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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1.08
제주 돌집의 원형과 세월을 담아낸 렌탈하우스
제주 동북쪽, 바다와 돌담이 맞닿은 곳에 새까만 고래 등 지붕을 가진 돌집 두 채가 있다. 본연의 형태와 재료에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버무린 이 렌탈하우스는 제주의 정취를 은은하게 풍긴다.취재 조고은 사진 변종석▲ 눈먼고래가 있는 조천리는 비교적 관광객이 많지 않은 조용한 동네다.오랜만에 찾은 제주의 풍경은 여전히 찾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공항에서 멀지 않은 거리인데도 아직 관광객의 발길이 뜸한 마을, 조천리와의 첫 대면도 그랬다. 돌담 너머 바다의 길이 하루 두 번 열리고 닫히는 곳. 골목을 따라 거닐다 보면 바다와 이어진 아담한 돌집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소박한 마을이다. 잔잔한 동네 정취에 긴장감으로 잔뜩 굳어 있던 이방인의 어깨가 한결 풀어진다.돌집을 리모델링한 렌탈하우스 ‘눈먼고래’는 이곳의 여느 집처럼 바다와 돌담을 끼고 있다. 저 멀리서 돌담 너머의 완만한 지붕을 보고 나면 누구라도 ‘고래’라는 집의 이름에 고개를 주억거릴 것이다. 앞에 붙은 ‘눈먼’이라는 수식어에는 눈이 먼 고래가 바다를 헤엄치다 길을 잘못 들어 그만 육지에 부딪히고 말았을 것이라던 설계자의 상상력이 담겨 있다. 검은색의 미끈한 고래 등을 떠올리게 하는 지붕은 새(억새)를 엮어 검은 그물을 씌워 얹었던 제주의 초가지붕을 쏙 빼닮았다. 돌담은 물론, 집의 돌벽, 창을 낸 자리, 두 건물 사이에 놓인 작은 마당까지 그대로 살려 변한 듯 변하지 않은 세월의 흔적이 또 다른 얼굴로 자리 잡았다.HOUSE PLAN 대지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조천7길 19-12대지면적 : 285㎡(약 86.21평)건물규모 : 100㎡(약 30.25평, 바다고래 약 17평, 숲고래 약 13평)건축면적 : 114.21㎡(34.55평)연면적 : 76.36㎡(23.09평)건폐율 : 23.1% 용적률 : 23.1%주차대수 : 1대최고높이 : 3.8m구조재 : 기존 돌집의 목구조 + 삼나무 보강지붕재 : 알루미늄 징크단열재 : 열반사단열재 40T외벽마감재 : 기존 돌집 현무암(석조)창호재 : 24T 로이복층유리, 알루미늄 시스템도어(폴딩테크, 필로브)설계 및 시공 : 지랩(Z_Lab) www.z-lab.co.kr▲ 내부는 벽을 터서 시원한 공간감을 확보했다. 노출된 서까래와 기둥, 안으로 들인 돌담에서 세월이 느껴진다.▲ 돌담 아래서 제주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야외욕조. 말랑말랑한 신소재로 만들어 안전하다.INTERIOR SOURCES내벽 마감 : 청고벽돌, 고재 목구조 및 현무암 노출바닥재 : 셀프레벨링, 에폭시 라이닝 수도 및 전기 : 아메리칸 스탠다드 욕조 : 화이트스파 소프트욕조가구 디자인 및 시공 : 매터앤매터(matter&matter) www.matterandmatter.com조명 : 라이마스(LED바 디밍 시스템, 사이공&헥사 등 오브제 조명) 데크재 : 방킬라이 위 오일스테인■ 지붕 골조 공사바다고래 _ 대문 앞 주차장에서 지붕 작업이 이루어졌다. / 숲고래 _ 새를 걷지 않고 지붕 위에 바로 골조 작업을 했다.비가 많고 바람이 센 제주의 기후는 집을 지을 때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비 온다’는 말을 제주 사투리로는 ‘우친다’고 하는데, 거센 바람에 비가 옆으로 몰아치는 데서 유래한 말이라고 하니 그 위력을 알 만하다. 돌과 돌 사이 틈새로 바람이 솔솔 통하게 쌓은 돌담, 지붕만 겨우 보일 듯한 담의 높이, 완만한 경사의 곡선을 그리는 지붕은 모두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삶의 지혜다. 이를 최대한 살려 가장 제주스러운 집을 만드는 것이 바로 눈먼고래의 지향점이었다.지붕 작업은 기존 형태를 지켜내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았다면, 빗물이 내부로 침투하지 않도록 방수능력이 뛰어나고 해수에 강한 소재로 기능성을 더하는 것이 다음 과제였다. 이는 알루미늄 징크를 평이음 시공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두 채의 돌집 중 바다에 접해있는 집인 ‘바다고래’는 3일에 걸쳐 손수 새를 내리고 열반사 단열재를 엮어 맸다. 지붕의 골조는 바로 옆 주차장에서 아연도 각관을 구부려 하나하나 용접하여 형태를 잡은 후,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얹었다. 또 다른 집 ‘숲고래’는 마을 주민의 불편을 염려해 새를 걷지 않고 그 위에서 바로 지붕 골조 공사를 진행했다. 용접하다가 불똥이 새에 튀면 불이 날 수 있어 석면포를 깔고 작업했는데, 바다고래보다 시간은 오히려 더 걸렸다.▲ 서까래 위 노출된 애자와 전선 ◀ 고재로 만든 식탁에 남아 있는 옛 대문의 흔적 ▶ 역시 옛 대문의 고재로 만든 욕실 문▲ 숲고래 라운지와 주방부. 바다고래와 사이에 마당을 두고 있다.◀ 나지막한 돌담을 쌓아 공간의 경계를 나눈 바다고래의 다이닝룸 ▶ 숲고래는 침대를 지나 욕실을 향하도록 되어 있다.각 건물의 내부는 모든 벽을 터 단 하나의 공간으로 만들었다. 방을 없앤 대신 각 공간의 경계에는 현무암을 낮게 쌓아 집 안에서도 제주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천장에 그대로 노출시킨 서까래는 마치 고래 뱃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인테리어는 현대적 감각을 버무려 세련되게 연출하되, 재료의 물성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집이 머금고 있는 시간의 흔적을 충실히 드러내는 데 중점을 두었다. 세심하게 철거하여 보관해두었던 대문과 마룻바닥의 고목재는 식탁과 침대, 욕실 문으로 재탄생했다. 애자를 사용해 전선을 그대로 노출한 것도 집 안에서 또 하나의 오브제 역할을 한다. 옛것을 살려 재창조하는 일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일보다 훨씬 어렵다. 그럼에도 실험과 모험을 감행하는 이유는 지난 가치를 되살리고 그곳에 또 하나의 의미를 더하는 작업에서 느끼는 본질적 즐거움에 있을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공간이 조금은 불편할 수 있지만, 이곳을 찾은 여행객은 뻔한 일상과 낯선 일상의 간극에서 새로운 자극을 얻는다. 제주의 삶을 감각적으로 선사하는 특별한 하룻밤. 이것이 바로 눈먼고래가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눈먼고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조천7길 19-12 010-7136-5550 www.blindwhale.co.kr※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35,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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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8
53㎡ 살림집 FUN & TREE HOME INTERIOR
아내와 어린 딸, 고양이 세 마리와 함께 사는 가구작가 김성헌 씨. 그가 직접 리모델링한 53㎡ 작은 집에는 가족을 향한 그의 애정이 담겨 집 안 곳곳에 소소한 재미를 더한다.취재 조고은 사진 변종석▲ 성헌 씨가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가구와 일러스트레이터인 아내의 그림으로 꾸민 거실◀ 그의 작품들 ▶ 화분과 그림, 조명의 조화가 싱그럽다.서울 은평구 53㎡ 작은 빌라에는 여섯 식구가 산다. 나무로 가구를 만드는 메이앤 공방 가구작가 김성헌 씨와 아내 박은영 씨, 네 살배기 딸 주아, 10년 넘게 키워온 고양이 세 마리가 동고동락하는 집이다. 3년간 살아온 집을 대대적으로 고치게 된 건, 대식구가 살기엔 조금 작은 듯한 집을 더 즐거운 공간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였다. 리모델링 전 과정은 성헌 씨가 직접 맡았고, 마침 인테리어 관련 일에 종사하는 지인이 있어 도움을 받아 진행했다. 체리색 몰딩과 방문이 있던 집은 아빠의 손길이 듬뿍 담긴, 카페 같은 공간으로 변신했다. 좁은 면적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방문은 모두 슬라이딩 도어로 바꾸고, 다른 집에 비해 낮았던 천장을 최대한 높여 공간감을 주었다. 두 개의 화장실 중 안방 화장실은 너무 좁아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였는데, 아예 벽을 터서 하나의 욕실로 만들었다. 욕실은 건식으로 사용하고, 안쪽에 단을 낮춘 샤워실을 두었다. 처음에 2주로 계획했던 공사기간은 4주로 늘어났다. 주방가구는 물론 방문, 침대, 소파, TV장 등을 모두 나무로 직접 제작한 덕분이다. 한 달간 인테리어 작업의 매력에 푹 빠졌던 성헌 씨는 이후, 같이 작업한 지인과 함께 홈 스타일링 브랜드 MILLI d&f를 만들기도 했다.▲ 캔버스 천에 나무조각을 붙여 부드럽게 열고 닫을 수 있도록 제작한 TV장◀ 북미산 하드우드로 제작한 주방가구. 별도의 식탁 대신 아일랜드식탁으로 공간을 넓게 활용했다. ▶ 현관에서 가장 처음 마주하게 되는 파티션은 아일랜드식탁을 위한 주방의 연장선이다.▲ 안방 벽장 속에 숨은 세탁실◀ 노출된 천장에 흰색 타일로 깨끗함을 더한 욕실 ▶ 천장에 단차를 두어 간접조명을 연출했다.딸 주아의 방은 입구부터가 오직 주아만을 위해 만들어졌다. 성헌 씨가 만든 벙커 침대를 입구 쪽에 두었는데, 침대 아래 높이가 낮아 어른들은 머리를 숙이고 들어가야 하지만 주아는 편하게 드나들 수 있다. 침대 사다리는 아이들에게 경각심을 주어 오히려 안전하다는 90°각도로 제작했다. 다락방 같은 느낌을 주는 아래 공간에서 주아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거나 책을 읽고, 밤엔 2층 침대에서 잠이 든다. 아빠의 사랑을 가득 담은 침대다. 주방에서 연결되는 다용도실은 고양이들의 아지트다. 부부가 아이를 갖게 되면서 잠시 큰방으로, 또 작은방으로 격리되어야 했던 고양이들은 주아가 면역체계를 충분히 갖출 만큼 자란 후 자유를 되찾았다. 대신,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고양이들의 잠자리와 화장실을 이 아지트에 두어 집이 조금 더 쾌적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다용도실 문 아래에 작게 뚫린 고양이 전용문은 성헌 씨의 재치 있는 배려다.다용도실을 고양이들이 차지한 대신 세탁실은 안방의 벽장 안으로 들어갔다.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은영 씨는 “베란다가 없는 집이라 늘 빨래는 안방에 널었다”며 동선은 오히려 더 편해졌다고 말한다. 세탁기 배수구는 벽을 뚫어 바로 붙어 있는 욕실로 연결했다. INTERIOR SOURCES내벽 마감: 하가 알프스월바닥재: 강마루욕실 및 주방타일: 태왕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태왕타일주방가구: 자체 제작조명: 공간조명방문: 자작나무합판, 슬라이딩 포켓도어붙박이장: 자작나무합판디자인 및 시공: MILLI d&f 02-306-2022 www.milli.kr◀ 다용도실 문에 낸 고양이 전용문 ▶ 아빠가 만든 벙커침대에서 즐거운 주아◀ 거실 벽에는 은영 씨의 그림과 주아가 그린 그림이 나란히 걸려 있다. ▶ 주아 키에 맞춘 방 입구“주변에서 ‘이 집에 그렇게 큰 투자를 할 필요는 없다’는 말도 많이 들었죠. 하지만 저희는 단지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이 필요했을 뿐인 걸요.”집 안 이곳 저곳을 누비는 주아의 티 없는 웃음이 아빠, 엄마의 과감한 선택이 결국 옳았음을 느끼게 한다. 대궐 같은 집도, 화려한 집도 아닌 이곳이 좋은 이유는 바로 여섯 식구에 딱 맞춘 집이기 때문이 아닐까. 아내와 주아, 고양이들의 배웅을 받으며 공방으로 나서는 길, 성헌 씨의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그 행복한 기운을 재료삼아 그는 오늘도 나무를 만지고 가구를 만든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조회 17,4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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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8
모퉁이 땅에서 찾아낸 김포 상가주택
북쪽에 2차선 도로를 면하고 있는 이 땅은 좁고 길쭉한 삼각형 모양인데다 도로면보다 평균 1m 내려앉아 못생긴, 가족에게 텃밭으로 쓰는 것 외에는 별다른 활용방법이 없었던 땅이다. 하지만 집을 짓지 못하는 맹지(盲地)는 아니다. 게다가 북쪽으로 도로가 있어 일조권 확보를 위해 층당 1m를 띄워야 하는 법령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이곳에 집을 지으면 어떨까?’ 하고 살펴보니 쓸 수 있는 면적이 생각보다 많은 알짜배기 땅이었던 것이다.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건축가 제공앞에서 보면 크지만, 옆에서 보면 작은 집주택은 도로면에서는 그 규모를 꿈에도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 보인다. 작은 땅이지만 2대의 주차장 면적을 확보하기 위해 2층 일부를 돌출시키고 북쪽면을 확장해 더 넓어 보이도록 의도한 덕분이다. 1층 매장은 63.83㎡으로 공간 구획 없이 넓게 트여있어 입점업종에 따라 마음대로 배치할 수 있으며, 2층은 82.88㎡ 면적으로 노부모 두 분이 살기에 아담한 규모다. ▲ 북쪽에 도로가 면한 상가주택 소향재“집을 짓는다면 한옥이 좋겠어.” 어머니는 늘 한옥에 대한 향수가 있었다. 현대건축에는 좀체 감흥을 보이지 않다가 개량한옥이라도 보여주면 “와, 멋지다” 감탄하며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런 부모를 위해 실내디자인을 전공하고 한옥전문교육을 비롯, 답사를 다니며 전통건축을 익혀온 큰딸이 팔을 걷었다. 소향재(笑香齋)가 탄생한 이야기다. 이 집 전에 계획한 부모님 집은 ‘신(新)한옥’이었다. 땅도 이곳이 아니었다. 하지만 설계와 공사비 견적까지 마친 상태에서 도로와 면하지 않은 맹지(盲地)라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이리저리 방법을 내봐도 도저히 해결되지 않는 법적 문제에 봉착하고는 모든 일정은 멈춰섰다. “문득 부모님이 텃밭으로 가꾸고 있는 김포 땅이 생각났어요. 어머니가 아버지께 “그런 땅을 왜 샀냐”며 타박을 했던 땅인데, 확인해보니 앞·뒤로 도로가 접해 있는 ‘대지’로 맹지가 아니더라고요”건물을 지을 수 있는 땅이라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는 건축주. 맹지와의 오랜 씨름으로 못생긴 것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렇게 해서 동서로 길고 폭이 좁은 삼각형 땅은 부모님의 집터로 낙점됐다. 맹지(盲地) : 지적도상에서 도로와 맞닿은 부분이 전혀 없는 땅으로, 집을 지을 수 없는 조건인 경우가 많다. PLAN-1F / PLAN-2F들어보니 참 우여곡절이 많은 건물이다. 처음에는 용적률 200%에 맞춰 지하 주차장과 옥탑까지 갖춘 1층 상가 위 3개 층 주택으로 계획됐다. 인테리어 회사에 다니며 많은 아파트를 설계한 건축주였지만 주택은, 그것도 이렇게 어려운 땅은 또 달랐다. 작은 규모와 좁은 폭 때문에 거실을 넓히면 방이 좁아지고 주방을 넓히니 거실이 좁아지는 딜레마가 곳곳에 산적해 있었다. 계단실을 효율적으로 구성해 실내면적을 최대로 확보하고 쓸모없는 공간을 줄이는 과정을 몇 차례나 거쳐 설계안을 완성했지만 이번에는 아버지가 반대했다.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주변에 신축 건물이 많아 임대를 놓기도 어려울 것이란 이유였다. “지금 생각하면 다행이다 싶어요. 김포한강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이 근처에도 아파트와 신축 빌라가 지나치게 많아졌거든요.”2개의 도로와 접해있다는 조건은 주택에는 좋을 리 없지만 상가용 건물로는 아주 좋은 조건이다. 게다가 도로와 접한 면적이 넓기에 상가로서 전시효과도 컸다. 1층을 상가로 임대한다면 부모님의 노후자금으로도 유용하리란 생각도 들었다. 그는 그동안의 실무경험과 시행착오를 토대로 1층은 독특한 색깔의 상가로, 2층은 어머니의 바람이었던 한옥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담은 공간으로 짓기로 결심하고 자신의 노하우와 실력을 힘껏 쏟아 부었다. ▲ 1층에는 아기자기한 플라워&디저트 카페 [200%]가 들어섰다. ▲ 거실은 바닥재에서부터 한옥의 대청 요소를 곳곳에 두어 좌식생활에 익숙한 부모님을 배려했다. ▲ 후면 도로와 평행하게 현관과 주방, 욕실이 배치됐다. 주방과 거실 사이 TV 선반과 수납공간을 짜고 간단한 식사를 해결할 수 있게 식탁을 만들었다.◀ 2층 현관으로 들어서면 안방과 거실, 두 개의 방이 1자로 펼쳐진다. ▶ 공간 분할 시 생기는 삼각형 공간에 욕실을 만들었다.소향재에서 발견한 소폭주택 디자인 해법 상가주택은 건물이 주는 분위기가 입점 업종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축주는 카페나 레스토랑 등 아기자기한 매장이 들어온다면 건물의 분위기도 살 뿐 아니라 이를 관리할 부모님의 노고도 덜할거라 생각했다. 1층은 창을 큼직하게 내고 필로티 하부의 벽체까지 1층처럼 보이게끔 넓게 빼 구분을 지웠다. 사실 주차 공간 2대를 확보해야 해서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변경하고 캔틸레버를 적용했는데, 덕분에 처음 계획인 경량철골구조보다 튼튼하고 형태 구성에 있어서 좀 더 자유로웠다는 후문이다.2층 실내는 방과 거실이 도로면을 기준으로 1자 형태로 배치되어 있다. 접이문을 닫으면 세 개의 방이 생기고 열면 하나로 이어지는 형태로 폭이 좁은 땅에 제격인 구성이다. 마치 한옥의 방과 대청 그리고 또 방이 연결되는 구조와 흡사한데, 아니나 다를까 실내 곳곳에도 한옥을 연상케 하는 요소들이 눈에 띈다. 무병장수를 의미하는 거북무늬창살과 한지아크릴 위 창살을 취부한 불발기 창, 붙박이장의 지사벽지, 손잡이 모양까지도 단아하다. 대청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거실 바닥의 마루 패턴은 좌식생활을 하는 부모님에 제격이다. 