, 페인트 등 각기 다른 재료와 모양의 집들 속에서 사선지붕이 시원하게 뻗은 집이 눈에 띈다. 오늘의 주인공, 검정 벽돌집이다.“어머니 건강이 갑자기 나빠져 수술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됐어요. 두 분이 원래부터 구상해 온 전원생활을 조금 일찍 서두르게 됐죠.” 모악산 자락에 자리한 이 집은 건축주의 아들, 박재운 씨가 직접 디자인했다. 아들 덕 좀 보자는 부모님의 우스갯소리에 진짜로 팔을 걷어붙이고 집짓기에 뛰어든 그다. 디자인 전공자로서 본인의 안목을 시험해보고자 하는 도전에, 부모님의 여생을 책임질 공간을 직접 지어드리겠다는 패기가 더해진 프로젝트는 이렇게 시작됐다. ‘10년 늙는다’는 집짓기를 아들 덕에 수월하게 끝내보자며 너털웃음 지었던 부모님은 재운 씨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었다. 그럼에도 공과 사를 분명히 해 ‘아파트에서의 편리함과 따뜻함’은 잊지 않도록 신신당부하는 등 호된 건축주 역할도 동시에 했다. ▲ 벽돌을 어슷하게 쌓아 돌출된 부위의 그림자가 풍성한 외관을 만든다. ▲ 사선지붕으로 강렬한 인상을 풍기는 주택의 배면. 짙은색 멀버우와 검은색 전벽돌이 조화롭다. ▲ 2층에서 내려다 본 아늑한 정원과 모악호수마을 PLAN - 1F / PLAN - 2FHouse Plan대지위치 : 전라북도 완주군 구이면대지면적 : 480㎡(145.2평)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124.8㎡(37.75평)연면적 : 158.4㎡(47.92평)건폐율 : 26%용적률 : 33%주차대수 : 1대최고높이 : 9.8m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구조재 : 철근콘크리트지붕마감재 : 이중그림자 싱글 + 리얼징크단열재 : 압축 스티로폼 단열재 110 T외벽마감재 : 전벽돌, 리얼징크, 멀바우(태평양철목)창호재 : LG지인 이중창(에너지등급2등급, 로이유리)설계 : 박재운 010-9217-9931 sims1220@naver.com시공 : 제이홈앤하우스튼튼한 집을 원한 부모님의 의견을 따라 재운 씨는 요즘 유행하는 목조주택보다는 철근콘크리트를 선택했다. 필요한 만큼의 면적만 지어 건폐율, 용적률이 한참 남았고, 대신 땅에 비해 집이 작아 보이는 것을 염려한 부모님의 걱정을 상쇄하기 위해 건물 지붕과 벽체에 사선을 적용해 직선미를 강조했다. 집의 외관을 잘 살펴보니 2층 축이 동쪽으로 살짝 틀어져 있다. 방에서 동쪽의 모악호수가 보이도록 하기 위한 재운 씨의 의도인데, 사다리꼴 두 개의 지붕이 살짝 엇갈려 있어 보는 각도에 따라 외관이 달라 보이는 효과를 낸다. 여기에 최종 마감으로 검정 벽돌을 사용해 빛에 따라 여러 컬러감을 낸다. 일부를 어슷 쌓은 벽돌은 시간별로 다른 그림자를 만들어 볼 때마다 특색있는 집을 보여준다. ▲ 거실과 주방, 식당을 널찍하게 배치해 아파트에 살던 부모님이 거부감 없이 주택에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주방 조리대와 창문 높이는 어머니 키에 맞춰 제작했다.◀ 안방으로 향하는 복도 ▶ 2층에는 작은 거실과 방, 욕실을 두어 가끔 방문하는 손님들이 불편함 없이 머물다 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Interior Source내벽 마감재 : LG Z:IN 실크벽지, 앙드레김바닥재 : 이건 SERA 원목 강마루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입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임업, INUS 주방 가구 : 에넥스 핸드리스조명 : 모던조명(을지로) 계단재 : 멀바우현관문 : 동판 현관문(신진도어)방문 : 예림도어(로체 도주키)아트월 : 디자인 제작데크재 : 멀바우아파트에서 오래 생활해온 부모님은 커다랗게 난 발코니 창에 익숙하고, 주방과 거실, 식당이 한 공간에 넓게 트여있는 것에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셨다. 이에 재운 씨는 주방과 거실을 분리하기보다는 한 영역에 배치하고 목재 가벽과 단차를 두어 구분하는 방식을 택했다. 부모님의 습관과 행동반경을 예측해 주방과 다용도실의 동선을 짜고, 창문의 높이도 어머니의 키 높이에 맞춰 냈다. 평소에는 둘만 지내는 집이지만, 때때로 방문하는 자녀들과 손님들을 대비해 1층에 작은 게스트룸을 두고, 2층은 작은 거실과 욕실이 딸린 방을 만들어 방문하는 이들이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도록 했다. 실내 마감은 디자이너로서의 욕심보다는 쓸고 닦고 생활할 부모님의 편의와 취향을 고려해 깔끔하고 단정하게 마무리했다. 땅을 고르는 것부터 시작해 벽돌 쌓는 조적공들과 현장에서 부대끼며 최종 마감작업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재운 씨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 하나 없고 의도하지 않은 바 없는 집은 이렇게 탄생했다. ▲ 집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계단실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이가 공간을 만들었을 때의 시너지는 실제 사는 이의 후기가 증명한다. 편리한 동선과 단열에 신경 써 따뜻한 새집, 이웃이 정답게 교류하는 새 동네는 적응에 걱정하던 부부의 염려가 기우였음을 증명하듯, 늘 접하던 것인 양 삶의 일부가 되었다. 40년 넘게 살아온 아파트에서 단독주택으로 생활이 바뀌었지만, 부모님의 삶에는 아파트의 편리함에 자연의 풍요가 더해진 장점만이 가득하다. 어머니의 건강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흙을 밟고 산 지 벌써 6개월, 아파트의 발코니 창은 그저 햇살 내리쬐는 유리창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마당과 바로 연결된다. 바쁘게 사느라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누릴 기회가 적었던 부모님에게 전해진 또 하나의 즐거움, 전원생활이 주는 설렘이 집에 가득 묻어난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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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0
별채와 세 개의 마당을 가진 화성 아지트 주택
집을 짓고 사는 건축주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다. 볼륨을 최대한 높이고 노래하기, 마당에서 맘껏 요리하며 냄새 피우기 같은 시시한 것들이 가능해지며 일상의 큰 힐링이 된다고. 음악을 사랑하는 이 가족에게도 단독주택은 인생의 새로운 무대가 되었다.구성 이세정 사진 변종석▲ 아늑하고 오목한 형태의 중정이 있는 집. 넓은 면적은 아니지만, 가족이 마당을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서재 겸 음악실이 자리한 별채. 높은 층고로 색다른 공간감을 가진다.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화성시 송산면 대지면적 : 469㎡(142.12평) 건축면적 : 121.04㎡(36.67평) 연면적 : 121.04㎡(36.67평)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 지상 - 경량목구조 창호재 : 엔썸 독일식 시스템창호(39㎜ 3중유리) 외벽마감재 : 아연도컬러강판, 스터코플렉스 내벽마감재 : 석고보드 위 친환경 도장(벤자민 무어) 지붕재 : 0.5㎜ 아연도컬러강판 단열재 : R19 그라스울 + 50㎜ 비드법 단열재 바닥재 : 구정 강마루 디자인 : 홈스타일토토(임병훈+정신애+안영선) www.homestyletoto.com시공 : 가드림(김용태)화성 주택의 대지는 대로변에서 조금만 들어가면 시골 내음이 나는 고즈넉한 곳에 위치한다. 교통 여건이 좋아서 조금 막히는 시간대라도 서울까지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소위 ‘수도권 시골’에 있는 이 땅. 건축주는 진작 지었어야 했는데 어머니 연세나 점점 커 가는 아들 나이를 생각하면 조금 늦은 감이 있다며 집짓기를 서둘렀다.건축주의 요구 조건은 특별할 것이 없었다. 다만 집을 나누어도 좋으니 별채로 아들과 함께 쓰는 작업실이 있으면 좋겠다는 것. 부자는 함께 기타 연주라는 공통된 취미를 즐기고 있었다. 그 외에는 전적으로 디자이너에게 일임했다.땅은 140평가량으로, 도로로 내주어야 하는 부분이 있어 실제 가용 면적은 얼마 되지 않았다. 주변 경사면으로 석축까지 쌓다 보면 시골 땅 100평이라는 게 그리 넓지는 않은 면적이다. 게다가 좌우, 아래쪽 3면이 도로로 둘러싸여 있고, 뒤편으로는 농사를 짓는 야트막한 땅이라 프라이버시 보호가 쉽지 않았다.단독주택은 어느 경우나 그렇듯이 프라이버시가 가장 문제가 된다. 건축주의 초기 구상은 땅 모양에 맞춰 집을 약간 꺾어서 최대한 뒤로 붙여 앉히고, 앞으로 마당을 확보하자는 것이었다. 우린 조금 다른 제안을 했다. 바로 ‘ㄱ’자 내지는 ‘ㄴ’자로 꺾어서 독립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중정형 주택이다. 보통의 디자인 과정에서 넓지 않은 땅을 나누고, 크지 않은 집을 쪼개자고 하면 건축주가 쉽게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건축주는 흔쾌히 우리 의견에 손을 들어주어 결국 본채와 별채가 나뉜 집. 그리고 세 개의 마당을 가진 아지트 같은 집이 지어졌다.◀ 필로티로 올린 별채 테라스. 아들 방과 이어진 휴식 공간으로 조망이 그만이다. ▶ 테라스는 지붕과 벽을 두어 제 역할을 온전히 다하도록 했다. 다만, 답답하지 않도록 벽 상부에 개구부를 뚫었다.POINT 1 | 세 가지 다른 정원을 가진 집중정형 평면을 가진 주택은 가늘고 길게 펼쳐진 모양새로 면적 대비 커 보인다. 또한 실내에서 밖을 내다보면 우리 집 일부가 보이기 때문에 거주자로 하여금 묘한 안도감을 준다. 이 집은 도로에서 보이는 앞마당, 연못과 꽃나무로 가꾼 옆마당, 프라이빗한 안마당, 이렇게 총 세 개의 정원을 가진다. 운동장처럼 넓은 마당이 아니더라도 성격별로 쓰임새를 달리해 활용도가 높다. POINT 2 | 공간 구성과 동선의 효율주방은 이 집에서 시선이나 동선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다. 남향 볕을 받으며 중정도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양면적인 조건이 화성 주택 거실과 주방의 특징이다. 응접실과 거실. 입식 테이블과 좌식 평상을 오가는 동선. 추운 겨울에는 유리 파티션을 닫아놓고 주로 응접실에서 머물며 담소를 나눈다. 어쩌면 사람과 음식이 있는 공간은 응접실까지로 한정하고, 거실 너머의 공간까지만 강아지들에게 허용하려는 의도이기도 하다. 별채 작업실작업실은 본채와 이어지지만, 밖에서 잘 들여다보이지 않게 디자인하였다. 건축주는 구석에 좌식 툇마루에 앉아 직접 꾸민 뒷마당의 꽃나무를 감상하고,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책을 읽는다.SECTION아들 방아들이 직접 고른 블루 컬러로 포인트를 준 방별채는 본채와 개념적으로는 나뉘어 있지만, 실제로는 본채 다용도실과 연결된 형태다. 지인들이 방문했을 때 본채에 방해를 주지 않기 위해 현관도 따로 만들었다. 남자들만의 이 공간은 아래층에 음악 연주실과 아버지의 서재, 위층에 아들 방과 테라스가 위치한다. 별채는 본채와 달리 과감한 색의 바닥재를 깔고, 천장 높이를 달리해 공간감도 새롭게 했다. 작업실 안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은 그 공간에 어울리게 폐쇄적이다. 좌식 평상에 앉으면 옆마당의 정원이 보이고, 계단 쪽에서는 안마당과 본채를 마주한다. 높은 천장을 올려다보면 천장을 통해 구름이 흐르는 모습이 보이는데, 건축주는 센스 있게 그 주변에 비행기 모형을 달아 분위기를 더했다. 2층 테라스에 오르면 이 집에서 가장 시원한 전망을 맞이한다. 집 주변 100m 반경으로 더 높은 조망은 없으므로 당분간 최고의 전망대가 될 듯하다.집이 완성된 지금, 건축주는 ‘ㄷ’자형 구조에 만족하며 각 마당을 콘셉트를 나누어 잘 활용하고 있다. 프라이빗한 안마당에서는 지인들과 바비큐 파티를 하고, 옆마당에선 연못과 꽃나무들을 가꾸며 정원을 즐긴다. 그리고 도로변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앞마당은 나무 울타리를 낮게 두른 잔디 마당으로 삼아 집의 외관을 더욱 살리고 있다. 건축주는 정면 쪽 마당 면적을 희생하더라도 중정을 더 늘릴 걸 아쉬워하기도 했는데, 역시 집에서 살다 보면 프라이버시가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것이 틀림없다. 널찍한 마당보다는 작더라도 제대로 보호받고 잘 꾸며진, 실내 공간과 긴밀히 연결된 마당이 단독주택의 진수일 것이다. 글·임병훈 나만의 아지트 주택 짓기『땅을 읽고 집을 짓다』의 저자 홈스타일토토 임병훈 소장이 쓴 두 번째 하우스 디자인 북. 건물 배치와 실 구성, 자재와 시공 디테일까지 건축가가 제안하는 집짓기의 롤모델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단독주택에서 누릴 수 있는 색다른 경험들을 선사하는 아지트 공간들은 빛나는 아이디어로 무릎을 탁 치게 한다. 1만4천8백원 | 130쪽 | ㈜주택문화사 → http://www.uujj.co.kr/shop/item.php?it_id=1435571590※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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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8