남쪽으로는 높은 빌라 때문에 볕이 거의 들지 않는데다가 방을 내게 되면 정면으로 마주보게 되어 프라이버시 침해의 문제가 있었다. 건물 후면 도로 쪽으로 현관과 욕실, 주방과 다용도실을 두고 거실과 방은 모두 북쪽으로 배치했다. 대신 북으로는 탁 트여 가을, 창밖 코스모스 속에 푹 파묻힌 경치가 무척이나 좋다. 부족한 빛은 천장에 창을 내어 은은한 간접광을 확보했고 맞창을 내 환기와 쾌적함을 더했다. 5m 폭에 82.88㎡(25.07평)로 크지 않은 건축면적이지만 외부 경치를 창을 통해 한껏 끌어들여 시원하고 탁 트인 느낌이 드는 실내다. 작은 집이라고 적은 돈이 들 것이라는 생각은 오해다. 큰 평수보다야 적게 들기는 하지만, 기초나 골조 등에 들어가는 공정은 동일하기 때문에 평당 공사비는 오히려 높을 수 있다. 작은 땅을 살 때는 일조권 사선제한과 건폐율, 용적률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고 대지경계선에서 50㎝ 안쪽부터 건축할 수 있다는 조건 또한 고려해 집 지을 면적을 가늠해야 한다. 이 땅에 집을 지을 수 있었던 이유도 북쪽에 건물이 없어서 일조권 사선제한은 받지 않기 때문이다. ◀ 작은 동네길과 마주한 건물의 배면 ▶ 1층 벽체 일부는 캔틸레버 구조로 만들어 하단에 주차장을 만들었다. ▲ 실내는 평소에는 모두 열어두고 사용하다가 손님이 오면 접이문을 닫아 공간을 구획한다. ▲ 동쪽 방은 책상을 만들어 서재 겸 방으로 사용한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김포시지역지구 : 1종일반주거지역대지면적 : 139㎡(42.05평)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82.88㎡(25.07평)연면적 : 146.71㎡(44.38평)건폐율 : 59.62%(법정 60%)용적률 : 105.54%(법정 200%)최고높이 : 7.8 m주차대수 : 2대공법 : 철근콘크리트구조지붕재 : 링클수지강판창호재 : 1층, 계단실 - 알루미늄창호 2층 - 시스템창호외벽마감재 : 콤비 미인텍스, 탄화 열처리 목재, 금속 위 도장설계 및 시공 : 감성공감 http://blog.naver.com/gam00gam건축 인허가 : ㈜도씨에1층 카페 : [200%] 플라워&디저트 카페 www.2ladies.blog.meINTERIOR SOURCES창문 : 트리플쉐이드, 에칭시트지내벽마감재 : 페인트, 실크벽지, 시트지, 타일바닥재 : 1층 - 타일 2층 - 마모륨, 원목마루, 타일씽크대, 붙박이장, 수납장 : 제작가구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조명 : 매입등, 센서등, 방수등계단재 : 집성목▲ 북쪽 넓은 들판으로는 가을 코스모스가 끝없이 펼쳐지고, 겨울에는 설경도 일품이다. ▲ 건물 양쪽으로 도로가 난 주택의 가장 뾰족한 부분. 장점은 강조하고 단점은 디자인으로 보완한 건물이다. 웃음과 향기가 있는 집이라는 뜻의 ‘소향재(笑香齋)’로 이름을 짓고 나니 꽃과 커피항 그득한 플라워 카페가 마침 1층에 들어왔다. 4층 규모로 지어 발생할 임대수익에서 욕심을 내려놓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가족의 혜안과 강단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우리가 집과 부동산에 관해서는 지나친 욕심을 부리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 볼일이다. 사실 이런 땅은 보물찾기처럼 관심을 갖고 잘 살펴보면 어딘가에는 있는 곳이고, 요리조리 잘 조각하면 보석 같은 삶의 공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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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5
자투리땅의 기적, 과천 협소주택
이 땅은 과천시 도시계획에 의해 마을길인 소로(小路)가 생기면서 앞집의 마당이 잘려나가 생긴, 그야말로 자투리땅에 지어진 협소주택이다.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건축가 제공이전 땅주인에게 이 땅은 계륵(鷄肋)이었다. 남쪽은 도로에, 북쪽은 옆집 담벼락에 갇힌 삼각형 땅. 심지어 온전한 삼각형도 아닌, 모퉁이가 잘린 삼각형이다. 50㎡ 작은 면적에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덕분에 건축주는 조용한 주택가 남향 땅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었고, 땅주인은 쓸모없는 땅을 처분할 수 있었으니 결과적으로 보면 모두에게 행운인 셈이다.삼각형 창을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운 작은 집철근콘크리트로 지어진 집은 거푸집의 노출면을 그대로 외벽 삼아 페인트로 마감했다. 노출콘크리트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러기엔 마감이 투박한데, 이유인즉 콘크리트 면을 매끈하게 뽑으려면 거푸집과 공정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란다. ‘작품주택 아니고서야 그럴 필요 없다’는 건축주의 강단 있는 의지가 이 마감을 쓸 수 있었던 선행조건이었다. 땅은 50㎡, 알뜰살뜰 면적을 모아 실내를 구성하니 쓸 수 있는 면적이 57㎡이다. 허가면적인 46.4㎡에 발코니 확장으로 10.6㎡ 보너스 면적을 추가로 얻어 탄생한 협소주택 사이(sai)다.▲ 아이에게 작게나마 마당을 만들어 주고 싶어 건물을 필로티로 만들었다. 이 때문에 집은 삼각형 모양의 창을 갖게 되었다. 해가 다르게 오르는 집값 때문에 내 집 마련이 쉽지 않은 현실에서 “땅부터 집까지 전세금으로 모두 감당할 수 있다”는 말은 자신이 내뱉고도 불가능해 보였다고 한다. 건축주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아내의 동의를 얻는 데만도 장장 4년이 걸렸다. 전세금으로 짓겠다는 조건 외에도 기존의 생활권을 유지하면서 맞벌이 부부의 출퇴근이 가능해야 했다. 마침 단독주택 열풍과 맞물려 TV와 잡지에서 외국 협소주택을 여러 채 소개했고,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그는 아내의 허락이 떨어짐과 동시에 이 주택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위성지도와 지적도, 그리고 발품을 팔아가며 작은 땅을 찾아다니길 1년 남짓. 마음에 드는 땅이 있었지만 금액이 맞지 않아 포기한 적도 있고, 작은 땅이지만 맹지이기 때문에 집을 지을 수 없는 조건도 있었다. 어느 휴일, 자전거를 타고 산책하다 발견한 이 땅은 남향인데다가 작아 비용도 감당할 수 있었다. 그때 건축주는 속으로 외쳤다. ‘땅이 내게로 왔다!’고. INTERIOR SOURCES페인트 : 친환경페인트주방 벽면 마감재 : Back-painted glass + 친환경페인트욕실 타일 : 국내산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 스탠다드조명 : T5 형광등(램프랜드)바닥재 : 합판마루(동화자연마루)주방기기 : 합판 제작 + 투명락카도장현관문 : 에이스 단열도어데크재 : 방부목 데크재계단재 : 합판마루(동화자연마루)◀ 현관 문을 열면 바로 만나는 주방부와 계단실 ▶ 주방 한편에 자리 잡은 식탁 ▲ 사각 형태에 리드미컬한 삼각형 창을 갖는 디자인 주택으로, 협소주택임을 가늠하기 힘든 외관이다.▲ 2층은 화장실과 다락, 거실이 있는 가족의 공용공간이다. 사실 이 주택은 문이 없기 때문에 모든 방을 가족이 함께 쓴다.사실 그에게 ‘집’이란 평생 번 돈으로 으리으리하게 지어 죽을 때 까지 사는 곳이 아니라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옮겨가면 되는 곳이었다. 이런 생각이 들자 자연스레 욕심을 버릴 수 있는 부분이 생겼다. 젊은 나이니 돈이 넉넉지 않은 것은 당연했고, 그렇다면 면적과 치장에 욕심을 내려놓자 결심했다. 실내는 최대한 간결하게 구성해 마감재를 덜어내되, 보기 좋게 구성하는 것은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자신이 직접 하면 되었다. “나중에 아이가 크면 좁아서 어쩌나…”하는 주변 염려는 “팔고 이사 가면 되지!”라는 명쾌한 대답으로 일축했다.작은 땅일수록 디자인 중요도는 크다. 쓸 수 있는 건축면적이 7~8평밖에 되지 않아 자칫 계단을 잘못 내기라도 하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이 더 줄어들 터였다. 건축주는 설계자를 수소문하기 시작했고, 전부터 협소주택에 관심을 두고 연구해온 오파드건축연구소 오문석 건축가와 연이 닿았다. 외관 디자인에서부터 실내 구성과 인테리어, 배치까지 건축가와 인테리어 디자이너 두 사람의 만남으로 밀도 높고 짜임 좋은 주택이 만들어졌다.SECTION◀ 욕실로 향하는 통로는 조약돌과 목재 패널로 디자인 요소를 더했다. ▶ 계단실 면적을 최소화하고 다락과 욕실을 짜임 좋게 배치한 2층협소주택 건축 솔루션협소주택의 과제는 계단실, 주차장, 방까지 각 실을 얼마나 유기적으로 구성하는가이다. 이들은 먼저 연면적 50㎡이하 주택은 주차장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주차장법 시행령을 이용해 주차장 대신 필로티 구조의 야외공간을 디자인해 아이와 함께 뛰놀 마당을 만들었다. 실내는 한 층이 방 하나로 사용되는데 굳이 구분하자면 1층은 주방과 식당, 2층은 거실, 3층은 안방이다. 건축 착공허가 당시 정북방향 사선제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높이인 8m 이하를 지키기 위해 현관에서 1m쯤 아래에 주방과 식당을 배치하고, 여기서 생긴 레벨차를 이용해 화장실을 세미스킵 형식으로 엇갈리게 배치했다. 좁은 공간에서 계단실을 중심으로 층을 나눠 공간을 배치하는 이 아이디어로 주택은 6개의 레벨이 있는 실내를 갖게 되었다. 집의 실내 면적을 최대로 확보하기 위해 낸 아이디어는 다락과 발코니 확장이었다. “협소주택은 조그만 공간이라도 버리지 않고 활용해야 해요. 화장실 상부에 1m 높이 공간이 생겼고, 이곳을 다섯 살 아들이 놀 수 있도록 다락으로 만들었어요. 이 공간은 건축가가 과천시청 건축과에 몇 차례나 확인해 얻어낸 전리품이다. 흔히 최상층 경사지붕 아래에만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하지만, 상부 슬래브가 평평할 때 최고높이 1.5m 이하면 어디든 다락으로 인정된다고 한다. 연면적에서 제외되니 서비스 면적인 셈이다.두 번째는 발코니 확장이다. 발코니는 잘 활용하면 작은 집에서 합법적으로 실내 면적을 얻을 수 있는 보너스 공간이다. 이 집은 2층과 3층 남쪽 면의 일부를 발코니로 설계해 건축허가를 취득한 뒤 공사하며 실내로 편입시켰다. 준공서류를 접수할 때에는 발코니 확장 전후 도면을 함께 제출해야 하고, 최종 건축물대장에는 확장경계부분 기준선이 표시된 확장 후 도면이 등재된다. PLAN – 1F / PLAN – 2F / PLAN - 3F◀ 욕실 상부는 아이가 올라갈 수 있는 다락으로 만들어 부족한 면적을 해결했다. ▶ 삼각형 욕실 모서리에 골조를 세우고 타일로 마감한 욕조를 만들어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 다소 가파르게 보이지만 오가는 데 불편함이 없는 계단▲ 3층은 안방으로 사용된다. 실내는 자작나무를 이용해 간결하게 마무리해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과천시 지역지구 : 1종일반주거지역, 1종지구단위계획구역 대지면적 : 50.00㎡(15.13평) 건물규모 : 지상 3층 건축면적 : 25.31㎡(7.66평) 연면적 : 46.40㎡(14.04평, 발코니면적 포함 57㎡)건폐율 : 50.62%(법정 60%) 용적률 : 92.80%(법정 120%)최고높이 : 8m 주차대수 : 0대 공법 : 기초 - 매트기초, 지상 - 철근콘크리트조 벽식구조 구조재 : 벽 - 철근콘크리트, 지붕 - 철근콘크리트 슬라브 지붕재 : 컬러강판 단열 : 일신산업 로이(Low-e)열반사단열재(40T~80T) 외벽마감재 : 실리콘계 페인트 창호재 : 전면부 - 알루미늄창호(단열바타입, 24T로이복층유리), 기타부분 - PVC창호(16T이중창호 및 24T시스템창호) 내벽마감재 : 도장, 미송합판 + 투명락카도장 바닥재 : 합판마루, 장판지건축설계 : 오파드(OpAD)건축연구소 070-8600-0463 http://blog.naver.com/opad_oms 윤집(yoonzip) 010-6327-7546 http://yoonzip.tistory.com실내건축 및 시공 : 윤집(yoonzip)사실, 단독주택에 살고는 싶은데 돈이 없다는 말은 거짓일지 모른다. 가진 돈을 셈하여 건축예산을 세우고 이걸로 가능한 면적과 형태를 생각해보자. 공사비가 부담스럽다면 마음 맞는 두세 가족이 동시에 공사를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돈이 적으면 작고 아담하게 지으면 되고, 도시를 떠날 수 없다면 경매 등을 통해 도심 속 숨겨진 땅을 찾으면 된다. 자투리땅을 찾아 1년을 헤맨 이 집의 건축주처럼 말이다. 주차장을 포기하니 흙 밟는 재미가 생겼고, 고급 인테리어를 포기하니 대출 없이 아늑한 보금자리가 탄생했다. 방문이 없으면 어떻고 계단이 가파르면 어떠한가. 공간 곳곳은 아이의 서재가 되고, 놀이터가 된다. 문이 없으니 오히려 가족의 소통은 더 좋아졌다. 주말이면 아이와 함께 마당에서 흙놀이를 하고 해먹에서 낮잠을 자며 게으름 피우는 것이 이 가족의 새로운 행복이 되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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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1
쉼이 되는 공간 Casa H
다양한 크기의창들은 자연의 풍부한 빛을 받아들이며 각 공간을 환하게 비춘다. 가족의 취향을 기능적으로 담아낸 직육면체의 집 속으로 들어가 본다. 취재 김연정 사진 JoaquIn Mosquera(idearch-studio) ▲ 화이트 컬러의 직육면체 외관. 다양한 크기의 개구부를 내어 자연과 소통하고자 한다. ▲ 1층 거실을 통해 바라본 창 밖으로 목가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DIAGRAM HOUSE PLAN 대지위치 : Las Rozas, Madrid, Spain면적 : 556㎡(168.19평)가구 : Qbika구조설계 : Israel Bartolome건축기사 : Virginia Lainez시공 : PECSA설계 : Bojaus Arquitectura (Ignacio Senra, Elisa Sequeros) www.bojaus.com SECTION ▲ 창을 통해 새어 나오는 빛은 다채로운 외관을 만들어낸다. ▲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유리 천창으로 자연광이 쏟아진다. ▲ 도로변과 마주한 측면에는 담장을 쌓아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하였다. ▲ 전면창을 열면 내·외부는 하나가 된다. ▲ 주택의 내부는 화이트 컬러로 마감하여 탁 트인 공간감을 살렸다. ▲ 다양한 공간감이 엿보이는 내부 모습 LOWER LEVEL PLAN /UPER LEVEL PLAN Casa H는 스페인 수도인 마드리드의 평범한 교외지역에 위치한다. 부지는 도로에 접해 있고, 이웃의 대지와도 마주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 주택의 과제는 큰 개구부를 내어 내·외부를 하나로 연결하되, 가족의 프라이버시는 우선적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또한 건축주의 요구에 따라, 간접적인 자연 채광과 전망 확보를 위해 깊은 창과 연속된 보이드(Void), 파티오(Patio) 등도 복합적으로 고려되었다.부지 안 건물의 규모나 경계, 건폐율, 최고 높이 등은 모두 지역 도시계획 규정에 따라 결정되었다. 즉,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대의 용적률로 설계하고자 했다.이 집의 주된 공간은 각 레벨을 이어주는 계단으로부터 떨어진 내부 파티오로, 모든 실들과 자연스레 연결되어 있다. 또한 외부 테라스 측 정원은 여름 동안 열조절기의 역할을 한다. 욕실, 옷장, 창고, 화장실 등은 고도로 단열 처리된 벽체를 형성하고 있는 건물의 북측 가장자리를 따라 배치되었고, 덕분에 겨울에도 난방에너지 수요를 줄일 수 있다.이 주택은 구조 변경도 용이하다. 건축주의 필요에 따라 거실, 주방, 침실, 스튜디오 등을 내부 어느 곳이든 원하는 대로 배열할 수 있도록 했다. 건축집단 Bojaus Arquitectura Ignacio Senra와 Elisa Sequeros는 마드리드종합기술대 건축대학(ETSAM)을 졸업하고, Rafael Moneo와 Allende Arquitectos에서 각각 실무를 익혔다. 이후 뉴욕으로 건너가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시카고에서 건축 경험을 쌓아 2010년 마드리드에 현재의 사무소를 개소하였다. 그동안 다양한 주택프로젝트를 진행하였고, 국내·외 설계경기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이력이 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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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8
빛과 선으로 물들다 / 건원재(乾圓齋)
주택에서 올려다 본 하늘은 빛과 어우러져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비친다. 이곳의 당호는 둥근 하늘이 있는 집이란 뜻의 건원재. 그동안 머릿속에서만 키워온 로망을 실현시켜준 집이다.취재 김연정 사진 변종석▲ 필로티 구조를 통해 1층은 건축주를 위한 장소로, 2층은 주거공간으로 계획하였다.▲ 집의 배경이 되는 소나무의 모습을 형상화한 외관이 멋스럽다.작년 이맘때쯤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집을 짓고 싶어 연락했다는 중년의 남성이었다. 길지 않은 통화였지만, 수화기 너머 목소리를 통해 집에 대한 열망과 집을 짓고자 하는 열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이후로도 몇 차례 통화는 계속 되었고, 그의 취향에 맞을 법한 건축가를 소개시켜준 후 기자의 임무는 끝이 났다.그렇게 1여년이 지난여름의 끝자락, 건축가로부터 반가운 메일을 받았다. “덕분에 시작한 작업이 준공되었습니다. 당호는 건원재입니다. 동그란 하늘이 있는 집. 구경하세요.”서울에서 차로 두 시간 남짓. 설레는 마음을 안고 충남 공주의 조용한 시골마을에 도착했다. 소나무 숲을 배경으로 앞에는 논밭이 펼쳐진 대지 위, 멀리서도 눈에 띄는 건원재가 자리하고 있었다. ▲ 1층에 세워둔 건축주의 빈티지한 클래식 자동차 / 소나무 숲과 어우러진 주택의 정면 11년 전부터 본지를 정기구독하며 집짓기에 대한 로망을 키워왔다는 건축주는 ‘매일 매일이 새로운 집’이라고 이곳을 소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침에 눈을 떠서 잠자리에 들기까지, 빛에 따라 제각각 다른 모습을 보이는 공간들이 매일 함께 하기 때문이다.“책을 보다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직접 찾아가보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죠. 그중 한 집이 바로 ‘문추헌(본지 2013년 8월호 게재)’이었어요. 이 집을 설계한 건축가가 내 집을 지어준다면, 오랜 꿈을 향해 또 한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그렇게 그의 바람을 함께 해줄 건축가와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집짓기는 시작되었다. 건축가가 처음 본, 집이 들어설 대지는 이미 배경의 소나무를 베어내고 경사면은 절성토하여 평지로 조성한 후였다. 대지조건이 명확했기 때문에 설계 또한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었다. ▲ 현관 앞에도 작은 벤치를 두어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자작나무로 마감한 거실. 큰 창을 통해 풍부한 채광이 들어온다.◀ 거실과 방을 연결하는 현관 내부 ▶ 중정이 바라다 보이는 긴 복도를 사이에 두고 만나게 되는 안방▲ 건축주의 요구사항이기도 했던 다락 공간은 아늑함이 느껴진다.건축가는 작고 오래된 빈티지 자동차에 관심 많은 건축주를 위해 1층 외부공간은 자동차 전시공간이자 그의 취미공간으로 배려하였다. 또한 정해진 예산 내에서 최대한의 효과를 내기 위해 외장재 선택에서부터 시공까지 꼼꼼하게 관여했고, 내부 역시 심플하지만 세심하게 설계했다. 이곳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공간은 바로 중정. 건축가는 건축주 부부를 위해 누구도 갖지 않은 그들만의 ‘하늘’을 선물했다. 동그란 하늘은 거실의 유리창과 중정 바닥의 물에 반사되어 매 순간 다른 모습을 연출하며 집을 완성한다. 입주한 지 3개월째, 남편의 꿈으로 시작된 집짓기가 이제 아내와 함께 또 다른 꿈을 꾸며 살아갈 첫걸음이 되었다. 하루하루 이곳에서 삶이 부부에게는 바로 행복의 시작이다.HOUSE PLAN 대지위치 : 충남 공주시 대지면적 : 1,345㎡(406.86평)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128.45㎡(38.85평)연면적 : 152.80㎡(46.22평)건폐율 : 9.55%용적률 : 11.36%주차대수 : 4대공법 : 기초 - 매트 지상 - 콘크리트라멘 + 경량목구조구조재 : 철근콘크리트지붕재 : 아스팔트싱글외벽마감재 : 루나우드 위 오일스테일내벽마감재 : 자작나무합판, 석고보드 위 실크벽지바닥재 : 강마루설계팀 : 홍성오, 이혜원, 김신혜, 박여진, 김정원시공 : 서진주택건설설계 : 서현(한양대학교) 02-2220-0301 http://saltworkshop.net▲ 안방은 주방을 오가는 아내의 동선을 배려하여 배치되었다.▲ 이 집의 가장 주된 공간인 중정.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모습을 볼 수 있다.INTERVIEW / 건축가 서현(한양대학교 건축학부 교수)설계의 시작은?작년에 준공한 문추헌을 직접 방문한 건축주가 건물이 마음에 든다며 의뢰를 해온 주택이다. 이미 대지는 절성토가 마무리된 땅이어서 대지조건은 명료했다. 대개의 전원주택은 주택과 함께 창고와 차고가 함께 배치되어야 한다는 점이 처음부터 고려되었다. 그래서 주택, 창고, 차고가 수직으로 쌓인 공간 조직이 마련되었다. 건축주의 요구사항을 어떻게 풀어냈는가?건축주는 아주 작은 차를 4대 갖고 있다. 직접 요구된 사항은 아니지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변수였다. 이 차들을 차고에 보관하는 것이 아니고 전시된 모습이어야 한다는 것이 설계의 착안점이었다. 다락이 있되 집은 작았으면 좋겠다는 것 외에 특별한 요구사항은 없었다. 그래서 함께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며 건축주를 알아가는 시간이 좀 필요했다. 시공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건축주가 설계에 만족했으므로 별 어려움이 없이 작업이 진행될 수 있었다. 특히 2층 중정에 빛이 들어오는 상태와 바닥에 고려한 얕은 물에 건축주는 큰 매력을 느꼈다. 건축주가 이미 지역의 시공사를 선정해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시공사에 맞는 방향으로 실시설계를 조정해나갔다. 이런 종류의 집을 시공해본 경험이 많지 않은 터라 다소 시행착오가 있었고 설계의 조정도 있었으나 방향이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다.가장 신경 쓴 부분은?무엇보다 예산이 가장 큰 변수였다. 우아한 외장은 요구되지도 기대하지도 않았다. 동일한 공사비여도 머리를 쓰면 더 좋은 건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싶었다. 비싼 합판의 거푸집으로 매끈한 콘크리트를 만드는 것은 일본풍이라는 생각에, 가장 저렴한 가격의 재생거푸집을 사용하였다. 다만 줄눈을 맞추는 것은 돈이 더 드는 것이 아니고 좀 더 꼼꼼하면 되는 사안이므로, 시공팀에 지속적으로 줄눈을 맞출 것을 요구하였다.구조 및 외장재 선택 이유와 그에 따른 효과는?1층은 콘크리트 노출이고, 2층은 경량목구조가 사용되었다. 이유는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었기 때문이다. 처음 건축가가 선택한 외장목재가 다소 단가가 비싸다는 의견이 있었고 시공팀이 다행히 적당한 수준의 외장재를 발견하여 이를 수용하게 되었다. 다만 배경의 소나무를 베어내고 대지가 조성되었으므로, 잘려나간 소나무에 대한 미안한 감정이 있었다. 그래서 외벽에 소나무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고안하게 된 것이다.내부에서 주목할 점은?가장 저렴한 공사비를 목표로 한 외장과 달리, 내부에는 예산을 좀 더 들여도 좋은 재료를 사용하도록 하였다. 그래서 거실부분에는 공간 전체에 자작나무합판을 노출시켰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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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3
동화 속 쁘띠 하우스
발코니 창을 열어 몸을 내밀면 앞집 마당은 내 집 정원이 된다. 창이 만들어낸 프레임으로 그림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는 이 집은 양평 시인의 마을이란 이름과 어우러져 그 특별함이 배가된다.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붉은 기와와 덧창, 조각 같은 발코니로 외관이 아기자기하다. 남쪽으로 넓게 트인 언덕 위에 지어진 이 집은 마당의 잔디와 어우러져 동화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2층 목조주택이다. “예전 부모님 집은 강가에 있었어요. 창을 열면 산과 강이 어우러지는 경치가 펼쳐졌죠. 근데 봄여름만 되면 이름 모를 날벌레가 수없이 날아들어오더라고요. 그래서 강을 끼고 있지 않되 그에 버금가는 풍경을 가진 땅을 찾아 꼬박 1년을 돌아다녔어요.”전국의 아름다운 명소란 명소는 모두 찾아다닐 정도로 여행을 즐기는 가족은 전원주택 많기로 유명한 양평,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명당을 골랐다. ‘시인의 마을’이라는 애칭답게 산등성이와 골짜기마다 시적 풍경이 병풍처럼 펼쳐지는 곳이다. “해질 무렵, 발코니에 나오면 눈에 들어오는 산골짜기 풍경이 일품이에요. 자동차가 S자 곡선을 굽이굽이 내려오는 행렬조차 이곳에서 보면 그림이더라고요.”부모님이 이런 좋은 조건을 안팎으로 누릴 수 있도록 아들 임인환 씨는 건축에 더욱 집중했다. 그는 프랑스를 비롯해, 영국과 독일 등 유럽 여러 나라에서의 오랜 생활로 그곳의 문화, 특히 주거와 전원 문화에서 배어나오는 여유와 넉넉함 그리고 오래된 것을 가꾸며 소중히 여기는 분위기를 보고 배웠다. 그가 가져오고 싶은 것은 외형뿐 아니라 나무와 점토, 석재와 같이 자연 친화적인 재료를 이용해 조각하고 다듬으며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든 그곳의 ‘문화’와 ‘정신’이었다.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수능리대지면적 : 429.75㎡(130평)건물규모 : 2층건축면적 : 66.11㎡(20평)연면적 : 132.33㎡(40평) 1층 66.11㎡(20평), 2층 66.11㎡(20평)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8m공법 : 기초 - 줄기초, 매트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구조재 : 벽 - SPF 구조목( J grade 등급) 지붕 - Hem-Fir 구조목지붕재 : 테릴 점토기와단열재 : 크나우프 에코배트외벽마감재 : 스터코 플렉스 창호재 : 이태리 알파칸 창호내벽재 : 캐나다산 OSB 합판, 보랄 석고보드 바닥재 : 원목마루설계 및 시공 : 헤렌하우스 건축디자인 010-9585-0308 ▲ 잔디마당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을 연출하는 주택▲ 2층은 부부만을 위한 공간으로 방과 욕실, 드레스룸, 세탁실을 완비하고 앤틱 가구를 이용해 고풍스럽게 디자인했다. ▲ 1층 거실에는 단열과 기밀이 좋은 시스템 삼중창호를 시공했다.▲ ‘ㄱ’자 구조의 주방과 식당부. 식탁을 둔 부분은 필요하다면 방으로 변경할 수 있다. 사실 많은 건축주가 어려워하는 부분이 ‘조합(Combination)’이다. 벽지와 바닥재의 컬러 매치부터 가구 간 조화, 조명의 크기와 조도, 방문의 종류와 색깔 등 집짓기 현장에는 피해갈 수 없는 고민들이 가득하다. 이 집에서는 건축주의 감각이 빚어낸 조화와 균형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는 규모에 욕심을 버려 면적을 줄였고, 기능을 분리해 1층은 거실과 주방이 있는 공용공간, 2층은 부부만을 위한 스위트룸으로 디자인했다. 1층은 아파트의 편리함을 담은 공용공간이다. 거실은 남쪽으로 창을 내되 마당과 소통하며 가족의 이야기를 잘 담을 수 있도록 코너창을 냈다. 창호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PVC프레임 3중창을 썼는데, 안팎으로 나무결 무늬가 새겨진 디자인이 집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다. 은은한 옐로우 톤 벽지와 산뜻한 조명, 우아하지만 과하지 않은 샹들리에까지 모든 가구와 소품은 건축주가 발품을 팔아 수도권 전역을 돌아다니며 직접 고른 것들이다. ▲ 가구와 바닥재 모두 최고급 앤틱과 원목을 사용했으며 조명과 커튼도 건축주가 오랜기간 발품을 팔아 고른 것들로 꾸며졌다. 2층은 대개 1층의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지리라 예상하지만, 이 집은 계단에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반전이 시작된다. 130년 역사를 지닌 미국의 LJ Smith社 제품으로 시공한 계단부터 격이 다르다. 2층은 따뜻한 분위기의 벽지와 몰딩으로 스위트룸 같은 분위기로 연출했다. 방과 욕실, 발코니 각 공간은 우아하게 마감된 복도로 연결되고, 각 공간의 마감재와 조명, 단차를 달리해 공간을 넘나드는 즐거움을 더한다. 곳곳에 설치된 디자인 조명과 앤틱 손잡이는 집의 완성도를 한껏 끌어올린다. 발코니 디테일과 단조도 도안을 직접 찾아내 주문제작한 것이고, 가구 또한 이탈리아에서 공수한 앤틱이다.인테리어만 그런 것이 아니라, 공사 전 과정에서 건축주의 꼼꼼함은 두각을 드러냈다. 블로그 ‘동화독일(http://blog.naver.com/potcover)’의 작가로도 활동하며 주거 전반에 대해 짬짬이 학습한 것들이 온전히 그의 자산이 되었다. 목조주택 디자인에서부터 단열과 방수처리, 공기층 등 목조주택의 성능에 관한 사항들을 놓치지 않았고, 이는 현장 빌더들에게 칭찬을 들을 정도였다. 아니나 다를까 미끄러질까 염려되는 곳은 까슬까슬한 화강석이 시공되어 있고, 목재와 석재가 닿는 부분에 연석을 두는 꼼꼼함도 보인다. 물이 닿는 부분에도 방수처리를 철저히 한 뒤 고급 타일로 마감했다. INTERIOR SOURCES벽지 : 수입벽지(프랑스산)페인트 : 아우로(독일산)몰딩 : 예가주방 벽면 마감재 : 대리석 타일욕실 타일 : 수입타일(스페인산, 이태리산)수전 등 욕실기기 : 콜러, 아메리칸 스탠다드조명 : 수입조명바닥재 : 프라두, 화이트 오크주방기기 : 한샘(이태리산)현관문 자체 제작방문 : 예다지, 도어락(호페, 독일산)데크재 : 방부목계단재 : LJ 스미스(미국산, www.ljsmith.net)◀ 세탁실은 꼼꼼히 방수처리하고, 물이 닿지 않는 부분은 프랑스 수입 벽지로 마무리했다. ▶ 앤틱숍에서 발견한 가구와 조명. 불을 끄고 켜는 스위치가 독특하다. ▲ 디딤석으로 진입로를 설치해 동화 속으로 입장하는 느낌을 준다. 이 집에 사용한 모든 재료들은 패키지로 묶어 나오는 한 회사 제품이 아니라 건축주가 하나하나 고른 것들로 조합한 것이다. 같은 컬러라도 명도와 채도의 차이가 미묘해 모았을 때의 어울림을 가늠하기 쉽지 않은데 “재료와 소품을 찾아내고 분위기에 맞게 현장에서 조합하는 일이 정말 즐거웠다”며 웃는 걸 보니 ‘능력자’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건축주다. 풍경에서부터 인테리어, 소품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 부모님의 노후를 생각한 집. 직접 지은 아들의 마음이 사는 이에게는 매순간 배려로 와 닿을 것이다. 이제 건축주는 자신의 안목과 실력을 믿어주는 이들의 진심 어린 응원을 등에 업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영종도에 지을 그의 두 번째 주택은 우리에게 또 어떤 감각을 선사할까? 오늘도 자재회사와 빌더들을 찾아 즐거운 발걸음을 옮길 그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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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5
담장을 통해 더욱 풍성해진 마당과 집
주택들이 촘촘히 들어선 택지지구에서 담장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건축 요소이자, 주택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마지막 한 수다. 거주자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면서, 지나는 이들에게는 흥미를 유발하는 원동력이 되는 담장. 그로 인해 행복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는 주택을 만났다. 취재 임수진 사진 변종석 ▲ 대지가 단지의 초입, 코너에 위치한 탓에 담장을 세워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동시에 마당의 활용도를 극대화 하였다. ▲ 측면에서 바라본 모습. 직선이 강조된 건물의 매스가 돋보인다. ▲ 건물 내 모든 공간의 한 면은 마당을 향해 열려 있다. 주차장 역시 안마당과 뒷마당, 도로를 향해 오픈되는 구조다. 인천 한화지구의 단지 초입, 라임스톤과 금속패널로 깔끔하게 마감된 ㄱ자 집이 들어섰다. 이 집의 이름은 ‘총명한 지혜와 두터운 인망으로 이곳에서의 삶이 행복이어라’는 의미의 ‘세봉’. 대지를 따라 앞마당을 둘러싼 아이보리 톤의 담장이 주택의 견고함을 한층 강조한다. 많은 이들이 오고가는 길목에 자리한 만큼 프라이버시 보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건축가에게는 중요한 숙제였다. 지나치게 오픈된 공간이 야기하는 생활의 불편함에 대한 고민과, 적절한 닫힘과 열림이 조화를 이루도록 해법을 제시해야 했다. 또한 마당에 대한 건축주의 높은 기대치도 염두에 두어야 했다. 가족이 함께 공유하고 즐길 수 있는 지극히 사적인 공간으로서,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거리낌 없이 생활할 수 있는 마당을 바랐기 때문이다. 결국, 단순히 건물의 이미지보다는 ‘마당을 어떻게 계획할 것인가’가 초기 설계의 가장 중요한 방향이 되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인천시 남동구 대지면적 : 343.10㎡(103.78평) 건물규모 : 지상 3층 건축면적 : 162.88㎡(49.27평) 연면적 : 289.50㎡(87.57평) 건폐율 : 47.47% 용적률 : 84.37%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10.22m 공법 : RC조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지붕재 : 금속패널 단열재 : 가등급 비드법 보온판 외벽마감재 : 라임스톤, 금속패널 창호재 : 이건시스템창호 설계 : 유한건축 유하우스 1544-9801 www.u-haus.co.kr 하얀 라임스톤의 매스로부터 길게 이어진 담벼락을 따라가다 보면 선명하게 눈길을 끄는 대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제일 처음 가벽을 만나게 되는데, 진입과 동시에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장면을 한번 걸러주는 동시에 그림 등을 걸 수 있는 아트월의 역할도 담당한다. 둘러쳐진 담장은 편평한 잔디밭에 멋들어진 수형의 소나무로 수놓아진 마당을 온전히 품고 있다. 아래층의 거실과 주방, 식당을 비롯해 2층에 위치한 각 침실이 모두 마당을 향한다. 이로써 내부의 모든 행위와 움직임은 마당과 연결되어 일어나게 된다. 거실 앞쪽으로는 널찍한 데크를 마련하여 실용적인 휴게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 대문에서 바라본 마당. 디딤석을 따라 현관으로 다가가면 아름드리 소나무 두 그루가 그늘을 드리운다. ▶거실 앞 데크에는 야외용 소파 테이블을 두었다. ▲ 거실에서도 마당이 훤히 내다보여 시선의 머무는 범위가 일반 주택들보다 훨씬 넓다. 