단순한 매력의 스틸하우스 / Natural Modern House
높은 대지 위 일자로 쭉 뻗은 단층집이 정원과 어우러져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낸다. 대지의 단차를 이용해 사무실과 주택 영역을 구분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집이다.취재 조고은 사진 변종석▲ 레벨 차가 큰 대지 위 가로로 길게 자리 잡은 주택 전경충남 서산,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외곽의 너른 땅에 집 한 채가 자리 잡았다. 필로티 주차장을 지나 계단을 오르면 아기자기한 정원이 펼쳐진다. 단층으로 구성한 주택은 동서로 긴 직사각형 매스를 남향으로 앉혀 늘 따스한 햇볕이 든다. 오랜 휴경(休耕)으로 사람 키만큼 자란 풀이 대지 위를 온통 뒤덮고 있던 모습은 이제 옛일이 됐다.이곳엔 김기만, 정미연 씨 부부와 고등학생 큰아들 시현이, 다섯 살 늦둥이 승현이 네 식구가 산다. 부부는 오랜 아파트 생활을 접고 사업용 창고 및 사무실과 함께 집을 지었다. 공사는 5개월에 걸쳐 진행됐는데, 가장 큰 몫을 차지했던 건 단연 토목공사다. 약간의 경사가 있던 대지에 레벨 차를 주어 사무실과 주택 영역을 구분하는 과정이 추가된 데다, 지반이 약해 기초 공사에 예상보다 더 많은 비용과 수고가 들었기 때문이다. 주택 영역의 토지는 주변을 옹벽으로 둘러싸고 충분히 다짐한 후에 기초하부에 약식 콘크리트 파일기초를 넣었다. 주택의 공법은 두께 1㎜ 내외의 냉간성형 아연도금경량형강 구조용부재를 뼈대로 하는 ‘스틸하우스’로 했다. 집짓기를 앞두고 여러 공법에 대해 알아봤지만, 스틸하우스는 시간이 지나도 구조재 변형이 적고 내진설계가 기본으로 적용된다는 데 믿음이 갔다는 것이 건축주의 말이다. ▲ 소나무 아래 조명이 주택 풍경을 은은하게 밝히는 저녁. 크지 않은 정원이지만 풀을 뽑으며 산책하다 보면 2~3시간은 훌쩍 흐른다. House Plan대지위치 : 충청남도 서산시 대지면적 : 전체 - 1,275㎡(385평) / 주택 - 837㎡(253평)건물규모 : 주택 - 지상 2층 / 사무소 - 지상 1층건축면적 : 201.96㎡(61평, 사무소 제외)연면적 : 195.08㎡(59평, 사무소 제외)건폐율 : 24.13% / 용적률: 23.31%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6.03m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구조 지상 - 스틸하우스 구조구조재 : 아연도금경량형강지붕마감재 : 유로징크패널외벽마감재 : 유로징크패널, 세라믹사이딩단열재 : 그라스울창호재 : 공간시스템 창호(로이삼중유리)설계 : 건축사사무소 사람인 송인욱 070-4210-8809시공 : ㈜포스홈 1544-1953, www.iposhome.co.kr◀ 계단을 오르면 연결되는 주택 출입구 ▶ 데크 처마 아래에는 매달린 그네▲ 사무소 앞으로 대형차량이 드나들 일이 많아 주택 전용 필로티 주차장을 따로 마련했다.“처음엔 이층집을 지을까도 생각했는데, 2층을 오르내리며 청소할 자신이 없어서 그만뒀어요. 오래도록 질리지 않을, 심플한 집을 짓고 싶기도 했고요.”대지의 진입부 한편에는 사무실을 배치하고, 레벨 차이를 이용한 주택의 필로티에는 주차장 및 창고를 두었다. 높은 쪽에는 대지 전체를 아우를 수 있게 정원과 주택을 앉혔다. 대지 레벨이 1층인 곳에 주차장이 있어 법적으로는 지상 2층 규모에 해당하지만, 사실상 단층집인 셈이다. 주택 외관은 건축주의 뜻에 따라 단순한 느낌을 강조하되 유로징크패널과 세라믹사이딩의 조합으로 지루함을 덜어냈다. 실내는 일자로 길게 펼쳐진 동선으로 가족 간의 프라이버시를 자연스럽게 확보하고, 더 다양하고 풍부한 공간 경험을 가능케 한다. 주요 실들은 남쪽으로 두어 채광과 조망을 확보했고, 서쪽 필로티 위의 매스를 들어 올려 집 내부에도 단차를 주었다. 이로써 현관을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의 영역을 구분할 수 있었다. 현관 동쪽에 있는 LDK 구성의 거실 및 주방은 마당과 바로 연결되고, 안방은 동쪽 끝의 가장 내밀한 곳에 위치한다. 복층 느낌의 서쪽에는 두 아들의 방과 서재를 나란히 두었다. 인테리어는 은은한 컬러 위주로 사용하고, 아이들 방과 서재에만 원색으로 생기 있게 포인트를 주었다.▲ 마당과 바로 연결되는 주방과 거실. 전면창에는 루버셔터를 시공해 커튼의 역할을 대신한다.Interior Source내벽 마감재 : LG Z:IN 벽지 바닥재 : 강마루 수전 등 욕실기기 : 로얄토토주방 가구 : 한샘가구 키친바흐조명 : 반디조명, 필립스계단재 : 자작나무합판현관문 : 코렐시스템 방문 : 예다지도어아트월 : 현무암 판재, 자작나무합판붙박이장 : 한샘가구데크재 : ACQ 방부목PLAN▲ 하늘색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민 승현이 방▲ 벽 장식이 돋보이는 연두빛 시현이 방“집 짓고 나서 시현이 손님을 제일 많이 받은 것 같아요. 휴일엔 친구들을 우르르 데리고 와서 마당에서 바비큐도 해 먹고 탁구도 하면서 놀거든요(웃음).”사실 미연 씨는 입주 후에도 한동안 승현이에게 ‘뛰면 안 된다’는 잔소리를 습관처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엄마도, 아이도 안팎으로 공간을 마음껏 누빌 수 있는 집이 생겼다는 사실이 더없이 기쁘다. 코앞의 사무실로 출퇴근할 수 있게 된 아빠 기만 씨에게도, 친구들과 굳이 교외로 놀러 나갈 필요가 없어진 시현이에게도 이 새로운 일상은 달콤하기만 하다. 마당 있는 집이 가져다준 기분 좋은 변화가 가족의 삶 위로 하나둘 쌓여간다.◀ 안방 파우더룸에는 세면대를 함께 두어 화장 후 바로 손을 씻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 현관을 중심으로 서쪽 매스의 복도. 단을 약 1.5m 높여 복층 같은 느낌을 주고, 계단 입구에 미닫이문을 달아 여닫을 수 있게 했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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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7
절벽에 핀 열 개의 큐브, Sunflower House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 푸른 바다를 마주한 곳에 지어진 이층집. 활짝 핀 꽃 같은 모습에 우리는 그곳을 ‘해바라기 집’이라 부른다.취재 김연정 사진 Sandra Pereznieto ▲ 열 개의 큐브로 이뤄진 주택의 외관◀2층까지 오픈된 거실 덕분에 내부 공간은 더욱 확장되어 보인다. ▶ 집 전면에는 넓고 푸른 지중해가 눈앞으로 펼쳐진다.주택은 스페인과 프랑스 국경에 위치한 코스타브라바(Costa Brava)의 북동쪽 끝, 작은 어촌 마을에 위치한다. 지중해가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 지어진 이곳은 10개의 큐브가 각각 다른 조망을 향하고 있는 이층집으로, 멀리서 보아도 그 웅장함이 한눈에 들어온다.건축주 부부는 자연 그대로의 멋진 풍광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일상 속에서 이 모두를 받아들이며 즐길 수 있는, 완전히 열린 집을 원했다. 하지만 집이 지어질 대지의 여건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인상적인 경관을 활용하는 것도 좋으나,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절벽의 위치가 북쪽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최대풍속 180㎞/h)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직사광을 거의 받지 못한다는 점 역시 건축가가 고려해야 할 사항이었다. 혹독한 바람을 견딜 구조와 북측 조망, 그리고 채광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설계의 주안점으로 두고, 프로젝트는 진행되었다.▲ 절벽 지형을 따라 자연스레 앉혀진 주택. 가족은 각 공간에서 다양한 조망을 즐긴다.▲ 화이트 톤으로 마감하여 깔끔한 느낌을 주는 1층 내부 모습완성된 집은 내부로 빛과 열을 가져오기 위한 대형 태양열 집열기, 즉 거대한 해바라기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이는 하루 중 각 공간으로 빛이 들어오는 시간에 차이를 두면서도 바다의 다양한 풍경을 담아내도록 여러 각도로 분할하여 건물을 배치했기 때문이다. 경사진 지형을 고려하여 집을 앉히니 배면에 1층 출입구가 마련되었고, 덕분에 내·외부로의 출입이 자유로워졌다. 각 층은 2층 높이의 넓은 거실을 둘러싸고 있는 다섯 개의 큐브로 구성되어 있는데, 큐브 사이로 마련된 테라스는 바람막이 역할을 하며 가족의 야외활동을 돕는다. 1층에는 주방과 식당, TV룸과 휴게 공간 등이 각 큐브 안에 배치되었다. 주방과 거실 사이를 가로지르는 계단을 통해 위층으로 올라가면 또 다른 임무를 부여받은 5개의 큐브와 만나게 된다. 이곳은 2인용 침실 세 개와 두 개의 욕실, 게스트룸 등으로 채워졌다. 내부의 각 공간들은 구조상 서로 밀접하게 연계되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내·외부 모두 별다른 장식 없이 깔끔하게 마감하였고, 창은 강한 바람과 해수에 견딜 수 있도록 특별히 신경 써, 초고층 건물에서 주로 사용되는 강화유리를 적용하였다. ▲ 거실과 주방을 가로지르는 계단을 통해 1층은 2층과 연결된다.House Plan 대지위치 : Port de la Selva, Girona, Spain건물규모 : 지상 2층연면적 : 250㎡(75.62평)건축공학 : Joaquin Pelaez구조설계 : Manel Fernandez, BERNUZ-FERNANDEZ시공 : Joaquin Gonzalez Obrasy Construcciones설계담당 : Moisas Gamus, Joanna Pierchala, Efstathios Kanios설계 : Cadaval & Sola-Morales www.ca-so.com▲ 큐브 사이로 놓인 테라스는 가족만의 휴게공간이 되어준다.SECTION▲ 방에서 바라본 외부 전경▲ 작은 욕실이 딸린 2층 침실▲ 해바라기 주택이란 이름처럼 집 안 곳곳에서 자연광을 충분히 받아들인다.◀ 가족은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매력적인 풍경을 매일 감상할 수 있다. ▶ 절벽 위 주택의 모습이 인상적이다.PLAN – 1F / PLAN – 2FCadaval & Solà-Morales 건축가Eduardo Cadaval과 Clara Solà-Morales, 두 사람이 운영하고 있는 Cadaval & Solà-Morales는 2003년 뉴욕에 설립된 이후, 2005년 바르셀로나와 멕시코시티로 거처를 옮겨 다양한 건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권위 있는 건축 관련 상을 다수 수상하였으며, 여러 가지 실험적인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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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0