담장은 구획의 의미인 동시에 확장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PLAN – 1F / PLAN – 2F ▲ 주방과 거실 간 통로는 필요에 따라 투명 통유리창으로 구획하여 전체적인 소통의 의미를 이어간다. ◀ 3층으로 연결되는 계단실은 천장을 기하학적으로 디자인하여 전체적인 인테리어의 완성도를 높였다. ▶ 2층 자녀방으로 연결되는 통로에는 벽을 가득 메운 책장을 짜넣었다. 실내에서 바라보는 구획된 마당공간은 예상과 달리 내부에서의 시야를 더욱 확장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흔히 외부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창마다 블라인드를 내린 다른 집들과 달리, 이 집 거실과 주방의 전면창은 아무런 제약 없이 벽면을 꽉 채우는 스케일을 자랑한다. 기대 이상의 넉넉함과 안정감은 모두 높은 담장 덕분이다. 실내는 안주인의 감각이 빛을 발한다. 공용공간은 외부의 라임스톤 컬러와 베이스 톤을 맞추고 고전미가 물씬 풍기는 미술작품들과 모던한 가구들로 연출했다. 각 공간이 모두 연결되어 있지만 통유리문으로 구획을 나눈 것 또한 눈여겨 볼 만하다. 2층은 자녀들을 위한 공간과 복도 등 세심하게 신경 쓴 부분들이 엿보인다. 가족실을 비롯한 모든 방향에서 마당이 내려다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마루 바닥재를 사용해 안정감을 더했다. 3층에 마련된 스파룸은 가족들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이다. 건물의 사선제한을 최대한 활용해 계절에 무관하게 온가족이 모여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소통공간을 완성하였다. ◀ 1층에 마련된 손님방. 안주인의 미적 감각이 돋보인다. ▶ 3층에 자리한 가족 스파룸은 세봉만의 색다른 공간이다. SECTION ▲ 2층 가족실. 마당으로 향하는 코너창은 물론, 자칫 어두워질 수 있는 복도 끝에 유리문을 내어 채광을 확보하였다.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 천연페인트 바닥재 : 구정마루, 복합대리석(델리카토) 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입타일 주방 가구 : 리첸 계단재 : 자작나무 포인트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가 바로 ‘마당’이다. 계절마다 꽃과 열매가 가득한 화단과 텃밭,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푸른 잔디밭을 꿈꾸며 주택으로 이사 온 건축주에게 만족을 선사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설계는 시작된다. 특히 세봉의 마당은 아이들의 놀이터인 동시에 어른의 공간이기도 하다. 높은 담장 안에서는 더 이상 타인의 눈치를 보거나 체면을 차리지 않아도 된다. 아이들의 부모로, 때로는 공간을 누리는 가족의 일원으로서 마당을 공유한다. 담장이라는 물리적인 요소가 심리적인 한계를 허물어준 것이다. 마당에서의 생활이 늘어가면서 가족들이 함께하는 시간도 눈에 띄게 길어지고, 각자의 공간에 있는 시간조차 마당을 구심점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하는 집. 궁극적으로 주택과 공간이 가족의 삶을 바꿔나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유한건축 U-HAUS 정승이 건축사를 대표로 교하, 판교, 청라 등 택지지구 내 주택설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야기가 있는 건축, 도시와 건축물과의 상호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건축물을 지향한다. 대표작으로는 희영재, Water House, 로에샤마임, Cubic House 등이 있으며 저서이자 주거브랜드인 ‘U-HAUS’와 ‘스토리가 있는 상가주택’을 통해 저력 있는 건축관을 드러내고 있다. 1544-9801 www.u-haus.co.kr※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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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9
네 가지 특별한 매력이 있는 펜션, SCENIC 94
동쪽으로는 태평양과 맞닿은 코발트색 동해 바다가, 서쪽으로는 500년 터줏대감 거송(巨松)이 둘러싸고 있는 이곳은 동해가 내려다보이는 강릉 영진항 해변가 펜션 ‘SCENIC(시닉)94’이다.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이제 펜션은 숙박이라는 한정된 역할을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펜션, 화려한 부띠끄 펜션, 예술가가 디자인한 펜션 등 건물에 색다른 ‘가치’를 더해 여행객을 유혹한다. 강릉에서 발견한 SCENIC(시닉)94 또한 건축주의 앞선 마인드와 건축가의 어휘가 어우러져 색다른 향기를 내는 이색 펜션이다. 건축주 박미영, 민병철 씨는 펜션이 단순히 머물고만 가는 숙박시설에서 탈피해 문화와 예술을 적극적으로 접목한다면, 이전에는 경험할 수 없던 새로운 감각을 선사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오랜 논의 끝에 특별한 건축과 미술, 그리고 다양한 활동을 담는 공간이라는 커다란 그릇을 만들기로 결정하고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자연을 해치는 건축물이 아닌,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는 건물을 만들고 싶었던 부부다. 그렇게 하나씩 고민해가며 완성한 이 펜션에는 네 가지 특별한 매력이 숨어 있다. ▲ 500년 된 소나무를 살리기 위해 두 동으로 분절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시닉94▲ 삼각형의 땅을 잘 활용해 수영장과 사이 마당을 만들고 각종 이벤트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 첫 번째 특별함은 건물이 지어지기 전부터 있던 소나무 세 그루다. 정동향을 바라보며 굳건한 뿌리를 내리고 500년이 넘게 자리를 지켜온 소나무와 함께 하는 풍경은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의 자연’이다. 펜션의 이름 또한 땅에서 받은 느낌을 살려 SCENIC(시닉)이라 지었다. 외국 어느 도로 옆 표지판에 쓰여 있는 ‘Scenic Drive(시닉 드라이브, 경치가 좋은 도로)’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땅에서 얻은 아이디어다. 하지만 대지의 모양이 삼각형인데다가, 동해의 장관인 일출을 보기 위해 동쪽으로 건물을 두자면 반드시 소나무를 가릴 수밖에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결한 아이디어는 바로 설계를 맡은 최이선 건축가로부터 나왔다. 건축가는 이러한 조건에서 세 그루의 소나무를 중심에 두고 건물을 둘로 분절시켰다. 뿌리가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지질검사까지 했을 정도로 나무와 풍경을 고려해 배치했다. 1층의 갤러리 겸 커피숍 Scenography(시노그래피)의 문을 모두 열면 건물과 나무 사이의 경계는 무의미해지고, 언제든 들어가 쉴 수 있는 커다란 나무 그늘 밑 여유로운 공간이 펼쳐진다. 건물 사이 마당은 수영장으로 또 하나의 이벤트를 만들어내는 그릇이 되었으며, 곳곳에서 보이는 풍경은 프레임 속의 프레임으로 중첩되어 방문객에게 건축가가 의도한 공간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는 창이 되어준다. 공간을 경험하고 풍경을 관찰하며 미리 계산한 건축적 장치들을 느끼도록 건물 전체가 디자인되어 있다. 건축을 접목한 펜션, 그것이 이 펜션의 두 번째 특별함이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홍질목길 55-15 대지면적 : 838.0㎡(253.50평)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4층 건축면적 : 166.88㎡(50.48평) 연면적 : 489.38㎡(148.04평) 건폐율 : 19.91% 용적률 : 51.69% 주차대수 : 8대 최고높이 : 13.5m 공법 : 철근콘크리트조, 기초 - 독립기초 + 매트기초 / 지상 - 라멘조 + 벽식구조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지붕재 : 알루징크 0.7t (쿨그레이) 단열재 : EPS(벽 - THK90㎜, 천장 – THK145㎜) 외벽마감재 : 드라이비트, 알루징크 0.7t 창호재 : LG시스템창호(24㎜로이복층유리) 설계 : 건축사사무소 예인 033-646-6505 http://blog.naver.com/yein6507시공 : 박미영, 민병철(직영) 010-5296-8739 인테리어 : 박병운 010-8393-7333 ◀ 거대한 소나무 세 그루는 한 폭의 그림으로 건물 어디에서나 시야에 들어오는 시닉94의 명물이다. ▶ 곳곳에서 보이는 풍경이 벽과 창문이라는 프레임을 거쳐 색다른 느낌을 주는 또 하나의 그림이 된다.▲ 카페 시노그래피는 각종 전시와 문화공연 예술 활동이 펼쳐지는 플랫폼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 모든 객실은 동쪽이 유리벽으로 되어 있어 푸른 동해바다의 아름다운 일출을 실내에서 감상할 수 있다. 그릇은 무엇을 담느냐에 따라 그 쓰임새와 가치가 달라진다. 건축주가 이곳에 담고 싶었던 세 번째 특별함은 펜션 이곳저곳에서 감상할 수 있는 ‘예술 작품’과 ‘에너지 넘치는 공연’이다.각 실마다 개성 있게 걸린 작품은 건축주가 차곡차곡 수집한 것으로, 실내의 하얀 벽과 어우러져 객실 전체가 갤러리 같은 느낌을 준다. 또 하나의 그림은 건축이 만들어낸 액자다. 동쪽을 향해 바다 풍경을 담은 큰 창이 중심이 되어 모든 창문과 구조는 실내에서 감상할 수 있는 그림이 되어준다. 특히 건물 뒤편을 휘감은 커다란 소나무를 담아낸 창에서 보는 풍경은 가히 한 폭의 그림이라 할 만하다. 더불어 1층의 카페는 예술 작품이 전시되는 갤러리로 사용한다. 방문객은 쉬면서 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지역의 예술가들은 전시할 공간을 얻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다. 한국미술인협회 강릉지부에서 이 일에 팔을 걷어붙이고 도움을 주겠노라 약속했다. 박건영 지부장은 ‘작가들은 전시를 하려면 사비를 들여야 하는데, 이곳 SCENIC 94에서 장소를 무료로 대관해주니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일’이라고 화답했다. 작가 선정부터 기획과 전시 일정까지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지원하겠다는 약조도 했다. 그 첫 번째 결과물로 지난 8월 15일부터 강릉 기반의 여류작가 장세비 씨의 작품이 갤러리와 각 실에서 전시 중이다. 앞으로는 널찍한 마당을 문화예술 공연의 장으로 내주어 뮤직 페스티벌과 공연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하니 그야말로 문화와 함께 하는 ‘펜션에서의 하룻밤’이다. ▲ 천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기분 좋은 아침을 선사한다. ▲ 1층 객실은 수영장과 잔디가 깔려있는 마당을 아늑한 안마당으로 가지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페인트 바닥재 폴리싱타일, 강화마루, 낙엽송바닥재(카페 1층) 욕실 및 주방 타일 자기질타일 주방 가구 에넥스 조명 LED조명 현관문 방화도어 계단재 Steel위 미송집성 깔기 화장실 천장재 – 편백 데크재 미송데크 ◀ 객실은 불필요한 집기와 치장을 최소화하고, 깔끔하고 단정하게 실내를 구성해 갤러리 펜션의 면모를 풍긴다. ▶ 복층에서 내려다본 드라마틱한 풍경 각 객실에는 스파와 편안한 침구 등 힐링을 위한 요소들이 배치되어 있다.▲ 여행객을 위해 간결한 가구와 소품들로 구성된 펜션 내부 ▲ 전면 창으로 동해바다의 풍경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도록 배치한 두 동의 펜션 시닉94 ‘땅과 자연’에서부터 시작한 이 아이디어가 ‘건축’으로 틀이 잡히고, 그 안에 ‘문화예술’을 넣어 완성되었다면, 그 마지막 특별함은 이곳을 찾을 ‘사람’이다. 아무리 멋진 그릇을 만들어놓아도 사용자가 그 가치를 알아주지 않거나 불편해한다면 그야말로 허사이기에 이곳을 찾는 방문자들이 만들어갈 쉼과 여유, 그리고 즐거움이 이 펜션의 가장 중요한 특별함일 것이다. 일상에서 탈출해 자연의 품으로 안기는 여행객에게 바다와 달빛, 솔바람이 부는 펜션에서의 휴식은 생각만으로도 설레는 일이다. 편안함과 휴식이라는 본질을 잃지 않되, 건축과 문화를 통해 색다른 힐링을 선사하는 펜션, 이것이 SCENIC94다. 펜션 SCENIC94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홍질목길 55-15 www.scenic94pension.kr 010-5296-8739건축가 최이선 SCENIC94의 설계를 맡은 최이선 건축가는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원을 졸업하고 강릉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강릉 교동주택, 삼척 세무서청사 등을 설계했다. 현재 <건축사사무소 예인>의 대표로 왕성히 활동하고 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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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9
충주 GOGO HOUSE
입주한 지 3주밖에 안 된 집에 초대를 받았다. 독자 이강휘 씨가 설계부터 준공까지 1년에 걸쳐 지은 집. 큰 집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설계ㆍ시공자들과 즐겁게 소통하며 지은 고고하우스는 이제 그의 가족뿐 아니라 주변 사람 모두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다. 행복한 집짓기의 경험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었다는 그를 통해, 오랜만에 집의 진정성을 마주했다. 취재 이세정 사진 변종석 ▲ 한창 뛰어놀 나이의 4살 아이와 함께 한 부부. 주택으로 이사하고 나선 꼭 필요한 것들만으로 심플하게 살고자 마음 먹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충청북도 충주시 대지면적 : 360㎡(108.9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71.67㎡(20.68평) 연면적 : 96.78㎡(29.88평) 건폐율 : 19.91% 용적률 : 26.88%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7.85m 공법 : 기초- 철근콘크리트, 지상- 경량목구조 구조재 : 벽 - 2×6 목구조, 지붕 - 2×10 목구조, PLS 지붕재 : 컬러강판 단열재 : 벽 - 그라스울 R19, 지붕 - 그라스울 R30 외벽마감재 : 스터코플렉스, 고벽돌, 루나우드 창호재 : 융기 베카드리움 내벽마감재 : 벽지 바닥재 : KCC 강마루 설계 : 종합건축사사무소 도펠하우스 황영환 02-3144-8166 www.doppelhaus.co.kr설계담당 : 황경호 시공 : 건축주 직영 총 공사비 : 1억3천만원 ▲ 거실과 주방 매스는 정남향으로 약간 비틀어 뒷마당을 안는 형국이다. 최근 지방 소도시 아파트 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런 흐름은 오히려 아파트 대신 도심형 전원주택을 택하려는 젊은 층의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아파트 분양가면 땅을 사고 집을 짓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으니, 아이가 있는 가족에겐 주택의 꿈을 현실화할 수 있는 시장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본지의 독자 이강휘 씨도 같은 생각을 했다. “가족 모두가 캠핑 같은 야외 활동을 너무 좋아해요. 또, 아이가 점점 커 가면서 하루빨리 아파트 생활을 벗어나고 싶었어요. 집을 짓는다는 것이 처음에는 먼 이야기 같고 두렵기도 했는데, 막상 도전해 보니 터널을 하나씩 통과하는 성취감이 또 있더라고요.” ▲ 주변에 하나둘씩 집이 들어서고 있는 충주 전원주택지. 그 안에 강휘 씨 집은 군더더기 없는 젊은 감각으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 1층은 현관부를 중심으로 우측은 안방, 좌측은 주방과 거실의 오픈 공간으로 배치했다. ▶ 건축주가 직접 디자인해 만든 싱크대에 테이블 의자 세트 INTERIOR SOURCES 벽지: LG하우시스 Z:IN 몰딩: 영림몰딩 주방 벽면 마감재: LG하우시스 벽지, 동서산업 타일 욕실 타일: 세종요업, 이화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대림통상, VOVO 조명: 필립스, 조명나라, 비츠조명 바닥재: KCC강마루 주방기기: 건축주 직접 제작 현관문: 코렐 원목플레이트 도어 방문: 영림 ABS도어 데크재: 방부목 계단재: 애쉬 집성목충주 시내에서 차로 5분 거리, 도심 풍경이 산과 녹지로 바뀌는 경계에 이강휘 씨의 집이 있다. 80세대가 넘는 대규모 주택 단지는 남은 토목 공사로 분주한데, 그의 집은 벌써 준공에 입주까지 마치고 나 홀로 유유자적하다. 강휘 씨는 땅을 먼저 마련하고 나서, 설계에만 꼬박 6개월의 시간을 쏟았다. 인터넷에서 수집한 정보들을 취합·선별하고, 직접 캐드를 만지며 집을 그려 나갔다. 아내와 의견을 조율하며 틈틈이 수정한 도면은 건축가를 만나 구체화되었다. 설계를 맡은 황영환 건축가는 손에 잡히지 않는 이미지들에 대해 각각의 장단점들을 설명하고, 강휘 씨 가족이 정말 원하는 집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젊은 사람은 비싼 옷을 입어서 멋진 것이 아니라, 젊음 그 자체의 풋풋함이 좋은 것이죠. 강휘 씨네 집 역시 잔 장식들을 배제하고, 생김새 자체로 멋지고 개성 있는 집을 짓고 싶었어요. 집의 우선적 가치는 ‘집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보다는 그 안에서 얼마나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는가’라는 진정성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건축가의 말대로 집은 30대 초반 부부의 스몰하우스를 콘셉트로 설계되었다. 109평 부지에 건물은 29평 연면적으로 세우고, 마당은 쓸모없는 땅이 없도록 공간마다 주제를 담았다. 집은 도로 전면을 향해 긴 축으로 이어지는데 군더더기 없는 매스는 덩어리의 비례와 배열만으로 안정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특히 거실과 주방부 매스를 정남향으로 약간 틀어 뒷마당을 감싸 안는 형태를 취했다. 덕분에 더욱 아늑하게 조성된 뒷마당은 필로티와 그늘이 있는 데크를 두고, 측면에 아이를 위한 모래놀이터를 마련했다. 집은 친환경성과 단열성을 고려해 경량목구조 방식으로 시공되었다. 외부는 벽돌과 스터코플렉스를 조합해 마감하고, 필로티 하부는 루나우드로 시공해 목재의 따뜻한 이미지를 더했다. 전체적인 건축의 외부 이미지는 실내에 그대로 들여왔다. 시각적인 흐름이 끊어지지 않도록 1층부터 2층까지 자연스러운 선이 이어지고, 거실과 주방을 오픈시켜 열린 동선으로 만들었다. 창은 각각의 공간에서 내다보이는 뷰를 신중히 생각해 배치하고, 크기나 개폐 방식 역시 공간 특성에 따라 달리 했다. 설계 단계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기에 실제 공사는 큰 무리 없이 진행되었다. ◀ 10월에 태어날 딸아이를 위해 사랑스러운 색으로 마감한 방 ▶ 2층 서재는 추후 자녀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 2층에서 내려다 본 거실 모습. 바닥 면적은 20평이지만 거실과 주방을 오픈하고 적절한 창을 배치해 훨씬 개방감이 있다. “단독주택 중에서도 특히 목조주택은 빌더의 역량에 많이 기대야 하는 집이에요. 설계자 입장에서 정석을 지켜 시공하려는 분을 찾아 인터뷰와 답사를 다니고, 그렇게 결정한 빌더에게 삼고초려해 현장을 맡겼지요.” 덕분에 강휘 씨는 현장이 진행되는 동안, 새집에 들여놓을 가구 제작에 집중할 수 있었다. 원목으로 거실장과 싱크대를 만들고 군더더기 없는 인테리어를 위해 많은 짐을 버렸다. 꼭 필요한 것들로 단출하게 꾸민 집은 가족의 생활 자체를 심플하게 바꾸고 있다. 강휘 씨는 집 짓는 모든 과정에 ‘선택과 집중’이 가장 절실하고 중요한 문제였다고 말한다. ▲ 집의 뒷마당은 전면과는 또 다른 표정이다. 필로티 아래 그늘과 낮은 데크, 앞으로 작은 텃밭이 있는 안락한 공간이다. 마당이 있는 집은 가족에게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선물했다. 새집으로 이사 오고 나서, 아이는 아파트 근처만 가도 ‘우리 땅으로 가자’고 조르고, 부부는 마당 있는 집에서 해보고 싶던 일들을 하나둘 실천하고 있다. 캠핑장을 찾지 않아도 집은 휴식처로, 놀이터로 매일매일 변화하고 있다. 건축은 공학이 아니라 인문학일 수 있다. 최고로 행복하려고 집을 지으면서 그 과정이 불행하다면 정말 슬픈 일일 것이다. 강휘 씨는 어쩌면 평생 한 번 밖에 없을지 모를 내 집 짓기의 순간을 최고로 즐기며 보냈다. 그리고 그 기쁨을 온전히 누리며 살고 있다. 건축주 이강휘 씨가 전하는 집짓기 후기 “로또 맞아야 집 짓는 줄 알았어요” “아빠 여기 어디야?” “응, 우리가 여기다 집을 지을 거야!” 이렇게 마당이 있는 집짓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30대의 평범한 가장인 나는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은 복권에라도 당첨되어야 가질 수 있는 것이라며 그 꿈을 저만치 멀리서 보고만 있었다. 아파트에 살던 지난여름, 네 살배기 아들은 그 자유로움을 주체하지 못하고 7층 마룻바닥을 쿵쾅 거리며 뛰어 다녔다. 나는 그날도 언성을 높이며 “한결아, 그만 뛰어” 하고 아이를 다그쳤다. 이내 돌아서서 후회를 했지만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그날부터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이 뭔지 알게 되었고 아내와 상의한 후 지금 살고 있는 땅을 만나게 되었다. 막상 결의에 차서 일은 저질렀지만 너무 막막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건축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계가 무엇인지, 허가가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르던 나에겐 집짓기가 마냥 두려움으로만 다가왔다. 특히 전 재산을 걸고 우리 가족의 행복을 지켜야 하는 가장으로서 누구를 만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고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너무나도 어려웠다. 그러다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건축사를 만나게 되었고 그때부터 천천히 터널을 통과하기 시작했다. 그는 나에게 왜 단독주택에 살려고 하느냐고 물었고 나는 우리 가족이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그때부터 조금씩 답을 찾아 갔다. 집은 돈을 주고 사는 것이 아니라 즐겁게 사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평당 얼마짜리 집에 사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건축사와 우리 집에 대한 이야기를 밤새 나누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거실에서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마당에서는 무엇을 할지, 함께 그림을 그리며 수정하기를 6개월여 지났을 무렵, 드디어 언 땅이 녹은 올해 3월 우리는 첫 삽을 뜨게 되었다. 수많은 결정과 선택에도 나는 자신이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사랑하는 가족과 나를 아낌없이 도와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셨기 때문이다. 집짓기는 머리가 아니고 몸으로, 마음으로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관련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선택하고 결정하는 행위에는 손익의 계산보다는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이야기 할 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내가 바라는 그림을 그려주는 것이라 믿는다. 이사를 한 이후 우리 가족은 주택에 가면 해봐야지 했던 것들을 하나씩 실천에 옮기고 있다. 작고 소소한 것들이지만 이들이 가져다 주는 행복은 내가 생각하던 그 이상이다. 거실에서 마음껏 뛰어 놀고 마당에서 흙을 묻혀서 들어오는 아이를 보면서 나는 이러한 꿈을 꾸는 다른 이에게 전하고 싶다. “꿈이 있다면 실천해 보세요. 마음을 열고 이야기하면 누군가가 분명히 그에 응답해 줄 겁니다. 그리고 즐기세요. 즐기는 사람에게는 못 이기는 법이지요.” 우리 가족에게 큰 행복을 선물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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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3
자연을 벗 삼아 살다, 민오헌
세월이 지나도 늘 변함없이 곁을 지키는 자연. 그 안에 고즈넉이 자리 잡은 주택은 시간의 흐름을 욕심 없이 담아낸다. 취재 조고은 사진 변종석▲ 집의 전면이 아닌 측면에 있는 현관문. 마당의 산책로를 따라 진입한다. ▲ 단순한 매스에 강판으로 포인트를 준 주택의 전면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 대지면적 : 863㎡(261.06평) 건물규모 : 지하층, 지상 1층 건축면적 : 159.84㎡(48.35평) 연면적 : 184.5㎡(55.81평) 지하층 - 24.66㎡(7.46평), 1층 – 159.84㎡(48.35평) 건폐율 : 18.52% 용적률 : 18.52%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6.2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조, 지상 – 철근콘크리트조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지붕재 : 제물치장방수 + 우레탄도막방수, 아스팔트싱글 단열재 : 외단열 - 비드법보호판, 내단열 – 열반사단열재 외벽마감재 : 드라이비트, 적삼목사이딩, 내후성강판 창호재 : LG 알루미늄 시스템창호 설계 및 시공 : ㈜티트리건축사사무소 031-769-1541 ◀ 깔끔하게 정돈된 손님용 화장실 ▶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을 잇는 복도. 양쪽 벽면에 창을 내어 마치 자연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다. ▲ 주방에서 바라본 거실모던한 외관의 아담한 단층집은 마을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다. 은퇴 후 자연에서의 삶을 그려왔던 건축주는 지난 2006년 이 마을에서 가장 처음으로 집을 지었다. 일을 그만두기 전까지는 주말주택으로 삼을 요량이었다. 집을 단층으로 지어 보일러실 겸 창고는 지하에 두고, 실거주 공간인 1층을 최소한의 공간으로 구성한 것도 그 때문이다. 집을 지은 후, 건축주 부부는 각자의 성을 따서 ‘민오헌’이라 이름 붙였다. 8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주말주택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건축주는 조만간 2층으로 증축해 살림을 아주 옮겨올 계획도 품고 있다. ▲ 크게 낸 창으로 늘 환하게 빛이 들어오는 거실. 초록의 기운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대문을 통과한 후 마당의 야트막한 산책로를 돌아 걸어가면 집의 측면에 있는 현관으로 이어진다. 복잡한 바깥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안식처로 걸어 들어간다는 느낌을 받고 싶었다는 건축주의 의견을 반영한 동선이다. 대문과 현관의 거리를 최대한 짧게 두는 동선의 효율성을 포기한 대신, 마당을 거니는 동안 마음은 한결 편안하고 가벼워진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건 창 너머 중정(中庭)이다. 건물의 매스를 두 개로 나누어 그 사이에 중정을 배치하고 거실, 복도 벽면에 크게 창을 낸 덕분에 실내에서도 늘 자연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양옆으로 펼쳐진 복도를 따라 왼쪽에는 거실 겸 주방이, 오른쪽에는 침실과 서재가 자리한다. 현관을 중심으로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이 자연스럽게 둘로 나누어지는 배치다. 남향으로 놓여 볕이 잘 드는 거실은 늘 환할 뿐만 아니라 주변을 둘러싼 산의 풍광을 집 안 가득 들인다. 침실은 이른 아침 햇살에 기분 좋게 눈뜰 수 있도록 동향으로 배치했다. 이곳 벽장에는 창호지 문을 달아 정갈하면서도 동양적인 느낌을 주었고, 창가의 커다란 욕조와 사우나 시설을 둔 욕실은 건축주 부부에게 온전한 휴식 공간이 되어준다. 다다미방을 연상케 하는 서재는 평면상 가장 안쪽에 있다. 이곳에서 부부는 조용히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시며 사색의 시간을 보낸다. ◀ 다다미방을 떠올리게 하는 서재 ▶ 복도를 따라 낸 창으로 중정의 풍경이 그림처럼 들어온다. ▲ 정갈한 느낌의 침실. 창호지 문을 열면 숨어 있던 TV장이 나온다.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 락카 도장 바닥재 : 구정 온돌마루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대림 현관문 : 성우스타게이트 방문 : 무늬목 위 도장▲ 침실에 딸린 욕실에서도 자연을 즐기며 기분 좋은 휴식을 누릴 수 있다. 집을 짓고 8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변한 것은 어느새 마을을 가득 채운 이웃들만이 아니다. 주택의 주차장은 처음엔 자연스러운 경사로였으나, 건축주의 지인이 미끄러져 넘어질 뻔한 후에 단을 두어 평평하게 만들었다. 또, 페치카의 연도를 따라 돌출된 외벽 위에 내후성 강판으로 포인트를 준 것은 집을 짓고 4년 후 새로 시공한 것이다. 처음에는 모던한 디자인을 원해 외관 전체를 드라이비트로 도장하여 마감하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밋밋한 느낌이 들어 전체적인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외관을 바꿔나갔다. 세월에 따라 주인과 함께 늙어가고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집. 이는 단순히 내버려두는 게 아니라 때에 따라 필요한 것을 보충해주고 다듬어나간다는 의미일 것이다. 매일 머무는 집이 아님에도, 민오헌이 주변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오롯이 건축주의 공이다. 곧 이곳에서 평안한 노후를 맞이할 건축주는 늘 해오던 것처럼 칠이 벗겨진 곳을 손보고 햇볕이 너무 강하게 드는 곳엔 차양을 치느라 분주할 것이다. 매일 아침 한가로이 마당을 산책하고, 저녁엔 2층 창가에 앉아 붉게 노을 진 풍경을 한없이 바라보고 있지 않을까. 정성으로 가꾼 정원에도 꼭 지금처럼, 해마다 다른 꽃과 풀이 또 새로이 피어나리라 믿는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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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0
가족의 이야기로 가득 채운 곳, 재미있는 집
조용한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심상치 않은 외관의 집 한 채와 마주하게 된다. 집을 짓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온 건축주와 그의 바람을 재미있는 요소들로 풀어낸 건축가가 만나 완성한 집이다. 취재 김연정 사진 황효철 ▲ 주택의 정면은 또 하나의 집을 품은 듯한 모습이다. ◀ 계단을 중심으로 공간의 변화가 느껴지는 내부 ▶ 위에서 바라본 주택의 모습 창원 재미있는 집은 말 그대로 그 시작부터 재미있다. 건축주는 처음 설계를 의뢰하며 70쪽이 넘는 집짓기 관련 보고서를 만들어서 손에 들고 나타났다. 표지엔 <재미있는 집>이라고 적혀 있었고. 내지엔 대지 정보와 함께 어떤 집을 생각하는지에 대한 가족의 의견이 비교적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심지어 집 내부에 어떤 스피커를 사용하는지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쑥스러운 표정으로 이제 막 배우면서 그린 것이라며 스케치업으로 작업한 삼차원 이미지의 가설계안도 보여주었다. 꽤 명성 있는 전기과학자인 건축주는 1층을 자신의 실험실과 겸해 밴드 연주자인 아들과 함께 기타를 연습하고 공연하는 장소로 사용하길 원했고, 주거공간은 2층으로 올리면서 다락과 옥상 데크의 위치까지 지정했다. 욕실을 제외한 모든 공간은 닫히지 않는 오픈 공간으로 실험실 겸 연습실의 천장 높이는 4.5m 이상이 되어야 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남 창원시 지역지구 : 제1종 전용주거지역 대지면적 : 275.3㎡(83.2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 다락 건축면적 : 129.18㎡(39평) 연면적 : 231.4㎡(70평, 다락 3평 별도) 건폐율 : 47% 용적률 : 84%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구조 + 경량목구조(지붕) 외부마감 : 점토 벽돌(고벽돌), 스터코 뿜칠 마감, 24㎜ 복층유리, 컬러강판 최고높이 : 9m 주차대수 : 지상 2대 감리 : 설계자 설계담당 : 최병용, 장근용, 노서영 시공 : 코에코 하우징 조경 : ㈜어울림 조경 설계 : UTAA 건축사사무소(김창균) 02-556-6903 www.utaa.co.kr◀ 곳곳에 반 개구 쌓기로 벽돌을 시공해 내·외부 빛을 조절한다. ▶ 돌출된 거실로 인해 생긴 쉼터 구간은 가로 풍경을 풍부하게 해준다. ▲ 실험실 겸 연습실은 반지하 방식으로 계획하여 천장고를 충분히 확보하였다.집이 들어설 창원 사림동은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집의 최고 높이를 9m로 제한하고 있다. 천장고 4.5m가 넘는 1층에, 2층 및 다락을 더할 경우 9m를 훌쩍 넘기게 되어 모든 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우선 실험실 겸 연습실은 1.2m 아래로 내려가는 반지하 방식으로 계획하여 천장고를 확보하였고, 거실은 현관 상부에 중층으로 독립되도록 배치해서 경사 모양의 지붕으로 계획하였다. 그리고 주방과 식당은 거실에서 다시 60㎝ 올라가도록 하고 서쪽으로 안방, 욕실, 게스트룸, 다락 계단을 일렬로 배치하면서 커다란 목재 미닫이문으로 필요에 따라 열고 닫을 수 있도록 하였다. 1층 대공간을 위해 주요 구조는 철근콘크리트구조로 했으며, 지붕은 정확한 형태와 단열을 위해 목구조를 사용하였다. ▲ 플라잉 요가를 위한 해먹과 목재문, 브릿지 등 집은 재미있는 요소로 가득하다. ▲ 주방과 식당은 거실에서 다시 60㎝ 올라가도록 배치했다. ◀ 한지로 마감한 미닫이문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 박공지붕 덕분에 생긴 아늑한 다락 공간 ◀ 목재 미닫이문은 필요에 따라 열고 닫을 수 있다. ▶ 주거공간은 2층으로 올려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했다. 경사 모양의 지붕으로 외부를 향해 돌출된 거실은 골목길에서 집의 표정을 만드는 동시에 하부는 잠시 비와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쉼터 역할을 한다. 그늘 쉼터 구간은 벽돌을 반 개구 쌓기로 시공해서 가로 풍경을 풍부하게 하고 내·외부 빛을 조절하게 했다. 마당은 별도의 대문과 담장 없이 개방감을 부여하고 현관은 낮은 스크린 월로 프라이버시를 확보하였다. 집 전체는 외부에서 마당과 1층을 지나 옥상까지 계단을 따라 마치 골목길을 걸어가는 느낌으로 구성해서 이동에 따른 공간의 변화와 함께 재미를 느끼도록 하였다. 집 안 곳곳은 건축주가 직접 만든 각종 전등, 선장실, 경사 책꽂이, 플라잉 요가를 위한 해먹, 계단, 장바구니와 무거운 짐을 위한 미니 리프트, 각종 수납장, 한지문, 목재문, 브릿지, 다락, 천창과 옥상 데크까지 재미있는 요소로 가득하며 모든 구성은 시원한 공간 속에서 격의 없이 자유롭게 연결된다. 창원 재미있는 집은 건축주만의 독특한 이야기와 바람이 건축가의 공간 아이디어를 통해 실현된 집이다. 전체적인 모양새는 소박하게 유지하면서 공간 곳곳은 가족의 이야기로 가득 채우고자 하였다. 더불어 동네 안에 열림과 리듬을 부여하고 부지 주변의 다양한 장면들과 만날 수 있어 예상치 못한 풍성함을 가지게 된다. 앞으로 이웃을 배려하는 가족의 마음씨를 담아 더 행복하고 따뜻한 ‘재미있는 집’이 되길 바란다. <글_ 김창균> 건축가 김창균 서울시립대학교 건축공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2009년 UTAA건축을 개소하였다. 2011년 젊은건축가상과 2013년 농촌건축대전 본상(보성주택), 목조건축대상(UOS 휴게Hole)을 수상하였고, 현재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집짓기 바이블>과 <집_집짓기 전 꼭 알아야 할 모든 것>이 있다. 주요작품 포천 피노키오예술체험공간, 서울시립대학교 정문, 과천과학관 감각놀이터, 상상어린이공원 화장실, 보성주택, 갈라파고스주택, 사이마당집, 평상집, M_House, 팔랑개비집, 서교동 BNB사옥, 판교 블랙박스, 동대문어린이도서관 외 다수※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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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13