보편적인 집의 해답, 소소원(小素院)
덩치 큰 판교의 집들 속에서 파란 대문의 소소원은 작지만 당당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담장 너머 펼쳐진 넓은 마당은 꽃과 나무로 풍성하게 채웠다. 취재 김연정 사진 윤준환▲ 남쪽으로 마당을 두고, 그 앞에 대문과 창고, 화단이 있는 ‘건축화된 담장’을 두어 생활의 모습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하였다. 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대지면적 : 227.8㎡(68.90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다락 건축면적 : 107.15㎡(32.41평) 연면적 : 175.04㎡(52.94평) 건폐율 : 47.03% / 용적률 : 76.83% 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8.7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 구조재 : 벽 - 2×6 구조목 / 지붕 - 2×10 구조목 지붕마감재 : 컬러강판 단열재 : 그라스울 24K 240, 140, 90㎜ 외벽마감재 : 치장벽돌 창호재 : PVC 시스템창(융기창호) 설계 : ㈜구가도시건축 건축사사무소 시공 : ㈜스튜가목조건축연구소소소원은 내가 판교에 그린 네 번째 집이다. 모두 다른 집이지만 하나같이 생각한 주제는 ‘마당집’이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마당집이란 도시한옥과 같이 ‘생활의 중심에 마당을 두고, 안팎으로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 집’을 말한다. 그저 마당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담장을 둘러 온전한 자기 마당을 갖지 못하는 판교 단독주택지에서 어느 정도 사생활을 보호하면서 삶의 공간으로 ‘마당을 쓰는 집’은 그리 많지 않다. 설계 시작부터 건축주 부부와 뜻이 잘 맞았다. ‘마당이 큰 집에 살려고 일부러 남북으로 긴 땅’을 구해놓으신 덕분에, 70평 정도 되는 대지에 30평 가까운 넓은 마당을 둘 수 있었다. 여기에 대문과 창고, 화단으로 이루어진 벽, 다르게 말하면 ‘건축화 된 담장’을 둘러, 밖으로 생활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했다. 물론 주차를 하는 서쪽은 열릴 수밖에 없어, 나무 등을 심어 적당히 시선을 가렸다. ▲ 소소원의 전경. 집 앞의 넓은 마당과 2층 작은 마당, 돌출된 조형이 조화롭다. ▲ 파란 대문을 들어서면 마당을 가로지르는 파고라와 나무그늘이 눈길을 끈다. 네모난 모양의 1층은 마당과 1:1로 ‘크게’ 만난다. 단순한 느낌의 실내공간은 거실에서 식당과 주방,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공간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하였다. 잘 보면 그 흐름 속에 ‘두 개의 박스’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나는 작업실로, 입식의 책상과 좌식의 마루가 같이 있는 하얀 방이다. 거실을 거쳐 마당을 느낄 수 있도록 한지 창을 열고 닫을 수 있게 계획했다. 다른 하나는 마당으로 돌출한 현관이다. 계획을 하면서 현관을 안으로 집어넣으면 외관이 정리되는 반면, 내부는 복잡해져서 지금과 같은 여유롭고 흐르는 듯한 공간감을 얻기 어려웠다. 오히려 ‘열린 현관’을 생각하며 투명한 현관을 마당에 내밀어, 마당을 보며 드나들게 하였다. 여기에 위로 2층 누마루를 두어, 누마루는 누마루대로 주변을 둘러볼 수 있게 계획했다. 판교에 지어지는 집들은 대체로 덩치가 크다. 지하층을 가능한 지면 위로 올리고, 지을 수 있는 최대한으로 지은 것이 많다. 그에 비하면 소소원은 1층은 대지의 반인 35평, 2층은 20평을 짓고 남쪽으로 넓은 마당을 둔 까닭에 밖에서 보면 주변의 집보다 작아 보인다.▲ 2층에 누마루를 두고, 그 앞에 걸터앉아 마당을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 위로 다락이 보인다. ▲ 단순한 느낌으로 설계한 내부공간. 거실에서 식당과 주방, 2층으로 가는 계단은 공간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계획했다.▲ 목재로 마감한 천장이 멋스럽게 다가온다.Interior Source내벽 마감재 : 친환경 수성페인트바닥재 : 신명원목마루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상아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대림, 로얄토토 주방 가구 : 리첸조명 : 스칸디나비안디자인센터, 을지로조명계단재 : ASH 집성판현관문 : 이건 시스템창호방문 : 도장도어붙박이장 : 리첸집은 작지만 마당과 같이 경험하는 공간은 작지 않고 오히려 풍성하다. 파란 대문을 들어서면 나무 그늘이 덮인 마당을 가로질러 목재 파고라가 나타난다. 파고라는 밖에서 활동할 때 쉘터로 역할한다. 거실과 마당 사이에도 처마를 두어 계절에 따라 햇빛을 조절한다. 단순하지만 이러한 ‘장치들’이 마당을 즐기는 삶의 바탕이 되리라 보았다. 2층은 네모난 바탕에 한쪽으로 작은 마당을 두고 ‘ㄱ’자로 배치해 부부침실, 복도, 누마루에서 보거나 나갈 수 있게 했다. 1층 큰 마당과 2층 작은 마당도 시각적으로 연결되어 식구들끼리 위, 아래 따로 있어도 서로 소통하도록 했다. 소소원을 설계하면서 ‘한눈에 띄는 독특함’보다 동네에 어울리는 ‘집다운 집’을 지으려 했다. 개성이 강한 동네 속에서 튀지 않게, 조형과 구성에서 좋은 틀을 갖추어 다양한 삶의 요구를 담아내는 그런 집을 생각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론 차분함과 평범함이 오히려 더 달라 보이는 아이러니한 풍경을 낳게 됐다. 개성과 욕망이 얽혀 있는 복잡한 상황 속에서 보편적인 집의 해답을 찾으려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요즘 소소원 안주인은 틈을 내어 가드닝 스쿨에 다닌다고 했다. ‘마당이 있는 삶’에서 나아가 ‘정원을 가꾸는 삶’을 살고 있다. 이름도 모르던 꽃과 나무들이 소소원 마당에 심어져 이름을 알리고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집이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소소원을 통해 배운다. 고맙고 다행한 일이다. 글·조정구 ▲ 2층 위쪽에 있는 다락. 다른 한쪽엔 창고도 있어, 여분의 공간으로 수납, 여가, 환기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 작업실에서 바라본 마당. 3짝의 한지창을 완전히 열거나 닫아 기분에 맞게 빛과 풍경을 조절할 수 있다.▲ 마당으로 돌출된 ‘열려진 현관’. 투명하게 외피를 둘러 마당을 느끼며 자연스럽게 드나들 수 있다.조정구 건축가1966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건축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동경대학교 박사과정 수료 후 2000년부터 구가도시건축을 설립하여 꾸준히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삶과 가까운 보편적인 건축’에 주제를 두고 개인주택부터 작업실, 갤러리, 근린생활 시설, 병원, 호텔 등 우리 생활에 친근한 주제들을 설계하고 있으며, 2000년부터 지속된 도시 답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장수마을 역사문화 보전 정비 종합계획, 돈의문 역사공원조성 기본계획 등으로 관심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02-3789-3372 www.guga.co.kr※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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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6
대구 도심 속 두꺼비집
조용한 마을 골목에 자리한 집의 첫인상은, 애써 뽐낸 흔적 없이 소박하고 깔끔하다. 아내를 위한 작은 가게가 딸린 살림집에서는 오늘도 세 식구의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취재 김연정 사진 변종석▲ 숍과 주거공간이 동시에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고심한 결과, 집 곳곳에 재미난 동선들이 만들어졌다.◀ 건축주인 김대일, 전영주 씨 부부와 귀여운 네 살배기 아들 선구 ▶ 2층에서 바라본 거실 및 주방 공간.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눈부시다.주얼리 공방 겸 숍을 운영하는 아내와 네 살 아들을 둔 건축주 김대일 씨는 그래픽 관련 일을 해왔다. 서울에 살다 다시 고향인 대구로 내려가게 되면서 가족의 삶을 오롯이 담아낼 주택을 신축하고자 했고, 본인이 그려온 집을 같이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시공사와 건축가를 찾았다. 마침 건축주가 미리 정해놓았던 시공업체에서 경량목조주택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건축가로 삼간일목 권현효 소장을 소개했다. 그렇게 대구에 있는 시공자, 고향 대구로 다시 내려가게 된 건축주, 대구를 고향으로 두고 서울에서 일하고 있는 건축가가 만나게 되었다. 그것이 대구 오래된 도심 속 ‘두꺼비집’의 발단이다. 건축주는 서재 겸 작업공간과 아내의 작은 숍 그리고 세 식구의 생활공간이 합리적이고 유연하게 연결되는 집을 구상하며 대지를 매입했다. 원래 대지에는 동서로 길고 남쪽으로 넓게 펼쳐진 재미있는 땅에, 매우 낡고 오래된 단층 시멘트 벽돌조의 건물이 서 있었다. “일단은 집을 리모델링해서 살아볼까 고민했어요. 하지만 볼수록 상태가 너무 낡아서 겁이 났죠. 우리 가족이 사용하기에 구조가 전혀 맞지 않기도 했고요. 아이가 어려서 숍과 주거공간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했고, 신축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어요.”◀ 철거 전 대지에 놓여있던 오래된 주택 ▶ 골목길을 환하게 밝혀주는 주택 외관. 건물 속에 쏙 들어간 아내의 작은 가게가 오가는 이의 시선을 끈다.House Plan대지위치 :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동대지면적 : 177.65㎡(53.73평)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80.86㎡(24.46평)연면적 : 116.75㎡(35.31평)건폐율 : 45.52%(법정 60%)용적률 : 65.72%(법정 200%)주차대수 : 1대최고높이 : 6.5m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구조재 : 벽 - 2×6 구조목, 지붕 – 2×10, 구조목 + ESB보드 + 2×2 지붕, 벤트 + 루핑시트 + 멤브레인지붕마감재 : 컬러강판외벽마감재 : 파렉스 아쿠아솔단열재 : 그라스울 24K 140㎜ + 비드법단열재 2종1호 60㎜창호재 : 필로브 시스템창호, 벨룩스 전동천창(삼중유리)설계 : 건축사무소 삼간일목 + 디자인스튜디오 고다시공 : 디자인 스튜디오 고다Architect’s Say | 건축사무소 삼간일목 권현효 소장“우연한 만남, 그 안에서 소중함이 쌓여간다”올 초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던 때에 주방 상부에 뚫려 있는 고측창을 보니 옆집 용마루의 망와에 적혀있는 글자 하나가 창 한가운데로 딱 들어 왔다. ‘福’이었다. 건축주와 함께 발견한 후, “우와~ 이 집은 진짜로 복이 들어오는 집이네요”하고는 흡족한 미소와 함께 같이 웃었던 기억이 난다. 세 식구의 생활공간과, 아내의 일터가 결합된 두꺼비집은 도시 배경의 한 조각으로서 작용한다. 집을 지을 당시 데면데면 했던 이웃들이 집이 완공되고 나서는 새집이 들어와서 골목이 환해졌다는 말과 함께 매우 우호적으로 바뀌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이번 두꺼비집 프로젝트의 근간에는 건축주, 시공자, 건축가가 동일선상에서 작업을 하게 된 흔치 않은 경우였다. 