공간을 바꾸는 작은 집 Holiday Home in Sarzeau
언덕 위, 검은색 나무 옷을 입은 집이 서 있다. 아담하지만 내·외부로 다양한 공간 변형이 가능해 더욱 특별한 주택이다. 취재 김연정 사진 Audrey Cerdan ▲ 블랙 컬러의 외관이 나무 데크와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 배치도 / 언덕 위에 위치한 주택의 모습▲ 바퀴 달린 박스 형태의 침실은 원할 때마다 내·외부로 이동이 가능하다. HOUSE PLAN 대지위치 : Sarzeau, Golfe du Morbihan France 면적 : 69㎡(20.87평) 용도 : Holiday Home 마감재 : wood, concrete, green roof 설계 : RAUM www.raum.fr SECTION ▲ 거실에서 바라본 파티오(Patio)와 야외 데크▲ 2층 침실의 커다란 창이 풍경을 한 눈에 담는다 ▲ 화이트 컬러로 심플하게 인테리어된 내부 공간 ▲ 박스형 침실 덕분에 다양한 공간 변형이 가능하다. 프랑스 뤼스 반도(Rhuys peninsula)의 북쪽 해안. 집은 바다 위로 걸쳐 있는, 숲 속의 작은 주거지역 가장자리에 위치하고 있다. 집은 나무를 주재료로 한다. 건물의 구조뿐 아니라 외관 또한 수직의 얇은 널빤지를 세워 마감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특별한 방법으로 외부와 연결된 여러 가지 거주영역과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특히 1층에는 바퀴가 달린 박스 형태의 침실 공간을 두어 집 안팎으로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도록 했는데, 덕분에 정원과 마주한 테라스나 마당에서도 자연을 느끼며 잠을 청할 수 있다. 2층에 위치한 침실에는 외부를 향해 열린 큰 창을 설치하였다. 이러한 배려 덕분에 가족은 언제든지 특별한 풍경을 경험할 수 있다. 건축집단 RAUM 3명의 젊은 건축가로 이루어진, 프랑스에 기반을 둔 건축사무소다. 현대 공간의 문제점에 접근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경험해보고자 한다. 실험적인 설계로 차별화된 건축물을 선보이고 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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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6
위아래로 나눈 집_ FAMILY DUPLEX
집을 어떻게 아름답게 꾸밀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간들이 생활의 중심을 회사에서 집으로 돌아오게 만들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무엇보다 의지가 되는 더 많은 가족들과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루가 즐거우려면 이발을 하고, 일주일이 즐거우려면 여행을 하고, 한 달이 즐거우려면 차를 사고, 일 년이 즐거우려면 새집을 사라’는 영국 속담에 ‘평생이 즐거우려면, 가족과 함께 듀플렉스하우스를 지어라’를 추가하고 싶을 만큼,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공유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취재 김연정 사진 변종석 ◀ 2층으로 올라가는 외부 계단 아래 테이블을 두어 휴게공간을 마련했다. ▶ 주택의 배면. 살림이 많은 부모님 세대를 배려해 뒤쪽에도 발코니를 두었다. 이제 막 모습을 갖춘 이 집에는 결혼 6년 차 젊은 부부와 처가 부모님, 그리고 처남이 함께 산다. 전세 계약의 만료시점이 다가와 새 보금자리를 알아보던 중, 때마침 처가 부모님도 24년 된 노후한 주택을 처분하길 원해 함께 집을 지어 살아보자고 마음을 맞췄다. 어떤 집을 원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우리 집’을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한 부부는 인터넷뿐 아니라 국내 주택 건축서적, 외국의 각종 디자인 및 인테리어 책까지 살펴보며 자료 수집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아내는 집을 잘 짓기 위해서는 집 짓는 각 주체들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다며 주택건축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 전체적인 공사 프로세스와 각 세부 공정까지 공부했어요. 특히 처가 부모님도 함께 살아야 할 집이기에 두 분이 원하시는 바를 충분히 반영하고자 많은 대화를 나누었죠. 그리고 그 내용들을 수집한 이미지 자료와 연결시키는 작업까지 열심히 머리를 맞댔어요.” 사실 처음에는 건축가의 설계를 고려하지 않았다. 단지 집을 지으면 서비스처럼 해주는 업무가 ‘설계’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공부하면 할수록 건축가와 설계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부랴부랴 5~7군데 회사들과 상담을 진행했지만, 가족이 100% 만족할 만한 해답을 얻지 못했다. ▲ 1층 내부 전경. 출산 계획에 따라 변형 가능한 방과 젊은 세대에 맞춰 인테리어한 공간이 눈길을 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대지면적 : 263.6㎡(79.73평) 건물규모 : 2층 건축면적 : 109.87㎡(33.23평) 연면적 : 192.59㎡(58.25평) 건폐율 : 41.68% 용적률 : 73.06% 주차대수 : 3대 최고높이 : 8.8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지상 – 경량목구조 구조재 : 경량목구조 지붕재 : 리얼징크 단열재 : 비드법보온판 외벽마감재 : 스터코 창호재 : PVC창호 내벽마감재 : 목재사이딩, 벽지 바닥재 : 강마루 설계담당 : 안태우, 이경선, 이윤광, 조승오, 이영근 설계 : 건축사사무소 KDDH 김동희 02-2051-1677 www.kddh.kr 시공 : TCM“뒤늦게 건축가를 찾기 시작했고 우연히 KDDH 김동희 소장님을 알게 되었죠. 나중에라도 상담 받고 싶어 SNS로 연락을 부탁드렸는데, 5분도 안 되어 금방 답장이 왔어요. 전화통화 후 우리가 찾던 건축가란 생각이 바로 들었어요.” 대지 주위로는 이미 지어진 4층 규모의 다세대주택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건축가는 삼각형이 조합된 형상의 건물을 제안하여 높고 네모반듯한 주변 건물과 차별을 주고자 했다.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동선에 대해서는 여러모로 고민이었다. 건축주가 4~5년 후 해외 주재원으로 파견되면 1층은 임대할 생각이었기에 내부 연결동선은 필요 없었다. 오히려 외부에 계단을 두어 두 세대 간의 독립성을 강조하기로 했다. 각 층의 내부는 나무의 질감을 살리고 컬러를 입힘으로써 다채로운 느낌을 주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대가족’이란 말이 ‘대단한 가족’처럼 되어버린 요즘, 그동안 각자 다른 생활을 해온 그들이 한 지붕 아래 뭉친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테다.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서 불편함보다는 위안을 받고,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이 생길 앞으로의 생활을 기대해본다. 자녀세대 1층은 자녀 부부의 공간이다. 내년 중으로 출산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벽을 세워 공간을 분리할 수 있는 큰방 하나와 부부침실, 거실, 주방, 욕실 등으로 평면을 나누었다. 천장이 낮아 거실 부분만 40㎝ 정도 바닥을 낮추었고, 단 차이 나는 부분은 책장을 설치했다.책장 자체가 의자가 되기 때문에 때로는 독서의 공간으로, 때로는 토론의 공간으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부부 모두 취미 생활로 인한 물품들이 많아 수납에도 중점을 두었다. PLAN-1F▲ 거실 바닥을 낮춤으로써 천장이 낮아 답답했던 평면을 해결할 수 있었다. ▲ 입구 쪽 서재. 앞으로 아이가 태어나면 아이 방으로 꾸밀 예정이다. ▲ 컬러풀한 조명이 돋보이는 주방은 아일랜드형으로 꾸며 효율성을 높였다. ◀ 책이 많은 남편을 배려해 곳곳에 책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두었다. ▶ 퍼플 컬러로 산뜻함을 살린 부부침실. 원목침대는 건축주가 손수 제작했다. 부모세대 부모님과 처남의 공간으로 전체적인 구조는 1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경사지붕 덕에 천장이 높고 시원한 공간감을 자랑하는 2층에는 바둑을 두는 아버지의 취미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작은 테라스 등 쉼과 여유가 가득하다. 처남이 출가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방은 2개면 충분했다. 특히 오랜 자취생활로 자신만의 공간을 원한 처남의 방은 동선을 고려해 현관과 가까이 배치하고 삼각형 다락공간을 구성해주었다. INTERIOR SOURCES 벽지 : 실크벽지, 제일벽지 페인트 : 삼화페인트 몰딩 : MDF위 필름 바닥 : 구정마루 주방 벽면 마감재 : 타일 욕실 타일 : 중원세라믹 수전 등 욕실기기 : 로얄바스 조명 : 비츠조명 바닥재 : 구정마루 주방기기 : 공장제작(샬롯디자인) 현관문 : 방화스틸도어(금만기업) 방문 : 홍송도어 데크재 : 석재타일 계단재 : 루나우드(삼익산업) 구조재 : 캐나다산 SPF(엔에스홈) 주방가구 : 빈스70 인테리어 소품 : 빈스70 ▲ 부모님이 거주하는 2층은 레드와 오렌지 컬러로 포인트를 주었다. ▲ 크지 않은 면적이지만 천장이 높아 넓은 공간감이 느껴진다. PLAN-2F◀ 침실은 붙박이장을 두어 심플하게 정돈했다. ▶ 높은 층고 덕분에 생긴 공간. 거실이 한눈에 들어오는 다락이다. ◀ 처남을 위해 아늑한 다락 공간도 계획했다. ▶ 현관을 열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처남의 방※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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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6
좌우로 나눈 집_RENTAL DUPLEX
마당 있는 집에 살고 싶다는 막연한 동경만 있었어요.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8년을 생활하면서 아이 둘을 낳고 보니 둘만 살 때는 느끼지 못했던 아파트의 불편함이 계속 보이더라고요. 에너지 넘치는 두 아이와 생활에 지쳐 게을러지는 제 모습이요. 특히 집에 개인적인 공간이 전혀 없다는 것이 참 답답했어요. 우연히 좋은 땅을 발견했고 아파트에 더 적응해버리기 전에, 마당과 다락이 있는 집에서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무엇보다 이보다 더 게을러지기 전에 주택을 짓기로 결정했어요.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두 건물을 잇는 브리지의 상단은 실내 면적으로 들이고 하단은 마당과 주방을 잇는 전이공간으로 만들어 마당생활을 즐기도록 했다. ▶ 높은 쪽에서 진입하는 주인세대 현관의 모습 경사지에 비정형의 결코 순탄치 않아 보이는 땅을 마련한 건축주. 장점으로 꼽을 만한 점은 남향과 택지지구치고는 다소 큰 면적이었다. 하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직업인 건축주는 단점에서 더 큰 가능성을 찾았다. 비정형의 땅을 조물조물 만져 두 동으로 분리해 한 채는 우리집으로, 다른 한 채는 임대를 주는 아이디어를 생각한 것. ‘임대형 듀플렉스’의 탄생이다.이 집의 안팎으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경사면을 활용한 방식이다. 대지의 본래 경사를 따라 자연스럽게 단차를 내는 방식으로 평면을 구성했는데, 세 개의 크고 작은 마당이 2.5m 레벨을 따라 적절히 연결되고 차단되며 집의 경계를 만든다. 또한, 두 집이 한 집처럼 보이게끔 외벽의 컬러를 통일하고 지붕과 창문, 창틀 등을 통일감 있게 적용했다.자신과 비슷한 또래에 비슷한 생각을 가진 입주자를 생각하며 건축주는 임대세대에도 특별히 신경썼다.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기 위해 출입구를 동서로 나누어 동선을 분리하고, 아이를 위한 공간인 다락과 계단 등의 공간도 짜넣었다.주택은 경사지의 단차를 극복함에 있어 건축의 효율성과 건강한 공간을 고려해 철근콘크리트와 목구조를 적절히 섞어 사용했다. 특히 주인세대의 벽체는 에코셀(Ecocell) 시스템으로 지어졌는데, 이는 왕겨숯을 이용해 단열과 습도 등을 잡는 시공사 GIP의 특징적인 공법이다. ▲ 2.5m의 고저차를 이용해 세 개의 마당을 만들고, 낮지만 차폐감 있는 디자인 돌담으로 시선을 적절히 가렸다. ▲ 주인세대 실내에서 바라본 2층의 모습. 난간의 일부를 유리로 대체하고, 곳곳에 창을 내어 밝고 따스한 실내를 만들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대지면적 : 422.10㎡(127.72평)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면적 : 184.41㎡(55.80평) 연면적 : 387.72㎡(117.31평, 주인세대 251.05㎡+임대세대 136.67㎡) 건폐율 : 43.69% 용적률 : 91.86% 주차대수 : 3대 최고높이 : 10.14m 공법 : 기초 및 임대세대 1층 – 철근콘크리트구조 주인세대 및 임대세대 2층 - 경량목구조(에코셀 공법 적용)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경량목구조 지붕재 : 컬러강판 단열재 : 외단열 - 비드법2종3호, 내단열 – 왕겨숯 외벽마감재 : 파렉스 창호재 : LG하우시스 Z:in 설계 및 시공 : ㈜GIP 031-259-7520 www.ecocellhome.com인테리어 : ㈜플러스디자인 02-587-5743 www.plusinterior.co.kr건축주는 평소‘살고 싶은 공간’에 대한 생각이 명확했다. 땅이 가진 지형을 크게 거스르지 않으며, 넓은 마당과 햇살이 가득 드는 집, 그리고 언제든 밖으로 나갈 수 있게 테라스와 연결된 주방과 수납공간이 곳곳에 숨어있는 짜임 좋은 집. 평소에‘주거’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경험해 본 사람이어야만 나올 수 있는 생각이었다.“좋은 집은 건축가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은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을 테니까요”건축주의 아이디어를 토대로 아이들이 뛰어 놀며 즐길 수 있는 실내를 만들고, 들어올 빛을 고려해 창을 내었다. 지형을 활용해 실내를 스킵플로어로 구성하니 공간이 연결되며 생기는 벽체나 계단으로 실내가 다이내믹하다. 이때 생기는 자투리 공간은 수납공간이 되었다.아이에게 마당 있는 집을 만들어주고 싶었던 건축주. 공간 어느 한 곳 그들의 고민과 땀이 서리지 않은 곳이 없다. 두 아이에게는 ‘우리 아빠가 지어준 집’으로, 사는 내내 자랑거리가 될 주택이다. 주인세대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설계와 스킵플로어를 활용한 공간 구성으로 실내를 다이나믹하고도 개방감있게 만들었다. 곳곳에 창을 내어 벽을 타고 밝은 빛이 집 안을 감싼다. 현관을 열면 거실과 주방, 테라스와 마당이 하나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고, 숨은 수납공간이 생활의 편의를 돕는다. ▲ 주방에서 바라본 거실의 모습. 지형의 단차가 실내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PLAN – 1F◀ 자연스레 높은 층고를 갖게 된 주방과 식당.옆에 난 발코니 창으로 언제든지 마당으로 나갈 수 있다.▲ 서비스 공간인 다락 일부를 야외로 내어 프라이빗한 옥상을 만들었다. ▲ 2층 계단으로 오르면 복도를 중심으로 각 실이 나뭇가지처럼 뻗어 배치되어 있다. ◀ 두 아이의 방은 각자의 아늑한 다락을 가진다. 계단과 벽면을 활용해 수납공간을 짜 넣은 것이 눈에 띈다. ▶ 2층 발코니 앞에 소파를 두어 코지공간으로 활용했다. PLAN – 2F ▲ 투시형 욕실과 별도의 드레스 룸을 가진 안방 임대세대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을 키우는 임차인이 온다면 더 좋을 거란 생각으로 구조부터 마감까지 건축주의 섬세한 손길이 닿은 임대공간이다. 1층은 공용공간으로 마당과 연결되게 구성하고 2층은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구성했다. 2.5m 지형을 잘 활용해 진입로를 경사의 하단부에 두어 두 세대가 사는 단점을 전혀 느낄 수 없는 독립적인 단독주택이 탄생했다. ▲ 거실과 주방으로 구성된 1층은 가족의 공용공간으로 활용된다. 차분하면서도 깨끗한 느낌이 들도록 블루와 화이트를 주조색으로 삼았다.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 공용공간 - 친환경페인트 도장 / 방 – 실크벽지 바닥재 : 원목마루(호인우드) 계단재 : 애쉬솔리드 현관문 : 제작 단열방화도어 위 NT패널마감 방문 : 예다지도어 현관 중문 : 발크로 3연동 도어 데크재 : 방킬라이 ▲ 사선과 사각의 조형미가 돋보이는 임대세대 주택의 외관. 듀플렉스임을 알기 힘들 정도로 독립적인 외관을 가지며, 진입과 활동 동선이 주인세대와 겹치지 않는다. ◀ 계단실에서 바라본 2층 안방과 가족실의 모습. 안방에는 드레스 룸과 욕실이 딸려있다. ▶ 임대세대 또한 아이를 키우기에 부족함이 없는 크기와 구성이다. 주인세대와 마찬가지로 지붕의 경사면을 이용한 다락도 갖추었다.PLAN-1F / PLAN-2F※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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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31