안목이 높고, 이해력이 뛰어난 건축주와, 예전부터 같이 작업해왔던 믿음직하고 뛰어난 시공자와 함께 할 수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디자인 과정에서부터 건축주, 시공자, 건축가가 동일한 포지션으로 같이 논의하였고, 대구에서는 흔치 않은 경량목조주택의 설계와 시공 부분에는 건축가가 좀 더 면밀한 작업을 담당하였다. 그리고 공사 시에도 건축주의 의견과 건축가의 생각에 인테리어를 베이스로 디자인과 감각을 겸비한 시공자의 노하우가 보태져 좋은 매무새로 꼼꼼히 지어졌다.뒤늦게 알고 보니 건축주는 한동안 서울에서 우리 사무소 근처에 살았었고, 서촌을 매우 좋아하는 분이었다. 아마도 설계를 의뢰받기 전 동네에서 우연이라도 몇 번 마주 쳤을지도 모르겠다. -입주를 하고 두어 달 지나 자리가 잡힌 두꺼비집에서 삼간일목 식구들과 건축주, 그리고 시공자와 함께 모두 모여 넓은 식탁에 앉아 커피를 마시던 장면과 그 향기, 그리고 집을 뛰어다니며 노니는 네 살 아이의 웃음소리가 아직도 아른거린다. 우리는 떨어져 있지만, 또 우리는 겹쳐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전혀 만날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이 멀리서 보면 모두 어느 한 켠에서는 겹쳐져 있다. 그리고 그 겹침으로 인해서 고리가 되고 인연이 닿는다. 사람을 만나게 되고 집을 짓게 되고, 그 안에 소중한 삶이 전개된다. 건축주, 시공자, 건축가가 같이 노를 저으며 행복한 섬에 다다른 좋은 기억으로 선물된 두꺼비집이 늘 따뜻하고, 밝았으면 좋겠다. DIAGRAM▲ 작은 난로가 잘 어울리는 아담한 거실 전경Living room거실 책장 : 무인양품소파 : 무인양품쿠션 : 무인양품테이블 : 주문제작 러그 : 비플러스엠커튼 : 이케아페인트 : 벤자민 무어(안방), 국산친환경페인트(그 외)바닥 : 리우(Lieu)페치카 : Nectre바구니 : 자라홈액자, 시계 : 빈티지벽시계 : Alessi▲ 주방가구는 모두 직접 고르고 설치한 부부의 합작품이다. Kitchen타일 : Cotto Mosaic tile싱크대 : 이케아싱크볼 : 이케아수전 : 파포니오븐, 냉장고 : LG 디오스후드 : Haatz전기렌지, 식기세척기 : 동양매직식탁 : 주문제작러그 : 유니온카펫스툴 : 이케아선반, 그릇장 : 이케아구입한 대지는 산책하기 좋은 주택가에 위치해 있었고, 가까운 곳에 카페와 공원이 있어 아내가 주얼리숍을 하기에도 좋은 적당한 유동인구가 있는 장소였다. 헌집을 철거한 후 빈 땅에서 세 사람(건축주, 시공자, 건축가)은 다시 만났고, 동서로 좁고 길쭉한 이 땅에 어떻게 건물을 채울까 하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건축주는 2층 규모의, 연면적 약 30평의 공간을 상정해두고 그에 적합한 예산을 확보해 둔 상태였다. 배치계획은 두 가지 중 하나로 압축되었는데, 결국 ‘작은 마당을 어디에 두느냐’와 ‘주거공간과 숍의 연결을 어떠한 방식으로 푸느냐’ 였다. 고심 끝에 아내 영주 씨가 숍을 운영하며 수시로 네 살 아들을 보살필 수 있도록 서측에 마당을 몰아서 배치하는, 좀 더 통합된 공간 방식을 택했다. 1층뿐 아니라 2층에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공간구조와 심플한 건물형태를 지닌 현재 모습으로 말이다.일단 두꺼비집은 크게 세 개의 영역으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는 서측 마당을 면하고 2개 층 높이의 볼륨감을 지닌 거실과 주방 공간, 두 번째는 중앙에 위치한 서비스 공간인 화장실, 현관, 욕실 및 서재와 침실, 마지막 세 번째는 작업 공간이 함께 있는 복층으로 구성된 작은 숍이다. 이렇게 구성된 세 영역은 1층 매장에서 문을 열면 복도를 지나 거실과 주방으로, 작업실에서는 2층 서재가 연결되어 필요에 따라 집 전체가 이어져 개방되기도 하고 때론 주거공간과 숍이 적절히 구분될 수 있는 구조가 되었다. 건물은 동서로 긴 박공지붕의 단일 형태로 북측의 뒷집을 배려해 건물 높이를 최대한 낮추고, 박공지붕의 모습이 내부에서도 충분히 느껴지도록 했다. ◀ 허전했던 공간도 주인의 감각이 더해지니 아름다움이 배가 된다. ▶ 숍 2층에 위치한 아내의 작업공간과 살림집 내 서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Study room플로어스탠드 : Anglepoise소파 : 무인양품테이블 : 무인양품러그 : urban outfittersTV : LG retro tv또한 일부 구조적 보강으로 사용된 ‘컬러타이’라는 부재를 노출시켜 구조적인 장식미를 살렸다. 건물에너지 손실의 30%에 달하는 창호부분은 삼중유리 시스템창호로 대응하고, 지붕은 이중지붕(Warm Roof)으로 계획하여 열 손실을 최소화해 결로나 기타 하자를 최대한 줄이고자 했다. 한 가지 재미난 부분은 입식생활을 원했던 남편 대일 씨의 요구대로, 바닥온돌이 아닌 라디에이터와 벽난로로 난방을 대신한 것이다. 따뜻해지면 자꾸만 바닥에 눕게 되고, 자세가 안 좋아진다는 그의 굳은 의지로 실현된 결과물이다(혹시 모를 나중을 대비해 시공자는 바닥에 온수 배관을 매설하였고, 추후에 기존 보일러와 연결하면 바닥 온돌 난방이 가능하도록 배려해 주었다). 주변의 우려와는 달리 따뜻하게 설계된 집과, 낮 동안의 충분한 채광 덕분에 3월초 입주 후 지금까지 온수를 쓸 때를 빼고는 거의 보일러를 틀어본 적이 없다고 부부는 전했다. 아파트에서 작은 단독주택으로 생활의 터전이 바뀌면서, 부부가 원했던 또 하나는 바로 화장실과 욕실의 분리다. 따스한 햇살과 함께 아이와 느긋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욕조 공간은 늘 바랐던, 가족에게는 아주 중요한 생활의 한 부분이 되었다. 집은 낮에는 창을 통해 다양한 빛을 받아들이고, 밤에는 창으로 은은히 빛을 발해 골목길을 밝혀준다. 마당 한켠에 마련한 텃밭 덕분에 아내는 할 일이 늘었지만, 가지런히 줄지어 심어 놓은 채소들은 부부의 정성에 보답하듯 푸릇푸릇 돋아나고 있다. 육아 때문에 포기할 뻔 했던 디자인 작업을 다시 시작하게 되어 행복하다는 아내, 그런 엄마와 늘 함께라서 즐거운 아들, 그리고 이 모든 걸 지지해 준 든든한 남편. ‘두꺼비집’이라는 이름처럼, 헌집을 내어주고 새집을 얻은 가족은 지금 이순간이 애틋하고 소중하다. ▲ 숍 한켠의 문을 열면 거실과 만나는 긴 복도와 마주하게 된다. ◀ 복층으로 설계된 아내를 위한 작업실 ▶ 화장실과 분리한, 깔끔한 타일 벽 마감의 욕실. 가족만의 휴식공간이다.Shop팬던트 조명 : Tord Boontje문 : 현장제작 - 목문Bathroom거울 : 이케아샤워커튼 : 이케아세면대 : 아메리칸스탠다드수전 : 아메리칸스탠다드타일 : 이낙스, 코토 제품◀ 아이 방에서 바라본 2층 복도. 어느 곳이든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어 아이는 늘 즐거워 한다. ▶1층에 배치한 아담한 부부침실Bedroom(아이방)침대 : 이케아침구 : 아덴아나이스서랍장 : 이케아램프 : 이케아바구니 : 자라홈Bedroom(안방)침대 : 무인양품침구 : 무인양품램프, 인퓨저 : 무인양품바구니 : 비플러스엠클로짓 : 주문제작권현효 건축가경북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대학원과정을 마쳤다. 소오건축과 엄이건축에서 실무를 쌓았으며, 건축사사무소 삼간일목(三間一木)을 설립했다. 이후, 집은 건강하고, 맑은 삶이 깃들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다양한 건축 작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더불어 패시브하우스 및 한옥작업을 꾸준히 병행하고 있다. 2012년에는 에코아일랜드 비지터센터와 에코체험센터가 제7회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하였고, 2013년에는 산청 율수원으로 제3회 대한민국한옥공모전에서 올해의 한옥 대상을 수상하였다. 02-6338-3131, www.sgim.co.kr※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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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3
목회자와 고양이, 그리고 건축
일전에 어느 목회자와 식사를 같이 할 자리가 있었다. 그는 본인의 이야기, 즉 목사가 되고 나서의 삶에 대해서 목회자로서 잘해 왔는지, 지금은 잘하고 있는지 스스로 의문을 갖고 있다고 고백했다. 나는 그의 자책 아닌 자책의 말을 듣고, 자연스레 ‘왜 그런 생각을 하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나에게 대답 대신 뜬금없는 질문을 던지며 대화를 이어갔다.“소장님은 혹시 집에서 반려동물을 키우시나요?”“네, 고양이를 두 마리 키우고 있습니다.”“예쁘죠? 같이 있으면 기분이 좋고, 계속 지내다 보면 새로운 발견도 있고.”“그렇죠. 아무래도 키우면서 더 정이 가고, 더 알게 된 것도 많죠.”“그러면 소장님께 여쭤볼게요. 고양이에 관한 책을 아무리 열심히 보고 연구한다고 해서 고양이를 안다고 할 수 있을까요? 누군가 고양이의 생김새나 특성을 아주 실감나게 설명해준다고 해서 그 이야기만 듣고 고양이에 대해 잘 알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그는 말을 이어갔다.“예를 들어서 고양이에게 관심을 갖게 된 맨 처음 이유는 각기 다를 수 있죠. 그들이 고양이에 대해 알고자 하는 노력도 여러 방법이 있고요. 어떤 사람들은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지식을 먼저 쌓으려고 하겠죠? 수의사라면 해부학적으로 접근할 수도 있고요. 중요한 것은 시작을 어떻게 했느냐가 아니라는 거죠. 고양이를 피상적으로 보는 것보다 직접 만져보는 것, 함께하는 것이 그 동물에 대해 더, 그리고 제대로 알아갈 수 있는 방법 아닌가요?”그래서 그는 스스로에게 회의를 느낀다고 했다. 수많은 신자들에게 지금껏 해온 말들이 어쩌면 인터넷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리뷰와도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그래서 요즘은 ‘그 분’과 함께 하는 삶이 얼마나 좋은지, 그 경험을 공유하고 전파하며 신자들에게 스스로 느껴보라고 하는 것이 본인의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고 말을 맺었다. 나는 이 대화의 문맥 속에 ‘고양이’ 대신 ‘건축’ 혹은 ‘집’이라는 단어를 대입해 본다. 집짓기의 과정에서 설계의 역할을 다해야 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과연 그 목회자처럼 스스로의 일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했었나? 그리고 사실은 건축주들보다 내가 조금 더 알거나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나를 대단한 것처럼 과대포장하지는 않았을까? 나의 오만함이 건축주들을 불행한 경험으로 이끄는 우를 범하지는 않았을까? 지난날 나의 행실에 대해 끊임없이 자성할 수밖에 없었다.내가 진정 잘해야 했던 것은 어떻게 보면 아주 단순한 역할일지도 모른다. 나의 역할이라는 것은 집짓기의 과정과 그 다음에 이어지는 ‘그 집에서의 삶’이 성공적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지금도 가끔 패러디되고 있는 광고 카피가 있다.“나는 춤을 글로 배웠습니다, 나는 요리를 글로 배웠습니다.” 이 광고는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는 뜻)이라는 고사성어를 떠올리게 하며 우리에게 묘한 웃음을 선사한다. 어떤 일이든 몸소 경험해야 확실히 알 수 있다는, 탁상공론(卓上空論)의 허무함과 위험함을 우리에게 일깨워주기도 한다. 근대 건축의 역사와 훌륭한 건축물의 이야기를 책에서 백 번 읽었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인터넷에 넘쳐나는 멋있는 건축물 사진을 열심히 스크랩한다 한들 내 집을 잘 지을 수 있을까? 건축물은 글이나 사진으로 잘 감상하라고 만들어진 것이 절대 아니다. 그 건축물이 존재하는 그곳에서, 즉 어떤 날씨, 어떤 온도, 어떤 햇빛과 그늘, 어떤 바람, 어떤 소리와 냄새 등 주변의 환경과 조건이 함께 했을 때, 그 맥락에서만 비로소 실제를 느낄 수 있다. 그것은 어느 누구의 말이나 사진, 동영상을 통해서는 대신 전해질 수 없는 가치이다.또한 남이 받은 느낌과 동일하게, 남이 정한 방식대로 그 건물을 사용해야 한다면 그것 또한 무슨 의미가 있을까? 