아이들의 행복을 위한 집 / TREE HOUSE
좋은 집은 좋은 사람을 부른다. 트리하우스를 설계한 이윤석 건축가의 말이다. 아이들이 맘껏 뛰놀며 그 안에서 꿈을 갖게 하는 집은 좋은 사람으로 자라게 하는 힘이 있다. 그 원대한 뜻을 담아낸 소박한 이층집 이야기를 시작한다. 취재 이세정 사진 변종석 ▲ 오래된 느티나무와 어우러진 집은 흰 외벽에 목재로 포인트를 줘 목가적이다. 낮은 산 아래로 실개천이 흐르는 곳, 양평의 강하면 동오리는 고즈넉한 자연에 둘러싸인 마을이다. 띄엄띄엄 집들이 자리한 이곳에 느티나무와 흰 벽이 인상적인 트리하우스가 있다. 이윤석 소장이 직접 대지를 마련해 설계와 시공까지 도맡은 집이다. 양평의 전원주택에 살고 있고 세 아이를 둔 젊은 아빠이기도 한 그는 ‘아이들이 행복한 집’을 꿈꿔 왔다. “많은 젊은 부부들이 아이들을 위해 마당 있는 집에 살고 싶어 하지요.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으면서 개성이 묻어나고, 수도권의 전세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그는 3년 전, 대형설계사무소에서 나와 전원주택을 짓는 현장들을 쫓아다녔다. 건축사로서는 흔치 않은 선택이었지만, 목조주택을 공부하고 주택 시장의 현실 감각을 익히려면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 집을 짓는 현장에서 막내로, 일꾼으로, 상담가로 지내며 많은 건축주들을 만났고, 그들의 꿈을 읽은 결과물 ‘트리하우스’를 지었다. ◀ 지붕 형태에 따라 집의 입면은 모양이 전부 다르다. ▶ 동쪽으로 병풍처럼 펼쳐진 유려한 산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기본적으로는 남향인 건물의 형태를 45도 틀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대지면적 : 515㎡(155.79평) 건물규모 : 1층 – 57.47㎡(17.39평) / 2층 - 58.39㎡(17.67평, 다락 포함) 건축면적 : 61.71㎡(18.67평) 연면적 : 115.86㎡(35.06평) 건폐율 : 11.99% 용적률 : 21.57%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7.2m 공법 : 기초 - 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 구조재 : 벽 - 2×6 지붕 – 2×10 지붕재 : 컬러강판 단열재 : 그라스울(벽 - R21, 지붕 - R30), 50T EPS패널 외벽마감재 : 스타코(DPR), 적삼목 루버, 컬러강판 창호재 : 시스템창호(스윙) 설계 및 시공 : 봄 하우스플랜 이윤석 010-6345-6177 http://blog.naver.com/polyman10▲ 바닥과 천장에 단차를 주어 자연스럽게 공간을 구획한다. ▲ 주방은 싱크대 상부장과 후드를 최대한 미니멀하게 디자인해 개방감을 준다. 연면적 115.86㎡(35.06평)의 2층 주택은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넓은 마당을 앞에 둔다. 마당 한켠에는 오래된 느티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이를 보존하기 위해 석축 공사에 큰 공을 들였다. 키 큰 느티나무는 집을 자연스럽게 감싸며, 나무의 녹음을 2층 실내까지 자연스럽게 전달한다. 집은 기본적으로 심플한 형태를 갖고 스터코와 목재를 사용해 조화롭게 마감했다. 주변 경관 속에서 튀지 않지만, 모던하고 은근하게 풍기는 멋을 가졌다. 특히 흰색 벽면과 대비되는 블랙 컬러강판의 지붕으로 진한 외곽 라인을 만들어 산뜻한 느낌이다. 동쪽에서 평범한 박공으로 시작한 지붕골은 건물 중앙을 대각선으로 두 번 꺾어 가로지른다. 지붕 형태에 따라 집의 네 면은 모두 다른 모양을 가진다. 이 소장은 “자연이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듯, 하나의 건물이지만 보는 면에 따라 독특하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주고 싶었다”며 “오차 없는 시공을 위해 정확한 부재들의 사이즈와 각도의 계산, 후속 공정 과정에서의 많은 수고로움이 뒤따르기도 했다”고 밝혔다. ▲ 바깥 풍경을 보며 독서할 수 있는 계단실은 시각적인 재미와 다양한 즐거움을 준다. 소소한 물건이나 장식품을 놓아두는 전시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 아이들이 신발을 신고 벗기 편하도록 낮은 다듬이돌을 둔 현관 ▶ 가족실에 등장한 세면대는 실의 경계를 허물며 인테리어 포인트가 된다. ◀ 계단실 위의 보이드 공간은 다락방으로 활용했다. ▶ 안방과 천장이 오픈되어 있는 욕실. 천창으로 채광이 좋다. 실내는 경계를 허물고 그 쓰임을 공유하고자 했다. 1층은 주방과 거실, 계단이 하나의 열린 공간이다. 내부 벽체가 없는 대신 바닥과 천장의 높이들을 달리해 공간을 나누었다. 이는 실제 면적에 비해 훨씬 넓어 보이는 효과를 주는 장치이다. 2층 역시 화장실과 드레스룸의 경계가 없고, 침실과도 벽으로 구획되지 않는다. 세면대는 복도와 가족실 한가운데로 당당히 나와 서로의 공간을 공유한다. 이러한 구조를 통해 개별 공간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화합하는 모습이다. 2층 다락은 높은 층고를 활용하여 나무 위 오두막처럼 공중에 떠 있다. 다락방 안에서는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고, 열린 개구부를 통해 집 안을 내려다 볼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는 상상의 세계를, 어른들에게는 동심을 느낄 수 있게 하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건축가는 이 집이 자연과 소통할 수 있도록 많은 장치를 뒀다. 집 안의 창들은 넓은 통창을 아니지만, 마치 갤러리의 그림처럼 방향과 각도에 따라 다양한 경관을 담는다. 또한 2층 지붕에 난 천창들은 실내의 채광을 책임지는 한편, 밤하늘 별을 감상할 수 있게 한다. 안방에 딸린 외부 발코니는 비가 오는 날에도 맨발로 나서 외부와 대면할 수 있다. 가족들은 집 안에서 하루하루의 날씨를 체감하고, 별자리에 대해 이야기 나눈다. 그렇게 집은 자연과의 추억을 선물한다. ▲ 2층 다락방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어른들에게는 동심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공간으로, 집의 설계 의도를 잘 보여 준다. PLAN-1F / PLAN-2FINTERIOR SOURCES 내벽마감 : DID벽지, 루나우드 루버 바닥재 : 동화 강마루 욕실타일 : 세라믹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VOVO 조명 : 공간조명 주방기기 : 하츠 아일랜드 후드, 하츠 전기쿡탑 주방가구 및 붙박이장 : 넥스 계단재 및 책장 : 자작나무 제작 창문 및 방문틀 : 햄록, 자작나무 현관문 : 캡스톤도어 방문 : 예림도어 ▲ 아이들과 함께한 집의 다양한 표정들 ⓒ 윤지연집은 벌써 마음에 딱 맞는 가족을 만났다. 건축가의 바람대로, 별 관측을 취미로 가진 아빠와 한창 뛰어놀기 좋아하는 10살 아이를 둔 가족이다. 정성을 들인 집에서 살게 될 마음씨 좋은 건축주들을 보며 건축가는 되새긴다.“아이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경이롭지요. 엄마, 아빠를 옹알거리던 젖먹이가 어느새 동화책을 재잘대며 읽는 어린이가 되잖아요. 집은 그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아이들이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갈 수 있는 즐거운 공간이어야 합니다. 좋은 집에 결국 좋은 사람이 자라는 법이니까요.”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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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30
Colorful Ethnic Style Interior
부산의 오래된 주택가에 있는 31살 단독주택이 새로 태어났다. 마치 섬나라로 여행 온 듯한 느낌을 주는 이국적인 집에서 다양한 컬러와 디자인을 감각적으로 소화해낸 집주인의 센스를 만나본다 취재 조고은 사진 변종석 ▲ 중문의 스테인드글라스는 전용물감을 사용해 직접 그려 넣었다. 7.5㎖ 8색 물감은 4천~5천원이면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다.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집주인 오승현 씨는 인테리어에 대한 취향과 스타일이 확고하다. 한국이지만 결코 한국 같지 않은 느낌. 이것이 그녀가 학생 때부터 쭉 가져온 내 집에 대한 콘셉트다. “아무리 멋진 집이라도 어디에나 있는 집은 매력 없잖아요.” 전세로 살던 첫 신혼집에서 나와 남편이 어렸을 적부터 살던 집에서 두 번째 살림을 꾸렸다. 전에도 단독주택에 살던 부부는 이사할 집을 찾던 중 비어있던 이 집을 2층만 손봐서 들어오기로 했다. 공사를 시작한 지 두 달쯤 지나고, 오래된 단독주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체리색 몰딩과 벽, 방문들로 칙칙했던 집은 그녀의 손을 거쳐 도심 속 작은 섬으로 탈바꿈했다. ‘별섬’이라 붙인 이름답게 화이트와 블루의 조화에서 오는 청량함, 그리고 원색의 다양한 컬러감이 마치 휴양지로 여행 온 듯한 느낌을 준다. “결혼 전 여행을 자주 다니는 편이었는데, 그중에서도 틈틈이 다닌 인도 배낭여행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죠.” 그래서인지 벽면에 붙인 세라믹 훅이나 쨍한 색감의 종이모빌 등 인도와 네팔 등지를 여행하며 사 모은 소품들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에스닉한 패턴의 패브릭과 주방 타일, 모로칸 문양을 단순화해 만든 주방 겸 거실 출입구 등이 타국에 온 듯한 느낌을 한층 더해준다. ▲ 31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예전 모습. 지금의 모습과 비교하면 외벽부터 내부 구조에 이르기까지 완전히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 나무를 깔아 맨발로 활보할 수 있는 베란다. 행잉체어와 캠핑 의자에 앉아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외벽에는 오렌지 컬러를 칠해 산뜻함을 더했다. ▲ 소파와 테이블 모두 중고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에 얻어온 것으로, 예쁜 패턴의 패브릭을 덮어 연출했다. ◀ 베란다로 통하는 창에는 선명한 컬러감의 커튼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커튼 천은 커튼 집게링을 사용해 취향에 따라 언제든 쉽게 교체할 수 있다. ▶ 외국 게스트하우스 같은 느낌을 주는 침실 입구. 히말라야를 오르며 묵었던 산장의 기억을 떠올리며 디자인했다. ▲◀ 흰색 접시에 파란색 고래를 그려 넣어 액자를 만들었다. 바닷가에서 주워온 조개껍데기와 귀여운 동물 장식들이 아기자기하다. ▲▶ 메모와 간단한 물건들을 걸어둘 수 있는 타공판은 사진과 마그넷 장식 등으로 인테리어 효과도 낼 수 있다. 승현 씨는 공장에서 얻어온 타공판을 민트색 페인트로 마감해 책상 앞에 걸었다. 이렇게 하면 시중보다 훨씬 저렴하게 만들 수 있지만 마감이 날카로우니 주의해야 한다. ▼◀ 블랙 컬러의 에스틱 패턴이 돋보이는 주방 타일. 현관 바닥에도 같은 타일을 깔았다. ▼▶ 작업실 선반에 휴양지에서 가져온 팸플릿과 컬러풀한 프레임의 액자를 두어 생기를 더했다. 승현 씨가 맨 처음 구상했던 콘셉트는 전통적인 색깔이 강한 모로코풍 인테리어(유럽, 아프리카, 중동문화가 교차하는 모로코 지역 특유의 디자인 양식. 화려한 패턴과 문양 등에서 풍기는 이국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다.)였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모로코풍 자재나 소품, 가구 등을 구하기 어려웠고, 간혹 있더라도 지나치게 고가라 에스닉, 보헤미안의 느낌을 주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감각 있는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 소품과 가구는 중고품이나 가지고 있던 것을 최대한 활용하고 과감한 컬러로 힘을 주어 강약을 조절하는 전략을 택했다. “거실의 패브릭 소파는 중고시장에서 6만원에 구입한 거예요. 거기에 러그를 덤으로 얻었죠(웃음). 쿠션의 패브릭은 길거리에서 5천원에 2장씩 파는 스카프로 연출한 건데, 감쪽같지 않나요?” 부산만 해도 인테리어 자재나 소품 등을 다양하게 구입할 수 있을만한 곳이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그녀가 자주 찾는 곳은 남포동 국제시장 안에 있는 소품 숍 골목. 취향에 맞는 곳들은 수시로 들러 신상품을 체크하고, 지역 중고시장은 물론 길가에 파는 자잘한 소품도 빼놓지 않고 눈여겨본다. 최근에는 해외직구도 자주 이용하는데, 투명한 컬러감이 돋보이는 거실 샹들리에 조명은 받고 보니 소켓 사양이 국내 환경과 맞지 않아 교체했다. 그녀는 남편이 전기 관련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창고에 고이 모셔두어야 했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인다. “조명, 가전 등과 같이 전기와 관련된 제품은 국내 사용이 가능한지 반드시 확인해야 해요. 특히 외국 쇼핑몰은 제품 설명이나 이미지가 빈약할 때가 많아서 저는 상품평을 꼼꼼하게 읽어보고 70% 이상의 확신이 들면 구매하는 편이에요. 외국 사이트에서는 홍보용 상품평이 거의 없어 비교적 믿을 수 있는 내용이 많거든요.” ▲ 이 집에서 유일하게 벽지를 시공한 작업실. 나머지 공간의 벽면에는 핸디코트로 마감하고 페인트를 칠했다. 작업실 한쪽 벽면에는 노란색으로 포인트를 주었고, 남편이 직접 만든 테이블 위에는 방수처리 된 패브릭을 덮어 물을 엎질러도 걱정 없다. ◀ 벽면에 결혼기념일이 담긴 액자 시안을 프린팅해 붙이고, 커튼 한쪽에 멕시코에서 사온 앵무새 모빌을 달았다. 별모양 종이 조명은 전구를 빼고 장식으로 사용한다. ▶ 침실로 올라가는 계단실 벽면은 액자와 셀프 웨딩 사진을 걸어 장식했다. 밋밋한 벽에 리듬감을 더하는 것은 물론, 추억이 담긴 사진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 박공지붕의 큰 천창이 시원스러운 침실. 공사 과정에서 작업자의 실수로 계획보다 창이 훨씬 크게 났지만, 하늘을 감상하기에는 더 좋다. 여름에는 외부에 가림막을 설치해 뜨거운 햇볕을 막는다. ▶ 직접 발로 뛰고 디자인해 컬러풀한 에스닉 인테리어를 완성한 집주인 승현 씨. 이 집을 리모델링한 후 인테리어 작업에 자신감이 생긴 그녀는 현재 홈스타일리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블로그 byulsum.com) 승현 씨는 바깥 풍경을 적극적으로 집 안으로 들여 활용했다. 창고로 쓰던 다락을 개조한 침실의 천장에 큰 창을 내었고, 거실과 이어진 베란다 공간에는 데크를 깔고 인도에서 공수해온 행잉체어를 달았다. 특히 집의 맞은편에 패총(조개무덤) 유적지가 있어 베란다에 서면 초록 잔디밭이 마치 내 집 마당인 듯 펼쳐진다. 앞으로 건물이 들어설 일도 없을 테니 그야말로 이 집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싱그러운 풍경 앞 데크에 걸터앉은 그녀에게 ‘올여름엔 또 어떤 아이디어를 더할까’ 즐거운 고민이 이어진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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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4
비움, 그리고 채움 / 발코니집 Voidwall