같은 시간, 같은 곳에 있더라도 그 공간에서 받는 느낌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아무리 저명한 건축가가 설계했다 한들 그 집은 건축주의 삶을 담아낼 그릇일 뿐, 집주인이 마음대로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은 집에 대해서 너무나 열심히 공부하고 아주 깊게 파고들어서 연구한다. 그리고 큰 기대를 하며 꿈을 꾼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 기대가 너무 큰 나머지, 사람들이 내놓은 결과물은 자꾸만 현실과 괴리되어 간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묻고 싶다. 만약에 고양이를 집에서 키우기 시작했는데 고양이의 습성이나 성격이 당신의 기대했던 모습과 많이 달랐다면, 그것은 고양이에게 잘못이 있는 것일까? 그 답은 아마도 아닐 것이다. 원인은 고양이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상상 속에서 자신만의 고양이를 만들어냈던 당신에게 있다. 그렇다고 후회하거나 실망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경험하는 일만큼 제대로 그 대상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 경험이 당신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 것인지, 그 경험을 당신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바로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夫耳聞之不如目見之, 目見之不如足踐之, 足踐之不如手辨之.무릇 귀로 듣는 것은 눈으로 직접 보느니만 못하고, 눈으로 보는 것은 발로 직접 밟아 보는 것만 못하며, 발로 밟아 보는 것은 손으로 직접 판별해 보는 것만 못하다. 《설원(說苑) -정리(政理)》박성호 aka HIRAYAMA SEIKOUNOAH Life_scape Design 대표로 TV CF프로듀서에서 자신의 집을 짓다 설계자가 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의 단독주택과 한국의 아파트에서 인생의 반반씩을 살았다. 두 나라의 건축 환경을 안과 밖에서 보며, 설계자와 건축주의 양쪽 입장에서 집을 생각하는 문화적 하이브리드 인간이다. 구례 예술인마을 주택 7채, 광주 오포 고급주택 8채 등 현재는 주택 설계에만 전념하고 있다. http://bt6680.blog.me※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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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3
건축가가 사는 집 Casa CM
“건축도 시간이 필요합니다”나무가 단 며칠 만에 크게 자랄 수 없듯, 집 역시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완성되길 바란다는 건축가. 그가 자신의 가족을 위해 지은, 정성이 깃든 나무집을 만났다.취재 김연정 사진 Simone Bossi ▲ 건축가인 아버지가 가족을 위해 지은 집의 정면 모습◀ 외벽은 직사각형의 섬유시멘트 패널로 깔끔하게 마감했다. ▶ 뒷마당에는 아이들과 함께 경작할 수 있는 작은 텃밭도 만들어두었다.House Plan 대지위치 : Gorizia, Fagnano Olona, Italy건축규모 : 지상 2층연면적 : 290㎡(87.72평)설계담당 : Francesco Covelli설계 : Paolo Carlesso http://ec2.it/paolocarlesso주택은 이탈리아 동북부 고리치아(Gorizia)의 작은 마을에 위치하고 있다. 주변 대부분이 벽돌, 석재, 흙, 나무 등으로 지어진 농장 건물로 이뤄져 있었다. 2010년 10월, 집을 짓기 위해 첫 삽을 떴다. 구조의 기초 및 설치처럼 혼자하기 힘든 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건축가인 그의 손길을 거쳤다. 그렇다 보니 집을 완성하기 위해 조금 긴 시간을 돌아왔다. 집의 주요 구조는 접착제나 나사 없이 결합된 목재로 시공했다. 조립된 나무와 목섬유 단열재, 흙 미장 등 지속 가능한 재료를 사용하고자 했고, 약간의 흠으로 다른 건설 현장에서 버려졌던 나무도 재활용하며 최대한 저렴하고 경제적인 집을 짓기 위해 노력하였다. 건물은 기존 농장의 모습을 고려하여 긴 면이 동서향을 바라보도록 놓여졌다. 이는 채광을 염두에 둔 배치이기도 하다. 또한 정면을 동측으로 9도 가량 튼 것은 역사적으로 유명했던 건축물들의 공통적인 성향을 반영한 결과이다.◀ 나무 덧창과 건물 앞으로 놓인 낮은 데크가 조화를 이룬다. ▶ 박공지붕을 선택한 덕분에 주변 다른 주택과도 한결 잘 어우러진다.SECTION주방과 거실은 남측으로 열려 있고, 북측 가장자리를 따라 욕실과 현관이 자리한다. 개구부의 대부분을 남쪽에 두었지만 북측에도 최소한의 창을 설치해주었다. 1층의 돌출된 처마는 한여름 뜨거운 볕으로부터 실내공간을 보호해주고, 12㎝ 두께의 콘크리트 바닥은 남측 개구부를 통해 들어오는 빛을 통해 열을 축적한다. 곳곳의 창으로부터 쏟아지는 햇살은 이 집만의 훌륭한 자연 조명이 되어준다. 욕실과 서재를 제외하고, 모든 실이 3개의 레벨을 통해 하나의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지붕 상단의 천창 덕분에 집은 자연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간다.◀ 화려한 색상의 침구는 단정한 침실에서 포인트가 되어준다. ▶ 버려진 문을 재활용해 설치한 건축가의 알뜰함과 아이디어가 엿보인다. ◀ 각 층이 모두 열려 있어 내부는 더욱 넓어 보인다. ▶ 현관에서 거실로 이어지는 복도 공간. 단을 낮춰 외부와는 또 다른 느낌이 든다.▲ 아이가 흥미로워 할 장소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나무 계단 또한 고재를 활용한 것이다.Paolo Carlesso 건축가폴리테크니코 밀라노(Politecnico di Milano)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현재 이탈리아 트라다테(Tradate)에 기반을 두고 있는 자신의 이름을 건 건축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주택뿐 아니라 다양한 가구 관련 작업도 병행하며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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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22
복층구조의 세 가구 주택, CoCo House
사람이 사는 곳은 아파트 말고도 더 있다. 가족에게 딱 맞는 크기의 단독주택부터 임대로 수익을 내는 집에서도 산다. 다양한 모양새를 하고 있지만, 이들은 아름답고 쾌적한 집에서 원하는 삶을 누리는 것이다. 구성 김연정 사진 정광식Conversation+Collaborative Housing사람이 사는 곳은 아파트 말고도 더 있다. 가족에게 딱 맞는 크기의 단독주택, 이웃과 나누어 쓰는 듀플렉스홈, 가게와 집이 함께 있는 상가주택, 임대로 수익을 내는 집에서도 산다. 다양한 모양새를 하고 있지만, 이들의 목표는 같다. 아름답고 쾌적한 집에서 원하는 삶을 누리는 것. 새로운 모습을 한, 주거의 여러 모습을 본다.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대지면적 : 218㎡(65.94평)건물규모 : 지상 3층건축면적 : 108.99㎡(32.96평)연면적 : 235.40㎡(71.20평)건폐율 : 49.99%용적률 : 107.98% 주차대수 : 3대최고높이 : 10.9m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구조, 지상 - 철근콘크리트구조구조재 : 철근콘크리트구조지붕재 : 징크패널단열재 : 비드법보온판 120㎜(가등급)외벽마감재 : 스터코플렉스, 적삼목 패널 위 오일스테인창호재 : 알루미늄단열바, T24 로이복층유리설계 : 강영란(아이디어5건축사사무소)시공 : ㈜더 라움 02-547-4399 raumgroup@naver.com이제 막 중년에 접어든 부부가 아파트를 떠나 살기로 결심했다. 더 이상 남들이 정해놓은 고정된 틀 속에서 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결정한 다가구 주택이다. 반은 임대세대, 반은 주인세대로 비록 면적이 작고 넓지는 않겠지만 건축주는 그 속에서 오르락내리락하는 입체적인 삶을 선택하였다. 설계적인 특징은 몇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일단 공사비를 고려하여 단순한 사각형의 미니멀한 조형과 평면 형태를 추구하였다. 주인세대와 임대세대가 공존하는 다가구 주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출입구를 분리하고, 각 세대의 독립성을 최대한 확보하여 프라이버시를 고려하였다.‘따로 또 같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주인세대와 임대세대가 계단을 공유하도록 계획하였다. 1층에서 2층, 3층으로 오르는 데는 임대세대의 공용계단을, 주인세대는 2층에서 3층으로 오르는 내부계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계단을 입체적으로 함께 사용한 결과, 공용공간 면적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즉, 두 집을 연결하는 사이계단을 안팎으로 활용한 간결하고 편리한 동선 덕분에 각 세대의 사용면적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 ▲ 주인세대와 임대세대가 독립적으로 나란히 공존하는 주택의 외관◀ 주인세대 2층 거실에서 올려다본 모습. 천장에 매달은 조명등의 그림자가 인상적이다. ▶ 주인세대 3층에는 안방과 드레스룸이 위치한다. 우측에는 다락공간이 보인다.Interior Source내벽 마감재 : 실크벽지(LG,개나리), 타일, 비닐페인트바닥재 : 강마루(스타), P-타일(한화)욕실 및 주방 타일 : 동서, 삼영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주방가구 : 한샘조명 : LED조명(대화조명)계단재 : 라왕 30㎜ 집성목 위 투명 락카현관문 : 대동방화문방문 : 영림도어붙박이장 : 한샘데크재 : 18㎜ 방부목 위 오일스테인SECTION◀ 1층 임대세대. 거실에서 마당으로 연결되도록 전면창을 크게 설치했다. ▶ 3층 자녀방에서 다락으로 오를 수 있는 주인세대의 계단 모습 ▲ 계단이 보이는 부분은 투명한 강화유리를 끼워 개방감을 주었다. 이러한 입체적인 계단 공유는 골조공사 시 주인세대에서 사용하는 계단을 빠뜨리고 시공할 뻔한 에피소드를 만들어주기도 했고, 인허가 과정에서 담당자들이 각 세대의 진입동선과 계단의 위치를 확인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하였다. 집의 모양이 어슷한 ‘11’자 형태로 디자인되어 1층에서 출입하는 주인세대와 임대세대에는 비켜난 사이로 생겨난 세대별 전용 마당을 가질 수 있었다. 다가구 주택이지만 단독주택을 꿈꾸었던 주인세대를 위해, 마당과 접한 전용 데크에서 1층 로비를 통해 3층에 이르는 복층구조의 집을 계획하였다. PLAN – ATTIC / PLAN - 3FPLAN – 2F / PLAN - 1F또한 입체적 단차를 활용하여 거실의 층고를 높여 공간을 더욱 확장되어 보일 수 있게 배려하였고, 경사지붕을 활용한 다락방에서 연결되는 넓은 테라스를 만들어 인접한 공원을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바로 옆에 인접한 집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지붕의 경사 방향을 옆집과 나란히 맞추는 등의 섬세함이 돋보인다. 세대 간의 독립성, 각각의 다락방, 작지만 분리된 마당 등은 다가구 주택임에도 단독주택 장점을 최대한 반영한 결과물로 임대 분양성을 극대화하는 요소가 되어준다. 강영란 건축가아이디어5건축사사무소 소장으로, 건축은 멀고 높은 자본주의 꼭대기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일부로서 가깝고 낮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쉽고 친근하게 이야기 나누고 싶어 한다. ‘상상 그 이상의 공간, 상상 그 이상의 삶’을 위한 ‘다양하고 신선하고 재미있고 창의적인 좋은 5가지 생각’의 건축을 추구하며, 사람이 머무르는 공간에 대한 새롭고 즐거운 실험을 펼쳐가고 있다. 02-730-8283 │ http://blog.daum.net/kyr824※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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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5
설계제안 / 귀향을 택한 50대 부부를 위한 네모집
단독주택행을 결심했지만 이내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 집을 지어야 할지 시작조차 막막했기 때문이다. 그런 건축주를 위해 소박한 해결책 하나를 제시한다. 101ROOF 여용진 소장이 제안하는 설계안의 도움으로 집짓기의 첫걸음을 내딛어보자.구성 김연정가족구성3인 가족- 향후 몇 년 내 직장에서 은퇴를 하게 될 가장- 전업주부인 아내- 80살이 넘은 노모- 같이 살진 않지만 종종 방문하게 될 두 자녀건축주 요구사항몇 년 내 근무하는 직장에서의 은퇴를 앞두고 있는 부부가, 어머니가 계시는 고향에 집을 짓고 함께 살고자 설계를 의뢰하였다. 그동안 가족들을 위해 직장에서의 힘든 일도 마다치 않던 가장은, 자녀들이 각자의 삶을 찾아 품을 떠나자 살던 아파트를 처분하고 시골에 있는 오래된 집을 헐어 새집을 짓길 원했다. 그리고 노모와 함께 시골생활을 시작하고자 했다. 자녀들을 위한 최소의 공간 배려와 바다보다 산을 더 조망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고, 너무 시골스럽지 않은 디자인이었으면 한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꺼냈다.먼저 건축주가 제시한 요구조건들은 아래와 같다.01바다도 좋지만 남쪽에 위치한 산을 바라보는 배치계획02간간이 방문하게 될 자녀들을 위한 작은 방 하나 정도의 공간0340평 내외의 실 공간 구성04어머니의 동선을 고려한 계획대지환경거제시 외곽의 조그만 마을에 위치한 대지로서, 남북으로 긴 장방형의 대지 일부를 분할하여 건축하고자 했다. 대지의 서측으로 기존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고, 동측으로는 경작지가 위치하고 있어 시원스런 뷰와 시골의 포근함을 느낄 수 있는 동네였다. 대지의 동서로는 현재 6m 2차선 도로가 있고, 향후 12m 도시계획도로가 개설될 예정이다. 동측 농지 너머로 멀리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경이 펼쳐지고, 남측에 나지막한 산이 위치하고 있었다. 주변에 시야를 방해할 만한 건물이 없는, 아주 양호한 조건이었다. 건축제한요소계획관리지역 내 자연취락지구에 위치한 토지로서, 대지의 일부는 도시계획도로가 예정되어 있어 공제되어야 했다. 도로사선(도로 폭에 따른 높이제한규제) 및 민법에 의한 인접토지경계선으로부터 0.5m 이격 외에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건축물처럼 건축물의 제약사항이 많지 않으며, 단독주택을 건축하는 데 별다른 제약이 없었다. 토지가 인접 토지 및 도로보다 낮게 형성되어 있어 불가피하게 성토해야 했고, 대지의 일부가 농지로서 그에 따른 인허가절차(개발행위허가 및 농지전용허가)가 필요했다. 성토로 인한 구조물(옹벽 등) 조성 시 구조물의 종류에 따라 이격해야 하는 거리가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하나, 안전을 고려하여 콘크리트 옹벽으로 부지를 조성하기로 협의하였다. House Plan대지위치 :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대지면적 : 440㎡(133.1평)건물용도 : 단독주택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111.45㎡(33.71평) 연면적 : 156.66㎡(47.39평) + 포치 등 면적산입부분 20.10㎡(6.08평) + 데크 25.32㎡(7.66평) + 장독대 27.40㎡(8.29평) 건폐율 : 25.33%(최대 60%) 용적률 : 35.60%(최대 80%) 구조 : 경량목구조 외부마감 : 스터코, 강판 위 불소수지도장, 컬러강판 내부마감 : 바닥 - 원목마루, 벽 - 석고보드 위 벽지, 천장 - 석고보드 위 천장지지붕재 : 컬러강판 예상시공비 : 약 2억2천만원(토목공사, 가구공사 제외)계획방향(배치 및 외부공간과 동선)주변 장애물에 의한 간섭을 최소화하면서 남측 산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동측과 남측 양면의 조망과 배치를 수용할 수 있는 네모 형태로 기본 형상을 결정하고, 주변에 외부공간을 두었다. 지붕은 외쪽지붕으로 한 방향으로 구배를 설정하고, 지붕의 구조로 인한 디자인 한계는 가벽 등을 통하여 보완하도록 하였다.계획부지는 서측에 6m 폭의 2차선 도로가 위치하고 있다. 모든 진출입은 이 도로로만 가능하였기에, 서측을 통해 주차장과 연결되도록 했다. 진출입측 마당은 이미 조망에 의해 위치가 결정된 상황이라서 자연스레 넓게 형성되었고, 시골에서 이루어지는 외부활동에 적당한 크기로 계획되었다.마감 재료를 이질화하여 단조로운 외관에 변화를 주었다. 구성된 매스는 흰색 스터코로 마감하고, 외부공간을 감싸는 박스와 주출입구 부분의 조형장식은 컬러강판으로 강직함을 더했다. 2층 발코니 하부를 지지하는 벽면은 황색 계열의 스터코로 마감하여 다소 밋밋해지기 쉬운 일부 벽면에 포인트 요소가 되었다. 배면은 평면에서 형성된 공간의 볼륨을 입체화하고 중첩하여 형태를 완성하였다. 목구조가 갖는 지붕의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는 것을 최소화되도록 하였고, 아스팔트싱글로 마감해 다소나마 시공비를 절약했다. 현관은 네모진 집의 게이트인 점을 감안하여 변형된 조형으로 마감하고 현관으로의 인지성을 더하였다. 내부 공간 계획건축물 내부 공간은 부부의 공간과 어머니 공간 그리고 공용 공간 등 3가지 영역으로 나누고, 여기에 덧붙여 자녀들을 위한 침실이 계획되었다. 공용 공간과 노모를 위한 공간은 접근과 이용이 편리하도록 1층에 계획하고, 부부 공간은 2층에 구성되었다. ㈜일공일룹 101ROOF ‘사람과 100년을 함께 하는 공간’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건축주의 현재 삶과 미래의 삶에 대한 고민을 도면에 정성스럽게 담아낸다. 그 삶의 이야기가 오롯이 반영된 집을 디자인하고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 노력한다. 02-6462-0904, www.101roof.com※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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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5
중목구조의 땅콩집 TIMBER DUPLEX 1
사람이 사는 곳은 아파트 말고도 더 있다. 가족에게 딱 맞는 크기의 단독주택, 이웃과 나누어 쓰는 듀플렉스홈, 가게와 집이 함께 있는 상가주택, 임대로 수익을 내는 집에서도 산다. 다양한 모양새를 하고 있지만, 이들의 목표는 같다. 아름답고 쾌적한 집에서 원하는 삶을 누리는 것. 새로운 모습을 한, 주거의 여러 모습을 본다.구성 김연정 사진 황효철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대지면적 : 254.20㎡(77평)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건축면적 : 121.93㎡(36.88평)연면적 : 267.7㎡(81평)건폐율 : 48% 용적률 : 82.18% 주차대수 : 3대최고높이 : 9.2m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지상 - 중목구조구조재 : 기둥 - 210×210 일본산 삼나무 원목 / 105×105 일본산 삼나무 원목, 집성목 / 지붕 - 38×235 서까래, 12㎜ OSB합판, 방수시트지붕마감재 : 컬러강판(리얼징크)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 3호 120㎜, 수성연질폼 200㎜ 발포외벽마감재 : 스터코플렉스 외단열 시스템창호재 : 필로브(FILOBE) 알루미늄 시스템 창호설계 : 민우식(민 워크샵)설계담당 : 안희경, 양인성, 김병수시공 : 스튜가(박욱진)주요 자재 공급처 : 베스트 프리컷(최성근)건축주는 건축가가 해온 그동안의 작품처럼, 외관은 모던하고 단순하지만 내부만큼은 다양한 모습을 가진 집을 갖고 싶다고 했다. 그리곤 땅콩집을 원했다. 하지만 겉으로 봐서는 땅콩집처럼 보이지 않고 현관에서 두 세대가 서로 마주치지 않아야 했으며, 일반적인 듀플렉스 평면 또한 거부했다. 사실 듀플렉스와 목구조 두 가지 모두 건축가에게는 처음 시도하는 낯선 과제였다. 경험 부족을 이유로 건축주에게 철근콘크리트구조를 종용하였으나 결국 그의 강한 의지대로 목구조로 결정되었다. 그리고 이왕 목구조로 계획한다면 비용 증가를 무릅쓰고서라도 중목구조로 집을 지을 것을 권유하였다.모서리 땅인 만큼 건물을 남북 방향으로 어긋나게 자르고 모서리를 비워내는 배치를 취했다. 건물로의 진입은 지구단위계획상 무조건 서쪽으로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동서 방향으로 건물을 쪼개면 임대세대는 북향이 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일반적인 듀플렉스와는 다르게 1층은 동서 방향으로, 2층은 남북 방향으로 엇갈려 배치하였다. 이로 인해 층간 소음이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으나 평면을 잘 정리하니 2층의 임대세대 아래는 주인세대의 창고와 차고가 되었고, 2층의 주인세대 아래는 임대세대의 거실이 되었다. 1층 임대세대 거실의 상부는 2층 주인세대의 침실로 배치하여 가능한 층간 소음을 없애려 노력했다. 지하층은 의도 하에 주인세대만 전용으로 사용하게 되었고, 다락은 외관상의 이유로 주인세대에만 놓였다. ▲ 주인세대의 지하 1층 공간. 상부는 2층까지 열려 있다.▲ 주인세대의 현관 홀. 남측 창은 내부 중정에 따라 10m 높이로 설치되어, 들어오는 빛이 집안 전체를 비춘다.Interior Source내벽 마감재 : 천연수성도장, 서울벽지, 모이스 보드바닥재 : 주인세대 - 메이플 원목마루 12×125×900㎜(오크우드) / 임대세대–자작 합판마루 7.5㎜(이건마루)욕실 및 주방 타일 : 주인세대 - 수입산 석재타일(TST) / 임대세대 - 자기질타일(윤현상재)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 주인세대 - 제작가구 / 임대세대 - 리바트 조명 : 국제조명 (을지로) 계단재 : 20㎜ 자작나무(러시아산) 합판 2겹 현관문 : tostem 일본제 시스템 현관문(베스트 프리컷) 방문 : 제작문(50㎜) 붙박이장 : 제작가구 데크재 : 일본산 오비스기목임대세대의 전용 면적은 정확하게 30평이다. 주변의 듀플렉스 주택에 비해서 협소한 편이나, 내용을 더 충실하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에 상품성에서도 결코 떨어지지 않았다.주인세대에서 가장 주목했던 점은 지하에서부터 2층까지 열린 공간을 만들어 각 층의 수직적인 연결을 꾀한 것이다. 아직 어린 자녀들의 동선을 항상 살피고 싶다는 건축주의 요구로 시작되었는데, 이것은 최상층의 다락까지 연결되어 다락의 천창을 열면 자연 환기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기술적인 장점이 있다. 또한, 천장고의 변화는 풍부한 공간감을 줄 수 있다는 건축가의 평소 지론에 따라 복도 2.3m, 식당 2.6m, 각 방은 2.3~3m, 내부 중정은 10m의 다양한 천장 높이를 가지게 하였다. 외벽으로 면한 창의 개수와 크기를 제한하고 복도의 천창과 남측의 10m에 달하는 좁고 긴 전면 창을 만들어, 전체적인 빛과 어둠의 조화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것은 오히려 임대세대에서 더 극적으로 표현된다. 임대세대의 계단 폭은 0.8m, 복도 폭은 0.9m로 좁고 긴 답답한 복도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경사지붕을 그대로 노출하고 천창을 달아 복도가 마치 갤러리처럼 느껴진다. 이 천창의 빛은 계단을 통해 1층에도 은은하게 떨어지게 된다. 1층의 거실과 식당에서 아늑하고 따스한 빛이 편안한 느낌을 준다면, 2층의 복도에서는 항상 빛이 충만한 공간을 누릴 수 있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면 작은 창을 통해 아늑한 느낌으로 돌아간다. 