불리는 이름처럼 이 집은 발코니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가족을 위해 비워지고 가족에 의해 채워질, 발코니가 있는 집을 만났다. 취재 김연정 사진 신경섭 속초시청에 오래 근무해 온 부부와 그들의 두 아이를 위한 집이다. 대지는 도심지이지만 농촌의 풍경과 아파트, 교육기관 등이 뒤섞여 있는 도농복합지역에 위치한다. 바로 옆에는 옥수수밭과 작은 시골집이 있고, 뒤로는 거대한 대학교 공연장과 부속어린이집이 서 있으며, 그 너머로 설악산이 마치 콜라주처럼 두서없이 다가온다. 눈이 많이 오는 지역임을 고려하여 물이 고이지 않는 박공지붕을 선호하는 건축주와, 2층에 자신의 독립된 공간과 옥상테라스를 원하는 아이를 위해 박공지붕과 평지붕이 결합된 매스를 착안했다. 단순한 사각형 박스형태의 매스에 경사지붕으로 중심부를 높여 주고, 가장 높은 부분은 평평하게 만들어 테라스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콘크리트 박공지붕은 지붕 경사를 충분히 완만하게 하여 내부에 과도하지 않은 천장 높이를 구성하면서도, 방수에 유리한 구조를 가진다. 또한 실내 구조벽을 최소화하여 최대한 가변적인 평면을 만들고 아이들이 커가면서 변화하는 가족의 요구사항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 거실에 면한 발코니는 목재 데크로 마감되어 마당과의 연계성을 높였다. ◀ 마을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지붕 테라스 ▶ 농촌의 풍경과 도심의 시설이 함께 공유하는 곳에 집이 위치한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강원도 속초시 노학동건물용도 : 단독주택대지면적 : 285.4㎡(86.33평)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142.56㎡(43.12평)연면적 : 136.23㎡(41.20평)건폐율 : 49.95%용적률 : 47.73%구조재 : 철근콘크리트조외부마감 : 노출콘크리트내부마감 : 석고보드 위 페인트설계 : 에이엔디 정의엽 070-8771-9668 www.a-n-d.kr ▲ 단순한 박스 형태의 매스에, 경사지붕으로 중심부를 높여 완성한 외관 발코니는 외부와 내부 사이의 온도차를 완충시키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사계절의 기후변화가 심한 지역에서는 에너지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효율적인 방법이다. 법적으로 바닥면적에서 공제해주는 1.5m 폭의 아파트 발코니는 한국의 현대주거공간에 나타나는 보편적인 특징이다. 이런 발코니는 단열뿐 아니라 내부공간의 경험에 있어서 그 역할이 중요함에도 건축적으로 그리 큰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특히 아파트 발코니는 내부공간이 확장되면 곧 사라지거나 잡다한 기능을 수행하는 무의미한 공간으로 인식되었다. 아파트에서 살아온 건축주를 위한 이 단독주택에서 발코니를 잉여공간이 아니라 집을 구축하는 본질적인 요소로 사용하고자 했다. 집의 중앙부는 공용공간이 되고 외부에 면해 각 기능을 위한 실들을 나누었다. 이때 방과 방을 분할하는 것은 벽이 아니라 발코니 공간이다. 발코니는 반듯한 사각형의 내부공간을 사다리꼴 모양으로 파고들면서 주변의 양호한 풍경과 향으로 내부를 열어놓는다. 사방에서 파고들어온 크고 작은 발코니 공간으로 인해, 내부는 하루 종일 변화하는 빛과 풍경이 스며들고, 집 안 어디나 밝은 느낌을 유지할 수 있다. 단순한 외관에 비해 내부는 다채로운 평면과 높이를 가진 공간으로 구성된다. 이 집의 발코니는 ‘비어진 벽(Voidwall)’으로서 내부공간을 분할하고 내·외부 공간 사이의 관계를 주도한다. 하나의 방은 하나의 발코니를 가지고, 발코니들의 성격이 이 집을 규정한다. 발코니의 다양한 모양과 이질적인 마감 재료의 사용은 극히 절제된 내부공간의 단순함과 대조되어 선명히 드러난다. 발코니로 나눠진 각 방들은 대형 미닫이문을 열어 마치 거실의 일부처럼 통합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1층은 하나의 공간으로 쓰일 수도 있고, 여러 개의 공간으로도 분할이 가능한 가변성을 갖는다. ‘비어진 벽’으로서의 발코니는 거주공간에 많은 역할을 하기 위해 비워져 있다. 작은 침실의 발코니는 대지 동쪽의 출입구와 소나무 숲으로 열려있어 멋진 전망과 함께 출입하는 사람을 반길 것이다. 거실에 면한 넓은 발코니는 목재 데크로 마감되어 휴식공간이자 마당과 연계성을 높인다. 안방 발코니는 석재타일로 마감하여 화분을 기르거나 수집물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쓰일 수 있고, 서재 발코니는 벽면녹화와 음지식물을 기르는 실내정원이 된다. 부엌 발코니는 다용도실의 확장된 공간으로 사용되면서 벽난로의 장작을 쌓아놓고 빨래를 건조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공간으로 쓰일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발코니가 시간이 흐르면서 가족의 삶의 방식과 취향에 맞게 유동적으로 채워질 것이고, 외부와 내부를 적절히 연결하는 매개공간이 된다는 것이다. ▲ 1층 내부. 각 공간과 연계된 발코니가 한눈에 들어온다. ▲ 화이트 컬러로 심플하게 완성한 주방의 모습 ▲ 발코니의 천창과 유리벽에는 자외선 차단 선스크린을 설치하여 과도한 온도 상승을 막았다. PLAN – 1F / PLAN – 2F ▲ 안방 발코니는 석재타일로 마감하여 내부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건축주는 추운 지역임을 감안하여 단열에 효율적이면서도 개방적이고 밝은 공간을 원했다. 평당 450만원이라는 제한된 예산 때문에 추가 공간인 발코니는 아주 경제적인 방식으로 시공되어야 했다. 창호나 마감재의 질을 높이지 못하였으나, 발코니는 이 지역의 추위와 바람에 대응하면서 실내공간을 넓고 개방적으로 만들었다. 그 외에도 외부에 면한 벽면에 붙박이장이나 창고를 배치하여 단열성능을 구조적으로 강화하면서도 수납이 잘되도록 평면을 구성하였다. 벽난로의 위치는 집의 중심부에 두어 열기를 내부 전체로 확산시키도록 하였다. 1층 바닥 전체에 사용된 타일은 관리하기에 편할 뿐 아니라 겨울철 실내로 깊이 들어오는 태양열을 축열하여 실내의 온기를 오래 유지하게 한다. 발코니의 천창과 유리벽에는 자외선 차단 선스크린을 설치하여 더운 계절에는 과도한 온도 상승을 억제하도록 했다. <글 _ 정의엽> 건축가 정의엽인하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토론토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건축학 석사를 받았다. 2010년 에이엔디(AND)를 설립하여 건축과 가구를 비롯한 다양한 스케일의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2011년 한국건축가협회가 수여하는 ‘올해의 건축 BEST 7’을 수상하였으며, 2012년 한일현대건축교류전 ‘같은집 다른집’, 2014년 ‘최소의집’ 전시의 초대작가로 참여하였다. 주요작품 문호리주택(Topoject), 서후리스튜디오(Skinspace), 거제도펜션(Aggrenad) 외 다수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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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7
빛으로 채운 집 / IST-Family House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지닌 집이 있다. 과거의 모습과 현대적인 감각을 현명하게 조율한 건축가의 노력이 엿보인다. 취재 김연정 사진 Peter Jurkovic ▲ 박공지붕의 집이 나무 담장과 어우러져 평온한 풍경을 연출한다. ▲ 개방감이 느껴지는 유리벽으로 내부는 주변 풍경과 소통한다. PROCESS 어머니와 자녀가 함께 지내게 될 85㎡의 팀버프레임 주택으로, 슬로바키아의 수도 브라티슬라바(Bratislava) 인근에 위치한다. 단순한 형태(경사 지붕, 포치 등)와 내부 레이아웃은 전형적인 슬로바키아 농촌주택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았다. 아이콘(Icon) 형태의 집에는 작은 거주공간과 그림 같은 조그마한 창문, 그리고 포치가 있다. 1층의 경우, 3개의 영역으로 구성된다. 중앙에는 합판으로 제작한 일명 ‘서비스 박스(Service Box)’가 놓여있고, 그 내부는 욕실과 화장실, 창고, 계단실, 주방 등이 통합되어 있다. 또한 박스 주위와 위쪽으로 거실과 안방, 다락을 배치하였다. ▲ 외부의 네 면은 모두 다른 표정을 가지고 있다. ◀ DIAGRAM ▶ 개인적인 공간이 위치한 측면은 창을 작게 내어 프라이버시를 지켰다. ▲ 전형적인 슬로바키아 시골집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Cunovo, Slovakia 총면적 : 85㎡(25.71평) 설계 : JRKVC(Peter Jurkovic, Lukas Kordik, Stevo Polakovic) http://jrkvc.sk총비용 : 85.000유로 ▲ 민트 컬러의 창문 프레임이 포인트가 되는 주방 모습 ▲ 면적이 크지 않기 때문에 수납에도 신경을 썼다. SECTION / NORTH ELEVATION ▲ 전면창과 높은 천장고 덕분에 좁은 집이지만 확장된 느낌이다. ▲ 2층 침실. 가벽을 세워 욕실과 분리했다. 1층이 내려다보이는 2층 작업 공간은 늘 환한 빛이 비춘다. ▲ 목재를 세워 만든 서비스 박스는 계단과 수납, 주방 가구 역할을 동시에 담당한다. PLAN-2F/ PLAN-1F 빛이 가득 드는 실내를 위해 한쪽 벽면 전체를 삼중 유리 박공벽으로 시공했다. 방향을 잘 정한 덕분에 차양 장치를 둘 필요도 없었다. 서비스 박스 상단에 위치한 방과 서재 공간은 부드러운 북측 하늘빛으로 늘 아늑하다. 또한 서쪽에는 천창을 내어 내부에 작은 온기를 더했다.집은 예산 절감을 위해 조직화된 정교한 시스템은 두지 못했다. 폴리스티렌 폼 코어(Foam core)와 OSB 합판으로 만든 구조용단열패널(SIP)로 시공하였다. 그리고 육중한 콘크리트 바닥은 열에너지를 데우고 저장하는 데 적절히 사용될 수 있었다. 건축가 Peter Jurkovic 건축스튜디오 GUTGUT를 공동 설립하여 실무를 쌓은 후, 2013년 자신의 이름을 내건 건축사무소 JRKVC를 개소하였다. 건축의 고정관념을 탈피한 창의적인 건축물을 설계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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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7
바람이 통하는 집, 방하착(放下着)
이유 없는 공간 하나 없고, 적절하지 못한 창 하나 없다. 구성원의 행동과 취향을 세심하게 고려하고, 공간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고자 온 힘을 다한 건축가의 노력이 곳곳에서 읽히는 주택, 방하착이다.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 쌍둥이 건물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두 개의 작은 중정을 내부에 품은 한 채의 주택이다. 시작은 단순했다. 아이가 생기고, 아파트에서 경험할 한정적인 공간이 안타까웠던 부모의 마음이 그 첫 단추였다. 어린 시절 동네 뒷산에 올라 내려다 본 광경, 친구들과 숨바꼭질하며 찾아 헤맸던 아지트, 자신의 기억 속에 아로새겨져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그 감각을 사랑하는 아이들에게도 선물하고 싶었다. 이것이 바로 건축가 정만우 씨의 집, 방하착(放下着)이 지어진 이유다. 집의 건축주는 건축가이기도 하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은, 욕심을 버리면 거짓이 되는 명제다. 적어도 이 집에서는 그렇다. 하루 만에 뚝딱 완성된 남편의 기본 계획안을 받아들고 아내는 “이게 다예요? 몇 가지 더 제안해봐요”라며 어리둥절해했다. 땅을 사둔 지 며칠이 채 지나지 않아서의 일이다. 어찌 된 영문인가 하니 시간이 날 때마다 그 혼자 몇 번이나 땅에 와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생각했단다. 남사면 언덕 위에서 보이는 경치, 동서남북 어떤 모양으로 창을 내서 어떠한 풍경을 집 안으로 들일까 하는 깊은 고민은 중정을 가운데 품어 바람이 통하는 지금 집의 콘셉트로 정리되었고, 자잘한 변화와 수정을 거쳐 지금의 집 모양으로 완성됐다. 그 이상의 고민은 필요 없었다. 진입로는 북쪽에, 남쪽으로는 야트막한 언덕이 그리고 서쪽에는 인도가 있는 3면이 도로로 둘러싸인 땅이다. 이런 설계상의 이점으로 이 집은 과감하게도 북쪽으로 건물을 붙이고 남쪽의 언덕을 병풍 삼은 아늑한 마당을 만들었다. 남북방향으로 길어진 실내에 두 개의 미니 중정을 만들어 바람길을 내고 1층은 모이는 공간으로, 2층은 흩어지는 개인적인 공간으로 구분지었다. 중정을 중심으로 실을 배치하고 연결하고 나니 북쪽에서 보는 건물은 자연스레 두 동의 쌍둥이 주택처럼 보인다. ▲ 마당은 아파트에 살다 온 가족이 이웃의 시선을 피해 편안하게 빨래도 널고 뛰어 놀기도 하는 프라이빗한 공간이다. ◀ 실내로 진입하는 현관에는 차분한 컬러의 중문을 달았다. ▶ 북측으로 난 진입로로 주차장과 현관이 자리한다. ▲ 주변 집과는 다르게 이 집은 마당이 남쪽으로 나 있다. 여름철 남쪽 언덕에서 불어오는 골바람이 서로 관통되는 창을 통해 집 안 깊숙이 들어온다. ◀ 1층과 2층을 잇는 계단부 벽 한쪽에 책꽂이를 만들고 창문과 걸터앉을 공간을 적절히 배치해 아이들의 흥미를 돋웠다. ▶ 아일랜드 형 주방과 식당, 야외 데크가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된다. 주방에서는 중정 창 너머로 아이들이 늘 시야에 들어온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상북도 경산시 사동 대지면적 : 235.1㎡(71.12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97.3㎡(29.43평) 연면적 : 179㎡(54.15평) 건폐율 : 41% 용적률 : 74%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7.7m 공법 : 지상 - 철골조(기초 – 철근콘크리트) 구조재 : H - beam + 난연패널 이중구조 지붕재 : 컬러강판 단열재 : 벽체 - 난연패널100T + 공간100㎜ + 난연패널 75T, 지붕 - 난연패널180T + 공간100㎜ + 난연패널 50T 외벽마감재 : THK50 드라이비트, 컬러강판 창호재 : 남선 265이중창호(22㎜복층유리) 설계 및 시공 : 더솔건축디자인연구소 053-655-3365 www.the-sol.net“우리 집은 ‘숨 쉬는 집’이에요. 가운데 중정만 열어두면 바람이 사통팔달로 통해서 문과 거실 창을 모두 닫아도 전혀 답답하지 않거든요.” 신기하게도 아내 윤정 씨의 말대로 진짜 그렇다. 중정은 외부로 큰 창을 내지 않아도 환기에 전혀 어려움이 없도록 돕는 건축적 장치가 된다. 도시에서 살다가 외곽 택지지구로 옮길 때 가장 염려되던 치안 문제도 경비업체의 힘을 빌리기 전에 설계에서 한 번 잡은 셈이다. 남편 만우 씨는 이 작은 마당에서 물고기 밥 주고, 총총히 박힌 별을 보는 여유가 ‘겪어보기 전에는 결코 알 수 없는 것’이었다며 고백했다. “늘 ‘이 공간에서 느끼는 건 무엇이겠구나’라는 생각들로 설계를 해왔지만, 저도 실질적으로 그 곳에 사는 사람이 어떤 기분일지까지는 제대로 알지 못했나 봐요. 중정의 연못과 2층의 욕실, 안방의 창 너머로 보이는 공간에서 느끼는 감성은 제가 상상도 못 할 정도로 좋은 것이더라고요. 그저 하늘만 쳐다봐도 좋은, 그런 좋음이요.” 아닌 게 아니라 모든 공간에는 가족의 행동과 기분이 담겨있다. 2층의 창은 서쪽 해질 때의 풍경, 동네의 탁 트인 길, 쏟아지는 별을 볼 수 있는 위치에 적절한 크기로 나 있었고, 중정 너머로 어디서든 아이들을 볼 수 있게끔 아내의 주방을 배치하고 세탁실과 드레스룸 등의 유틸리티 동선을 편리하게 이었다. 아이들은 잠들기 전, 또 하나의 미니 중정으로 연결된 창문을 향해 아빠를 소환한다. 그는 서재에서 아이들의 부름을 듣고, 아이방에 올라가 동화책을 읽어준다. 2층 화장실에서는 석양이 가장 예쁘게 보이고, 해가 지는 시간이면 안방에 길게 난 창으로 복숭아나무가 심긴 산이 액자처럼 들어온다. 편리함만을 고려해 만들어진 아파트와는 전혀 다른,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과 주변 풍경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집이다. ◀ 실내는 중정을 중심으로 ‘ㅁ’자 구조로 되어 있다. 거실은 아이들을 위해 돌아가는 참을 가진 계단과 함께 세미복층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 서재는 집의 북쪽 소로(小路)에 면해 있어 생활과는 분리된 영역이다. ◀ 아이들의 놀이방에는 각종 책과 장난감이 가득하다. 이곳에 낸 창문 또한 높이와 비례를 고민해 만든 결과물이다. ▶ 집의 중심인 중정을 통해 바라본 실내 모습. 이중 유리와 이중 창으로 내·외부의 온도차를 잡았으며, 벽체 두께는 340㎜에 달해 단열기준을 충족하고도 남는다. ▲ 또 하나의 중정은 서재에서 밖으로 출입할 수 있는 동선일 뿐 아니라 세탁실과 다용도실 등 유틸리티 공간과 연결되어 빨래도 널 수 있는 야외공간이다. 건축가로서 어느 한 가지 구조만을 고집하는 건 아니지만, 자신의 집인 방하착은 난연패널(샌드위치패널)과 철골로 지었다. 단열재로 이루어진 이 패널을 H-BEAM 안팎으로 붙여 이중 벽체를 만드는 방식이다. 구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자 약하지는 않은지 걱정한 것이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H-BEAM이 구조가 되기 때문에 철골구조인 셈이에요. 바깥쪽으로는 15㎝ 패널을, 안쪽으로는 10㎝ 패널을 대면 가운데 H-BEAM 두께만큼의 공기층이 생기지요. 제한된 예산으로 따뜻한 집을 짓는 방법이라는 판단이 들었고, 우리집으로 진짜 그런지 실험해보는 중이에요(하하).” 공정이 그리 간단치는 않기 때문에 숙련된 기술자가 필요하고, 이중 벽체 분량의 재료비가 추가로 들기 때문에 사람들의 인식만큼 싸지는 않다는 설명이 이어진다. 하지만 패널 자체가 단열재로 이루어져 있는 데다가 이음과 열교, 기밀을 잡아 줄 수만 있다면 괜찮은 단열성능을 낼 수 있는 재료임은 틀림없다. 한여름에도 밖에 있다가 안으로 들어오면 시원하고, 지난 3월 꽃샘추위 때는 보일러를 2시간만 돌렸음에도 집 전체가 포근해지는 것을 가족이 몸소 경험했다. 콘크리트보다는 가벼운 구조이기 때문에 묵직함은 덜하고, 울림이나 가벼운 느낌이 든다며 단점을 나열하는 그이지만, 현장에서 그 부분은 목조주택과도 다를 바 없는 미약한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 1층 - 친환경페인트 2층 – 실크벽지 바닥재 : 강화마루 주방 가구 : 디자인 주문제작 계단재 : 자작나무합판 붙박이장 : 현장제작가구 욕실 및 주방 타일 : 아메리칸스탠다드, 대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조명 : 빛이예쁜우리집 현관문 : 디자인 제작 방문 : 주문제작▲ 식당과 야외 데크를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해 언제든지 주택의 마당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아빠! 이제 아랫집 아저씨가 조용히 하라고 안 해?”, “뛰어 놀아도 되는 거야?” 이사 오기 전날 두 아이가 입을 모아 한 말이다. 친구들이 놀러 오면 이제는 약속이라도 한듯 ‘요이 땅!’ 숨바꼭질이 시작된다. 뛰노는 아이들 이마에 맺힌 송골송골 땀을 식혀줄 바람도 집 안팎 곳곳에서 불어온다. 건축가이자 건축주인 정만우 씨의 삶의 화두는 ‘집착을 내려놓으라(放下着)’다. 열의에 가득 차 혈기 왕성했던 젊은 날, 어느 스님이 주신 이 문구는 그대로 집의 이름이 되었다. 집의 이름을 멋들어지게 지으려던 고민도 하나의 집착이었음을 깨달은 그의 의지를 담아, 방하착은 이제 대문 옆 골목을 밝히는 이 집의 이름이 되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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