이처럼 천장의 높이와 빛의 조절로 작은 듀플렉스 주택에서 여러 가지 표정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데 주력하였다.디테일적으로는 각 주요부의 모서리에 원목 기둥을 노출되게 하였고 기둥과 보가 만나는 부분을 가감 없이 보여주었다. 기둥과 보의 크기 차이로 발생하는 작은 틈에는 LED 라인 조명을 삽입하여 천장에 별도의 매입 조명 없이 조도를 확보하면서 천장을 깨끗한 면으로 보이게 한다. 덕분에 낮에는 자연채광이 충만하고, 밤에는 근사한 분위기가 난다. 각 방문은 문틀을 숨기고 문의 크기를 천장 높이와 동일하게 크게 만들었다. 또한 문을 외벽과 같은 면으로 처리하여 숨은 문처럼 보이게 했다. 이것은 실내에서 면하는 벽도 덩어리로 인식하여 한 면으로 보이게 의도한 것이다. 군더더기가 없어 보이니 오히려 순수한 구조체와 마감면만 보이게 되고 그것이 역설적으로 공간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효과를 냈다.SECTIONPLAN – ROOF / PLAN - ATTICPLAN – 2F / PLAN - 1F이 집은 중목구조로 설계되었다. 중목구조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기 때문에 적합한 시공사를 찾는 것이 우선 과제였다. 그러나 수요가 적은 국내 시장의 특성상 타이트한 예산으로 중목구조를 수행할 수 있는 시공사는 드물었고, 설계 단계에서는 원활했던 진행이 시공사 선정이라는 암초를 만나 표류하게 되었다. 급기야는 건축주가 건축을 포기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천신만고 끝에 한옥으로 정평이 나있던 지금의 시공사를 만날 수 있었다. 기존 설계 안에는 창호도 일본제를 수입해서 쓰기로 하였는데, 유지 관리에 대한 부분이 100% 보장되기 힘든 상황이라 국내 창호를 선택하게 되었다. 단, 현관문은 일본에서 직수입하였다. ◀ 임대세대의 1층 거실에서 바라본 주방 쪽 모습 ▶ 임대세대 2층 복도 공간 ▲ 하얀 내벽과 나무 마감재가 조화롭다.• 중목구조벽이 구조 역할을 하는 경량목구조와 달리, 기둥과 보로 건물을 지지하는 전통 한옥의 가구식 목구조에 가까운 시스템이다. 이 공법은 많은 장점이 있다. 첫째, 구조의 노출이 가능하여 미관상 유려하고, 특유의 목재 향을 가질 수 있다. 둘째, 내부의 레이아웃을 변경하기가 용이하다는 것이 매력이다. 셋째, 경량목구조에 비하여 더 튼튼하고, 소음에 대한 부분도 유리하다. 단점은 가격이 비싸고, 국내에 전문 시공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중목구조라 할지라도 전통 가구식 구조와는 다르게 일본산 나무를 사용한다. 일본에서 구조 계산을 하고, 컴퓨터를 사용한 공장 제작 과정을 거친다. 모든 부재의 접합부마저도 미리 선가공되어 수입된다. 현장에서는 철저하게 조립만 하기 때문에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오차가 거의 없어 정교하다.가장 큰 수확은 ‘모이스 보드’라 불리는 세라믹 판재의 사용이었다. 일본 미야자키 현에 있는 거래처에서 새로 출시한 이 재료는 수분, 악취 제거에 탁월하다고 한다. 습기와 냄새에 취약한 지하층의 경우, 전열 교환기를 설치하는 비용이면 이 재료를 쓰는 것이 더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 건축주에게 제안하였고, 이를 흔쾌히 수락해준 덕분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모이스 보드를 사용하게 되었다. 친환경이라 부숴서 흙에 뿌리면 자연으로 돌아가는 참 기특한 재료다.밀도가 높은 듀플렉스 주택이다 보니 내부에서는 읽히는 중목구조의 장점들이 외관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이 부분은 아직도 아쉬움으로 남는다.민우식 건축가건축가이자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며, 2011년 서촌에 ‘Min Workshop’이라는 건축공방을 설립하였다. 대량 생산과 첨단 기술이 넘나드는 시대에 작은 건축에 집중하며 craftmanship을 잃지 않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파티오하우스, 오드코너하우스, Y terrace 상가주택, 오목한 집 등이 있다. 02-735-1372 │ www.minworkshop.com※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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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9
가족의 첫 집, DaDa HOUSE
다다(DaDa)는 딸 다영이의 애칭이다. 어린 시절 주택살이를 좋은 기억으로 간직했던 부부가 아이에게도 특별한 추억을 심어주고자 지은, 가족의 첫 집을 만났다.취재 김연정 사진 변종석▲ 마치 두 집이 사이좋게 붙어 있는 듯 깔끔하게 시공된 외관이 눈길을 끈다. ▲ 노란색으로 포인트를 준 현관문. 북쪽으로 주출입구를 둔 것이 이 집의 특징이다. ELEVATION아직도 그때를 잊지 못한다. 그동안 아파트에서만 지내온 가족이 처음 주택으로 이사 온 날, 모두의 얼굴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이곳에 온지 벌써 2년이 흘렀지만 매순간 바뀌는 창밖 풍경은 아직도 여전히 새롭기만 한 가족이다.건축주 김태주 씨가 집을 짓기로 결심한 건 다른 무엇보다 하나뿐인 딸을 위해서였다. 어린 시절 좋은 추억이 가득했던 주택 생활을 더 늦기 전에 딸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주고 싶었다. 마음을 정한 후에는 지을 집에 대한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인터넷을 뒤지고 본지를 정기구독하며 꿈의 실현에 한 발짝 더 다가서기 위해 애썼다.마음을 정하고 나니 모든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직장에서 멀지 않은 작은 시골마을에 적당한 터를 발견하곤 바로 계약을 감행했고, 그동안 눈여겨보았던 시공업체인 코에코하우징을 찾아가 시공을 맡겼다. “사실 처음 본 대지는 이곳이 아니었어요. 저 아래 땅이었는데, 주인이 갑자기 팔지 않겠다고 통보했죠. 당황하고 있을 때, 마침 이 땅이 눈에 딱 들어온 거예요. 위치도 정말 좋았죠. 지금 생각하면 처음 땅을 못산 게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어요(하하).”건축주가 구입한 대지는 남북으로 길고 동쪽에 도로가 있는 150평이 조금 넘는 터였다. 대지레벨은 도로보다 높았지만 북쪽 끝이 도로와 같은 레벨로 평평했다. 동쪽 도로에서 집으로 진입하기엔 너무 협소하다는 제약이 있어, 설계를 맡은 권태신 건축사는 과감히 북쪽에 주차공간과 주출입구를 배치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 2년 차에 접어든 주택살이다보니 정원도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추게 되었다. 데크 아래 올망졸망 핀 꽃들이 정원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 주방에서 바라본 거실. 높은 층고 덕분에 아파트와는 차별되는 공간감이 느껴진다.집은 두 개의 분리된 매스로 이루어져 있다. 때문에 아직도 두 세대가 함께 사는 집이냐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고. 이는 땅콩집의 형태를 염두에 두고 있던 건축주가 외관에 그 모습이 반영되길 원한 결과이기도 했지만, 공간의 배치를 고려했을 때도 적절한 선택이었다. 아담한 형태로 나뉜 주택은 여러 가지 크기의 창 덕분에 다양한 표정을 갖는다. 백색의 외벽과 차분한 색상의 컬러강판 지붕은 태양 아래서 더욱 선명히 그 형태를 드러낸다. 외부 디자인이 그대로 투영된 내부는 자연소재를 섞어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 일단 현관문을 열면 아담한 온실과 남쪽 풍경이 중첩되면서 방문자를 맞이한다. 현관은 매스와 매스 사이에 배치되어 전이공간으로의 역할을 부여받았다. 온실을 중심으로 거실 등 공적인 공간과 안방 및 이동 공간으로 실을 크게 분리하였고, 이는 2층 공간까지 나눠주는 기준이 되었다.“다육식물이 가득한 이 온실은 딸과 함께할 수 있는 저의 취미공간이에요. 작은 베란다를 벗어나 이렇게 좋아하는 식물을 키울 공간이 생겨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온실 덕분에 집이 더욱 밝고 포근해 보이죠.” House Plan대지위치 : 전라북도 완주군 삼례읍대지면적 : 519㎡(156.99평)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90.18㎡(27.27평)연면적 : 148.28㎡(44.85평)건폐율 : 17.38%용적률 : 28.57%주차대수 : 1대최고높이 : 7.60m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 줄기초 / 지상 - 경량목구조구조재 : 벽 - 외벽 2×6 구조목 + 내벽 / 지붕 - 2×8, 2×10 구조목지붕마감재 : 컬러강판외벽마감재 : 스터코플렉스, 컬러강판단열재 : 이소바 그라스울, 50㎜ EPS창호재 : 미국산 시스템 창호설계 : ㈜예일건축사사무소시공 : 코에코하우징 1599-4169 www.coeco.co.krPLAN – 1F / PLAN - 2F▲ 주인의 애정어린 손길이 묻어나는, 다육식물이 가득한 온실◀ 현관에 들어서면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인 온실과 마주하게 된다. ▶ 주방 한편에 마련된 다용도실은 안주인의 편의를 고려해 배치되었다.처음 계획할 때만해도 온실은 단지 안주인을 위한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가족 모두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 되었고, 집을 방문하는 지인들도 하나같이 부러움을 전한다.천장까지 오픈된 탁 트인 거실과 주방, 다용도실을 서로 통합하고 온실을 기준으로 반대편에 부부공간을 둔 것이 1층의 배치라면, 2층에는 건축주가 원했던 AV룸과 딸의 침실, 그리고 딸을 위해 마련한 아늑한 다락방이 위치한다. 거실 상부의 오픈된 공간을 통해 다락방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눈높이에 맞춘 창들이 언제나 가족에게 창밖의 그림 같은 풍경을 보여준다.▲ 거실 상부에 마련된 다락공간은 딸의 공부방으로 활용된다. ▲ 기능에 충실하여 깔끔하게 꾸며진 AV룸은 건축주가 늘 바라왔던 공간이다.▲ 2층에 위치한 딸아이의 방. 한쪽 벽면을 그린 컬러의 벽지로 마감해 산뜻하다.▲ 건축주 부부와 이 집을 설계한 권태신 소장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Interior Source내벽 마감재 : LG Z:IN 실크벽지바닥재 : 동화자연마루 강마루욕실 및 주방타일 : ㈜남성건재 수입 / 국산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계림요업주방가구 : 한샘조명 : 필립스조명 / 갑전조명계단재 : 멀바우집성목 현관문 : 일진게이트 시스템단열도어방문 : 영림도어(ABS도어, 차음도어, 단조도어)아트월 : 낙엽송합판, 페러램 공학목재데크재 : 방부목데크 아래 심어둔 꽃무리가 활짝 핀 오월, 따뜻한 날씨 덕에 정원에서 해야 할 일도 부쩍 많아졌다. 하지만 힘들다기보다 그마저도 설렘으로 느끼며 일상을 보내는 부부, 그리고 이곳에서 더 큰 꿈을 키워갈 딸 다영이. 세 식구의 첫 집은 그렇게 빛나고 있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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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5
네 식구의 작은 마을 Tower House
집을 짓기 전, 부부와 그들의 쌍둥이 두 아들에게 집에 대해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이웃과 예술, 자연이 함께 할 수 있는 곳. 이 모두를 수용할 수 있는 그들만의 작은 마을이 건축가의 손을 통해 완성되었다.취재 김연정 사진 Peter BennettsHouse Plan 대지위치 : Alphington VIC, Australia대지면적 : 500㎡(151.25평)연면적 : 225㎡(68.06평)건축기사 : Maurice Farrugia and Associates정원디자인 : Bush Projects and Andrew Maynard Architects조경설계 : Lucida Landscapes스테인드글라스 : Leigh Schellekens 시공 : Overend Constructions 설계 : Andrew Maynard Architects(Mark Austin, Andrew Maynard) www.maynardarchitects.com호주 멜버른(Melbourne) 북동부의 교외지역인 알핑턴(Alphington)에 위치한 타워하우스는 증·개축을 통해 완성된 집이다. 이곳에는 여덟 살 쌍둥이 아들을 둔 부부가 산다. 기존의 주택은 가족의 생활 범위를 모두 수용할 만큼 넓지 못했기 때문에 증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일반적으로 증축이라면 층을 늘려 면적을 넓히는 것이 보통이지만, 건축가는 건물 수를 늘리는 방법을 택했다. 작은 박공 형태의 블록 여러 채가 일렬로 세워지면서, 집은 하나의 작은 마을을 이루었다.대지는 멀리 공장 굴뚝이 보이는, 강과 공원이 인접한 곳이었다. 새로 지어진 몇몇 주택을 제외하고는 주변 모두 소박하거나 작은 판잣집, 벽돌집이 대부분인 마을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이곳과 잘 어우러진 집을 짓고자 했다. 두 아이의 방과 욕실, 거실 등은 기존 공간을 활용하여 온기를 불어넣기로 했고, 스튜디오와 침실, 욕실, 주방, 식당 등은 증축할 공간에 앉혔다. 이 모두는 신뢰와 열정이 더해진 가족과의 대화를 통한 결과이기도 하다.기존 집은 붉은 벽돌로 지어진 단층 건물이었다. 증축한 건물에도 이러한 특징을 적용하고, 대신 목재와 철판 등을 지붕과 건물 외벽에 사용하여 변화를 꾀했다. 이 집만의 또 하나의 특징은 지붕이다. 이제는 구글 어스(Google Earth)를 통해 지붕이 언제나 누구든 볼 수 있는 건물의 대표적 얼굴이 됨을 염두에 두고, 하늘에서 내려다보았을 때도 집이 아름다워 보일 수 있게끔 설계에 각별히 신경 썼다.▲ 기존의 집과 새로 증축한 건물이 조화를 이룬다.▲ 이웃과 함께하는 열린 주택은 가족이 의도한 이 집의 특징이다.기존 주택의 내부는 전면적인 개보수를 거쳐, 침실과 욕실 그리고 거실이 놓였다. 슬라이딩 패널로 가벽을 세워 각 공간을 필요에 따라 분리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건물과 증축 건물 사이를 연결하는 복도도 별도의 건물 안에 따로 자리한다. 그 너머 네 채의 추가 건물이 정원 가장자리를 따라 줄지어 배치되었고, 주방과 식당, 침실과 서재 등이 이어진다. 복도를 따라가면 먼저 목재 패널로 마감된 가구가 돋보이는 주방과 식당을 마주하게 된다. 사실 이곳에는 특별한 공간이 숨어 있다. 집 모양으로 된 구멍을 사다리처럼 밟고 위로 올라가면, 작은 다락과 만난다. 집의 중심에 자리한 은신처라 불리 우는 이곳은 남편을 위한 공간으로, 인조 잔디를 깔아주어 날씨가 좋은 날이면 일광욕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침실 너머로는 아내의 공간이 자리한다. 짙은 색상의 목재로 마감된 작은 서재로, 정원과 마주하는 계단식 좌석을 비롯해 책장과 책상 등이 일체형으로 내부공간을 이루고 있다. ▲ 주방의 모습. 집 모양의 구멍을 밟고 오르면 인조잔디가 깔린 남편의 아지트를 만나게 된다.▲ 정원과 맞닿은 계단식 좌석, 일체형으로 제작된 책상 및 책장으로 꾸며진 아담한 서재SECTION▲ 거실은 가족에게 맞춰 다채로운 분위기로 새롭게 개조되었다. 주택은 이웃에게 열려있다. 앞마당에는 진입로를 내는 대신, 공동텃밭을 조성하여 이웃이 언제라도 찾아와 함께 심은 채소를 수확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사생활을 위해 이웃과 등지고 점점 더 높아져만 가는 울타리에 대한 불만이 있었던 가족에겐 더없이 마음에 드는 공간이다.거리와 마주하고 있는 유일한 2층 건물은 8살 쌍둥이를 위해 디자인되었다. 아래층은 공부방이고 위층은 쉬거나 책을 읽을 수 있는 장소가 된다. 거리 풍경이나 뒤뜰을 내려다보이고, 특이하게도 이곳은 그물이 바닥을 대신한다. 설계 초기 건축가는 이 집의 주체가 될 두 아이에게 종이와 연필을 건넸다. 어른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중요한 것들이 아이들만의 발상으로 표현되었다. 이후 두 아이의 상상력이 더해진 스케치는 건축가를 통해 다듬어진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마지막으로 이 집의 핵심은 ‘지속 가능한 건축’이다. 충분한 채광이 가능하도록 남쪽 경계를 따라 새로운 형태를 제안했다. 개구부와 창을 통해 태양열을 최대한 받아들이고 환기에 의한 공기 흐름으로 고려함으로써, 냉난방 제품의 사용은 최소화했다. 또한 하얀색 지붕은 방열판의 기능을 해 내부로의 열전달을 줄였다. 이밖에 모든 창은 이중창으로, 벽에는 모두 고성능 단열재를 설치했다. ▲ 아이들의 상상력이 더해져 디자인된, 쌍둥이를 위한 재미난 공간. 이 집에서 유일한 2층 건물이다. ▲ 대부분의 실들이 정원을 향해 열려 있어 시원한 개방감이 느껴진다.▲ 화이트 타일로 깔끔하게 마감된 욕실PLANAndrew Maynard Architects 건축가호주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Andrew Maynard Architects는 Andrew Maynard에 의해 2002년 설립된 건축사무소로, 2007년 Mark Austin이 합류하면서 더욱 다양한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작품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뉴욕, 부다페스트, 오사카, 밀라노 등 세계 각국에서 그들의 작업물을 만나볼 수 있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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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1
박공지붕을 얹은 하얀 단층집 / SIMPLE HOUSE
경북 영주의 한 전원마을, 가로로 긴 하얀색 단층집이 한눈에 들어온다. 손 가는 대로 꺼내 책을 읽고 마당을 뛰놀며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 포근히 담긴 집이다.취재 조고은 사진 변종석▲ 동서로 긴 대지를 따라 남향으로 앉힌 집“행복이 무엇일까 늘 고민해요. 그 의미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생각할수록 그리 거창한 것은 아니더라고요. 딸아이가 하루라도 빨리 작고 따뜻한 집에서의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했어요.”‘집’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박공지붕의 단순한 선을 가진 단층집. 이곳에 이상민, 박희경 씨 부부와 딸 수아가 산다. 부부는 아파트에 살 땐 주말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고 말했다. 가까운 곳에라도 나들이를 다녀와야 ‘알차고 재미있게 잘 보냈구나’ 싶었다고. 하지만 이제는 내 집에서, 마당에서 직접 가꾼 봄꽃을 매일 만나고,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한낮의 햇볕을 여유롭게 만끽한다. 집이 곧 휴식처가 되는, 꿈 같은 일상이다.집을 짓자고 먼저 제안한 건 아내 희경 씨였다. 남편 상민 씨는 각종 편의시설이 지척에 있고 지하주차장에서 집으로 바로 연결되는 아파트 생활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전원주택은 나이가 더 들고 나서 천천히 지어도 되지 않느냐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희경 씨는 한 달간 남편을 설득하며 집짓기를 밀어붙였다. 마침 영주 시내에서 차로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전원마을 단지에 마음에 드는 땅이 나왔고 그중 한 곳을 분양받았다. 원래 계획된 30채가 모두 분양되고 뒤늦게 추가된 세 필지 중 하나였다.▲ 현관 바닥은 건축주가 직접 고른 핸드메이드 패턴 타일로 포인트를 주었다.▲ 긴 장방형 외관 덕분에 수아네 집은 동네에서도 이웃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엄마는 아이를 위해 거실의 긴 벽을 따라 책장을 두어 서재처럼 꾸몄다.House Plan대지위치 : 경북 영주시 대지면적 : 574㎡(174평)건물규모 : 지상 1층건축면적 : 116㎡(35평)연면적 : 116㎡(35평)건폐율 : 20% / 용적률 : 20%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3.3m공법 : 기초 - 줄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구조재 : 벽 - 2×6 구조목, 지붕 - 2×8 구조목지붕마감재 : 컬러강판단열재 : 크나우프 에코배트 R21, R32외벽마감재 : 스터코플렉스 창호재 : 융기 베카 드리움 33㎜ 3중 창호설계 및 시공 : 트라움 목조주택 043-214-6148“막바지에 들어와 터를 닦을 때부터 이웃들이 많이 궁금해했어요. 뼈대가 세워지고 집의 윤곽이 드러나면서부터는 더더욱 그랬죠. 영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집이라 그런지, 교회나 마을회관 아니냐고 묻는 분들도 많았어요.”‘단순한 멋이 가장 오래 남는다’는 희경 씨는 원하는 집의 모습이 명확했다. 동서로 긴 대지 모양을 따라 남향으로 앉힌 집은 직사각형 모양에 박공지붕을 얹고 하얀색 스터코플렉스로 심플하게 마무리했다. 굳이 단층을 고집한 건 가족의 삶이 층별로 분리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2층을 올릴 경우 법정 용적률에 맞추기 위해 각 층의 바닥 면적이 줄어드는 것도 마음에 걸렸다. 고민한 결과, 방 두 개, 욕실 두 개에 널찍한 거실 겸 주방과 긴 복도가 있는 단층집이 탄생했다. 욕심부리지 않고 꼭 필요한 만큼만 담아 정갈한 느낌이다. ▲ 간소하게 구성하되 화이트 컬러로 통일감을 준 주방▲ 주방과 연결된 거실에는 창을 크게 내어 늘 따뜻한 햇볕이 들어온다.Interior Source내벽 마감재 : 신한벽지, 개나리벽지 바닥재 : 구정마루 프라하 욕실 및 주방 타일 : 키엔호 핸드메이드 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세비앙샤워기, 대림도기주방 가구 : 주문제작조명 : 서울 유토조명 LED방범창 : 고구려 시스템현관문 : 코렐시스템도어방문 : 영림도어붙박이장 : 한샘데크재 : 고벽돌PLAN - 1F◀ 크지 않게 구성한 손님용 욕실은 일체형 수전 & 도기 세트로 깔끔하게 꾸몄다. ▶ 수아의 놀이방 또는 엄마, 아빠의 개인 공간이 되어주는 작은 방 ▲ 널찍한 안방에는 가족을 위한 싱글침대 세 개를 나란히 두었다.새하얀 자태로 존재감을 자랑하는 외관처럼 주택 내부 역시 화이트 컬러로 통일감을 주었다. 여기에 서울, 경기도로 발품을 팔아 고른 소품과 그림 액자, 핸드메이드 패턴 타일 등이 인테리어에 포인트가 되어준다. 모든 욕실은 물때가 자주 끼는 특성상 청소하기 힘들다는 주부의 현실적 고충을 반영하여 최대한 작게 구성했다. 특히 안방에 딸린 욕실에는 창문을 크게 내달라고 요청했는데, 덕분에 종일 볕이 잘 들고 통풍이 좋아 늘 보송보송하다.거실에서부터 안방 입구까지 벽을 따라 길게 늘어선 책장은 아이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선물이다.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던 엄마는 거실에 TV 대신 동화책이 가득 꽂힌 책장을 두었다. 그 마음을 다 안다는 듯, 수아는 온 집을 누비다가도 어느새 책장 앞에 앉아 책을 읽는다.지난 1월 입주한 집은 매일매일 단장하며 한층 풍성해지고 있다. 마당에 깔린 고벽돌은 하나하나 손수 작업했고, 화초와 나무 심기 등 정원 손질도 한창이다. 사계절 예쁜 정원을 꾸미려면 아직 공부할 게 산더미라는 부부의 얼굴엔 해사한 웃음이 넘친다. 아주 사소하고 자잘한 행복들이 바로 내 집에 있다는 기쁨. 오늘도 수아네 집에선 매 순간이 따스한 추억이 된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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